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 페니 (이터널 모닝) - Eternal Morning : Soundtrack To A Lost Film
이터널 모닝 (Eternal Morning)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존재하지 않는 영화(들)을 위한 끝나지 않은 음악 모음.

이런 음악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런 발상이 정말 흥미롭다. 이 세상에 이 음악이 쓰인 영화는 없다. 그러나 없다고 하기에도 참으로 애매한 것이 각각의 곡에는 호러 영화, SF 영화, 로맨스 영화 등등 그 곡이 쓰여야 할 영화 장르와 장면이 설명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fingerpirnts + black shoe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Music for a suspense / horror film.
Fade in. Night. Apartment livingroom. Broken TV, bloody footprints. The phone rings.

영화를 보고 있는 듯 장면이 연상되고, 나 혼자 내 마음대로 그 다음 장면을 상상하게 되어 마치 타블로와 페니가 내준 숙제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단조롭게 여백의 미를 살린 무채색의 앨범 재킷이 이 앨범 전체의 의도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좋다. 또한 이 앨범의 첫 곡은 제목은 eternal morning(영원한 아침)이지만, 마지막 곡의 제목은 eternal mourning(끝없는 슬픔)이라는 것 또한 장난스러워보여 좋다. Eternal Morning은 절대 장난스럽게 만들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피자 먹고 나오다 사서 며칠을 내내 들었는데 게으름이 극에 다달아 이제야 감상문을 쓰게 되어 조금 미안하다. 이런 음악은 널리 알려져야 하는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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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8-01-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산 건 초도 5000장 중 하나였나 보다. 나무연필 ㅋㅋ 낙서나 해야지.
 
1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며칠 전 갑자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보고 싶어졌다.

그보다 며칠 전 '미스트'를 봤는데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암울하기 이를 데 없는 결말에 있다. ‘미스트’의 종반부는 그 직전까지 이 영화에서 본 그 모든 섬뜩한 묘사들을 깡그리 잊어버리도록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고 뛰어나다. 그 결말을 보고 나면, 아마도 당신은 오래도록 탄식할 것이다. 라는 이동진 기자의 글처럼 너무나도 허탈해서 영화가 이랬다 저랬다 떠들 기운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맥스무비 사이트를 이용해 싼 값에 예매를 하려고 하는데 공인인증서가 담긴 usb memory를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점심시간 약 20분을 허비하고 문득 롯데시네마에 포인트가 많이 쌓여 있는 걸 생각해냈다.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는 순간.ㅋㅋ뭐든 하고 싶은 기분이 강하게 들 때 해야 성과도 좋고, 보람 또한 최고에 이르니 이렇게 해서라도 그 날 '우.생.순'을 봐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펄떡펄떡 힘차게 살아 숨쉬는 생생한 인물묘사는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왜 나는 이런 영화는 오프닝부터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 건지... 그러나 이런 영화는 관객의 기분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꿔놓는 힘을 지니고 있는 건지 시종 울면서도 이렇게 많이 우는 게 꼭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늘 그런 건 아니니까...

이 영화의 감독인 임순례는 장편영화를 딱 3편 만들었다. 데뷔작인 '세 친구'는 비디오대여점에서도 빌릴 수가 없어서 아직 못 봤지만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극장에서 본 아주 인상적이고 개성 강한 소규모 영화였다. 그 해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지혜는 수상소감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이 영화를 보신 10만 관객들께 고맙다"고.

그리고 그로부터 7년 후 임순례 감독의 따뜻한 시선, 배우들의 고생과 열연, 관심을 끌 만한 소재의 발견, 탄탄한 시나리오의 결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100만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사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 대다수는 임순례 감독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거다. 나는 이런 푸근한 감독의 작품이 속된 말로 떠서 기분이 덩달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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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20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 읽으니 당장 보고 싶네요. 오늘은 시간이 안되고, 금욜쯤 가야 할듯. 왜 이리 영화볼 시간도 없이 사는지...
님 잘 지내시죠?

하루(春) 2008-01-2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강추합니다. ^^ 보시고 주관적인 감상평 올려 주세요. 읽어보고 싶네요.
 

아.. 가슴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애당초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길 간절히 바랐기에 아직 취임식도 하기 전에 대운하를 민자에 맡기겠다는 둥의 이야기로 시끄럽게 하는 것이 심히 불안하다.

요 며칠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로 인터넷이 조금 떠들썩하다. 이준구 교수는 '걱정이 앞서는 대운하 사업'이라는 글에서 사업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나는 그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대한민국 국민일 뿐이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분이 있다는 것에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또한 작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쓴 글 '다스림과 섬김'도 고맙다. 이런 글 우리나라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최재천 교수의 글은 오로지 생물학자의 시각에서 쓴 글이기에 언론이나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넘어가서 개인적으로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절대 놓칠 수 없는 사랑스러운 글이다.

제발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 시대에 역행하는 대통령 당선인의 객기일랑 집어치우고 안 그래도 온난화로 고생하는 자연환경을 보듬어주는 친환경 건설로 눈을 돌리길 바란다. 대운하 파다가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까지 깊게 파는 어리석은 짓은 제발 그만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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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 (토이) 6집 - Thank You
토이 (Toy)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 GMF에서 눈여겨 보고 급기야 소품집까지 샀던 이지형에게 타이틀곡을 부르게 해줘서...

'초속 5센티미터'란 애니메이션을 보고 3부작 연작을 만들어줘서...

'뜨거운 안녕'을 그렇게 복고풍으로 만들어줘서...

'나는 달'을 부른 이규호를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해줘서...

이 앨범의 진짜 매력은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줘서...

이 CD가 아니었으면 윤하라는 이 젊은 뮤지션의 참된 가치를 알지 못했을 테니...

15번 트랙의 원래 러닝타임은 11분 11초라는 것을 알게 해줘서...

그리고...

6년이란 긴 시간에 걸맞게 이렇게 호흡이 긴 앨범으로 돌아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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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1-1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하라면 비밀번호486, 연애조건, 혜성을 부른 그 친구를 말하시는 건가여?
제가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한데......

하루(春) 2008-01-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한번 들어보세요. 전 다음달쯤 윤하 앨범 사려고 하고 있어요. LCD TV처럼 쨍한 보컬이 참으로 매력적인 것 같아요.

미즈행복 2008-01-16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분께서 좋아하시겠어요. 음반 사는 이런 열혈팬이 있어서.
뉴스를 보니 10년전 음반 판매 1위는 190만장이었는데, 지금은 19만장이래요.
저도 좋아하는 것은 간간 사는데, 솔직히 음악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음반 하나가 다 맘에 드는 그런 음반은 없네요. 한 곡만 맘에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변명이 너무 구차스러운가요?

하루(春) 2008-01-1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부터 돈 안되는 것만 좋아하는 경향이 있죠. ㅋㅋ
옷 살 돈 있으면 CD 사고, 영화 보고 뭐 이런 습관이 오래 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1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고, 여운도 많이 남은 영화 : 밀양, 색, 계

* 황정민이여 영원하라! : 행복

* 돈 내고 보기엔 아깝지만, 그래도 감동이 있는 영화 : 즐거운 인생, 내니 다이어리

* 어른들의 세계에 영원히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슬펐던 영화 : 철콘 근크리트

*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애니 : 라따뚜이, 심슨가족 더 무비

* 방황하는 청춘에 권하고픈 영화 : 황색눈물, 도쿄타워

* 뮤지컬은 별로지만 뮤지컬 영화는 사랑받아 마땅하다 : 원스, 헤어 스프레이,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 작은 영화라고 깔보지 마라 :  미스 리틀 선샤인

* 순수함을 다시 느껴보자 : 초속 5센티미터

* 새로운 형식의 공포영화 : 기담

* 오락물로선 이만한 영화 없다 : 본 얼티메이텀, 데스 프루프, 뜨거운 녀석들

*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진일보 : 바르게 살자

* 뒷심 강한 액션영화 : 다이하드 4.0

* 미국판 '살인의 추억' 그 이상의 긴장감 : Zodiac

* 며칠 전 봤지만, 2007년에 개봉한 내 생애 최고의 갱스터 무비 : 아메리칸 갱스터

사족 한 줄 달자면, "대부는 저리 가주세요."
'대부'는 비디오로 봐서 별 감흥이 없다구...

* 최악의 영화 : 화려한 휴가,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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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1-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옆지기 황정민 나오는 행복 디비디로 보고 있어요.
전 작년에 극장에서 혼자 봤구요.
화려한 휴가, 아주 별로였군요, 님에게.
하루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즈행복 2008-01-08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메리칸 갱스터' ? 기대되는군요.
슬프게도 본 영화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
매일 다짐하죠. 한국가면 어쩌구, 저쩌구...

세실 2008-01-1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양하고 미스 포터 재미있게 봤습니다.
올해 본 영화 손꼽을 정도예요~~ 님 많이 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