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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시인 이상교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비밀의 강>의 추천글입니다.

 

코끝이 가리킨 비밀의 강
2012년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인 그림책 <비밀의 강>은 순수한 동심이 찾아낸 대자연의 비밀과 아낌없는 나눔의 미덕을 그린 수작이라는 표지에 실린 글에 걸맞은 그림책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플로리다 숲 속 마을이며, 주인공인 시 짓기를 좋아하는 소녀 칼포니아는 단란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마을에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서 아빠의 생선 가게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한다. 생선 가게가 위기에 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을 사람들의 생활 또한 곤궁하게 된다. 칼포니아는 아빠를 돕는 것은 물론 마을 사람들을 돕고자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비밀의 강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준 사람은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알버타 아주머니로, 칼포니아는 아주머니를 만나기 전 낚싯대를 챙겨 들고 힘이 센 자신의 개 버기 호스와 함께 집을 나선다. 칼포니아는 알버타 아주머니가 말해준 코끝이 이르는 대로길을 따라가 마침내 비밀의 강에 이르게 된다. 비밀의 강에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많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메기가 많았다.

 

메기를 잡아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칼포니아는 배가 몹시 고픈 부엉이, 곰, 표범을 만나 그들에게 싱싱한 메기를 대접한다. 세 동물에게 갓 잡은 메기를 선물하는 것으로 자연의 은혜를 입은 사람은 그것을 베풀어야 한다는 교훈을 또한 전해준다.

 

작가는 칼포니아가 비밀의 강을 찾고 메기를 잡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자연에 다가갈 때 자연이 응답하고 도와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낸 뒤, 칼포니아는 베기 호스와 함께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서지만 비밀의 강은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칼포니아의 물음에 알버타 아주머니는 말한다.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그림책 <비밀의 강>은 그림책이라면 어린이들만이 보는 책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책으로서, 지순한 동심의 가치, 풍요로운 자연의 선물, 배려와 나눔의 미덕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권위 있는 칼데콧 상을 두 차례 받은 일러스트레이터, 레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 부부가 그려 낸 플로리다의 환상적인 풍경은 신비함이 느껴지는 글에 어울리며, 더욱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그림을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은, 마음에 오래 두고 삭일 만한 그림책이다. - 이상교(동화작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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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기택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의 추천글입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도 여러 번 읽었던 시입니다. 그런데 예쁜 그림책으로 다시 읽으니 다른 시를 읽는 듯 울림이 더 크고 깊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마치 시를 그림으로 그린 듯합니다. 글자들은 눈이 되고 바람이 되고 나무와 새들이 되어 숲으로 퍼져나가는 듯합니다. 글은 적고 흰 눈 가득한 그림은 많아서 저절로 시를 천천히 읽게 됩니다. 눈 내리는 숲으로 들어가서 눈과 마음을 눈으로 가득 채우게 되고 숲의 나무들처럼 숨을 크게 쉬게 됩니다. 시인과 당나귀처럼 멈춰 서서 숲을 바라보게 됩니다. 숲의 나무가 되어 한없이 눈을 맞게 됩니다. 가던 걸음과 할 일과 만날 사람을 잊고 오래도록 숲에서 쉬게 됩니다. 숲의 나무와 동물과 함께 눈과 겨울바람을 맞으며 산속의 깊은 겨울을 즐기게 됩니다.

 

말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너무 말을 많이 하거나 떠들거나 제 말만 맞는다고 우기면 다투게 되고 마음이 다치기 쉽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는 말은 적고 상상은 많이 하게 하고 마음은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줍니다. 시는 말을 쉬거나 건강하게 해주는 말이라는 걸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이 시집은 느릿느릿 읽어야 맛이 잘 우러납니다. 아껴두고 조금씩 상상하면서 읽으면 그때마다 처음 읽는 듯 새로운 느낌이 올 것입니다. 더운 여름에 읽으면 또 다른 맛이 날 것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자기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들여다보세요. -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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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철 작가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고추의 한살이로 들여다본 고추밭 생태계, 고추>의 추천글입니다.

 

이 책은 쌀, 콩과 더불어 우리의 주요 먹을거리인 '고추'의 한살이를 서정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 등장하는 농사법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갈지 않은 밭에 고추씨를 직접 뿌립니다. 그 이유는 땅에 씨를 직접 뿌려야 스스로 뿌리를 깊이 내려 튼튼하게 자라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치지 않아야 지렁이, 칠성무당벌레, 사마귀 등 온갖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고추의 성장 과정뿐만 아니라, 밭에 사는 다양한 생명체들과 고추가 서로 돕고, 싸워가며 만들어내는 고추밭 생태계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씨앗에서 씨앗으로! 생명의 순환을 이야기하는 책
이 책은 주인공 고추씨 '꼬돌이'의 시선으로 고추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늦은 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린 꼬돌이는 산초에 의해 밭에 심어집니다. 누렇고 작은 코딱지 같던 꼬돌이의 꽁지에서 뿌리가 나는 것을 시작으로 꼬돌이와 고추씨 친구들은 고추 나무로 무럭무럭 자라며 차츰차츰 자신들이 누구인지 깨닫습니다.

 

끈질긴 천적들의 공격과 매서운 태풍을 이겨내고 어엿한 어른 나무로 자란 고추씨들은 여름내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고 늦가을이 되어 서리가 내리면 자신들의 한살이를 마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은 아닙니다. 꼬돌이의 열매 중 일부는 이듬해 다시 밭에 뿌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고추의 한살이가 끝난 밭은 시금치와 양파들의 차지가 됩니다.

 

이 책은 사실 '생명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추씨에서 시작해 한살이를 마친 고추들은 다시 씨앗으로 이듬해 밭에 돌아오고, 땅 또한 고추밭에서 양파밭으로 다시 고추밭으로 돌고 돕니다. 그리고 고추밭에 기대어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도 살고 지고 새 생명이 태어나며 삶을 이어갑니다.

 

이 책은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생명의 순환'을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나타내어 어린이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주제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고추 외에도, 시골에서 자라는 산초와 고양이가 친구로 등장해 좀 더 흥미진진하게 고추밭 생태계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생태 정보 그림책에는 <쌀>과 <콩>도 있어, 우리의 3대 먹을거리인 쌀, 콩, 고추의 성장 과정과 논밭 생태계를 아울러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위기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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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배방초등학교 교사, 그림책 연구가 최은희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난 책 읽기가 정말 싫어!>의 추천글입니다

 

진정한 책읽기에 대해 묻고, 깨닫게 하는 낮은 목소리

 

책 읽기를 정~말 안하는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난 책 읽기가 정말 싫어!>를 읽으며 우리 집 아들들이 떠올랐다. 두 녀석 모두 '책을 돌 보듯이' 한다. 고등학생 녀석은 줄곧 영화만 찾아보고, 중학생인 녀석은 밤에 앓는 소리를 낼 정도로 뛰어논다. 당연히 고즈넉이 앉아 책 볼 시간이 없다. 학교 공부를 하느라, 학원을 다니느라 바빠 못 읽든, 놀이에 빠져 안 보는 거든, 어쨌든 요즘 아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아니 어쩌면 책 읽는 것이 다른 것을 제치고 달려들 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이 <나는 책 읽기가 정말 싫어!>를 읽을 거라는 기대는, 책을 읽어야 좀 더 풍요로운 마음밭을 가꿀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진 어른들의 헛된 꿈일 뿐이다.

 

책 읽기에 대해 들려주는 글쓴이의 진솔한 경험은 어린 독자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그 이야기를 듣는 대상은 어른 독자이다. 따져보면 이 책은 어른 독자가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권장도서와 필독도서 목록을 나눠주는 선생들은 과연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까? 아픈 되새김이지만 아이들에게 나눠준 도서 목록에 나오는 책을 다 읽어본 선생은 몇 명이나 될까? 또 책읽기에 대해 선생들이 가진 생각을 가치 있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아프게 묻는다. 결국 이 책의 진정한 독자는 끊임없이 책읽기를 강조하는 어른 독자이며 그들을 향해 던지는 아픈 질문이다.

 

책읽기는 놀이이기 때문에 '해도 되는' 것일 뿐
글쓴이의 시각은 책읽기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그럼에도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왜일까? 우선 책읽기를 지나치게 엄숙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다. 책 읽기를 신 나는 놀이 가운데 하나이며, 꼭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도 되는' 선택의 책 읽기가 가진 좋은 점을 교실에서 만나는 한 명 한 명을 꾸준히 관찰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넌지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가?' 스스로 묻게 한다. 또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선생이 읽어주면서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내면 저 밑에 있는 호기심을 건드린다. 읽고 싶어 안달이 나게 살짝살짝 당근을 물려준다.

 

그 당근 가운데 하나가 '책 읽기를 금지'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독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극도의 결핍이 주는 간절함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선생님이 왜 이런 극단의 방법을 선택했는지도 이해가 간다. 어쨌든 선생님 반 아이들에게 이 방법은 효과를 거둔 듯하다. 책읽기를 놀이로 여기는 선생님이 '놀이'를 금지하니 아이들은 '책읽기 놀이'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던 거다.

 

선생님은 '책 읽기를 금지'했지만,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읽어 주었다. 끊임없이 놀이에 대한 간절함을 자극한 것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책읽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몸을 움직여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책읽기를 하면 이런 점이 좋다,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책읽기 지도에 성공했다'는 요란한 성공담과는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이며, 이 책이 주는 울림이며 매력이다.

 

아, 이 책 읽고 싶어지네
<난 책 읽기가 정말 싫어!>의 또 다른 매력은 책에 얽힌 글쓴이의 경험과 아이들의 삶을 들려주는 데 있다. 책을 읽으며 변화하고 성장한 모습에 대해 말하면서 예를 든 <나의 린드그렌선생님>,<빨강머리 앤>, <하이디>,<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모모>, <끝없는 이야기>, <주문이 많은 요리점>,<나의 산에서>, <선생님 팔기 대작전>과 같은 책은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처럼 글쓴이는 절대 목소리 높여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과 얽힌 진솔한 경험을 날실과 씨실로 직조하면서 책읽기가 주는 효과와 참된 목적이 무엇인지 독자가 깨달을 수 있도록 한다.

 

책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에 대한 눈을, 사람과 자연에 대한 자세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난 책 읽기가 정말 싫어!>는 이해하기 쉬운 글이지만, 결코 쉬운 글이 아니다. 책 읽기조차 경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왜곡된 독서교육의 현실에 따끔한 반성을 요구하는 책이다. 더 많은 책을 읽어 머리에 채워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책읽기가 아닌 삶에서, 세상 속에서 실천해야 함을 조용하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진정한 책읽기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 묻고 깨닫게 만드는 귀한 책이다. - 최은희(충남 아산 배방초등학교 교사, 그림책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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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성 여자 중학교 영어 교사 김의현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셰익스피어 이야기>의 추천글입니다.

 

셰익스피어를 좋아하시나요?

 

영문학을 공부하며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그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안티'라고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요. 사실 셰익스피어 작품이 읽기 쉬운 편은 아닙니다. 분량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 영어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를 어렵다고 느낄망정 싫어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400여 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어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작가인 셈입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하나같이 셰익스피어를 좋아할까요? 모두가 그의 희곡을 책으로 읽거나 무대로 접하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누군가로부터 건너 듣는 것만으로도 선명하게 기억날 만큼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진짜로' 셰익스피어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한 번 안다고 생각하면, '다시' 알기 위해 노력을 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이쯤에서 다시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진짜'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싶지 않으세요?

 

저는 진짜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4대 비극, 5대 희극뿐만이 아닌 다른 작품들을 두루 읽어 보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셰익스피어를 만나게끔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책이 바로 <셰익스피어 이야기>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수필가 찰스 램과 메리 램 남매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20편을 소설로 각색한 <셰익스피어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 주면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나침반입니다. 셰익스피어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랑, 질투, 미움, 원망 등의 감정을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야기 속에 담아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일단 한 번 접하면 만사 제쳐 두고 끝을 보게 됩니다. 그만큼 줄거리가 흥미진진합니다. 또 결말이 편안합니다. 작품 대부분이 나쁜 이가 벌을 받고, 착한 이가 행복해지는 권선징악적 결말이라, 접하고 나서 삶의 부조리함에 몸을 뒤틀 일이 별로 없습니다. 맛깔나며 깊이 있는 대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어른인 점, 지문이나 대사에 사용된 어휘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쉽지 않다는 점, 분량이 길다는 점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았습니다. 램 남매는 이 점을 고려하여 셰익스피어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친절한 길잡이를 자처했습니다. 우선 남매는 누구나 셰익스피어를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두세 시간 공연 분량의 희곡을 열다섯 장 안팎의 소설로 압축했습니다. 희곡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한 거지요. 또 상황이나 사건을 묘사하거나 대화문을 쓸 때 쉬운 말로 쓰되 셰익스피어의 원래 표현을 되도록 살려 셰익스피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잘 알려진 작품 이외의 작품을 두루 만나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엮었습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심벌린」, 「착각 희극」, 「아테네의 타이몬」 같은 작품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덕분에 20편의 작품을 다 읽고 나면 각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 끝나고, 얼마 후면 봄 방학입니다. 새 학기에 앞서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읽어 보면 어떨지요? 고전으로서의 셰익스피어뿐 아니라 문학에서 삶을, 삶에서 문학을 찾는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작가로부터 배운 태도로 희망차고 즐거운 새 학기를 준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김의현(서울 덕성 여자 중학교 영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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