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아프다.
150여 분의 상영시간을 꿋꿋이 견뎌내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음악을 뒤로 한채
화장실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울컥했다.
마음이 아파. 흑...

李安 감독 좋아.

뭔가 시를 쓰고 싶어지는 흥분한 이맘 어찌할꼬.
다시 보러 가고 싶다.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 잠깐 졸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베드신. 멋있었어.

드라마 보러 가야 해서 이만 줄이지만,
이따 맘 내키면 어느 작가의 시를 한편 실을지도 모르겠다.

 

---------------------------------------------------

 

애인이여

잠들지 말고 기차를 타라
기차가 달려가 멈춘 그 강가
갈대숲에 버려진 은장도를 주워
정처없는 내 가슴에 내리꽂아다오
피에 젖어 바다가 흐느낄 때까지
흐느끼다 수평선이 사라질 때까지
은장도를 꽂은 채 내 싸늘한
사체 한 토막 바닷가에 던져다오
파도에 어리는 희디흰 달빛으로
달빛을 물고 나는 기러기떼로
나 죽어 살리니 애인이여
밤이 오면 잠들지 말고 기차를 타라

-- 정호승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즈행복 2007-11-1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해서가 아니라 드라마가 좋아서 여성관객이 많이 몰린다는 기사를 봤어요. 아, 나는 언제 이런 영화들 보나~

하루(春) 2007-11-1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판 DVD 나오면 사려구요. 멋있고 애절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죠.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큰 스크린으로 나오는 장면과 웅장한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미즈행복 2007-11-2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DVD로 보던가 해야겠어요. 놓친 영화를 다 DVD로 살 수는 없으니 다른건 다운로드 받아서? 헤헤헤...^^
 

*

지난번에 산 <와인의 기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예매권으로 '食客'을 봤다.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라 할까?
진짜 해야 할 이야기는 안(혹은 못) 하고, 엉뚱한 타이밍에 사람을 울린다.
감동 받다가 어이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그에 발맞춰 모든 인물들은 제 갈 길을 못 찾고 갈 지자를 그린다.

이하나의 연기는 특징이 없고, 김강우는 훈훈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인상 좋은 김강우의 표정 발견.

이제서야 만화를 빌려서라도 보고 싶어졌다.
허영만이 "진수성찬이네." 하더라.



**

커피 이벤트에 뽑혀 Kenya AA를 선물로 받았다.

 

 

 

 

 

집에 돌아오니 택배상자가 책상에 있길래 CD인 줄 알고
반가운 마음에 급히 열었더니 Kenya AA 200g와 Ethiopia Harrar가 들어 있었다.

부랴부랴 탭을 내 맘대로 뜯고(탭을 당기라 해서 당겼더니 탭이 떨어져버렸다. ㅋㅋ)
커피를 내렸다.

향이 되게 진하다.
진한 향과 반대로 맛은 아주 순하다.
향에 취하게 하는 커피.

좋은 커피 마시고 있자니 글이 절로 써진다. 음하핫~

 

***

<와인의 철학> 서평단에 뽑혔는데 하도 오랜만에 신청해
당첨자 명단확인을 이제서야 했다.
주소 등을 적으라는 기한이 오늘 아침 9시까지였는데 지나버렸다.

못 받으면 억울해서 어떻게 해...

'와인'이 한번은 날 웃음짓게 하고, 또 한번은 날 울상짓게 한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책 보내주세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haire 2007-11-0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김강우는 참 훈훈한, 편안한 표정의 청년이에요.
큭. 와인의 철학, 저도 당첨됐는데... 기한 지나 못 받으시면 어쩐다죠.. 아마 받으실 거예요. 혹시 못 받으심 제가 읽은 다음 토스해드릴게요. :)

프레이야 2007-11-0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의철학, 당첨도 축하해요!! 하루님 복이에요^^

하루(春) 2007-11-09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aire님, ㅋㅋ~ 토스.. 혹시라도 못 받으면 기다릴게요.
혜경님, 축하 고맙습니다. 그러나 아직 책이 제게 올지 안 올지 몰라요.;;

웽스북스 2007-11-1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정말요? 저 이하나 좋아하는데 ㅠㅠ 그래도 이영화는 안볼 거긴 했지만, ㅜㅜ
그런데 특징이 없단 말이죠? ㅠㅠ

미즈행복 2007-11-1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은 일이 많으셨군요. 추카추카!!!
 
10월, 당신의 추천 음악은?

 

감독 : 김광석 / 카수 : 이승환 / 주인공 : 김영광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즈행복 2007-11-06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좀 깨는 소리긴 한데, 왜 화면속의 인물이 최양락씨를 연상시킬까요? ^^

미즈행복 2007-11-06 0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게도 노래가 안들려요. 다른데서 들어봐야할까봐요. 흑흑

하루(春) 2007-11-0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양락이랑은 안 닮았는데...
근데 님 계신 곳이 미국이죠? 다른 분도 안 보인다더군요. 저는 아주 잘 보이고 잘 들리는데... 아쉽네요.
 
이승환 - 말랑
이승환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추억으로 가장한 벅찬 시간속의 우리
떨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나란 사람 

못다 한 내 사랑에 보낸다
 
I  loved you
치밀어 오르는 내 슬픔에 바친다
내 눈물이 내 노래가 너에겐 곧 나였다

중략

그래도 내 맘이 안 그래 
 I love you



이 앨범의 타이틀곡 <내 맘이 안 그래>를 듣기도 전
가사만으로도 눈물이 고였던 나는
이승환이 말했던 '좀 살아본', '사랑의 열병을 (심하게) 앓았던' 사람이다.

대중친화적, 상업주의 이런 말을 차치하고라도 이 앨범은 쉽다.
말랑말랑한 곡을 담았다는 뜻으로 앨범 제목도 '말랑'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승환이 줄곧 해왔던 rock을 버리진 못했다.

곡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strings를 내세운 전주는  
마치 푸른 초원에 누워 있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노래는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격한 감정의 동요를 겪는다.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사람이라면 쉬 동감할 만한 스토리다.

나는 이 노래만으로도 이 앨범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싶다.
요즈음의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승환 빠이긴 하지만
아.. 감동에 내 마음을 덥히고, 눈물로 내 몸을 적시고, 전율로 내 몸을 감싸주는
이 곡을 어찌 듣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가을, 저작권을 지켜주지 않는 이 험한 나라에서
꿋꿋이 음악하는 이승환에게 응원을 보내며
그 가슴 시린 기억을 떠올려 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11-06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차에 붙인 거예요? 전 내년도 다이어리에 붙일까 생각하고 있어요. 차에 붙일 때 폼이 날 것 같지만 차가 없으므로^^;;;; 리뷰 잘 읽었어요~

하루(春) 2007-11-0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5000장 한정 스티커가 제겐 3장이나 들어와서 기분 좋아요. ^^
 
[이벤트] 커피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원두 커피를 드려요!



저에게는 좋아하는 음료가 있습니다. 에스프레소가 베이스로 들어간 카푸치노지요.

처음엔 일명 다방커피라 불리는 커피 2스푼에 설탕과 프림이 각 3스푼씩 들어간 걸 어른들 따라서 마시다가 다디 단 설탕맛이 싫어서 인스턴트 커피만 손가락으로 살짝 넣어서 마셨었답니다.

하지만, 세상이 좋아지면서 인스턴트 커피는 이제 더이상 저에게 위안을 주지 못하게 되었어요. 비관적으로 보면 그런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던 저는 더이상 없는 거지만, 밝은 면을 본다면 저는 나름 진정한 커피의 맛을 알아가는 과정에 들어서게 된 거라 생각해요.

인스턴트 커피를 넣어 마시던 저의 취향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헤이즐넛 커피를 거쳐 아메리칸 스타일로 진화했죠. 그러다 분명 계기가 있었을 터인데 기억이 영..(요즘 제 기억력은 3초랍니다.;;) 아무튼 카푸치노로 정착하게 되었어요.

종로 옛 시네코아 옆에는 'Caffe Themselves'라는 곳이 있어요. 아마도 시네코아에 영화를 자주 보러 다니다 우연히 들르게 되었을 거예요. 저는 그 곳의 카푸치노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실제로 그 곳의 여러 바리스타들의 추쳔 메뉴가 카푸치노이기도 해요. 바리스타마다의 개성이 녹아 있고, 한번도 실망한 적 없는 그 맛이 문득 그립네요. 요즘은 바쁘고 시네코아가 스폰지하우스로 바뀐 후로 1달 전에 문을 닫아서 못 간지 좀 됐네요.

바로 옆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친구를 기다릴 때, 아니면 마음이 헛헛할 때 혼자 주로 바에 앉아서 카푸치노를 마시던 기억이 납니다. 늘 기분 좋고, 설레는 경험이었는데 12월에 다시 가야 겠어요. 저번엔 갔더니 바리스타가 우유를 예쁘게 모양내서 따라줘서 참 좋았는데... 갈 생각만으로도 들뜨네요.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계피가루 잔뜩 뿌린 카푸치노와 딸기가 잔뜩 들어간 케이크. ^^ 


개업기념일엔 저런 핸드폰줄도 줬구요.

요즘엔 저의 취향이 에스프레소로도 좀 치우치곤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영 좋은 향과 맛을 만나기가 힘들어서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저의 카푸치노 사랑은 식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이벤트에 참가하시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더불어 제게도 이벤트에 뽑히는 자그마한 행복이 온다면 기뻐 날뛸 것 같네요. ^^

이 밤, 맛있는 커피 한잔 드세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7-11-0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익과 커피 옆에, 보라색 꽃이 든 금속컵은 뭔가요?

하루(春) 2007-11-0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화가 담겨 있는 양동이죠. 장식용 소품으로 쓰이는... ^^

프레이야 2007-11-0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커피이야기가 당선 축하해요^^
커피 없인 못 사는 사람 여기 하나 있지요.

미즈행복 2007-11-02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염장성 글!
너무나 그립군요. 종로의 씨네코아...
맛난 커피 많이 드세요~ -그러나 중독이 되진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