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명절 연휴에 하는 영화를 기다려서 보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ㅋㅋㅋ

지난 추석 때는 <고지전>을 봤더랬다. 그 영화 참 괜찮았다.

어제는 우연히 모두들 연휴 전날이라 여유 있게 각자 하던 일을 하다 남편이 <댄싱퀸>을 한다는 정보를 알려 주었다.

그 전까지 너무 졸려서 아이들에게 " 얘들아, 엄마 너무 졸립다. 자자, 자자!" 꼬시던 내가

금방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 얘들아, 영화 보자" 로 바뀌었다.

아이들도 자는 것보단 영화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인지 온가족이 함께 시청을 하였다.

아들은 졸린 눈을 비벼대면서 끝까지 봤다.

댄싱퀸 포토 보기

 

영화에서 엄정화와 황정민의 이름이 그대로 불리는 것이 신기했다.

두 배우의 나이가 영화 설정 나이와 비슷하고,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 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시트콤에서는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걸 봤는데 영화에서 그런 것 처음인 듯하다. 내 기억으로 말이다.

감독의 나이를 보니 딱 91학번이다. 우연은 아닌 듯하다.

책이든 영화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진솔하고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건축학개론>처럼 말이다.

 

초등학생 때 대통령이란 꿈을 가진 황정민과 가수의 꿈을 가진 엄정화가

40대가 되어 자신의 꿈을 잊어버린 채 매일매일을 살아가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꿈 많던 시절, 꿈이 확실하던 시절, 뭐든지 될 수 있을 거란 시절을 지나

꿈을 잊어버린 채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 그저그런 직장생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빠와 엄마들 아니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들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당신의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꿈을 찾아 도전해 보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황정민 또래 그러니까 지금 40대의 남자들이 초등학생일 때는

" 난 이 다음에 커서 대통령이 될 거야"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반에서 1-2명은 있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영화에서도 말해주듯이

엄정화의 딸에게 할머니가 꿈이 뭐냐 묻자 " 공무원요" 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면

꿈을 잊어버리고 사는 기성세대나

안정한 직업으로서의 꿈만 찾는 어린세대나 둘 다 안타깝기는 마차가진 듯하다.

 

딸의 꿈이 공무원이란 말에 엄마 엄정화는 자신의 꿈을 찾아 도전한다.

딸에게 꿈이라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아내의 꿈이 가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 입 닥치고 있어라"고 했던 남편은

결국 그 동안 자신의 꿈조차 꺼내보지 못하고 자신과 딸을 위해 헌신만 해왔던

아내의 꿈을 되찾아 주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자 한다.

 

황정민의 후보사퇴 연설 장면은 이 영화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 가족과 시민은 다스리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의논할 대상이다" 라는 말에

딸도 나도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레미제라블을 보면서도 울지 않았던 딸내미가 우는 걸 보니

대사를 참 잘 쓴 것 같다.

황정민이란 배우는 어리바리한 변호사 역에 정말 딱이었다.

약간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여 소심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도록 하는 섬세한 연기도 압권이었다.

 

<써니>도 그랬듯이 이 영화도 꿈을 잊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성세대들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꿈을 한 번 되돌아보라고 속삭여주는 영화였다.

" 힘이 들 땐 call my name  나만의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 세상이 니 편이 아니래도 내가 옆에서 널 사랑해"

개사한 노래 가사도 멋지다.

황정민의 막춤은 진짜 웃기다. 어쩜 아저씨 춤을 그리도 잘 표현하는지.....

 

 

오늘은 무슨 영화 해 주려나? 찾아봐야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3-02-0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꿈은 꾸는 자의 것이죠^^
건축학개론이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네요.

수퍼남매맘 2013-02-10 18:26   좋아요 0 | URL
입소문난 작품은 역시 이유가 있더라고요.
아이들과 재밌게 봤어요.
<건축학개론>한 번 봤는데 다시 봐야겠어요.

saint236 2013-02-1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댄싱퀸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퍼남매맘 2013-02-11 15:59   좋아요 0 | URL
30-40대가 좋아할만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순오기 2013-02-1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두번이나 봤는데도 TV에서 또 봤어요.
볼때마다 여전히 감동받고 눈물 흘리고요.^^

수퍼남매맘 2013-02-13 23:19   좋아요 0 | URL
저랑 영화 취향이 비슷하신 듯....반가워요.
전 <귀여운 여인>볼 때마다 똑 같은 장면에서 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