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아프다.
150여 분의 상영시간을 꿋꿋이 견뎌내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음악을 뒤로 한채
화장실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울컥했다.
마음이 아파. 흑...
李安 감독 좋아.
뭔가 시를 쓰고 싶어지는 흥분한 이맘 어찌할꼬.
다시 보러 가고 싶다.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 잠깐 졸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베드신. 멋있었어.
드라마 보러 가야 해서 이만 줄이지만,
이따 맘 내키면 어느 작가의 시를 한편 실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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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여
잠들지 말고 기차를 타라
기차가 달려가 멈춘 그 강가
갈대숲에 버려진 은장도를 주워
정처없는 내 가슴에 내리꽂아다오
피에 젖어 바다가 흐느낄 때까지
흐느끼다 수평선이 사라질 때까지
은장도를 꽂은 채 내 싸늘한
사체 한 토막 바닷가에 던져다오
파도에 어리는 희디흰 달빛으로
달빛을 물고 나는 기러기떼로
나 죽어 살리니 애인이여
밤이 오면 잠들지 말고 기차를 타라
-- 정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