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원은 단편소설 중심으로 논술 수업을 한다. 교과과정을 감안하다 보니 아무래도 최근 작품보다는 광복을 전후한 시기의 소설을 읽는다. 예전 소설에 옛말이 많이 나올 것은 당연지사. 예컨대 김유정 선생의 소설은 농촌을 무대로 하는데 농기구나 동식물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강사인 나조차 모르는 말이 있다. 나처럼 성인이라 해도 도시에서만 자란 이들은, 쟁기와 디딜방아의 용도는 어렴풋하게나마 알더라도 그 생김새까지 아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보리 국어사전」은 농기구나 동식물의 그림이 포함되어 있어 이해가 수월했다.
또한, 낱말 풀이도 우리말로 쉽게 해설하고 있어서 학생들 눈높이에 꼭 맞으리라 본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전 읽는 습관을 기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개중 잘 따르는 학생 하나는 기특하게도 사전을 곁에 두고, 다음 수업에 공부할 소설을 읽었단다. 그런데 한다는 말이, 해설이 어려워서 해설 속에 나온 낱말을 또 찾아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사전을 찾아 읽는 습관이 채 들지 않은 아이들이 이중, 삼중으로 사전을 찾는 건 따분한 일이리라. 그런 수고를 「보리 국어사전」은 덜어 준다. 아이들에게 사전을 읽는 일이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보리 국어사전」이 알 수 있게 해 주리라 생각한다.
- 서울 노원구 심은희 언어관, 중등부 논술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