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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만들기가 정말 쉬워지는 착한 책 -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떡.찰떡.떡케이크 66가지 ㅣ 정말 쉬워지는 착한책 9
강숙향 지음 / 황금부엉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떡 보다는 빵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어릴 때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주시던 시루떡이 생각났다. 엄마는 가끔 집에서 멥쌀을 빻아다가 시루에 얹고 밀가루 반죽을 하여 시루에 김이 새지 않도록 빙 둘러가며 막아 떡을 찌시곤 하셨다. 난 밀가루 반죽을 빙 둘러가며 막는게 신기해서 엄마 옆에 쭈그려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남은 밀가루 반죽은 언제나 내 차지가 되어 그걸로 조물락조물락 장난을 하곤 했었다. 떡 찌는 날은 떡도 먹고, 밀가루 장난도 하고, 일석이조였다. 엄마는 지금도 푸슬푸슬한 멥쌀시루떡을 좋아하신다. 난 찹쌀시루떡이 더 좋던데.... 떡집에 가면 찹쌀시루떡이 대부분이라서 멥쌀로 만든 시루떡을 볼 때면 엄마가 생각나곤 한다.
난 떡 중에서 약식을 제일 좋아하는데 만드는 과정을 보니 복잡해 보여서 엄두를 못내겠다. 우리 식구 중에 나만 약식을 좋아해서 잘 사먹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메뉴이다. 수퍼남매는 아직도 달콤한 꿀이 들어가 있는 꿀떡을 좋아하는데 책에 나와 있지 않아 조금 아쉽다. 남편이 좋아하는 바람떡도 없어서 안타깝다.

작가 말에 " 떡은 나눔의 실천입니다. 떡은 건강 지킴이입니다. 떡은 기다림입니다. 떡은 기도입니다" 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요즘엔 떡보다는 다른 음식을 선물로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어릴 때를 떠올려 보니 예전에는 모든 행사에 떡이 빠지지 않았던 것 같다.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거나 떡을 나누었던 것 같다. 근래 들어 내가 떡을 이웃과 나눠 먹어 본 적이 있었던가 떠올려 보니 딸 아이 돌 때 이웃과 직장 동료들에게 떡을 나눠 준 게 끝인 것 같다. 친척들과는 나눠 먹어도 이웃들까지 나눠 먹게 되지 않는 것 같다. 대신 직장에서는 윗분들이 승진하셨을 때 또는 부임을 하실 때 떡을 많이 돌리셔서 떡을 자주 먹곤 한다. 그런 걸 보면 아직도 우리 문화에서 떡은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긴 하다. 그 동안 우리 집에서는 간식을 살 때도 떡보다 빵이나 과자를 사는 횟수가 더 많았고 이래 저래 떡이 다른 음식들에 비해 밀려 있었다. 빵보다는 떡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밀가루로 만든 것들을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줬던 것 같아 이런 것들은 조금씩 고쳐가려고 한다. 아이들 건강을 생각해서 말이다.

그러나 솔직히 떡에 관한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선뜻 집에서 떡을 만드는 일에 도전할 것 같지는 않다. 아직도 떡을 집에서 만드는 일이 간단하기보다는 번잡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수퍼남매에게 해 주고 싶은 메뉴가 생겼다. 바로 떡강정이다.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싶다. 다음 주말에 한 번 해봐야지. 또 도전해 볼 만한 메뉴는 바로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팥빙수인데 얼음 팥빙수가 아니라 우유 팥빙수이다. 팥빙수 기계 없이도 만들 수 있고, 우유가 들어가니 영양만점이고... 이번 여름에는 우유 팥빙수로 아이들 간식을 만들어 줘야지.
어제는 비가 오더니 오늘 날씨는 전형적인 봄날이었다. 산과 들에 한창 쑥이 쑥쑥 올라오고 있을 텐데 쑥 뜯어서 "쑥갠떡" 만들어 먹으면 정말 향긋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쑥이 몸에 좋다는 것은 " 단군신화"에서 벌써 증명되었으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올챙이 꼬리마냥 떡 꼬리를 길게 하여 만든 "절편"도 아주 귀여웠다. 이 책에 나온 떡들은 거의 대부분 본 것들인데 가장 생소했던 떡이 바로 "개성주악"이라는 찹쌀 도너츠처럼 생긴 떡이었다. 만드는 과정도 튀기기가 있어서 떡보다는 도너츠 같아 신기했다. 시어머니는 제사를 지낼 때마다 "두텁떡"을 만들곤 하시는데 시집 가서 처음 구경한 떡이었다. 난 그 떡이 참 낯설었다. 이름도 이상하고, 딱히 맛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데 책을 보니 그게 귀한 궁중의 떡이었단다. 다음에는 왕비처럼 좀 더 음미하며 먹어봐야겠다.


책을 덮고나서 든 생각은 지금 당장 집에서 떡을 만들어 먹이기는 어렵더라도 아이들에게 과자보다는 건강지킴이인 떡을 먹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마침 봄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쑥을 한 웅큼 뜯어서 쑥갠떡 만들어 먹으면 좋을텐데, 아파트 근처에 나는 쑥이 안전할지 그게 좀 걱정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