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꿈인 딸은 1학년 때부터 컷 만화를 그렸다. (스토리를 넣어서)
딸이 그린 만화를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나는 걸 보고 깜짝 놀라곤 한다.
역시 미술적 재능은 유전자 영향이 큰 듯하다.
난 그림 쪽엔 꽝이다.
딸의 미술적 재능은 아빠를 닮았다.
우리 수퍼남매가 날 닮았으면 수학을 잘할 텐데......
엊그제 교육청 미술 영재 등록을 마쳤는데 거기서
영재 교육원을 다니면서 다양한 창의적 경험 등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 년 후에는 더 많이 성장하리라 믿는다.
요즘은 스케치만 하지 말고 , 채색까지 해 보라는 아빠의 주문에 채색을 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채색까지 하니 완성도가 높아졌다.
강풀 님도 습작만 하지 말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라고 조언을 하시더라.
그 말은 연습만 하면 작품이 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딸도 보니 매번 연습장에 끄적이기만 하지 제대로 완성된 게 하나도 없다.
아까운 만화가 꽤 있다.
이번에는 완성할 수 있도록 옆에서 다독여야겠다.
10년 전에 가르친 6학년 중에 딸처럼 만화를 아주 잘 그리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이름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백@@ 라고. 지금은 어엿한 아가씨가 되어 있겠지.
자신의 재능대로 길을 택했을 지 궁금하다.
안경을 쓰고, 마르고, 키가 컸으며 아주 얌전하면서 왼손으로 그림을 쓱쓱 잘 그리던 아이였다.
내가 가르쳐 본 아이 중에 가장 그림 실력이 뛰어났던 것 같다.
그 아이 덕분에 학급 문집 삽화들도 쉽게 해결된 기억이 난다.
우리 딸이 그리는 만화 같은 순정 만화를 그렸던 것 같다.
자신의 재능 대로 진로를 잘 갔는지 궁금하다.
딸이 친구들과 영화 보러 간 틈을 사서 몰래 만화를 올려 본다.
딸이 알게 되면 저작권료 내라고 할지도.....
이야기 컨셉은 고등학생의 러브 스토리인 듯하다.
"딱 한 권"에 우리 집에 있는 아빠 책 "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영화 1001"을 등장시킨 걸 보고 푸하하 웃었다.
가끔은 배경까지 섬세하게 나타내는 걸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첫 페이지를 확대해 본 것이다.
누나가 하얀 유령처럼 엑스트라들을 그린 걸 보고, 아들도 자신의 그림에 이 유령(?)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누나 덕분에 아들의 그림 실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아들은 그림 잘 그리는 누나 때문에 여섯 살까지 전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종이만 있으면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하는 걸 보고 마음이 놓인다.
슬쩍슬쩍 누나 그림을 곁눈질로 보고 자기 그림에 응용을 한다. 기특한지고.....
아까도 이 만화를 찍고 있으니 은근 샘이 났나 보다.
얼른 그림 한 장을 그려 보여주길래 아들 것도 사진으로 찍어 줬더니 씨익 웃는다.
발이 삐긋하는 장면을 확대하여 뼈를 그릴 생각을 하다니!
옆에 보이는 손가락은 아들의 손가락이다.
부디 이 러브 스토리가 완성되길 바라며.......
나도 독자로서 이 만화의 뒷 이야기가 무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