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붓]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기한 붓 사계절 그림책
권사우 글.그림, 홍쉰타오 원작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받자마자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났다.

" 와! 그림 진짜 예쁘다!" 하고 말이다.

그림을 보기만 해도 힐링이 저절로 된다고 할까?

네다섯 살 쯤으로 보이는 앙증맞은 아이가 붓을 들고 수국의 가느다란 가지 위에 새를 그리고 있는 그림은 보고만 있어도

입가에 방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제목이 <신기한 붓>이니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붓이 신기한 붓일 것이고, 그렇담 이 신기한 붓으로 인하여 어떤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일 텐데 그림도 궁금하고, 이야기도 궁금해져 얼른 책장을 넘겨 봤다.

 

앙 깨물어 주고 싶을 만한 귀여운 아이의 이름은 마량이다.

마량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 그린다.

하지만 집이 가난하여 붓도 종이도 구할 수가 없어 흙 위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화공이 멋진 붓으로 원님을 쓱싹쓱싹 그리는 것을 보고,

'나에게도 저런 붓이 있다면...' 부러워 쳐다보고 있는데 그런 마량을 원님은 매몰차게 내쫒는다.

그 원님 인정머리도 없지. 구경하는 게 뭐가 그리 잘못이라고 내쫒기까지 하나 싶다.

 

쫓겨난 마량은 바위 틈에 숨어 훌쩍훌쩍 울다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하얀 수염을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마량에게 말한다.

" 얘야, 내가 붓을 줄 테니 좋은 그림을 그리거라" 하시며 마량에게 붓을 주시고 홀연히 사라지신다.

 

 

 

그토록 소원하던 붓을 가지게 된 마량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즉시 바위에 수탉을 그려본다.

 

그랬더니 수탉이 살아서 움직이는 게다. 아! 이럴 수가.

  

할아버지가 주신 붓은 정말 신기한 붓이었다.

붓을 품에 품고 마을로 내려가던 마량은 배가 고파 울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자 신기한 붓을 이용하여 밥을 그려 준다.

 

 

 

그랬더니 짜잔!

 

 

 

아이들이 실컷 먹고도 남을 맛있는 밥이 되는 것이다.

(난 이 장면이 가장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다. )

그토록 바라던 붓을 얻었는데 그게 바로 그리기만 하면 실제가 되는 신기한 붓이라니

이건 분명 하늘에서 마량에게 내려 준 축복의 선물이 아닐까!

하지만 마량이 신기한 붓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원님은 마량을 강제로 데려와 그림을 그려 보라고 명한다.

 

 

마량은 원님을 닮은 두꺼비를 그렸다.

그랬더니 두꺼비가 원님 면상에 폴짝 뛰어 올라 마량은 그만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하지만 마량에게는 신기한 붓이 있지 않던가? 

그리하여 문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욕심쟁이 원님에게 붙잡혀 붓도 빼앗기고 만다.

 

 

 

할아버지가 마량에게 붓을 주면서 좋은 그림을 그리라고 하셨지만

욕심쟁이 원님은 마량으로부터 갈취한 붓으로 자신의 탐욕을 채워 줄 금덩이부터 그린다. 그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푸하하하!!! 금 덩어리가 아니라 똥 덩어리가 되었다.

이걸로 승복할 원님이 절대 아니겠지? 악역은 철저하게 악역을 해야 제맛이 나는 법.

이번에는 돈나무에 재도전하신다.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처참하다.

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원님은 이번에는 자신이 아니라 마량을 시켜 그림을 그리도록 명한다.

불쌍한 마량은 자신이 그리고 싶지도 않은 황금산 그림을 원님이 시키는 대로 그리기 시작한다.

 

 

 

신기한 붓의 주인인 마량이 그리는 황금산은 진짜 황금산이 될까?

 

할아버지가 마량에게 신기한 붓을 준 건 다시 말해 마량에게 일종의 엄청난 능력이 주어진 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 이런 엄청난 능력 내지는 절대 권력이 주어진다면

인간이 선할 수 있을까 아님 악의 축이 될 수 밖에 없을까 하는 명제는 이미 여러 작품들에서 다뤄지곤 하였다.

대표적으로 절대 반지를 다룬 <반지의 제왕>이라든지 아님 초능력을 가진 수퍼 히어로를 다룬 영화들을 들 수 있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퍼히어로 영화는 <스파이더맨>이다.

이 영화는 다른 수퍼 히어로 영화들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른 수퍼 히어로들은 아무런 갈등 없이 초능력을 선을 위해서 사용하는 반면에

스파이더맨의 피터는 초능력을 가진 것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 곳곳에 초능력을 가진 자로서의 번민과 갈등이 세세하게 표현되어서 그 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찌질이였고 왕따이며 가정 형편도 어려운 피터도 그 엄청난 초능력을 이용하여 자신만을 위한 황금산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면 피터가 초능력을 가졌지만 그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뭔가를 내어줘야 하는 현실의 비정함도 느끼게 된다.

그런 면들 때문에 다른 수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보다 초능력을 가진 인간이 겪어 내는 갈등이 잘 표현된 <스파이더맨>이 훨씬 좋다.

 

이런 작품들이 결국 독자나 관람자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만약 나에게 신과 버금 가는 무한한 능력이 주어진다면 과연 나는 그걸 선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 라고 생각한다.

그 질문에 누구도 100% 자신 있게 " 네 " 라고 대답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나이고,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신기한 붓 같은 초능력, 무한 능력,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되면

결국 원님이나 그린고블린처럼 탐욕스런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절대 권력을 가지는 게 축복이기보다는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림책에서는 마량이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였기에

신기한 붓으로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게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초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피터처럼 치열한 갈등 후에 선을 선택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가치 있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을 보고 나서 아이들에게

" 여러분에게도 이런 신기한 붓이 있다면 무엇을 그릴 거예요?" 라고 물어보면 천편일률적으로

" 엄청난 돈이요." 라고 대답하는 일은 부디 없었으면 한다.

어린이의 대답은 어른들의 대답과는 달리 순수하고 다소 이상적이고 창의적인 말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은 아직 마량처럼 더렵혀지지 않고, 순전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량처럼 따뜻한 희망을 그리는 우리 어린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더라도 가다 보면 자꾸 나쁜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렇기에 출발선만이라도 더 이상적인 곳에서 출발하였으면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캣 2013-01-2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엄마콩 2013-02-1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