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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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매번 온오프 서점을 뒤질 때 내 눈길을 잡아끄는 책이었다. 그러다가 결국은 책이 나온지 1년이 훨씬 넘어서야 이 책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어서 읽게 된 책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토토 같은 아이는 문제아로밖에 분류될 수 없는 걸까? 교실모양부터 특이한 이 도모에 학원의 고바야시 선생님은 보통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아이들을 개성이 강하면서도 규칙을 지킬 줄 알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들로 가르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교육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여실히 증명이라도 하듯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급기야 나는 오늘 텔레비전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까지 흘렸다. '학교아빠'라 불리우는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에 관한 다큐였는데 학생들이 서슴지않고 '학교아빠죠..'라고 말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학급 학생들의 생일이면 카드와 함께 초콜렛과 펜을 선물로 주시는데 그 이유가 70%의 따뜻한 가슴과 30%의 지성으로 세상을 살라는 것.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는 고바야시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는 뉴스를 접할 수가 없는 현실에 안타까웠는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행복하다. 이런 따뜻한 책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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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오브 유어 스마일
김윤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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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윤아에게 내가 최초의 관심을 보인 것은 영화 꽃을 든 남자의 주제가 'Hey Hey Hey'를 부르던 자우림 속에서다. 약간은 특이한 그녀의 옷차림과 너무나도 편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세인들의 주목을 끌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후 자우림 1집을 내놓으면서 그녀는 영화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Hey Hey Hey'라는 노래와는 완전히 달라보이는 그들의 음악과 나는 겉돌기 시작했다. 관심을 전혀 가질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항상 내 머릿속에서는 '그들은 특이하다'라는 생각 뿐이었으며 자우림.. 그 중 특히 김윤아를 좋아하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유치한 질투심 때문에 더욱 멀리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 그녀를 향해 내가 다시 청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한 것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제가. 유난히 허진호 감독을 좋아하는 내 취향 탓인 영향도 크겠지만 경쾌한 그녀의 목소리 속에서 뿌리치려 해도 슬그머니 다가오는 그녀의 슬픈 그늘이 날 사로잡았다. 영화의 답답한 아름다움과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이 책과 음반에서 그녀는 자신의 지난 날들을 돌아본다. 이 책과 음악을 들으면서 그녀의 음악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10대 아이돌 스타들이 판치는 이 때 뚜렷한 주체성과 주제의식을 갖고 노래하는 진정한 가수가 몇이나 되던가... 그녀가 많지 않은 나이를 먹는 동안 겪은 삶의 그늘(섀도우)이 그녀의 깊은 음악성에 단순히 그늘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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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2-1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우림보다 김윤아 솔로 음반이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녀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는 듯 하고 그 이야기가 아프고 쓰라리고 어둡고 우울하게 느껴져서요. 저 역시 허진호를 좋아하고 '봄날은 간다' 주제곡에 한동안 넋이 나간적이 있었죠. ^^; 허진호 감독이 영화를 또 냈으면 하는 바램. 참 허진호 감독 영화의 음악감독이 허진호 감독의 같은과 동기라죠. 조승우라고. 두분다 연대 철학과 나오셨더라고요. ^^; 키크고 건장한 허진호 감독과 뚱뚱하고 작고 머리까진 조승우 감독이 나란히 걸어가는걸 아는 동생이 봤다는데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답니다. 그 장면이.

하루(春) 2005-02-1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허진호감독 팬입니다. 그 음악감독은 조성우죠(오타지요?).. 생긴 건 좀 웃긴데 음악성 상당히 뛰어난 것 같죠? 허진호 안 그래도 올해 추석 즈음에 한 편 낸답니다. 제목이 '외출'이라죠. 배용준이랑 손예진이 주연이래요. 개인적으로 손예진은 정말 싫은데...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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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말 미디어의 파워는 대단하다. 소개되자마자 바로 기획할인 도서로 선정되고, 베스트셀러 자리에 당당하게 오르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선정하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 아니,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싶기도 하다. 그 대단한 '미디어의 파워'는 먼지 뽀얗게 쌓인 책꽂이를 뒤지게 했고 94년 4,500원에 구입한 이 책을 찾아낼 수 있었다. 책을 들춰보니 읽은 흔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는 단어에 펜으로 줄을 처놓은 것만으로 읽었다는 걸 알 수 있을 뿐, 작가의 말이나 내용을 보니 어쩜 그렇게 생소한지... 94년 이후로 책꽂이에 고이 모셔놓기만 한 것처럼 그렇게 새 책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 때 난 대학생이었고 그 당시의 4,500원은 꽤 큰 돈이었는데 말이다.

아~ 난 가끔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진저리를 치곤 한다. 지금보다 그 때가 훨씬 좋았다는 막연한 그리움이 너무도 큰 탓일까. 너무나도 그리우면서도 가슴이 탁 막히는 답답함에 떠올리는 일 자체를 거부한다. 정말 바보같지만, 난 현실에 충실하고 싶다. 이 책은 그래서 좋다. 나의 몇 년 묵은 체증을 싹 가라앉게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나 스스로는 내 과거를 떠올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박완서 할머니의 글을 통한 회상은 아주 속이 시원하다. 그 분은 내 어린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자연의 혜택을 많이 받았지만, 어린아이들의 생활은 큰 차이가 없고 그 때의 경험은 어른으로서의 삶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그래서 어린시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이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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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 M의 성생활
카트린 밀레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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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을 읽으면서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충격은 두 방향에서 온 것이며, 아무래도 내가 받은 이 충격은 앞으로의 생각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첫번째 충격은 너무나도 자세한 묘사에, 두번째로는 그 자세한 묘사에만 감탄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가 그 묘사에 대한 작가의 이성적인 관찰자적인 입장에 말이다. 성행위는 충분히 이성적이지 못한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도 그 때의 상황을 그렇게 상세히 묘사하고 관찰하고, 또 자신의 심리상태까지 분석해내는지... 지금 읽고 있는 '성철스님 시봉이야기'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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