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제목이 주는 첫인상만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 장난감처럼 엄마를 사고 파는 이상한 세상에서, 생애 처음으로 엄마를 갖게 된 여덟 살 현수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순식간에 달려나가는데, 이 괴짜 같은 동화를 신나게 따라가다 도착하게 되는 지점은, 엄마와 나의 거리가 한 뼘 좁혀진 바로 그 자리다. 제16회 창비 좋은어린이 책 수상작, <엄마 사용법>의 김성진 작가가 제시하는 엄마 사용법이란 생각하면 할수록 신통하고, 이제 막 시작된 봄처럼 따사롭다.


(인터뷰 장소 : 인문카페 창비 / 사진 : 창비 어린이 편집부 / 진행 및 정리 : 알라딘 이승혜 / 2012-03-29)



지난 주에 볼로냐 국제도서전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여행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나요?

 

볼로냐 도서전도 궁금하긴 했지만 여행을 간다는 게 우선 즐거웠거든요. 유럽 가는 게 처음이라서. 인상 깊었던 건 이거였던 것 같아요. 도서전 입구에 긴 통로가 있는데 그 빈 벽에 판넬을 쭉 세워놨어요. 이게 뭔가? 처음엔 공사가 안 끝난 건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도서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기 그림을 붙여놓는 자리였던 거예요. 하나씩 하나씩 포스트잇이나 명함 같은 작은 종이에다가요. 처음에는 한두 개가 붙여 있었는데, 나중에 한바퀴 돌고 왔더니 그 벽이 꽉 차 있더라구요. 와! 멋있다! 그 종이는 한 사람이 하나씩만 붙여놨는데, 더 많이 눈에 띄기 위해서 여러 장 붙이고 싶은 욕심이 날 것 같기도 하잖아요. 그 그림들, 날 것의 그림들, 날 것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열정을 느꼈던 건 그 벽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관에 갔더니 우리 전래동화 그림책들을 외국인들이 무척 관심 있게 보는 거예요. 한국에서 있을 때는 전래동화가 비슷한 이야기 비슷한 그림,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긴 하지만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도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가서 보니까 전래동화가 이렇게 새롭고 독특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그 독특함이라는 게 특별한 색깔이라는 게 그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는 그림책들에서 나온다는 걸 느꼈어요.

 

<엄마 사용법>에서 사용하신 대화체 문장 때문에 긴장감 있게 읽게 되는 효과가 있었거든요. 좀 더 귀 기울여서 읽게 되더라구요.

 

문체는 이 아이 생각을 하다가 나온, 인물에서 문체인 것 같아요. 현수라는 아이가 어떤 아이일까 생각하다보니까 현수가 어쨌어 저쨌어하는 문장이 저절로 만들어지더라구요. 문장이 한번 만들어지고 나니까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같은 형식으로 쭉 가게 된 것 같아요.

 

장난감 엄마라는 건 아이들이 좋아하는 두 가지를 결합해놓은 것 같아요. '장난감'이랑 '엄마'. 이 생명 장난감이란 소재는 어디서 얻으셨는지 궁금하고요.

 

사실 이 책 같은 경우에는 제목이 먼저 나왔어요. 그러니까 '엄마 사용법'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고민만 하다가 사실은 묵혀 놨었죠. 머릿속에 던져 놓고 아, 뭔가 나올 것 같은데... 그렇게 한참 두었다가 한 6개월 정도 지났었나? 우연히 친구가 애완견을 분양 받아서 키우게 됐는데, 그 집 아이가 강아지가 생기니까 제일 처음하는 게 인터넷 검색이더라구요. 강아지 키우는 법을 배우려고 '어떻게 하면 강아지가 날 좋아하나요?' 이런 것들을 검색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까, 애완견에 대해서도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데 엄마한테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훨씬 소중한 엄마에 대해서 우리가 보통은 당연히 나한테 해주어야 하는 사람이라고만 받아야 된다는 생각만 하잖아요. 그때 아, '엄마 사용법'이 이 이야기였구나라고 깨닫고 그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됐었죠. 그리고 나서 생명 장난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고요. 엄마를 사온다면, 강아지처럼 사온다고 하면 그런 엄마는 어떤 존재가 될까 생각을 하다 보니까 장난감처럼 조립부터 시작하게 되겠구나.

 

엄마 사용법. 은근히 입에 붙기 힘든 제목이에요. 어떤 동료는 <엄마 사용설명서> 좀 빌려달라고...(웃음). 우리 대부분이 가장 친밀한 존재인 가족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쉽게 하지 못하는데, 아이들도 <엄마 사용법>을 읽고 자각하지 못했던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 읽는다고 전제하고, 말씀하신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썼는데 재밌는 건 이 책을 읽은 어른들의 반응이었어요. 한 선배가 이 책을 전철 안에서 읽었었나봐요. 문자가 왔어요. 이거 우리 애도 읽어야겠지만 우리 집사람이 먼저 읽어야겠다, 야. 어른들이 읽고 오히려 아이들한테 잘해줘야지하는 얘기를 더 많이 하시더라구요. 정작 아이들은 이걸 읽으면 오~ 조립한 이야기가 재밌어요!(웃음). 그래서 아 그렇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는 방식은 미리 예상할 수 없는 거구나 했지요.

 

현수랑 장난감 엄마, 그다음으로 눈길이 가는 것이 고릴라인데요. 주문한 엄마가 태어나는 모습을 같이 보고 싶다는 민지의 청을 현수는 뿌리치잖아요? 생명 장난감은 눈 뜨고 처음 본 사람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엄마가 자기 대신 민지를 먼저 보고 좋아할까봐 걱정이 돼서요. 그래서 거절을 하니까 민지가 '고릴라 똥이나 맞아라'하고 악담을 퍼붓는데 깜짝 놀랐거든요. 뭐? 고릴라 똥이라고?(웃음) 이야기 뒷부분까지 읽으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는데, 특별히 고릴라라는 동물을 등장시킨 이유가 있으세요? 고릴라를 좋아하시겠지요?

 

고릴라의 느낌을 좋아해요. 고릴라를 보고 있으면 나이든 현자 할까... 고릴라들이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나이 든 어른처럼 보이더라구요. 그런 느낌 때문에 고릴라를 좋아하기도 해서 <엄마 사용법>에 동물을 넣기로 했을 때 자연스럽게 고릴라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느낌이 뭔가 사람하고 가깝잖아요. 굉장히 마음이 깊을 것 같은 동물이고요.

 

나중에는 고릴라가 말도 하는데 말투가 엄청 느려요. 고릴라들은 원래 그렇게 느릿느릿 말을 할까요?(웃음)

 

고릴라가 처음부터 말을 잘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웃음). 성격으로 봐서도 그렇고요.

 

파란 사냥꾼들이 고장난 장난감들을 잡아다 가두는 차에 피노키오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피노키오도 나무 인형에서 사람이 되는 장난감 엄마랑 비슷한 존재인데요.

 

피노키오가 이 이야기 종류에서는 어떻게 보면 원전격이라고 할 수 있고, 관련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넣었던 부분은 아이들한테 이 존재가 뭔지를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였고요. 사실 제가 생각한 원류는 사실은 책속에서도 썼지만 알에서 깨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런 신화적인 측면을 염두하고 쓴 거였어요. 피그말리온 같은 경우가 피노키오의 원전이라고 보거든요. 신화적인 측면에서 그런 깨어나는 이야기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거든요. 엄지 공주, 아니면 콩깍지에서 튀어나오는 아이들이라든가 원류를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쪽이긴 한데, 아이들한테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피노키오 상징을 사용했던 거죠.

 

현수가 좀 엉뚱한 아이라서, 해가 쨍쨍한 날에 느닷없이 선생님한테 오늘 비가 올 것 같냐고 물어봤다가 핀잔을 듣잖아요. '미안하지만, 질문은 그만하고 이제 제발 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런데 현수는 주눅 하나 들지 않고 선생님 잘못이 아니니까, 미안할 필요없다고 귀엽고 응수를 하는데요. 작가님도 학창시절에 그렇게 재치 있는 답변할 줄 아는 센스 있는 학생이셨는지요?

 

낯선 사람하고 얘기하는 걸 굉장히 쑥스러워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현수 같은 아이를 굉장히 부러워했어요. 자기 생각을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기 때문에, 등장인물에 그런 성격을 만들어주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현수 같은 아이가 정말 부러웠으니까.



<엄마 사용법>이 가진 여러가지 분위기가 집필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요? 전반적인 속도감, 재기발랄함과는 상반되게 현수를 보면서 안쓰러운 대목이 종종 등장하니까요. 현수에게는 한번도 엄마가 없었고 그래서 너무나 엄마를 갖고 싶어했고, 나중엔 그토록 바라던 엄마가 생기지만 언제 잡혀갈지 몰라 불안해하는 모습이 애달프게 느꼈졌거든요.

 

그때 그때 순간의 기분에 몰입을 하게 되니까, 주인공을 따라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즐거운 대목을 쓸 때는 얼굴에 웃음이 지어지고, 슬픈 대목을 쓸 때는 긴장이 되고. 그리고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떠오르면 다시... 감정을 따라가면서 집필을 한 것 같습니다.

 

다들 한번씩 이런 숙제를 해봤을 것 같아요. 행복한 우리 가족의 모습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하는 현수를 보면서, 작가님이 기억하시는 가장 행복했던 장면이 궁금해졌어요.

 

이건 조금 약간 다른 얘기인데요. 행복해던 기억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혼을 내시면요. 저희 큰 형은 가만히 회초리를 맞았어요. 혼 내는 게 위에서부터 이렇게 순서대로 내려오는데, 그 다음으로 작은 형은 회초리 앞에서 약간 몸을 틀고요. 그런데 저는 밖으로 도망을 갔어요(웃음). 도망 가고 나서 한 시간쯤 지나면 작은 형이 저를 찾으러 와요. 아버지는 걱정이 되셔서 혼내는 건 잊으시고, 돌아온 게 다행히라고 생각하셨죠. 그래서 저는 혼도 안나고, 항상 얼른 와서 밥 먹어라로 끝이 나죠. 그게 기억이 나네요, 행복했던 일보다. '내가 도망갔을 때 아빠가 오히려 날 걱정하고 데리러 왔어' 그렇게 생각했던 날들이요.

 

아주 영특하셨네요!(웃음). 그리고 너무나 절묘해서 감탄했던 것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가 현수 엄마를 막 감시하고, 그래서 현수가 위기를 느끼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었어요. 처음에는 그림 없는 상태에서 글을 먼저 쓰시고 나중에 그림이 입혀진 책으로 보셨을텐데, 책하고 정말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라 만족이 크셨을 것 같아요.

 

김중석 작가님을 만난 게 굉장한 행운인 것 같아요. 첫 책을 내는 신인이 이런 그림을 받아서 작업을 할 수 있다라는 게. 아마 제가 봤을 때는 그분 그림 작품 중에 <엄마 사용법>에 있는 그림이 최고인 것 같아요! 이게 걸작이에요, 그분의 걸작(웃음). 앞으로 김중석 선생님, 그리신 작품 중 대표작이 뭡니까 물으면 <엄마 사용법>이라고 하셔야겠다(웃음).

 

그리고 <엄마 사용법>에 악역이 한 명 나옵니다. 정태성이라고(웃음). 정태성이 알고 있는, 정태석이 생각하는 엄마의 역할이랑 현수가 얘기하는 거랑은 조금 미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었어요. 인상적이었던 건 엄마랑 구름을 같이 보고 싶다고 말했던 거였어요. 엄마랑 구름을 보고 싶어하는 아이? 흔히 볼 수 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구름 보는 걸 좋아해서요. 산책하면서 구름을 보는 걸 좋아해요. 하늘에서 구름 모양이 자꾸 변하잖아요. 야, 저 구름 예쁘다 그러다가 다시 보면 구름이 모양이 또 바뀌어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재미있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그럴 줄 알았는데...(웃음)

 

저도 갑자기 밖에 나가 엄마랑 같이 구름을 보고 싶어지네요! 또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건요. 태성이나 현수처럼 작가님이 갖고 계시는 엄마의 이상형이라고 해야 할까, 현수를 빌려서 들려주시지 않았던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엄마 사용법>에서 현수가 엄마한테 원하는 게 분명하게 있잖아요. 어떤 부분은 제 어린 시절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바라는 건 엄마가 절 혼내주시는 거? 과자 만들어주면서 재료 심부름 시켜주는 것? 다른 친구들 보면서 이런 게 부러웠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중학교 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고등학교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가, 고등학교 지나고 대학생이 되면서 친구들이 하는 투정을 듣잖아요. 엄마 때문에 미치겠어, 우리 엄마 왜 이래하면서 투덜투덜(웃음). 우리 엄마가 나 야단쳐하고 하소연하는 그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과자를 만들어줬다라는 것보다 그것 때문에 심부름을 시키는 것, 뭣 좀 사와라 하는 것 자체가 부러웠거든요. 그런 엄마가 부러웠기 때문에 <엄마 사용법>에도 그런 마음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그렇잖아. 사람들은 이웃집 아이한테는 야단을 안 쳐요. 잘해주잖아요. 내 아이한테는 야단을 쳐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야단을 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제가 가장 엄마한테 바라는 모습 같습니다.

 

고릴라도 그렇고 현수네 엄마도 그렇고 마음이 생긴 장난감이잖아요. 장난감에 마음이 생기면 무거워진다는 설정, 마음의 무게를 보여주는 장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썼던 말인데요. 처음 막 배달된 엄마는 가볍잖아요. 그래서 엄마가 들어 있는 박스도 현수가 거뜬히 들 수 있고요. 나중에 사람이 되고 나면 무게 차이가 생기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하는 생각에서 나온 설정이었어요. 써놓고 보니까 정말 중요한 말이었구나 생각했고요. 가끔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쓸 때는 몰랐었다가 나중에 의미를 알게 되고 그게 정말 중요한 문장이 되는 경우들이요.

 

우여곡절 끝에 엄마가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되고, 결말에 이르러 현수는 '엄마 사용법'을 완전히 익히게 되는데요. 이제 아빠 차례로 넘어와서 아빠가 아내 사용법을 배워야 될 것 같아요. 아빠도 현수처럼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아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빠도 기본적으로는 현수를 이해해주려고 하는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은 책에 엄마와 현수와의 관계만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만, 나중에 이어질 엄마하고 아빠하고의 관계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빠는 거기에 맞춰서 엄마를 현수처럼 사랑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문학상 삼관왕이시더라구요. KB작가상이랑 한국안데르센 상, 그리고 창비 좋은 어린이 책 수상까지.


KB같은 경우에는 얼마 안 됐지만 단편 부문에서 빨리 자리를 잡은 공모전이라고 생각하는데 2010년도부터 신인들을 대상으로 단편 공모를 했었어요. 저 때도 그랬고 한회에 천 편 가까이 응모가 되는 것 같아요. 한국안데르센 상 역시 단편 공모전인데, 이름이 너무 멋지지 않나요?(웃음). 창비 좋은 어린이 책은 꼭 갖고 싶은 타이틀이었죠.


이렇게 상을 받은 작품들을 무조건 좋은 동화라고 할 수 없지만, 수상작 중에 좋은 작품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그만큼 독자분들도 매년 기다리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데요. 작가님께서도 작가인 동시에 동화를 읽는 독자기도 하니까 여쭤보고 싶어요. 독자분들이 문학상, 어린이 문학상에 기대하는 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새로운 작품이라고 할까요. 문학상 수상작 심사에서 똑같은 작품을 뽑지는 않잖아요. 한발이라도 앞선, 전진을 했다라고 하는 작품들을 뽑기 때문에 그래서 기존 작품과는 뭔가가 다르겠지 이런 기대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로 활동하시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글은 계속 쓰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한 10년? 처음에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대학교 때는 학자가 되고 싶었죠. 사회학자가 되고 싶었다가 대학원을 안 가게 됐고, 그렇다면 뭔가 창의력이 있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소설은 시간은 좀 걸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해보자. 시나리오 쓰는 일은 한 2~3년 정도 한 것 같아요. 그쪽에서 일하다가 돈 떨어지면 취직을 하고, 취직했다가 돈이 좀 모이면 다시 글을 쓰고. 그런 반복을 하다가 동화를 쓰자 생각한 건 어린이 독서지도를 하게 되면서부터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화를 굉장히 좋아했지만, 쓰는 건 당연히 소설일 거라고 생각을 해서 관심을 안 가졌었거든요. 독서지도를 하면서 동화를 읽으면서, 아 내가 예전에 진짜 몰입했던 이야기들인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렸을 때 봤던 동화책. 피노키오라든지 몬테크리스토 백작... 다시 이 이야기들을 읽게 되니까 무언가가 돌아온 느낌이 들었지요.


요새는 공부랑 학원 때문에 아이들 책 읽을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많고... 초등학생을 둔 부모님들께서 간혹 동화책 나이가 지났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가끔 있거든요. 아이들이 좋아할 정말 멋진 책들이 많은데...


그건 제가 봤을 때 어머니들께서 약간의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독서지도를 하다 보면,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 공부 잘하고 똑똑하거든요. 책이라는 것이 사고력을 길러줄 수밖에 없거든요. 영어를 하든 사회를 하든 과학을 하든 모든 공부의 기반은 사고력의 문제니까요. 학원 수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이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많요. 초등학교 3, 4학년에 올라가면 책을 읽은 아이와 읽지 않은 아이들 사이에 격차가 확 벌어져요. 이제부터는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사고력이 반드시 필요한 그런 문제들을 풀어야 하거든요. 달라져요. 부모님께서 정말 아이가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진짜 괜찮은 아이가 되길 원하신다면 책을 진짜 많이 읽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것은 특히 어렸을 때 결정이 많이 나죠.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솔직히 읽힐 시간이 더 부족하고, 그때 가서는 본인 스스로가 읽고 싶어하지 않으면 정말 방법이 없으니까. 저학년 때 책을 많이 읽혀 줘야 아이들이, 진짜 어머니들이 원하는 그런 아이가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정말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는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즐겨서 읽으시는 작품을 소개해주셔도 좋고요.


예전에는 움베르토 에코를 많이 좋아했고요. 요즘에는 주로 이제 신화 계열 책들을 많이 읽거든요. 신화 해석하는 것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요. 한국 동화작가로는 마해송 선생님. 그분이 <토끼와 원숭이> 쓰신 것 맞죠? <떡배 단배>를 어렸을 때 읽었는데 처음에는 한국동화인 줄 몰랐었고요. 그 <떡배 단배>하고 <토끼와 원숭이> 이야기는 세계 어느 동화하고도 견주어도 앞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작품이 많이 안 알려졌더라구요. 저는 한국동화 중에서 딱 한 작품만 고르라고 하면 이 작품을 꼽을 것 같아요. 최고예요!

 

<엄마 사용법> 이후에는 어떤 작품을 쓰고 싶으세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긴 한데, 구상하고 있는 단계라서 정확하게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주인공들이 저절로 엉뚱한 데로 갈 때가 있거든요.

 

그럼 그 주인공들을 따라가시는거죠?

 

예, 그러니까 글을 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흔히 작가를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신과 같은 존재라고. 근데 전 그말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 말 안에는 작가가 이렇게 꼭두각시처럼 움직인다는 그런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래서 그 말은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드는 생각은 그 말이 틀렸기 때문에 맞는 말이다라는 건데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성경에 창세기가 있잖아요.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이 설계를 딱 했거든요. 아마 하느님의 뜻대로 됐으면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그들은 에덴 동산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났을 거예요. 근데 주인공 아담하고 이브가 갑자기 엉뚱한 짓을 하거든요. 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거기서부터 긴 이야기가 뻗어나오는 거잖아요.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도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내가 설계를 하고 인물과 배경까지 다 만들었는데 주인공이 갑자기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 갑자기 이야기가 커지고 증폭되고 달라지고. 하느님이 원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결과론적으로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거든요. 요즘에는 그런 재미를 좀 느낄 때가 있어요. 나 생각이랑 관계 없이 얘기가 가고 있네? 생각도 못한 엉뚱한 길로 튀었는데 좋다! 그래, 가보자! 이렇게요. 그래서 아직 다음 작품은 틀도 세우고 배경도 만들었는데 그 인물들이 어떻게 어디로 갈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엄마 사용법>, 독자분들이 어떻게 읽어주시길 바라고 계세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장 기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재미있다, 없다일 것 같은데요. 감동? 이런 건 아이들 입에서 잘 나올 수 없는 단어니까 일단은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읽고 나서 따뜻한 느낌, 왠지 엄마 옆에 가서 기대고 싶은 느낌 같은 걸 받았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엄마 사용법>이 엄마를 한번 안아주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쑥스럽겠지만 엄마를 한번 안아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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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6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7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화작가 임정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의 추천글입니다.

 

사랑스런 동생들아, 만세다 만세!

김향이 선생님 작품에는 늘 따스한 가족의 정이 흐른다. 하지만 그 따스함이 처음부터 척척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족들 사이에는 많은 갈등이 생겨난다. 특히 부모님들이 늘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라고 수없이 말씀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애 있게 지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부모에게 효도하기, 형제간에 우애 있기가 본능이라면 부모님들이 그리 중요성을 강조하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쉬지 말고 숨을 쉬어라, 배고프면 울어라, 그런 걸 강조하는 부모님은 한 번도 못 보았으니까. 우리가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맞수는 바로 형제였다. 형 입장에서는 혼자 독차지하던 사랑을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갑자기 뚝 떼어 내줘야 한다. 무슨 날벼락이람! 동생은 더더욱 억울하다. 태어나 보니 이미 형이 버티고 있어 형의 일거수일투족을 가늠하며 생존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민재는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형만 챙기고 민재에게는 꼭 팥쥐 엄마처럼 냉랭하게 대하기 때문이었다. 민재는 서럽고 서러웠다. 동생 민재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기 싫은 것만 해야 하고, 민재가 정작 배우고 싶은 것을 형 선재가 배운다.(실은 민재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형 선재 역시 하기 싫은 걸 엄마 때문에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형도 나름대로 억울한 것이 왜 없겠는가만, 거기까지는 민재가 알 바 아니다.)

 

엄마는 형이 조금만 피곤해 보여도 걱정하면서, 민재가 아무리 이가 아프다고 해도 약조차 안 찾아 준다. 이런 불공평한 대우가 어디 있느냔 말이다. 민재는 형이 미운 게 아니었다. 다만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민재의 눈매는 스르르 풀린다. 그게 민재만의 바람이겠는가. 우리 모두의 바람이지.

 

김향이 선생님이 다음에는 형의 억울함도 작품으로 풀어 주시기 바란다. - 임정진(동화작가)

 

전문가가 선택한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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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어린이 어휘 교과서> 책임편집자 이슬아님의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소개글입니다.

 

어휘를 알고, 큰 세상으로 나아간다

최근 들어서 과거로부터 축적된 정보가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언어를 접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많은 글을 접하고, 여러 가지 어휘들을 읽어내고 있지만, 정작 독해 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것은 정독하지 않고, 어휘 속뜻을 읽어내지 못한 채 어휘 겉모양만 외우고 있기 때문일 게다.

 

모든 책을 읽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정보를 습득할 때도,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어휘력이 기본이다. 어릴 때 어휘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청소년, 성인이 되어서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러한 때에 <똑똑한 어린이 어휘교과서>의 등장은 반갑다. 이 책의 등장은 어휘가 달려 다양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공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책이 아니라, 더 많은 어휘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새로운 어휘를 알아 간다는 건 이전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말한다. 한정된 어휘 안에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도 상당히 한정적이 되어버린다. 무릇 풍부한 어휘력과 하나의 단어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아이들의 사고도 키워낸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 새로운 어휘를 알아 가는 것이라고 한 게다. 게다가 각 어휘마다 연결 고리를 만들어 좀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끊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남반구'를 보라. 지구는 둥글고, 위아래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뭐든 '북반구' 위주로 생각한다. 언제나 7, 8월은 덥다라는 것은 우리의 편견이다. "중요한 건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거지." 이게 어휘에 대한 이 책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결국 이 책의 마지막 대단원은 '나'로 끝이 난다. 여러 어휘,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세상을 탐험하고, 드디어 '나'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해 묻는다. 우리 아이들은 단지 어휘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낸 셈이다. - 이슬아(어린이 책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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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홍주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내 동생은 렌탈 로봇>의 추천글입니다.

 

숙제해 주는 로봇, 친구가 되어 주는 로봇, 심부름 하는 로봇, 간호 로봇, 청소 로봇... 어린 시절에는 만화책과 TV 만화에 나오는 각종 로봇이 나의 상상의 나래 안에 있었다. 숙제가 밀려 고통 속에 하루 온종일을 보내야 했던 개학 전날엔 더욱더 숙제 로봇이 간절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로봇, 내가 시키는 대로 다 따르는 로봇! 상상만 해도 신이 나고 스트레스가 풀렸다. 그런 로봇을 빌려 쓸 수 있다니! <내 동생은 렌탈 로봇>이라는 책 표지의 제목이 솔깃한 이유이다. 기술의 발달로 몇몇 로봇은 가정에서 실제로 쓰이게 되고 현재 우리 집에서도 청소 로봇을 쓰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란 심장을 갖지 않은 비 생명체일 뿐. 대화가 되고 감정의 공유가 가능할 수 있는 생명체는 아니다. 그런데 4학년의 겐타는 생명이 있는 로봇을 갖길 원했다. 그것도 동생 역할을 할 수 있는 로봇, 즉 동생 로봇, 아니 완전한 '동생'을 말이다.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는 사실은 모른 채 행복한 형제 관계만을 상상했을 것이다.

 

로봇이라는 기계적 매개체를 통해 휴머니즘적인 이야기를 완성시킨 다키이 사치요의 상상력은 유쾌하다. 그는 읽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를 유발시킨다. 몇 가지의 에피소드는 간단하면서도 복선이 깔려있다.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순간에는 놀라울 정도로 관심을 빨아들이는 재미가 있다. 어른 독자들은 영화 <인셉션>처럼, 타인의 꿈 속에 들어가 나의 생각을 심고, 생각을 빼앗기도 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꿈에서 깬 상태가 아직도 꿈인 상황을 경험해 본 어린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흥미진진함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앞부분을 다시 뒤적거리며 어디서부터 꿈이었나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4학년의 겐타는 잠시 빌린 동생 로봇을 통해 사랑과 갈등과 분노와 그리움, 모두를 길지 않은 시간에 경험한다. 동생 로봇 쓰토무는 기계적 요소는 전혀 느낄 수 없이 완벽한 사람 형태이며 완전한 독립체여서 형인 겐타와 형제관계를 이룰 수 있었다. 겐타는 동생과 간식도 나누어 먹어야 하고, 게임도 같이 하고, TV 보는 채널도 양보해야 하며, 엄마의 사랑도 나눠야 했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식의 겐타의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순간은 오해와 편견이 뒤섞여있는 왜곡된 것이었지만 어린 겐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동생을 버린 죄는 혹독한 결과로 돌아온다. 후회와 그리움으로 말이다.

 

Only Child, 외동아들, 외동딸로 사는 것은 부모의 사랑을 나누지 않고 다 가질 수 있고, 주어진 물질도 갈등 없이 누릴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더 소중한 '나눔'의 아름다움과, 갈등을 해결하는 '성숙함'을 성장 과정에서 놓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런 빈틈을 채워 주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어린 동생이 나의 행복을 빼앗아 갔다는 분노를 느끼는 형에게도, 내 마음대로 부려먹을 동생만이 필요한 형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 홍주진(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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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현초등학교 교사 임정선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욕쟁이 찬두>의 추천글입니다.

 

요즘 교육현장 최대의 화두는 '왕따'와 '학교폭력'이다. 연일 수도 없는 지침이 학교 현장에 쏟아지고 학교는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예방교육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청소년 위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왕따나 학교폭력을 당했거나 혹은 가담한 경험이 10명 중 1명에 이른다고 한다. 말은 안했지만 내 아이도 그 경험을 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찬두는 전학 간 첫날부터 아이들의 놀림과 괴롭힘을 받는다. 그러다 단 세 마디의 욕으로 아이들을 벌벌 떨게 하는 6학년 귀고리 형을 보고는 완전 넋이 나간다. 그 날 이후 찬두는 처음에는 그냥 따라 하다가, 그 다음엔 재미로 하다가, 멋져 보이는 것 같아서 하다가, 화가 나서 하다가, 딱 맞는 말이 없을 때도 욕을 한다. 또 게임을 할 때 더 재밌고, 세 보이려고 욕을 한다. 아이들은 그런 찬두를 욕짱이라며 치켜세우고 찬두는 더욱 신나게 욕을 한다. 자신이 받은 상처 그대로를 다른 친구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찬두를 걱정하던 연우가 욕으로 준 상처는 연고를 발라도 나을 수가 없어서 때리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눈물을 흘린다. 연우를 좋아하는 찬두도 마음이 아프다.

 

왕따를 시키거나 당하는 학생들은 모두 아프다. 귀고리 형도 특목고를 가야 해서 아프고 찬두도 엄마와 아빠가 헤어져서 아프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있어 얼리 어댑터지만 눈에 보이는 발전만큼 문화나 철학의 발달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아이들 역시 생명존중이나 다른 사람의 권리존중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내면의 가치관을 확립하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어른들은 아이들의 아픔을 보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힘을 모아 마음 아픈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찬두가 너무나 좋아하는 연우처럼.

 

- 임정선(잠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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