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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여행을 하는 동안 봄이 온다는 게 느껴졌다. 아래에 있는 사진은 3월 20일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의 Three Sisters Island 부근에서 찍은 건데 공기가 찬데도 불구하고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다음 여행지는 시애틀이나 포틀랜드, 아니면 두 곳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이었으면 좋겠다. 시애틀은 9월인가 10월부터 다음해 4월 초까지 매일 비가 온다고 들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환상이 매일 비가 온다는 대목에서 깨진다. 아무튼 시애틀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다. 얼마 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 봤으니 말이다. 포틀랜드 역시 그렇다. 사실 아니었는데, 거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를 보고 가봐야 할 곳 목록에 넣었다.  

여행도 습관이 되고, 늘 새로운 곳을 다녀와도 채워지지 않는 게 여행의 욕망인 것 같다. 작년에 라스베가스에 2번 다녀오고, 그랜드 캐년도 다녀왔고, LA에도... 그리고 올해 솔트 레이크 시티와 샌프란시스코 등지, 동부 여행을 다녀오니 어찌나 가고 싶은 곳이 많은지 오늘은 동부 여행 다녀온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에 적립하고(채팅 상담 서비스가 있는 걸 모르고 국제전화를 걸었다), 오후 내내 비행기표만 검색했다.  

검색만 줄기차게 해대는 건 전기와 내 에너지 낭비 외에는 아무것도 물지 않아도 되니까... 왜 나는 늘상 떠날 궁리만 하는 걸까? 미래에 대한 준비도, 걱정도 하지 않는 채...  


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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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여행 다녀왔다. 
3월 18일 밤 비행기로 떠나서 4월 1일 밤 9시 경 샌디에고에 안착.  

날수로 따지면 15일. 첫 1주일은 추워서 고생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봄이 온다는 게 느껴졌다. 점점 날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15일간 열심히 걷고 추위와 피곤함과 싸운 결과, 감기를 달고 샌디에고에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증상이 심해져서 거의 내내 매일 15시간 이상씩 자면서 감기를 이겨내고 있다. 오늘은 학교에 다녀왔는데 오전 10시 반쯤부터 두통에 시달리다가 오후 6시쯤 결국 애드빌을 먹었다. 빌어먹을 애드빌!! 대체 몇 알을 먹어야 하는지 한 눈에 안 들어와서 다 뒤진 후에야 겨우 1알을 먹으라는 글을 발견했다. 

나의 여행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믿는다. 나이아가라 폭포(머문 곳은 루이스턴(Lewiston)), 보스턴, 뉴욕, 워싱턴. 모든 지역은 장단점이 있었고, 그 중 내 구미에 딱 맞는 곳은 루이스턴과 뉴욕이었다. 워싱턴은 좋았지만, 마치 "이것만 구경할 것."이라는 문구가 시 전체에 쓰여 있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그 어떠한 예쁘거나 아늑한 카페도 찾을 수 없었고, 그 어떠한 맛집도 없었다. 오로지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 가족과 정부 건물들, 타이달 베이즌의 벚꽃 축제가 전부였다. 사실 벚꽃 축제 따위 아무 관심도 정보도 없었는데 워싱턴에 머물던 첫 날, 길거리에서 만난 존이라는 사람이 "꼭" 가야 한다길래 "그래, 가볼까?" 했다. 그래, 여기서 벚꽃을 볼 수 있다는데 말야... 

그런데 우리나라로 치면 조폐공사 관람을 마치고 나왔는데 그 아래가 바로 타이달 베이즌이었고, 마침 벚꽃 축제를 시작한지 겨우 4일 지난 후였으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바로 직전이었던 것이다. 그 벚꽃 축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도 제대로 본 적 없고, 시간을 아주 제대로 맞춰 30-40분 후엔 해가 지는 것까지 볼 수 있었으니 마치 사막 한가운데에서 발견한 오아시스 같았다. 그 전까지 그토록 아프던 다리도 전혀 아프지 않았고, 나는 룰루랄라 흥얼거리며 사진을 찍고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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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샌디에고에서 산호제(San Jose)로 떠났다가 3월 14일 샌디에고로 돌아오는 하루 정도 모자란 감이 드는 여행이었다.  

룸메(이름은 C)의 원래 집이 산호제인데 학교 때문에 샌디에고에 혼자 와서 살고 있다. 지난주 봄방학을 맞이하여 산호제에 간다고 1월에 이미 비행기표를 사놓고 들떠 있었다. 약 3주쯤 전 C와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 친구를 따라가고 싶어졌다. 원래 동부여행을 3명의 친구와 가려고 했는데 환율이 미친 듯이 오르고 지랄이어서 동부여행은 포기할 요량이었다. 캘리포니아 여행을 4일 다녀오는 건 경제적인 부담이 훨씬 덜하니 가볍게 다녀올 생각으로 그냥 C한테 "널 따라가고 싶은데 괜찮겠니? 나 농담하는 거 아니야." 했더니 엄마한테 전화를 해보더니 좋다는 거다. 그래서 그 다음날 비행기표를 끊었다. 

C는 월요일에 떠났고, 나는 수요일에 떠났다. C의 집은 산호제에서 가까운 산타 클라라(Santa Clara)에 있다. 12일에는 C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차이나타운, 피셔맨스 워프, 유니온 스퀘어, 해잇 애쉬베리 스트리트(Haight & Ashbury St.), 골든 게이트 파크 정도를 돌아봤다. 

13일과 14일에는 혼자서 차를 빌려서 태평양 고속도로(Highway 1)를 달렸다. 13일에는 샌프란시스코와 하프 문 베이(반달 모양, Half Moon Bay), 소살리토(Sausalito), 나파 밸리(Napa Valley)에 다녀왔다. 14일에는 빅서(Big Sur), 17-Mile Drive, 몬터레이(Monterey), 산타 크루즈(Santa Cruz)를 도는 일정으로 혼자서 자동차 여행을 했는데 이 동네로 여행오실 생각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다. 하루 더 시간이 있었다면 빅서에서 산시메온(San Simeon)까지 혹은 더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정말 간절하게...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내 마음을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왔어요)'라는 노래가 있는데 나는 어제 종일 "I left my heart in Big Sur"라고 노래하고 다녔다.  

내일 동부여행을 15일간 떠나는 관계로 언제 이 여행기를 우리말로 완성할지는 며느리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빅서 사진 하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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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너무 크다. 아, 줄이기 귀찮은데...
아무튼 이걸 보는 순간 하이드님이 생각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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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니 더 피곤하다. 기분 좋게 룰루랄라 다녀야 할 여행지에서 대체 뭘 하고 다닌 건지도 모르게 기운이 빠지고 피곤해서 일찍 자버렸다. 새벽 4시 경에 잠깐 눈을 떴는데 친구는 뭔가를 하느라 그 때까지 침대에 누운 흔적도 없다.

오늘은 4일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다.



내 침대 옆 벽면



내 침대 앞 벽면



방 창문에서 바라본 만달레이 베이 호텔



호텔방이 또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아... 신기해. 이런 사막에 이런 초고층 건물들이라니...



뉴욕뉴욕 호텔도 보이네.

마무리하고 어쨌든 집에 돌아가야 하니까 11시 좀 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self-parking lot)에 갔다. 둘다 묵묵히 걸어서 4층에 내렸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모른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핫...

그러다 내가 한마디 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3층인 것 같아."
짐을 들고 그 광활하고 더운 주차장을 돌아다니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찾으면 전화하기로 하고 떨어져서 찾아다니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호텔 로비로 돌아와 직원을 붙들고 물어봤다.
아마 한 4-5명한테 물어봤을 거다.
이 과정에서 MGM 그랜드 호텔에 대실망.

딱 1명만이 구체적으로 도와줬다. 하지만, 역시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
나머지 사람들은 다 이렇게 말했다.
"정말 크죠. 관리인이 있긴 하지만, 충분한 인력이 없어요. 경보기(리모컨) 있나요?
그걸 이용해서 찾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군요." 

네, 그럼 그렇죠. self-parking lot에서 뭔가 커다란 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막에서 당장 오아시스 찾아내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

친구한테 전화해서 로비로 오라고 전화해서 짐을 내가 갖고 있을 테니까 혼자 찾아보라고 보냈다.
그리고 그 후로 1시간 쯤 후 찾았다는;;; 체크아웃하고 나가는데 총 2시간 반 걸렸다.
다행히 차는 내가 말했던 3층에 있었다.

차 찾느라 지쳤는지 친구가 나한테 운전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매정하게 단칼에 거절했다.
"아니, 안 하고 싶어."

네바다주를 빠져나오는데 계속 비가 내렸다. 그러고 보니 4일 내내 비가 안 온 날이 없다.
하긴, 그랜드 캐년 가던 날 가이드가 우리한테 비가 오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좀 덜 더웠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내내 퍼잤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지만,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나도 힘들었다. ^^;
그리고 중간에 내렸던 주유소에선 어찌나 후끈하던지 "이게 사막이구나." 싶었다.
바깥 기온 105℉. 섭씨 40도가 좀 넘는 온도다.

이렇게 더울 땐 에어컨을 1단으로 틀어도 그리 시원하지 않다.
하지만, 너무 더우니까 세게 틀기도 불안하다.
그래도 시속은 80~90마일을 오갔다는... ^^

언젠가 라스베가스에 또 갈 날이 있을 걸 안다.
나는 언젠가 또 가게 될 거다.
4일이나 라스베가스에 있었지만, 이렇게 충족되지 않은 마음으로
좋긴 했지만, "정말 좋았다"고 말하긴 힘드니까.
다른 분이 썼던 것처럼 인공이다 뭐다 해도
분명히 사람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다음에 갈 땐 룰렛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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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8-07-2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역시 같이 가는 사람도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죠. 마치 식사처럼. ^^

하루(春) 2008-07-2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에요. 뷔페 먹을 땐 좋았다구요. 그랜드 캐년도, 자이언 국립공원도. ㅋㅋ 이 친구 오늘 일본으로 돌아갔어요. 어젠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발보아 파크에 간다는데 제가 학교 갔다가 따라가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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