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아이들도 정말 그림책을 좋아한다. 아니, 읽어주는 책을 보고 듣는다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짜투리 시간에 읽어주기에 그림책이 참 좋은데 긴 책들의 경우 끊어서 읽어주곤 한다. 1학기 때 읽은 책들은 미처 기록할 겨를이 없었지만 2학기엔 가끔이나마 정리해서 기록해 두고자 한다. 책은 주로 학교 도서실에서 빌려 와서 읽는데 우리 학교 도서실은 사실 보유장서가 적어서 아쉽다.

 

 

#씨드북 그림책은 언제나 진리!

표지가 시원해 보이고 조용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물고기가 수다쟁이라는 설정이 재밌어 보여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이 작가가 유명한 그림작가인 듯 국내에도 세트로 구성된 책이 있을 정도였다.

 

이 책을 읽어주는 즈음 한 아이가 방학 과제로 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이 '강아지 언어'였다. 강아지가 내는 소리가 다 뜻이 있다는 것인데 이 책의 물고기(핀두스) 역시 내뿜는 거품 소리로 의사를 표현하고 또 그것을 레미가 분석하여 이해한다는 설정이다. 아, 한번 따라해보고픈 프로젝트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서문이 무척 인상적인데 때문인지 이러한 설정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이다움에 대한 그리움.

"어린 시절은 나의 고향이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 자주 들르곤 한다."

 

 

 

 이 책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2014년 라가치 수상작이라는데 정말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지 가득 다양한 꼬리들이 독자를 꼬리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 하고 다양한 일상적 장면의 사람들에게 각양각색의 꼬리들이 붙어있는 어쩌면 익숙하고 어쩌면 낯선 그림들이 이어진다. 처음엔 좀 어리둥절하지만 마지막을 읽을 즈음엔 사람에게 꼬리가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서 더 좋은 점은 자신의 꼬리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혼자 읽기 보단 같이 읽어 더 좋은 그림책이었다.

 

 

 

 이 책은 지난 번에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좋아서 사야겠다 해놓고선 미루다가 이번엔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작가에 대한 믿음은 그가 쏟아내는 질문들을 통해 굳건해졌다. 결국 나답다는 것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사소하고도 익숙한 질문들을 연이어 읽는 와중에 고민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무척 다른 사람일 것이다."고. 아이들에게도 여운이 남았지만 자기 책으로 두고 여러 번 이 질문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는 맘에 안들지만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참 좋다.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을 적잖이 봤었는데 이 책은 미처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책이라 그런 모양이다. 내가 궁금해서 빌렸다가 짜투리 시간에 읽어주었다. 생일을 맞은 아이가 있다면 10분만 할애해서 읽어주는 것도 좋았겠지만 이날 우리반엔 생일은 없었다^^

 

 

 

 

요즘 우리 반은 온책 함께 읽기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있다. 독서 감상문도 쓰고 여러 가지 배움도 있었지만 이달부턴 월말에 북콘서트를 하려고 한다. 일단 퀴즈와 연기는 지원팀이 있어서 확보했다. 모든 아이들이 1가지 발표는 하려고 하는데 활동지나 배움 위주로 하는 것 보다는 이게 더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대가 된다. 그놈의 학예회만 아니면 더 재밌게 할텐데 정말 적폐다! #학예회_젤_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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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돌아가며 엄마들이 주 1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작년엔 신청제였는데 올해는 의무제라 두 번 배당을 받았고, 동네 엄마 중 한 분이 대신 해달라고 해서 총 네 번을 책 읽어주러 갔다. 학급에서는 가장 많이 간 엄마이다. 한 번 갈 때마다 같은 내용을 네 번씩 읽어주기에 힘겨울 수도 있지만 그런 것쯤이야 많이 해 봤으니 그저 재밌다고 밖엔 못하겠다. 매주 나더러 다 읽어주라고 해도 아마 했을 것이다. 유치원 아이들, 책 읽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책은 주로 읽으러 갈 즈음에 내가 재밌게 읽은 책을 선택한다. 그렇게 다음의 책들을 읽어주게 되었다.

 

<첫번째> 는 뭘 읽어줬었나 기억이 나지 않으므로 추후에 기억이 나면 정리 ㅠㅠ 작년에 읽어준 건 기억이 나는데 왜 올해의 것은 기억이 안난담????

 

<두번째>

 

얘들아, 어서 오렴. 너희들을 맞이할 책이란다.....

 

 

 

한 모둠당 대여섯명이기에 팝업북을 준비해갔다. 책읽어주는 엄마가 팝업북을 가져간 경우는 처음인지라 아이들은 일단 손부터 갖다대었다. 개중에 제일 욕심 부리는 녀석은 이 책의 주인인 아들내미라는 점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적은 가까이에 있다니까!

 

화려하게 펼쳐지는 팝업의 세계 속에서 자연의 소중함과 인간의 이기심을 느끼게 된다.

 

 

 

 

 

<세번째>

 

 

 이 책을 읽어준 이야기는 [파란 파도]의 리뷰에 썼던 지라 반복하지 않겠다. http://blog.aladin.co.kr/tiel93/7185247

 

대신 기분 좋은 소식 하나!

동네 엄마가 딸 아이와 서점 나들이를 갔단다. 그런데 딸이 이 책을 사달라고 조르더란다. 엄마 생각엔 딸이 좋아할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 뭐가 재밌냐고 했더니 아이 왈 ** 엄마가 읽어줬는데 파란 색이 맘에 든다고 했단다. 책 제대로 보는 아이이지 않은가? 그 말을 전해들으니 뿌듯했다.

 

 

<네번째>

 

네번째는 아이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책을 읽어줄지 나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요청에 따라 공룡시리즈인 책을 읽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준다고 했을 때 여자 아이들 표정이 안좋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주고 나가는 걸음에 다음 모둠 아이들을 만나며 너나없이 이야기한다. "되게 재밌어!"

 

이 날 세 권의 책을 골라갔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병원이야기와 올림픽 이야기를 골랐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더니 아이들은 장소의 익숙함이 아닌 공룡의 익숙함을 선택한 것이었다. 콤프소그나투스야, 인기 관리 좀 해야겠다^^

 

내년엔 초등학교에 가니 이것도 끝이다. 섭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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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 2014-12-03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전 5개월 된 아기 있는데 ~ 저도 이런 거 해보고 싶네요

그렇게혜윰 2014-12-03 17:28   좋아요 0 | URL
아이구 머언 얘기구만요^^
일단 집에서 연습 5년과정!^^
 

아이는 겁이 많다. 그런데 놀이 기구를 잘 탄다. 아이는 겁이 많아 tv에 호랑이만 나와도 숨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요샌 그걸 은근히 즐긴다. 스릴을 아는 거지!

 

며칠 전 밤엔 [오즈의 마법사]와 [헨젤과 그레텔]을 읽어주었다. 아이는 한 번 더 읽어주길 바랐다. [헨젤과 그레텔]을. 마귀할멈이 나올 때마다 아이는 몸을 움츠렸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이 책을 자기 전에 읽어주길 원했다.

 

그제는 악몽을 꾸었나 보다. 자다가 울면서 소리 지른다. 이 때엔 잠결에도 대답을 다 한다.

- 왜? 나쁜 꿈 꿨어?

- 응 나쁜 꿈 꿨어.

- 무슨 나쁜 꿈?

-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거 다 먹었어!

- .....(그게....다야??)

 뭘 먹었는데?

- 계란 두부 엉엉

- 미안해, 아침에 깨면 꼭 계란 두부 해 줄게.

 

무서운 이야기 들은 아이치고는 악몽이 참 당황스럽다. 내가 뭘 또 그렇게 뺏아 먹는다고...녀석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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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서울북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서울 북페스티벌은 파주어린이책잔치와 함께 아들의 탄생과 동시에 꾸준히 다닌 책잔치이다. 시청으로 옮긴 후엔 처음 갔다. 물론 아들과, 그것도 단둘이 지하철을 타고.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였지만 다행히 일찍 도착해서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었다. 짚으로 만든 낙타도 일찍 온 덕분에 도서관 직원이 끌어주셨다. 하~~^^

 

 

이런 저런 구경도 하고 체험도 하다 보니 결국 비가 내렸다. 집에 곧장 가긴 아쉬워 아이가 좋아하는 시민청 구경에 나섰다. 북페 때문인지 이날의 아트마켓에는 책파는 분들도 계셨다. 그곳에서 헌책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천원에 구입했다.

 

 

 사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팥죽할멈과 호랑이]가 교과서 수록 도서인 관계로 이미 갖고 있고 읽었고 아이들과 연극도 하고 수업도 했었던지라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그림을 그린 작가가 최숙희 씨이고 출판사도 보림이라 일단 사서 왔다. 천원가지고 너무 고민했나 싶어진다 ㅎㅎ

 

 

 

 

 

 

어쨌든 집에 와서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아이는 처음엔 무섭다고 하다가 호랑이가 골탕을 먹는 장면부터는 신이나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다. 두 가지 판본의 차이점은 그림 스타일과 반복에 대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하기엔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둘 다 매력이 있다.

 

이날 책을 읽고 함께 팥죽을 먹었다. 먹기 전엔 책 놓고 사진도 찍었다^^

 

 

 그날 이후, 이 책은 아이 잠자리의 친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밤에는 내가 읽어주고 낮에는 이 이야기의 10분짜리 음성 파일을 다운 받은 것이 있어서 아이에게 들려주기도 하는데 아이가 둘다 좋아한다. 물론 엄마가 읽어주는 걸 제일 좋아하지만^^ 아무튼 지난 일주일 포함 새로운 책이 아이 맘을 사로잡기 전까진 이 책이 우리의 밤을 함께 하지 싶다.

 

 

 

* 혹시 음성 파일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 다시면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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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두 2015-06-2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지금도 음원파일 메일로 보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오늘 아이 유치원에서 이 책을 가져와 읽었는데 의성어 의태어의 사용도 많고 참 재미있게 읽어서 보림전래동화로 인터넷 검색하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ㅎㅎ
음원좀 간직하고싶어 댓글 남깁니다
혹시 주실 수 있으면 joanne25may@gmail.com 으로 부탁좀 드릴게요~~^^

그렇게혜윰 2015-06-26 00:18   좋아요 0 | URL
아이고 그 사이 제가 컴퓨터를 교체하게 되어 사라졌습니다..그때 검색으로 찾았기에 지금도 찾아보려니 못찾겠네요ㅠㅠ 죄송합니다...
 

얼마 전 올인원 pc를 구매했다. 컴퓨터의 사양에 그다지 눈이 밝지는 않은지라 다른 좋은 점, 나쁜 점은 모르겠고 일단 선이 깔끔해서 좋았고 벽에 기대어서도 눈만 밝으면 저 멀리의 컴퓨터를 마우스로 클릭클릭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TV가 나오는데 TV가 나온다는 사실보다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 훨씬 좋았다. 혼자 신이 나서 아들에게 영화를 같이 보자며 청했다. 즉흥적으로 고른 것이 1951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틀어주고 나서 나는 옆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아이는 무척 흥미롭게 본 모양이다. 요며칠 틈만 나면 틀어달라고 조른다. 사실, TV를 거의 안보고 살아서 좀처럼 뭐 보여달라고는 잘 안하는데 뭐 하나에 꽂히면 정신이 없다.

 

어젯밤에도 잠들기 전에 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 두 권을 읽어주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갑자기

- 엄마 앨리스 읽어줘.

- 앨리스?

그러고는 집에서 앨리스 책을 찾아 뒤적거렸다. 삽화가 예뻐서 사두었던 비교적 신간책 한 권과 지난 번 어린 왕자 색칠공부책을 사며 같이 사두었던 앨리스 색칠공부책이 있었다.

어떤 책으로 읽어줄까 했더니

 

   이 책을 골랐다. 이유인즉슨 길어서 오래 오래 읽어줄 수 있어라나?

소설가 한유주의 번역이라 매끄러운 문장을 기대했는데 책 초반에 나오는 그 유명하나 대사인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어!"가 "이런, 안 돼. 늦을지도 몰라!"라고 나와 있어서 사실 좀 아쉬웠다. 너무 직역하셨나?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야기초반의 번역은 의구심 때문인지 직역의 느낌이 들어서 소설가 번역에 갖었던 기대가 살짝 무너졌다. 다행히 뒤로 갈수록 좀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직은 두 챕터밖에 못 읽어서 번역은 차차 느껴봐야겠다. 하지만 나에게 다음에 또 어떤 출판사의 앨리스를 사겠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허밍버드 클래식으로 사겠노라고 말하겠다. 판형과 양장이 딱 내스타일이다! 삽화도 맘에 들고 말이다.

 

 

어쨌든 아들은 두 챕터를 채 다 읽기도 전에 잠이 들었고 앞으로 일 주일 넘게는 이 책으로 잠을 재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낮 시간에 몇 번이 될지 모르게(벌써 오늘은 아침부터 애니메이션을 봤다 ㅠㅠ) 할머니와 동갑인 앨리스 애니메이션을 볼 것이고 때때로 색칠공부를 한다고 하겠지. 앨리스, 나 어릴 적에도 그렇게 몰두하면서 본 것 같지는 않은데 네 덕분에 나도 앨리스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겠구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팝업북도 사고 싶어지고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앨리스도 사고 싶어진다.

 

 

 

 

 

 

 

 

 

 

 

 

 

 

아, 책 욕심은 당분간 버려야한다. 잘못 들어온 수당 386만원을 홀랑 써버려서 일시불로 갚아야하기 때문이다ㅠㅠ. 참을, 수, 있, 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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