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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비룡소 전래동화 24
성석제 글, 김세현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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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는 늘 독자를 감동시키곤 합니다. 우리 나라 역사 속에서도 종종 이런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곤 하는데 선화공주와 서동 이야기,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번에 성석제 글과 김세현 그림으로 새롭게 나온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이야기는 두 작가의 조합만으로도 진짜 궁금한 책이었습니다. 읽어 보니 과연 입에 척척 달라 붙는 글과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이 잘 어우러져 지혜로운 평강 공주와 용감한 바보 온달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 주고 있습니다. 겉표지에서 보듯이 초록 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안표지를 보면 색다르게도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고구려 평원왕 때 있었던 평원왕의 딸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 볼까요?

평원왕이 고구려를 다스리던 시절, 온달이라는 사람이 있었대요. 생김새는 다른 사람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어서 멀리서도 잘 보였지만 눈 먼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고 집이 가난하여 이 집 저 집에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고, 씻지도 않고 남루한 옷차림에 사람들이 놀려도 아무 댓구를 하지 않아 사람들은 그를 "바보 온달"이라고 놀렸답니다.

한편 평원왕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평강이었대요. 그런데 평강 공주는 한 번 울음이 터지면 그치질 않아 모두들 울보라고 하였답니다. 왕은 공주의 울음보가 터질 때마다 "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 라고 했고, 공주는 그 소리를 들으면 울음을 그치곤 하였대요.

어느덧 평강 공주가 시집 갈 나이가 되자 왕은 좋은 집의 자제와 혼례를 치르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평강 공주는 자신이 울 때마다 했던 왕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은 바보 온달과 결혼하겠다는 거예요. 화가 난 왕은 " 그건 네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한 말이다" 라고 말하고 이에 공주는 "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께서 그렇게 쉽게 말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저를 온달에게 보내 주세요" 라고 합니다. 임금은 화가 나서 공주를 궁에서 내쫒았어요.

궁에서 쫒겨난 공주는 곧장 바보 온달을 찾아 가고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하지만 온달은 여우 귀신이 나타났다며 달아나고 말죠. 하지만 공주는 포기하지 않고 온달의 어머니를 설득하여 함께 지내게 됩니다. 공주에서 하루 아침에 스스로 비천한 신분으로 내려간 공주의 행동이 진짜 용감하지 않나요?

공주는 제일 먼저 더러운 온달을 깨끗이 씻기고 손수 지은 옷으로 갈아 입혀요. 옷이 날개라고 진짜 거지 같던 온달이 이렇게 말쑥해졌네요.

그것뿐 아니예요. 온달에게 궁에서 내다버린 여윈 말을 하나 구해 오라고 하여 그 말을 궁에서 배운 대로 숙련시켜 살 찌고 좋은 말로 기른답니다. 이 말이 겉표지에 나왔던 그 멋진 말이네요. 어때요? 공주의 지혜가 대단하죠?

이게 다가 아니랍니다. 공주는 이제 온달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공주의 온달 변신 프로젝트는 매일매일 계속되었습니다. 말도 온달도 공주의 가르침 대로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공주는 좋은 원석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었나 봅니다.

몇 년이 지나 평원왕이 개최한 사냥 대회에 온달도 출전하게 되고 여기서 온달은 임금의 눈에 띄게 됩니다. 그 동안 공주와 온달이 노력한 결과죠.

나라에 전쟁이 터지고, 온달은 전쟁터에서 큰 활약을 하게 됩니다. 흑백으로만 표현한 이 장면이 참 멋지더라고요. 김세현 작가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힘이 넘칩니다. <엄마 까투리>에서도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죠.

혁혁한 공을 세운 온달을 임금은 사위로 받아들이고, 성대한 혼례를 치르게 됩니다.

하지만 온달은 새로 즉위한 왕에게 힘을 주기 위해 스스로 옛 고구려 땅을 찾겠다고 나서며
" 내가 그 땅을 우리 고구려 땅으로 만들지 못하면 결코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소" 라고 공주에게 굳게 약속하고 길을 떠납니다. 이 말이 어쩐지 슬픈 결말을 예감하게 하네요.

어릴 때 울보였던 저도 아주 어려서부터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시대 사람인지도 모르고 울보면 바보와 결혼해야 한다는 무서운 이야기 때문에 억지로 울음을 참으려고 했던 기억이 아스라히 납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가 <삼국사기>에서 용감한 장수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열전>에 나온 고구려 장수 온달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보다 신분의 제약이 많았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나라의 공주와 비천한 신분의 온달이 어떻게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게 가능하였을까요? 그게 궁금하다면 책 끝에 실린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를 찬찬히 읽어 보면 " 아하 그렇구나!" 조금 이해하게 될 거예요.

어찌 되었거나 신분을 초월한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 그림책은 평강 공주가 더 부각되어 보입니다. 다른 책들을 보면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라고 나오는데 이 책들은 아마 온달이 더 부각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평강 공주는 참 지혜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임금으로서 빈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는 부분이나 스승으로서 온달을 가르치는 면면을 살펴 보면 강단이 있고, 현명한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평강 공주는 원석을 발견하는 예리한 눈과 상대방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에 맞게 훈련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진정한 멘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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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2-1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세현 화가의 그림 스타일 맘에 들어요.
엄마 까투리와 신영복 선생님 책에서도 맛보았던 스타일이라 반가웠어요.^^

사계절에서 나온 박수근 화백의 그림책에선 평원왕이 아니라
'평강왕'이라 써 있는 걸 이번에 발견했어요.

수퍼남매맘 2013-02-17 15:56   좋아요 0 | URL
아 그런 큰 실수가 있었군요.
저도 김세현 작가님 스타일 좋아해요.

러브캣 2013-02-23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수퍼남매맘 2013-02-23 12:06   좋아요 0 | URL
수고가 많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