삼 일만에 글을 올린다. 

3일은 당직 근무라서 학교에 가서 맡은 일을 하느라 바빴다.

맡은 일은 예비 신입생 소집일날 나눠줄 안내 책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매년 사용하던 책자가 있는데

새로 바뀐 교장님의 마음에 안 들어서

전면 개정을 해야했다.

교무부장님 대신 1학년부장인 내가 맡게 되었다.

방학하자마자 작업을 했어야 하지만 집에 있으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당직날 가서 하자 마음먹고 있었다.

결국 교무부장님의 독촉(?) 내지 염려 문자가 왔다.

그간 너무 게으름을 피웠나 보다.

교무부장님 관할이시니 걱정이 되셨나 보다.

일할 때 옆에서 이것저것 많이 도움을 주셨다.

역시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해야 일을 잘해낼 수 있는 듯하다.

하루만에 다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원고를 교감님께 보여 드리고 수정을 마친 후,

업체에 넘기고 퇴근을 하였다.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고작 12쪽 분량이긴 하였지만

여러 가지 사진 자료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편집이 쉽지는 않았다.

집에 오니 일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피곤이 몰려왔다.

더 이상 컴퓨터는 보고 싶지 않았다.


다음 날, 어제 무리한 탓인지 오른쪽 넷째, 다섯째 손가락이 저렸다.

워드를 갑자기 무리하게 해서인가보다.

일 안 하던 사람이 몰아서 일을 하니 몸이 금방 알아차렸다 보다.

온찜질도 하고, 손 털기도 하고, 딸의 마사지도 받고...하지만

몇 시간 동안 남의 손가락처럼 감각이 없었다.

때문에 키보드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

손을 쉬게 하자 오후에 감각이 돌아왔다.

덕분에 읽고 있던 책의 진도가 많이 나갔다.


새해에는 교회에 열심히, 충실히 나가자 가족 모두 결심을 하였다.

오늘, 번개의 속도로 준비를 하여 교회에 출석하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처럼 새해 다짐을 한 교인들이 많나!

그 해답을 예배시간에 알게 되었다.

1-2부 예배 시간이 30분 앞당겨져서 2부 예배 보시던 분들이 3부 예배로 옮겨왔기 때문에 혼잡한 거였다.

그 동안 이런 저런 핑계들로 교회를 잘 안 나갔더니 교회 소식을 통 모르고 있었다.

교회에 드나드는 차량들 때문에 주민들의 이런저런 민원들이 많았나 보다.

교회가 십분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일부터 신년 새벽기도회를 한다고 하는데

남편이 나보고 함께 가자고 하는 걸 모른척 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처음으로 남편이 제안을 한건데 자신 없다고 매몰차게 거절했나 약간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남편은 권사님들이 일 년 동안 고심한 맛있는 아침 메뉴 때문에 결심을 한 게 아닌가 싶다. ㅎㅎㅎ)

작심1일도 못할 것 같아서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도봉도서관에 들려 그림책을 좀 봤다.

세실 님이 추천한 <독서평설>아 마침 있어서 나도 읽어보고, 딸도 읽어보게 하였다.

여러 가지 시사적인 내용도 들어있고, 책 이야기도 있고, 만화도 있고, 내용이 다양해서 좋았다.

내일 주문해야겠다.

그림책 몇 권을 봤는데 덕분에 안구가 정화되었다.

김동성, 김재홍 님의 그림은 정말 아름답다.

미술관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수퍼남매도 그림책을 보더니

"와~" 탄성을 내질렀다.







<고향의 봄>은 김동성 님의 그림이다.

겉표지를 보자마자 탄성이 나온다. 진짜진짜 아름답다.

보는 내내 마음이 포근해진다. 

노래도 흥얼거려진다.

마지막장 이원수 작가님의 모습에 코가 시큰해지기도 한다.

<구름>은 김재홍 님의 그림이다. 

겉표지에는 양 모양을 한 구름이 보인다. 

열두 띠 동물을 차례대로 보여주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다. 

난 마지막 깜깜한 밤에 돼지를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 수퍼남매에게 " 너희들은 돼지가 보이니?" 묻자

금방 손가락으로 가르쳐 주는데 그제서야 보였다. 

역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통영동이>도 김재홍 님 작품이다. 책이 나왔을 때부터 참 궁금했는데

마침 책이 있어서 얼른 가져와 읽었다.

"백조요"라는 민요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건데 내용은 참 슬프다.

가난한 오누이 남매가 헤어져 오빠가 누이를 찾아 전국 방방 곡곡을 돌아다니며

새가 나오는 노래를 부르는 이야기이다.

<상어 마스크>는 <치킨 마스크>에 이어 나온 책인데

이 책을 보니 우리 반 꾸러기가 생각났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행동이 이상하게 나가는 아이들이 간혹 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친구들과 더 점점 멀어지게 되고.....

사회성이나 대인관계가 미숙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작가님이 초등학교 교사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집에 와서 읽던 책의 결말이 무지 궁금하여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바로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었다.

읽어내기 힘든 부분도 여러 군데 있었지만 결말이 궁금해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전직 간호사였던 분에게서 이런 필력이 나온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첫 문장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영화 제작자들이 욕심낼 만한 작품이었다.

내가 영화 제작자라도 이런 책은 꼭 영화로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나? 모르겠네. 영화로 나오면 꼭 봐야지.

정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져서 읽어봐야겠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부터 고고!!

이 책은 청소년 문학이라서 딸과 함께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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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1-07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와중에도 좋은 책들 참 많이 읽으셨네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슈퍼남매맘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수퍼남매맘 2014-01-07 12:03   좋아요 0 | URL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으려고 합니다.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지으셔요. *^^*

희망찬샘 2014-01-07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또 생각나네요. 빌려주고 돌려 받지 못한 7년의 밤! ㅜㅜ
상어마스크를 얼른 읽어야 하는데...
빌려 둔 도서관 책을 빨리 반납해야 또 빌려 읽을텐데 책 읽기 진도가 안 나가네요.

수퍼남매맘 2014-01-07 12:05   좋아요 0 | URL
어떤 책에 보니 책을 빌려줄 때 돌려받지 못할 것을 미리 각오하라고 하더군요.
< 상어 마스크> 인성 교육 자료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