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학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쁜 학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1
크리스티 조던 펜턴 외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에 정말 가고 싶어 하는 한 소녀가 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올레마운. 이누이트 족이다. (에스키모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단다. )

소녀는 이웃 언니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란 책을 술술 읽어주는 것을 듣고 학교에 더 가고 싶어졌다.

아니 글자가 알고 싶어졌다.

글자를 알아야 책을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토끼를 따라 굴에 들어간 앨리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면 글자를 알아야 하고,

글자를 알려면 학교에 가야 한다.

하여  그 날부터 올레마운은 학교에 보내달라고 부모님을 조르기 시작한다.

부모님은

"외지 사람들은 너의 양갈래 머리를 자를 것이며

너에게서 이누이트의 풍습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올레마운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벨기에서 온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학교에 들어간 올레마운은

"올레마운"이라는 이름을 빼앗기고,

양갈래로 곱게 땋은 머리는 가위로 싹둑 잘려져 나간다.

부모님이 경고한 대로 학교는 이누이트인으로서 가져야 할 것들을 하나 둘 빼앗아 간다.

학교에 간 아이들은 매일매일 엄청난 노역에 시달리고,

옆 건물 병원에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고된 일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글을 배울 수 있을 거야 하는 희망 때문에 올레마운은 꿋꿋이 버틴다.

 

나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일본이 조선에 학교를 세워주면서

" 너희 미개한 조선족들을 개화시켜 주고 발전시키는 일이야!" 라고 미화시켰던 일들이 떠올랐다.

수녀들이 이누이트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와 정부 보조금을 따박따박 받아먹으면서

아이들에게 공부는 아주 조금 가르쳐주고, 대부분 노역을 부렸던 것이

일본이 조선에 했던 일과 똑같았다.

지금 와서

그들이 하는 말

"우리가 미개한 너희들을 이만큼 근대화시켜 줬다.  병원도 지어주고, 철도도 만들어 주고, 학교도 지어주고 말이야"

이렇게 생색을 낸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결과가 좋으면 목적이나 방법, 과정이 옳지 않아도 다 용서가 되어지는 건가?

 

올레마운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 보자.

올레마운은 학교에 가서 우여곡절 끝에 영어를 배웠다.

글을 읽고 싶어하고, 책을 읽고 싶어 하던 올레마운은 학교를 통해 글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올레마운이 학교에서 2년간 겪었던 무지막지한 인권 유린의 체험들이 다 용서될 수 있는 걸까!

"올레마운"이라는 이름을 빼앗기고,

이누이트 말을 빼앗기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리고,

어린이로서 감당하지 못할 노동에 시달렸다.

글자를 배웠다고 해서 그 모든 일들이 용서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학교를 세웠던 이유는

일본이 조선에 학교를 세운 이유와 같다.

식민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어린 시절 체험을 토대로 써졌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어릴 적 이야기를 전해 들은 며느리가 함께 공동 집필을 한 것 같다.

조선, 이누이트 뿐만 아니라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식민지 개척을 한다는 명분 하에

원주민들을 처참하게 유린한 일들을 우린 세계사를 통해 종종 목격한다.

글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을 가르쳐준다고 해서 비인간적인 행위를 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이 이누이트족에게 문명 사회를 만들어 준다는 명분 때문에

가혹한 행위를 했던 것이 결코 정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올레마운이 다녔던 학교는 "나쁜 학교"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진심을 다해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옳다.

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이 유태인을 향해서 정중하게 사과를 했던 것처럼

다른 나라에게 짓밟혀 봤던 나라들의 국민이 원하는 것은

그 당시는 그랬더라도 지금이라도 역사 앞에 무릎 꿇고 정중히 사과해 줄 것을 바라는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꿀페파 2013-11-18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