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인데, 9월에 산 책을 정리하지 않았다! 사실 책탑 사진 찍어 올리다 보니 책을 더 사는 것 같아서 책탑 사진 찍지 말아야지! 했는데, 책탑 사진 찍지 않아도 꽤 많이 샀더라.....? 그래서 그냥 늘 하던 대로 살던 대로 살기로.

신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전쟁일기>
이 책 보고 아니 이거 잠자냥이 서재 맞아? 하고 생각하신 분 계실 것 같다. 제 서재 맞습니다. 맞고요. 잠자냥이 문학이 아닌 책도 읽어? 하고 생각하실 것도 같은데 제가 소싯적엔 지금의 공쟝쟝처럼 한동안 문학을 못 읽던 사람입니다요(오그라들어서?;;). 암튼 그 시절엔 문학대신 이런저런 다른 분야의 책들을 읽기도 했었고..... 요즘 다시 그런 때가 돌아오는지 문학보다 다른 분야의 책에 눈이 좀 돌아가고 있던 중 발견한 책. 비트겐슈타인이 전쟁 중에 일기를 썼어! 그렇다면 당연히 읽어봐야 하지 않는가!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1차 세계 대전 참전 중에 기록한 일기장 세 권을 엮은 것으로, 심지어 케임브리지 대학교 및 베르겐 대학교 문헌보관소의 협조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완역 합본. 소장각이지 않은가효?  이 출판사 ‘읻다’의 ‘착상 시리즈’ 기대된다.
 



크리스티앙 보뱅, <가벼운 마음>
보뱅의 산문을 읽고 ‘문장’에 좀 반했는데, 아니 이 사람이 소설도 썼단다. 그럼 읽어야지. “내 첫사랑은 누런 이빨을 가지고 있다.”라는 첫 문장부터 매혹적이다. 서커스단에서 자란 한 여자 아이의 이야기라는데, 이런 소개만 보면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가 떠오르기도 한다. 요즘 읽는 중




안드레이 마킨, <어느 삶의 음악>
보뱅의 책과 마찬가지로 1984Books의 책이다. 이 출판사 책 만듦새도 예쁘고 매력적인 작품이 많이 나와서 속속 사보는 중. 이 책도 좋았다. 프랑스어로 쓰인 러시아인의 삶.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삶, 궁금하지 않은가. 안드레이 마킨의 다른 책 <프랑스 유언>도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오노레 드 발자크, <어둠 속의 사건>
발자크의 작품이라 관심이 가면서도 발자크 작품이라 선뜻 사게 되지 않았는데(진저리 나는 묘사로 지루할 거 같.................) 폴스타프골드문트 님이 재미있다고 해서 믿고 일단 샀다. 발자크 치곤 재미있다는 건 아니겠지....?




토마스 불핀치, <신화의 시대>
‘이 책은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읽는 모든 독자를 위한 것이다.’라는 소개 문구가 눈에 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 사대주의자인 나는 서양문학을 읽을 때 성경과 신화 때문에 종종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성경은 정말이지 읽기 싫어서 계속 피하고 있는데 신화는 그래도 흥미로워서 이것저것 읽었지만 어쩜 이리 기억에서 잘 잊히는지.... 그래서 작년부터 이윤기 <그리스로마신화> 왕창 두꺼운 거(특별합본판) 사서 읽고 있었는데 20대 때 낱권으로 나오던 걸 읽을 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사람 정말 빻은 소리가 너무 많다(수하 님도 지적하심). 그 사이 나는 자랐고 이윤기의 글은 그때 그대로인 것이지.... 그래서 도무지 못 읽겠어서 일단 덮음. 그러던 차에 불핀치의 이 책이 나온 것이다. 두둥.... 이윤기처럼 빻은 소리 하는 건 아니겠지. 게다가 그리스로마 신화는 물론 북유럽 신화, 게르만 신화, 인도 신화 등 세계의 주요 신화들이 실려 있다니 더 좋지 아니한가.



비비언 고닉,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사나운 애착> 읽고 글에 반한 사람 비비언 고닉. 오랜만이다. 에세이를 읽고 반하기는. 이 사람의 관점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고 가끔 불편한 지점도 있는데(그의 글은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탄생하기 어려운 글이 많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좀 대상화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음), 그럼에도 계속 읽어보고 싶다. 이것도 대단한 매력 아닌가. 이 책에는 인간관계가 주는 외로움과 고독에 천착한 글 여럿이 실려 있다. 이미 다 읽었고 리뷰 쓸 생각인데...


 


타티야나 톨스타야, <톨스타야 단편집>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러시아 작가 타티야나 톨스타야의 대표 단편집. 1951년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그녀의 할아버지는 20세기의 유명한 러시아 작가 중 한 사람인 알렉세이 톨스토이(레프 톨스토이 아님). 할머니는 시인인 크란디옙스카야. 이런 유명한 집안에서 태어나 그녀 또한 새로운 러시아 문학을 선도하는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톨스타야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썼지만, 여성 작가들의 작품 소재가 지극히 일상적인 미시 담론에 한정되어 있다는 편견을 깨는 작가라고 하니 더 기대된다.



강준만, <정치적 올바름>
강준만의 저작도 오랜만에 사 본다. 읽는 것도 오랜만인 듯. 주제가 흥미롭다. ‘정치적 올바름’-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엔 나도 가끔 도가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에 피곤해질 때가 있다(예를 들어 트위터 보다 보면....... pc함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싸움터를 보는 거 같아 급 피곤해짐). 강준만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궁금하구나.



최재천, 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한국 꼰대 (남)학자들 책은 웬만하면 안 사보려고 하는데 이분의 이야기는 계속 눈이 가고 귀가 쏠리더니 재미도 있고 공감이 가더라? 그래서 결국 책도 사보았습니다. 재미난 분이고, 평생 공부가 진짜 몸에 밴 사람 같아 부럽고 존경스러운 부분도 있더라. 정희진 쌤이 말한 융합! 여기에서도 나온다. (책탑 사진에서 빠진 이유는.... 이미 읽고.... 음..., 이런 책은 값 좋을 때 팔아야죠!)

북펀딩



뤽 다르덴, <인간의 일에 대하여- 뤽 다르덴 에세이>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국내 개봉작은 거의 다 챙겨봄. 아니, 그런데 뤽 다르덴의 에세이라니 북펀딩 당연히 해야지! 아무튼 그리하여 이 책은 만들어지고 있다. 11월에는 받아볼 수 있을 듯.



중고




























볼레스와프 프루스, <인형>
알렉시 제니, <프랑스식 전쟁술>
윌리엄 새커리, <신사 배리 린든의 회고록>
엘리자베스 개스켈, <크랜포드>
앙투안 볼로딘, <미미한 천사들>
다자이 오사무, <사양>
마쓰모토 세이초, <모래그릇>


문학으로는 이런 책들을 샀다. 대부분 폴스타프골드문트 님 추천작. 새커리 <신사 배리 린든>은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내가 신청해놓고도 계속(2번) 다 못 읽고 반납, 반납.... 에이, 집에 두고 읽어야겠다! 중고로 질렀다. 다자이 오사무 <사양>은 예전에 다른 출판사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갑자가 다시 읽고 싶어져서 구매...... 근데 오그라들어서 괜히 다시 읽었다싶어지는 거 아닐까...? ‘재미’있는 소설이 읽고 싶어서 <크랜포드>와 <모래그릇>도 샀다. 너희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by 요즘 약간 소설에 질린 잠자냥 ㅋㅋㅋㅋ


파울루 프레이리, <페다고지- 50주년 기념판>
노리고 있던 책인데 중고로 나왔기에 냉큼 구매. 비판적 교육사상의 선구자였던 파울루 프레이리의 <페다고지>는 1968년 발간된 이후 교육학계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우리나라에서는 금서였음). 아니 교육? 하고 저기 지금 쟝쟝 놀라는 거 다 보인다. 아니, 이 사람아 내가 이런저런 책에 관심 많다니까..... 우리 고앵이들 잘 교육하려고..... 는 아니고 ㅋㅋㅋㅋ 인간을 억압하고 노예로 만드는 대부분의 공교육에 반감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교육을 통한 진정한 인간 해방을 부르짖는 파울루 프레이리 사상의 진면목을 만나보고 싶구나.




칼 세이건, <코스모스>
드디어 이 책을 읽을 때가 되었다.
 



최열, <옛 그림으로 본 제주- 제주를 그린 거의 모든 그림>
‘제주를 그린 거의 모든 그림’이라니 어이쿠야! 이 책 서울 편인 <옛 그림으로 본 서울>도 무지 궁금한데 둘 다 책값이 비싸서(적립금 부자 잠자냥도 부담감 느끼는 책값) 일단 보류 중이던 참에 제주 편이 중고로 나왔기에 고민 없이 샀다. 근데!!! 이 시리즈를 내고 있는 혜화1117 이 출판사에서 올해 결정판과도 같은 책을 내놓았더라. <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 크학- 이거 갖고 싶으다......................... @_@ 살까....?
















아무튼 위에 책은 조만간 살 것 같..................


그렇게 산 책......





이렇게만 끝나면 섭섭해할 분 꼭 있는 거 다 안다.... 아니라고요?

알라딘에서만 인기 있는 우리 냥이들 사진 몇 장 투척....



이 녀석은 몇 째일까요? 퀴즈- ㅋㅋㅋ (선물은 이 귀여움을 그대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비교되는 못난이 으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못났어요? 예쁘지 않아요? 냥무룩............



이 녀석은 요즘에... 나의 티셔츠와 침대에 오줌을..... ㅠㅠ 9월에만 3번 쌌어요..... 막내가 방에 들어오는 거 싫다고...



으이그 겁보쫄보 못난이... 그래도 사랑한다...ㅠㅠ



이런 셋째를 돌보는 건 우리 둘째뿐..... 귀요미...(영양제 강제로 먹여서 삐침....)



어느 날, 출근하려고 하는데... 가방에 찰싹- 가지 말라고?




막차를 탄 욘석들도 많이 적응했습니다요... 위(막내) 아래 막내 애미(울집 넷째)




어느 날 궁디팡팡 페스티벌에서 새를 잡아온 집사...........



다들 미치괭이들처럼 노는데, 둘만 빠짐. 퀴즈 어느 녀석들이 빠졌을까요? (정답을 맞힌 분에겐 이 귀여움을 두 배로...ㅋ)




여윽시 첫째의 실력 발휘-



이제 많이 가까워진 울집 막내.... 그래도 널 아직 안아볼 수는 없는 거니~ 안고 싶다....;;


암튼 그렇게 9월이 가는 잠자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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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30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글의 첫부분 읽으면서 그래서 책탑 사진 이제 안올리신다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그냥 하던 대로.. 정말 훌륭한 결정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사실 책탑 사진 찍으려고 책사나..이런 생각이 들던 참이었지만, 어제도 주문했습니다. 아니, 어제 주문했는데(잠자냥 님, 땡투 받고 부자되세요!! 제가 드렸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 또 단발머리 님 서재에서 마리 루티의 신간 소식을 알게 되어 지금 넘나 고민중입니다. 하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지름이란 무엇인가.

오늘 올라온 책들 중에서 강준만의 책이 무척 탐이 납니다. 그것도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저는 잠자냥 님께 땡투 드리려고 태어난 몸입니다.

잠자냥 2022-09-30 10:32   좋아요 2 | URL
아니 어제 그 무시무시한 금액!(340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장님이 쏘신 겁니까?! 아니 이런 천사~ ㅋㅋㅋ
책탑 사진 안 올린다고 안 사는 거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 거 다 삼;;
저도 원두가 똑 떨어져서 오늘 또 살 거 같아요;;;
강준만 책 목차만 봐도 아주 재미날 거 같아요~ 미리 땡투 감사-

독서괭 2022-09-30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같은 사람 대리만족을 위해 책탑은 계속 찍어주셔야.. 계속 찍기로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ㅋㅋㅋ 이번에도 역시 어마어마하네요!!
그중 제가 갖고 있는 거 딱 하나 있어요. 코스모스 ㅋㅋ 아직 못 읽음요 ㅋㅋ
역시 육고 사진 빠뜨리심 안 돼죠!! 근데 새로 들어온 아이들은 얼굴을 잘 모르겠네요 ㅠ 셋째랑 막내랑 많이 닮아보여요. 막내가 앞머리가 더 내려온 것 같긴 한데 ㅎㅎ
누구일까요? 퀴즈 정답은..넷째!
미치괭이에서 빠진 둘은.. 사진상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둘째랑 사진에 없는 것 같은 넷째..??(막 찍어봅니다)

잠자냥 2022-09-30 10:52   좋아요 1 | URL
ㅋㅋㅋ 괭님은 책탑 사진이 좋아요 우리 괭이들 사진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 책탑이 조금 더 좋죠?ㅋㅋㅋㅋ
셋째랑 막내 닮았어요! 막내가 좀 더 동글동글 느낌(막내는 일단 밖에서 중성화해서 한쪽 귀가 잘림)-
퀴즈 정답 1번은 다섯째입니다. 근데 네번째로 들어온 아이라고 생각해서 답하신 거 맞죠? ㅋㅋ 빙고!
퀴즈 정답 2번은 ㅋㅋㅋ 괭님 실망이야. 우리 둘째 저기 버젓이 있잖아요. 턱시도 입고 ㅋㅋㅋㅋ 사진에서 빠진 녀석은 넷째(막내랑 다섯째 애미)랑, 셋째(오줌싸개)입니다. 셋째는 원래 놀이에 관심이 없고요(집사가 만져주는 것만 좋아함), 넷째는 밖에 있을 때도 지 자식들하고 놀아주고 있으면 그때서야 쉬고는 했는데 그게 습관이 되었나봐요. 역시 육아란 괭이들에게도 어려운가 봅니다.

독서괭 2022-09-30 10:59   좋아요 2 | URL
털썩.. 내 눈썰미를 저주한다..
아 근데 사진에 둘째는 봤지만 너무 점잖게 앉아 있어서 보기만 하는 줄 알았어요 ㅋㅋ
둘중 하나를 택하라면 책탑이겠지만 그래도 냥이 사진 없으면 앙꼬 부족한 찐빵..?

새파랑 2022-09-3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스케일이 다른 엄청난 책탑이네요 ㅋ 저도 가끔 사양이 생각나던데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잠자냥 2022-09-30 10:54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은 틈틈이 스케일이 다른 책탑을 보여주시고 저는 한번에 몰아서~ ㅎㅎ

건수하 2022-09-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째
셋째 다섯째?

(까먹기 전에 적으러 내러왔어요)

이윤기 책 요즘 너무 안내켜서 안 펴고 있고요... 이윤기가 불핀치 책을 참고했고 불핀치 책이 원래 좀 그렇다는 말이 있던데 괜찮으려나요. (제가 어렸을 때 읽은건 불핀치의 어린이용 축약본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남요)
스티븐 프라이, 구스타프 슈바브, 해밀턴의 그리스 신화 다 받아놨는데 그냥 의욕이 안 생기는 중입니다..

<코스모스>는 재밌습니다.

+ 폴스타프골드문트 님 ㅎㅎ 저도 두 분이 같은 분 맞나? 헷갈렸는데 여기서 확인하고 갑니다.

잠자냥 2022-09-30 10:58   좋아요 1 | URL
ㅋ 수하 님도 왠지 독서괭님처럼 넷째를 네번째로 들어온 아이로 생각해서 그렇게 답하신 것 같아요. 넷째는 울집에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아이입니다(허나 나이순으로는 올해 세 살이라 넷째가 됨)- 사진 속 아이는 넷째의 딸래미, 다섯째이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따지고 보면 두번째도 맞히신 것인가!?!? ㅋㅋㅋㅋ 암튼 셋째는 놀이 안 좋아하는 이상한 녀석이에요. 겁이 많아서 그런 거 같기도... 새로운 거에 가장 격렬히 거부 ㅋㅋㅋㅋㅋㅋ

불핀치도 그런 것인가효! ㅠㅠ ㅋㅋㅋㅋ 저도 어릴 때 축약본으로만 봐서... ㅠㅠ 제가 확인해볼게요! ㅎㅎㅎ
네, 폴스타프가 골드문트로 개명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30 11:02   좋아요 2 | URL
아아 줌 회의중 딴짓하면서 나름 열심히(?) 고민했는데.. 아쉽습니다. 잠자냥님 전에 올리신 글을 복습해야겠어요 ㅎㅎ

언젠가 가을에 저희집도 오줌 테러가 끊이지 않은 때가 있었는데 고양이들이 가을 탄다더라고요… (하지만 집사가 오기 전에는 아무 일도 없다가 확인 후 한숨을 내쉬면 집사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침대에 소파에 쉬를 해서 패닉이 왔었..) 다음주부터 추워진다는데 아예 추워지면 좀 나아지길요… ^^

(전용세제.. 이런거 아시죠?)

잠자냥 2022-09-30 11:22   좋아요 1 | URL
줌 회의 중 딴짓! ㅋㅋㅋㅋ
아니, 고양이들이 가을 탄다구요? 몰랐어요. 이 녀석 정말 가을 타나.... 왠지 요즘 쭈구리 같더니;;
아니 집사 얼굴 빤히 보면서 쉬하는 거 ㅋㅋㅋㅋㅋ 충격이네요.
전용세제요?! 그것도 몰랐어요. (난 아는 게 뭔지;;;ㅋㅋㅋ)
침대는 다행히 녀석들 토+오줌 때문에 방수패드 깔아놔서 괜찮았어요..... ㅠㅠ 우리 셋째는 그리고 오줌 냄새가 심하지 않아요. 심한 녀석은 첫째- 이 녀석도 오줌 테러 잘 하는데, 요즘은 다행히 안 하고 있습니다(암컷들 들어오고 나서는 안 함. 체면 차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30 13:01   좋아요 1 | URL
고양이들이 날이 추워지면 좀 힘들어 한다더라구요.

그리고 한 마리가 쉬하면 또 다른 애가 영역표시한다고 또 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 전용세제라는게 사람은 못 맡아도 고양이는 맡는 냄새까지 분해하는.. 그런 거라고 들었어요.
다른 아이들이 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

얼굴 빤히 보면서 쉬하는건 정말 ㅠㅠ 그때 첫째가 좀 아파서 병원도 자주 데려가고 약도 먹이고 하는데 그걸 둘째는 편애한다고 생각했었나봐요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나 좀 보라고.. ㅠㅠ

얄라알라 2022-09-30 15:15   좋아요 2 | URL
수하님과 잠자냥님 덕분에 ˝빻은 소리˝를 검색하게 됩니다. 이윤기 선생님 여행 에세이(?) 오래전에 읽었는데, 빻은게 뭔지 잘 감을 못잡는 제가 답답하네요.

엊그제 마침 말씀하신 그 두꺼운 [그리스로마신화] 들어보았는데 토마스 불핀치 책이 훨 가벼울 것 같아요. 내용도 궁금하네요


스크롤 해도 해도 계속 책이 나와서, 짐작은 했는데 잠자냥님 아주 9월 마지막 주에 책 화끈하게 지르셨네요^^

잠자냥 2022-09-30 16:18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 님/ 빻은 소리란 특정한 말은 아니고;; 책 읽다 보면 성차별적 발언을 그냥 탑재하고 줄줄 늘어놓아요.... 이윤기도 그저 뭐 나이 든 한국 남자인 것이죠 뭐.... ㅠㅠ 여신남신 비유할 때마다 왜 꼭........ 그렇게 말하는지 원;;;

거리의화가 2022-09-30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윤기 책은 저도 시도를 못하겠어요. 신화는 읽고 싶은데 도무지 손에 안 가서...ㅋㅋ 저는 구스타프 슈바브 버전으로 읽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하도 오래되서 다시 읽어보아야할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는...^^;;;
책탑과 고양이들의 조화가 어쩜 이리 조화로운지~ 특히 햇볕을 받고 있는 두 괭이들이 참 평화로워보이네요ㅎㅎㅎ
<전쟁 일기> 저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잠자냥 2022-09-30 11:23   좋아요 1 | URL
신화는 정말 읽을 땐 재미나는데 읽고 나면 왜케 그 이름이 그 이름 같고, 금방 잊히는 걸까요? ㅎㅎ
잊으려고 책을 읽는 것 같기도 합니다;;;;

레삭매냐 2022-09-30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둔 책들이 많이 보여서
왠지 모를 동질감이 ㅋㅋㅋ

전 어제 한나 아렌트 평전
주문장 날렸고, 오늘은 <무도
회> 사러 갑니다.

잠자냥 2022-09-30 14:00   좋아요 2 | URL
사두기만 하고 안 읽은 거에 더 동질감 드는 거 아니고요? ㅋㅋㅋ

얄라알라 2022-09-30 15:16   좋아요 0 | URL
보뱅은 이미 읽으셨고^^
사두셨다해도 어차피 금새 다 읽어내실 레삭매냐님

햇살과함께 2022-09-30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책탑에서 드디어 제가 먼저 읽은 책을 발견하다니!! 코스모스 ㅋㅋㅋ
과학 책도 문학적일 수 있다를 보여준 멋진 책입니다.
책 베고 누운 셋째 너무 귀엽습니다^^
셋째부터 막내까지는 털색이 비슷해서 어렵네요;;;

잠자냥 2022-09-30 14:01   좋아요 2 | URL
네~ 치즈치즈해서 어렵죠! 넷째다섯째 헷갈리고(애미랑 딸), 망또 치즈(셋재랑 막내)끼리 헷갈려요. 특히 넷째다섯짼 순간 보면 저도 헷갈립니다. 코스모스! 더 기대됩니다~

자목련 2022-09-30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9월의 책탑엔 겹치는 책이 있어 반갑습니다. 겨우 2권이지만요 ㅎ
냥이 가족사진이 보고 싶은데, 어렵겠지요?
냥이들과 책과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잠자냥 2022-09-30 16:55   좋아요 0 | URL
ㅋㅋㅋ 뒤늦게 들어온 두 녀석들이 그래도 두 달 사이에 많이 적응해서 언젠가는 가족 사진 촬영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그때는 꼭 올려드릴게요! ㅎㅎ
자목련 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Falstaff 2022-09-3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발자크는 잠자냥 님 걱정하신대로 발자크 작품 가운데 재미있다는 거였.....습니다만, 그래도 재미납니다!
신사 베리 린든.... 훌륭한 선택이네요!!! 근데 언제 다 읽어요, 이걸.... ㅋㅋㅋ

잠자냥 2022-09-30 16:5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
그러게요! 이걸 언제 다 읽어!

Falstaff 2022-09-3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의 시대....도 이윤기 번역이겠거니 하고 아예 생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이윤기 아니군요!
ㅎㅎㅎ 전 이윤기 번역은 이제 완전히 끊었습니다. 흠... 이 책을 어떻하나... 읽어야 하나, 안 읽고 버텨볼까, 거 고민입니다 그려.

잠자냥 2022-10-01 02:01   좋아요 0 | URL
ㅎ 저도 이윤기 번역이었으면 사지 않았을 텐데 아니라서 샀습니다요! 제가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9-3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제 책탑 사진은 없는 거? ㅜㅜ
했다가 휴~
잠자냥님은 정말..밀당 고수십니다ㅋㅋ
자...그래서 또 바짝 긴장하며 열심히 책탑 속 책 소개를 읽었네요. 정말 이번엔 문학 책 외의 책들이 많아서 좀 놀랐지만, 또 눈길 가는 책들이 많네요. 겹치는 책은 그래도 딱 한 권이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저는 손도 안댄 코스모스 겹칩니다ㅋㅋㅋ

고양이 퀴즈 넘 어려웠어요.
다섯 째인 줄도 모르고, 다섯 째 얘긴 왜 없지? 다섯 째 얼굴을 확인해서 대조해 보려고 했는데ㅋㅋㅋ
근데 아래 미치괭이들 속에 있었군요?^^
새로 들어온 아이들은 세째랑 다 비슷비슷해서 헷갈립니다. 찍는 각도에서도 또 비슷한 듯, 다른 듯 하기도 하구요.
혼자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퀴즈를 풀다가 아...모르겠다??
없는 아이들은 네째랑 다섯째?
댓글 보고 다 틀림!!ㅋㅋㅋ
냥이들 사진 자주 올려주셔야 겠어요. 한 달에 한 번씩만 보니까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육고냥이들 가족 사진 저도 보고 싶군요ㅋㅋ

잠자냥 2022-10-01 02:03   좋아요 1 | URL
ㅋ 밀당은요… 밀떡볶이 먹고 싶네요. ㅋㅋ

와, 책나무 님 댓글 읽다 보니 퀴즈 낸 저도 헷갈려요! ㅋㅋㅋㅋㅋㅋㅋ 셋째가 울집 최후의 치즈냥인가 했는데 최초의 치즈였고….. ㅋㅋㅋ

페넬로페 2022-09-3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프루스트 접시 얻고자 ‘가벼운 마음‘ 샀어요. 최재천의 공부는 읽고 있는 중인데 흠~~
책베개를 베고 있는 냥이가 넘 편해보여요.
책에 오줌 싸면 어떡해요?

잠자냥 2022-10-01 02:06   좋아요 1 | URL
최재천 공부, 아직 훅 끌어당기는 부분을 못 만나셨군요! 만나시면 좋겠다… ㅋ

책에 오줌 싼 적은…… 셋째는 없어요. ㅋㅋㅋㅋㅋ 첫째가 있더라고요! 아우. 중고책 샀더니 그게 싫었는지 원…. 심지어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 님 책임…. -.-

coolcat329 2022-09-30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고 보니 오늘이 9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ㅠㅠ
저도 안 산다 해놓고 또 샀는데 잠자냥님에 비하면 준수하네요. ㅋ

코스모스는 예전에 샀다가 안읽고 팔아버렸는데 후회됩니다. 전쟁일기, 신화의 시대 프랑스식 전쟁술 다 관심이 가네요. 강준만 교수의 책도 반갑구요. 최재천 교수도 가끔 유툽에서 보는데 저도 좋아합니다.
인형은 중고 하를 못 구하셨군요. ㅋㅋ
저도 저걸 노리고 있었거든요. ㅋㅋ

잠자냥 2022-10-01 02:07   좋아요 1 | URL
ㅎ 인형 중고 하도 같이 샀는데요?! 안 보이시는구나! ㅋㅋㅋㅋ 두 권이 나란히 올라와서 냉큼 샀어요. ㅎㅎ

coolcat329 2022-10-01 10:44   좋아요 1 | URL
앗 겉표지가 없는 거죠? 확대해서 보니 있네요~~
저도 9월에 9권 샀는데 거의 다 문학이고 골드문트님 추천작입니다. ㅎㅎ

- 2022-10-01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트겐슈타인 잠자냥 ㅋㅋㅋㅋ 나 테스트 후기 비트겐슈타인 나왔는데…ㅋㅋㅋ 무서운 잠자냥 ㅋㅋㅋㅋㅋㅋ 철학잠자냥ㅋㅋㅋㅋㅋ 문학만 읽는 줄 알았는데 워 역시 젊은 시절 수잔손택 읽던 잠자냥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01 21:32   좋아요 1 | URL
비트캔자냥은 오늘도 캔을 비틀어 따서 고양들 저녁을 먹이고 비트겐쟝쟝은 철학책 읽는구낭~

- 2022-10-01 22:54   좋아요 1 | URL
그 캔 따면서 다른 캔도 따서 마시겠지~ 부럽자냥~
 
어느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 소설을 읽다 보면 러시아 정신을 찬양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러시아 민중이나 귀족들의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종종 비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체호프도 그러했고,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서도 그렇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듯한 러시아인의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비판한 작품 가운데 단연 으뜸은 이반 곤차로프의 <오블로모프>일 것이다. 안드레이 마킨의 <어느 삶의 음악>에서도 이 ‘오블로모프’에 견줄만한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이 작품의 화자는 ‘안락한 생활에 대한 타고난 무관심과 체념, 부조리한 상황에 발휘하는 끈질긴 인내심’을 가진 ‘칙칙한 삶의 집적체’ 러시아 민중을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뮌헨의 한 철학자가 발명한 용어인 ‘호모 소비에티쿠스’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가 이 단어를 떠올리는 공간은 눈보라에 휩싸인 우릴 지방의 어느 기차역이다. 연착으로 도무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기차를 기다리던 화자는 자신처럼 이 기차역에서 열차가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 그 무력한 이들을 바라보며 불만족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토록 무기력한가, 기차가 몇 시간이나 연착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불평도 터뜨리지 않고, 불만도 없이 다들 입을 꾹 다물고 기다릴 뿐이다. ‘호모 소비에티쿠스’ 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 동포들 사이에 묻혀서 그는 머릿속으로 그 철학자의 지혜를 찬미한다. 러시아인들, 그들은 기차가 여섯 시간 째 연착하고 있음에도 ‘여러 밤을 더 이곳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예 여기서 발붙이고 사는 것에도 익숙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저렇게 바닥에 신문지를 펼치고 라디에이터에 등을 기댄 채로, 먹을 거라고는 통조림밖에 없을지라도’ 그들은 그것을 운명이려니, 숙명이려니 하고 묵묵히 받아들일 인간들이다.

그는 넌더리가 난다. 대합실의 이 맥없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악몽 같다고 느낀다. ‘문명 세계로부터 아득히 떨어진 이 작은 마을들에서 삶이란 기다림과 포기’ 그리고 그저 ‘신발 깊숙한 곳의 촉촉한 온기’일 따름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눈보라에 휩싸인 이 기차역은 이 나라 역사의 축소판’이며, ‘뿌리 깊은 그 본성의 축소판’이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행동에 나설 여지를 싸잡아 비웃어 버리는’ 공간이며, ‘시간을 집어삼키고 일체의 기한과 기간과 계획을 균일화하는, 차고 넘치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내일’은 그저 ‘아마도 주어질 하루’에 불과할 뿐이며, ‘이 공간과 눈(雪)과 운명이 허락하게 될 하루’를 의미할 뿐이다. ‘러시아적인 것’이 무언인지 묻는 혐오스러운 질문에 그는 ‘역사’의 외부에 자리한 나라, 5세기에 걸친 노예 상태, 스탈린 등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만을 떠올린다.

그에게 ‘호모 소비에티쿠스’는 이렇듯 저 옛날의 ‘오블로모프’,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던 ‘오블로모프’처럼 주어진 삶에, 운명에 굴복하고 무기력하게 순응하고 마는 러시아적 삶의 모든 것을 뜻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아마도 이따금 발생하는 기차 연착을 제외하고는 ‘자기들이 사는 나라는 천국’이라 여기고, ‘느닷없이 확성기에서 전쟁 발발을 알리는 냉혹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대도  몸을 털고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쟁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고통과 희생을 감수할 것’이다. 그들은 ‘이 누추한 이 기차역, 철로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이든 죽음이든 삶이든 그 모두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서’(19쪽) 그 삶에 순응하고 말 것이다. ‘호모 소비에티쿠스’ 그들은 말이다.

동포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이렇듯 차갑고 냉소적이다. 연민은커녕 공감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그 자신은 러시아인이 아닌가?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또한 그 무리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자신은 그들과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은 그 무리를 ‘호모 소비에티쿠스’라 부를 권리, 명명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아니 그렇게 부름으로써 그들과 나를 다른 존재로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약한 갈대일지언정 스스로 그렇다는 걸 알기’에 그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그는 이런 자기의 생각을 ‘인텔리겐치아의 낡고 교활한 논리’(20쪽)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작품의 화자는 러시아인이면서도 러시아인 무리와 거리를 두고 그들의 어떤 특성을 몹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이 화자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볼가 지역에서 자라고 모스크바대학을 나왔음에도 프랑스로 망명을 선택한 작가 안드레이 마킨 그 자신을 떠올리게 한다.  

여행 중 망명을 신청했다니, 조국에 대한 염증이 얼마나 컸기에 그러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은 이미 그곳을 벗어났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고, 그들은 ‘호모 소비에티쿠스’라고 거리를 두면서 러시아인들의 순응적인 삶을 비판하면서 냉소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렇게 책장을 조금씩 넘기려니, 이 냉소적인 화자는 이윽고 이 숨막힐 듯한 공간에는 어울리지 않는 어떤 소리, -청명한 음악 소리를 듣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는 한 어두운 공간에 다다라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은 한 노인을 발견한다. 노인은 피아노를 치며 킬킬 웃고 있다. 이 노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모스크바로 떠나는 기차가 마침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화자와 노인은 열차에 함께 오른다. 그리고 노인은 이 냉소적인 청년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 당시 난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믿었다오.” 이렇게 입을 여는 그, 노인의 이름은 ‘알렉세이 베르그’로 그는 한때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다.

<어느 삶의 음악>은 엄밀히 말하면 이 노인, 이제는 어느 간이역에서 피아노를 치며 킬킬 웃는 이 노인의 이야기이다. 피아니스트로서 전도유망했던 청년은 어쩌다가 이리 몰락한 모습으로 시골 간이역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거를 숨기듯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일까? 그의 지나간 나날을 좇다 보면 인생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님을, 특히 이 화자가 그토록 경멸했던 ‘호모 소비에티쿠스’로서의 삶은 더더욱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것을, 그런 강압적인 체제 아래에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밀고와 숙청으로 점철된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는커녕 살아남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일 수 있음을, 그러한 삶 자체가 누군가의 눈에는 운명에 순응한 비겁하고 무기력한 인생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런 체제 아래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숭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화자는 더 이상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경멸적인 단어로 쓰지는 못하리라.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가 아닌 곳에서 프랑스어로 조국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작가 그 자신도 그것을 알기에 이런 작품을 쓴 것은 아닐까. 제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사람들도 ‘저마다 자기 삶의 여린 불꽃에 조심조심 입김을 내불고 있는 듯’(21쪽) 살아간다는 것을 이 작품은 조용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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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6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노인의 이야기 궁금하네요. 저도 찜해갑니다.

잠자냥 2022-09-26 20:23   좋아요 1 | URL
ㅎㅎ 받아들이기 나름인 작품 같습니다!

mini74 2022-09-26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심조심 그렇게 살아가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저도 궁금해요 ~ 몰락한 피아니스트의 사연도 궁금하고. 자냥님 글은 언제나 참 좋습니다 *^^* 부러워요 ㅎㅎ

잠자냥 2022-09-26 20:24   좋아요 2 | URL
네, 그 피아니스트의 삶이 참 기억에 남네요. 짧은 소설이라 금방 읽으실 거예요.

Falstaff 2022-09-2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젠 잠자냥 님 리뷰가 뜨면, 윽, 혹시 또 리뷰 백일장?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깝쇼? ㅋㅋㅋㅋ

잠자냥 2022-09-26 20:27   좋아요 1 | URL
ㅎㅎ 제가 너무 잘 써서요? ㅋㅋㅋ 농담입니다. 저는 그렇게 많이 참가하는 편도 아닌데요. ㅎㅎ 이번 달도 여러 개 있는 것 같던데, 관심 없는 책이 많아서 패스합니다. <고독한 얼굴> 같은 경우는 설터 작품이라 옳다구나 하고 읽었는데 전 작품이 그닥 와닿지 않아서 그것도 참가 포기! 암튼 이 책은 리뷰 대회 대상 도서 아닙니다요~

독서괭 2022-09-27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 삶의 불꽃에 조심조심 입김을 내불고 있는 듯 살아간다니.. 참 인상적인 표현이네요. 다른 사람의 삶을 한심스럽게 여기기는 쉽지만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짜 그럴지..^^ 망명자로서 조국에 대한 애증이 묻어나올 것 같습니다. 리뷰가 물흐르듯 읽혀서 좋아요🥰

잠자냥 2022-09-27 12:52   좋아요 2 | URL
네, 작가가 자기 나라의 어떤 부분을 참을 수 없어 망명했지만 결국 조국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 작품으로 읽혔습니다. ㅎㅎ

- 2022-09-28 0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토록 차분한 글이라니......... 역시.... 자기 자신이 최고일 수 밖에 없는 오만한 사람답군... 그러나 나는 잠자냥의 본질을 알고 있다... (동네 사람들...읍읍...이 사람 페x인데edp...마니아고요...)
읽으면서 이 작품 화자 좀 별로다 했는 데 ㅋㅋㅋㅋㅋ 돌려까기 했나보네요? ㅋㅋ 인생 원하는 대로 흐르지 않죠. 그런 인생들을 냉소할 정도의 지성(전 냉소는 지성의 산물이라 생각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보지만 나는 냉소 안하고는 못견디겠는 똑똑한 노동자인지라 ㅋㅋ...)을 갖췄으면 이 정도의 글은 써서 남겼어야죠. 음, 좋은 소설일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2-09-28 10:17   좋아요 1 | URL
댓글과 달리 차분한 글을 쓰는 잠자냥은 오만을 다부장님에게 배웠어요. edo도 다부장님에게 배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28 10:27   좋아요 2 | URL
부장님… 차분한 잠자냥에게 무슨짓을 한거냐능… 사실 나도 의식의 흐름 기법 다부장한테 배웠…(쿨럭…)

mini74 2022-10-07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아까 은근슬쩍 적립금 자랑하신 댓글 봤습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 연휴동안 고냥님들과 행복하게 보내시길 ~~

잠자냥 2022-10-07 22:16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은근 슬쩍 아니고 대놓고 했습니다! ㅋㅋㅋ 미니 님도 늘 당선 축하드리고요~~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비비언 고닉 지음, 서제인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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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일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고독과 외로움을 이렇게 빼어난 문장으로 섬세하게, 생생하게 통찰할 수 있다니. 비비언 고닉은 진짜 이 시대의 에세이스트가 맞구나.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의 모든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사람은 수전 손택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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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26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책도 뭐이리 고급스럽게 생겼대요?

잠자냥 2022-09-26 11:00   좋아요 2 | URL
제목도 근사합니다. ㅎㅎ 다락방님도 저처럼 에세이 잘 안 읽으시니까, 일단 <사나운 애착>부터 읽으신 후 괜찮다면 계속..... ㅎ

다락방 2022-09-26 11:01   좋아요 2 | URL
에세이가 마음에 들기는 진짜 힘들잖아요. 저도 곧 도전! 아니 근데 대체 언제쯤.. 어휴..

잠자냥 2022-09-26 11:03   좋아요 2 | URL
책 그만 사고 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6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닛 이건 반칙이에요. 수잔 손택에게 저렇게 비유을 해버리시면 안 읽을 도리가 없잖아요. ㅠ.ㅠ

잠자냥 2022-09-26 20:2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닮은 다른 듯 두 작가 모두 참 글을 잘 쓰네요! 찰진 비유가 넘쳐납니다.

- 2022-09-2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부터 생긴 것 까지.. 게다가 별다섯이라니…. 게다가 고독과 외로움이라니…. 나도 오늘은 참아보려고 했는데… 내 손꾸락아 내 손꾸락은 과연 구매 버튼을 누를 것인가? ㅋㅋㅋ 10월까지 기다릴 것인가?ㅋㅋㅋ 투비 콘 티뉴… 어쨌든 땡스투…

잠자냥 2022-09-29 17:17   좋아요 1 | URL
곧 불을 질러주마! ㅋㅋㅋㅋㅋㅋ

- 2022-09-29 17: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파이어~~~~어어~~~
 
어느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프랑스문학일까, 러시아문학일까. 프랑스어로 쓰인 러시아인의 삶. 스탈린 치하 그 숙명적인 삶을 고통 속에서도 살아간, 살아나간 한 러시아인의 인생이 끝끝내 마음을 뒤흔든다. 짧은 이야기, 간결하고 서정적인 문장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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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관심가는 책이었는데 이로써 저도 읽어야죠. ^^

잠자냥 2022-09-26 09:44   좋아요 0 | URL
네 짧고 강렬합니다!

수이 2022-09-26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짧고 강렬하단 말씀에 한표!

잠자냥 2022-09-26 10:51   좋아요 0 | URL
두 표 줘요. ㅋㅋㅋㅋ
 














<마틴 에덴>을 읽노라니 20대 때의 내가 떠올랐다. 아니 그 시절의 내 사랑이 생각났다. 그 시절 나는 지금보다는 세상을 밝게 희망적으로 보았으므로 이 세계에 가난과 부유함은 있을지언정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그렇게 믿었었다. 소위 말하는 SKY, 명문대를 다니지 않았으므로 대학에서도 계급이라고 부를만한 어떤 것을 느낀 적이 없었다. 다들 고만고만한 집안 출신에 조금 부유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동기나 선후배가 있었을 뿐 같은 학교에서 같은 전공을 할 정도의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때는 그래도 요즘과 달리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었고 서연고, 이른바 명문대를 강남 출신들이 50%이상 차지하지도 않았던 때라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런 믿음의 첫 붕괴는 사회에 나왔을 때였다. 다양한 학교 출신이 모인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부(富)의 수준도, 그에 따른 사람들의 경험 수준도 제각각이었다. 그즈음 내 눈길을 끌었던 그 사람은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절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가장 부유한 집안 출신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때도 그는 그래 보였다. 티를 내지 않아도 보이는 그 풍족함. 그는 누구보다 단정했고, 여유로워 보였다. 모범생에 가까웠던 그 사람의 그 단정한 세계를 깨뜨려보고 싶었다. 목 아래까지 꼭 채운 단추를 풀러놓고 싶었던 것처럼 어쩌면 나와 너무 다른 그 세계에 속한 사람을 망가뜨려보고 싶은 잔혹한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 <마틴 에덴>의 마틴이 단 한 번 보고 매혹당한 그녀 루스, 그리고 루스를 감싸고 있는 그 다가갈 수 없어 보이는 상류 계급을 동경하고 닿아보고자 애쓴 것과 달리, 나는 그 세계에 속한 그 사람을 조금 망가뜨려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사람과 가까워져 그의 집을 가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이랄까 충격을 어떻게 설명할까. 그의 부모는 부자였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그는 그 부가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서 특별히 자신이 부유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도 없을 그런 상태였다. 날 때부터 부가 자연스러운 삶은 저런 것이구나, 게다가 그 집안의 화목한 분위기는 나로서는 제아무리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나의 부모가 가난했고 시종 불화를 겪었고 그러다 결국 서로 헤어지기로 한 것을 내가 이 평온하고 풍요로운 세계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말한다고 한들 그는 도저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루스가 마틴의 가난을 그저 낭만적으로 상상만 하다가, 그 가난을 목도하고 구역질을 느끼는 것처럼 상상 속의 불행한 가정과 상상 속의 가난한 집안을 현실로 마주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래서 나는 결국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집에서는 연기를 했다.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도 않은, 아주 다정하지는 않지만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부모를 둔 평범한 사람으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 내 부모가 결국 이혼을 했어도 나는 끝내 그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 무렵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어도 그 비밀은 끝끝내 말할 수 없었다. 그 사람과 나는 다른 세계에 속한 존재였다. 마틴과 루스처럼. 결국은 섞일 수 없는, 한때 서로가 속한 세계에 매혹당해 다른 세계로 발을 건넬 수는 있어도 다시 자기가 속한 세계로 돌아가 거기서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류였던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계급은 꼭 부와 가난으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마틴 에덴>의 마틴이 루스와 루스가 속한 상류계급의 풍족함과 여유로움만을 본 것은 아니었듯이, 다른 부분, 그러니까 박학다식한 지식이나 교양, 부가 가져다준 다양한 경험에서 충격을 느끼듯이 지식과 그 지식으로 얻은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에서 비롯된 또 다른 세계를 열 가능성이 계급 격차를 만들기도 한다. 그 이후 내가 만난 사람이 그랬다. 그 사람은 이른바 명문대 출신이었다. 그러나 나를 당혹하게 만든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의 부모가 이른바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나왔고 두 집안의 가계에는 대대로 그 분야에서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집안은 대대로 학벌이 계급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부모 중 한 사람이 나의 출신성분(대학)을 알고 짓던 그 묘한 표정이란.... 그때의 나의 열패감이란..... 나는 나 자신의 학벌보다 내 부모가 그들처럼 명문대는커녕 대학을 나오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더 열패감을 느꼈다. 그 사람의 친구들은 어땠던가. 대부분 학자 집안 출신에 어릴 때부터 해외 곳곳에서 체류하면서 배우고 익힌 경험, 그리고 그런 배움과 경험의 기회로 또 다시 그들 또한 학벌을 세습 받듯이 명문대를 졸업한 그 삶의 이력은 내가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벽이었다. 마틴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천박한 노동자 말투를 교정하느라 문법을 익히고 한다고 해서 다다를 수 있는 세계가 결코 아니었다.

잭 런던의 <마틴 에덴>에는 이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난한 노동자, 밑바닥 출신의 하층민 마틴 에덴과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상류계급 출신의 루스- 그들이 서로의 세계를 동경하거나 호기심에 이끌려 시작된 그 사랑에는 부(富)와 지식, 교양 그로 인한 (보이지 않는) 신분 또는 계급 차이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마틴은 자신이 전혀 속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그 세계를 목도하고 그 세계에 속한 사람을 동경하고 선망하고 사랑하듯이,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이전의 삶과는 결별하기로 작정한다. 그는 가난했지만 명석했고 뛰어난 육체(체력)를 지녔으며 그렇기에 그는 몇 시간이고 도서관에 파묻혀 책을 읽고 자신의 잘못된 언어를 바로 잡고, 글을 써서 작가가 되어 부와 명성을 모두 갖고자 한다. 날 때부터 상류계급에 속하지 못했고, 영원히 속하지 못할 그가 사랑하는 연인 루스에게 다가가고자 애쓰는 이 노력은 너무나 처절하고 지독해 눈물겹기까지 하다. 루스는 또 어떤가, 그가 속한 세계의 남자들, 그 매끄럽지만 밋밋한 남자들만 보아오던 그녀에게 마틴은 실로 육체, 피와 땀과 살로 이루어진 강인한 남성성 그 자체이다. 그의 동물적인 육체와 삶에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끌린다. 게다가 이 남자는 생각보다 영특해 가르치는 것을 속속 흡수할 줄도 안다. 그래, 내가 이 남자를 바꿔보겠어! 이 뒤떨어진 남자를 개조해보겠어! 부르주아 계급으로 끌어올리는 거야! 마틴과 루스, 이 두 남녀의 동상이몽이 만나 처음에는 호기심과 동경이 불꽃을 일으키더니 결국 그 불꽃은 사랑이 되어 활활 타오른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이 나고 자란 환경의 차이는, 계급의 차이는 과연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나의 지나간 사랑들은 지금 이렇게 ‘지나간 사랑’이라고 말할 처지로 끝났다. 꼭 부 또는 학벌 계급의 차이 때문에 그 사랑이 끝났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결정적으로 그것이 나의 사랑이 끝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미묘한 간극들을 나와 그들이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들을 계속 만나고 있었다면 나는 한 사람 앞에서는 계속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을 연기했어야 하고, 또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와 그의 집안)에 비해 부족한 지식적인 면을 메꾸려 노력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해보려고 애써야 하지 않았을까.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그 미묘한 차이, 거기서 비롯된 가치관의 차이를 느낄 때마다 외로워지고 움츠러들면서 결국 서서히 멀어지기를 선택했으리라. 물론 나는 마틴처럼 그 세계를 맹목적으로 동경하거나 환상을 갖거나 거기에 닿고자 애쓰지 않았다. 책이라곤 전혀 읽지 않던 마틴은 결국 책을 통해 그 세계가 결국 환상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들을 만나기 전에도 줄곧 책을 읽었고, 읽고 있기에 그 세계에 환상을 품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러므로 나는 마틴과 같은 이유로 붕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틴의 외로움과 마틴이 느낀 세계의 허상, 이 생의 덧없음은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마틴은 말한다. “세상 모든 것이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사랑만은 그렇지 않아. 가다가 나약해져서 맥없이 머뭇대지 않는 한, 사랑은 잘못 갈 수 없어.”(<마틴 에덴>, 2권 78쪽). 사람들도 흔히 말한다. 진실한 사랑은 신분 차이도, 계급 차이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그렇기에 사랑이 위대하다고, 그런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고. 그렇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 위대한 사랑의 장(場)에서 인간은 그때까진 결코 느끼지 못했던 계급도, 신분 차이도 극렬히 느끼고 외로워질 수 있다. 끝끝내 극복할 수 없는 간극도 분명 존재한다. <마틴 에덴>은 그 외로움과 간극의 치열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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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9-20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틴과 루스의 이야기보다 잠자냥님의 이야기가 훨씬 솔깃하네요.
전, 친구든 연인이든 나와 다른 계급, 계층의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있을 때 느끼는 혼란과 갈등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고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역시나 믿고 읽는 잠자냥님!!

잠자냥 2022-09-20 11:21   좋아요 2 | URL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ㅋ 오늘치 로맨스 섭취하셨나요? ㅎㅎ
마틴과 루스의 이야기도 솔깃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단발머리 2022-09-20 11:25   좋아요 1 | URL
솔직히….쪼금 부족하네요. 사랑이 쫌 더 많아야하는 거 아닌가요? 💕💕💕

잠자냥 2022-09-20 11:2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들 사랑말고.... 음 그게 부족한 거잖아요! ...... 생략 ㅋㅋㅋㅋ

2022-09-20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0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2-09-20 1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틴이 그렇게 배고파서 거리를 헤매고 다니고 읽어 달라고 사달라고 애원했던 작품들 아무도 주목도 안 해주다가 유명해지고 나니까 갑자기 다 정찬에 초대하고 그때 이미 다 썼던 작품을 명작이라고 얘기하는 대목들....이건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한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잠자냥 2022-09-20 15: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마틴에게 일어나는 일이 지금 이 세상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참 더 씁쓸하고 슬프고 그렇더라고요. 다시 찾아온 그 여자도 참...... 너무 속내가 뻔하고 ㅋㅋㅋㅋ ㅠㅠㅠ

새파랑 2022-09-20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의 이야기를 희곡 대신 소설로 써주시면 베스트셀러 될거 같아요~!! ‘사랑은 잘못갈 수 없어 ‘ 저 문장이 가장 좋더라구요 ㅋ

잠자냥 2022-09-20 15:08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제가 또 이런 이야길 소설로 쓰라면 못씁니다요.
새파랑 님이 <마틴 에덴>에서 인용하신 그 편집자들은 실패한 소설가라는 문장, 그 구절 읽을 때 저 정말 뜨끔했습니다요- ㅋㅋㅋㅋ

레삭매냐 2022-09-20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용을 알고 봐도 재밌는 소설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급 초월의 판타지가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

마틴이 요즘이라면 작가가 아
니라 너튜버에 도전하지 않았
을까 싶습니다만.

잠자냥 2022-09-20 15:08   좋아요 2 | URL
저는 영화를 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틴이 참 너무 수려하게 생김 ㅋㅋ

맞습니다. 예전에는 모두가 작가가 되어 부와 명성을 쌓으리라~ 했다면 현재는 모두가 유튜브로 몰리는 세상!

다락방 2022-09-20 1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점심 먹고 산책하는 길에 북플 들어왔다가 잠자냥 님 페이퍼 올라온 거 보고 오오, 꾹 참았다 사무실 들어가서 읽어야지 했습니다. 역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너무나 멋진 글이네요. 그런 한편, 내 인생.. 어쩌자고 나는 나와 계급차이 나는 남자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가.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지식적으로도.. 죄다..
일전에 한 알라디너 분이 그런 글 쓰신 적 있어요. 가난한 남자만 만나는 역병에라도 걸린 것 같다고 ㅎㅎ

전 어째서 저보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본 적도 없고
저보다 책 많이 읽는 남자를 만나본 적도 없을까요? 아, 이건 만나고 싶진 않긴 합니다만.

다만 저는 저보다 몸매 좋았던 남자는 만나본 적은 있네요. 바디의 계급차이...

잠자냥 2022-09-20 15:11   좋아요 2 | URL
오오오-꾹 참았다가 정독하고 싶은 글이군요?! ㅎㅎ 정독하신 보람이 있다니 기쁩니다.
ㅋㅋㅋㅋㅋㅋ 그 사람도 저보다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었어요(다락방님이 안도하신 것처럼 그건 다행입니다). 그저 학벌이 좋고 다른 형태로 똑똑했을 뿐- 참 똑똑하긴 했습니다.

아니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문장 빵 터짐요. 바디 계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20 15:26   좋아요 1 | URL
여기서 시작된 것이엇군......... 바디의 계급 차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20 17:10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나의 페이퍼는 이 페이퍼로부터 시작되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20 17:25   좋아요 0 | URL
아니 페이퍼 썼어요? 가자 보러 가자 =33

독서괭 2022-09-23 10:42   좋아요 1 | URL
저도 뒤늦게 바디계급에 빵 터지고 ㅋㅋㅋㅋ
잠자냥님 리뷰는 PC정독이 필요하지요.

- 2022-09-20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 세계에 속한 그 사람을 조금 망가뜨려보고 싶었던 것 같다.˝ ------------> 아놔, 왜 좀 공감이 가죠?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부자 사람을 만나본적도 없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 암튼 누가 하루만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어? 그러면 왠지 강동원으로 살아보고 싶어요... 응? 아무튼............ 그거 망가뜨리기... 그런 내면의 비뚤어진 나의 성정이 하이젠베르크를 몽정자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게 하는 것인가ㅋㅋㅋㅋㅋ (뭐럌ㅋㅋㅋㅋㅋ)

(속닥속닥 잠자냥님 그런데 이 페이퍼 참 아름답습니다? 계급 없는 사랑이 있을까요? 없는 거 같아여 ㅋㅋㅋ 저는 제 계급에 만족할 수도 없지만, 연기를 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래서 전 사랑안하게 되었습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20 15:44   좋아요 0 | URL
이제 다시 사랑안해~ 말하는 난 너와 같은 사람~
다시 만날 수가 없어서 사랑할 수 없어서~ ♪
바보처럼 사랑 안해~ 말하는 널 사랑한다~♬
나를 잊길바래 나를 지워줘~~♪♬

잠자냥 2022-09-20 15:48   좋아요 2 | URL
제가 어릴 때부터 좀 삐뚤어진 면이 있었는지 ㅋㅋㅋㅋ 너무 반듯하고 귀엽고 뭐 그런 사람을 보면 괴롭히고 싶은?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래서 다부장님 놀리는 건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어릴 때 동네에 너무 귀여운 꼬마가 있었는데 천사처럼 해맑고 그런 아이였거든요?
저는 그애랑 놀다가 흙을 먹어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 해맑은 아이가 흙 먹었다는..;
그래서 저는 ˝엄마쟤흙먹어˝ 이런 닉네임 보면 그 기억이 떠올라서;;; 제가 참 못된 아이였구나 싶어집니다.

(계급 없는 사랑은 없다에 절절히 공감합니다! 제 페이퍼가 아름답습니까? <마틴 에덴> 덕분에 옛 추억 소록소록 ㅋ)

그나저나 다부장님은 무슨 노래인지... 부장님들만 아는 노래인가봐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20 15:50   좋아요 2 | URL
아 저 빵터졌네요. 반듯하고 귀엽고 그런 사람을 보면 괴롭히고 싶은.. 까지만 읽고 제가 댓글 달려 그랬거든요? ‘아 그래서 저 놀리시는 거예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미 그런거 아니라고 ㅋㅋㅋㅋㅋㅋ아 철벽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는 백지영의 <사랑 안 해> 였습니다. 흠흠.

- 2022-09-20 15:59   좋아요 2 | URL
다락방// 아.... 사랑안하고 싶긴 한데...... 나는 부장님께 배운 노래를 부르며 가슴을 찢어버리는 기술을 시전하기 위해서라도 바디 계급차이가 선명한 남자를 만나야 하는 데요.... 안되겠다. 너로 정했다. 바디 계급남. 앞으로 훤칠한 바디 귀족 있으면 자리 좀 만들어 주십셔 부장님!!! 아 근데 뇌 너무 없는 건 싫은데..

잠자냥// 와 찐 못됨이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정말 착한 애였어요. 점점 자라면서 못 돼지긴 했는데... 그리고 나이가 먹을 수록 못되져가지고 지금이 인생 최고 못됨이긴 한데요 ㅋㅋㅋ 그래도 나 자신한테는 좋아요 ㅋㅋㅋ 그에 비해 잠냥은 완전 팥쥐아녜요? 팥쥐냥. 당분간 팥쥐냥으로 부르겠어요.

건수하 2022-09-20 21:41   좋아요 1 | URL
팥쥐냥이 여기서 나온 거였군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2-09-20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와 다른 계급과 계층의 사람이 주변에 있었나? 지금 생각해 보면..특별한 계층에 속하는 것은 아니었던 듯 한데, 어린 시절 시골동네에 내 친구는 어린 기억에 특별한 계급에 살고 있는 친구가 한 명 있긴 했었어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 부유한 집이어 놀러가면 이층 목조 계단을 올라가 자개농이었는지 엔틱 가구였었는지 잘 모르겠지만(부모님방이라고 못들어가게 주의를 주셨었거든요) 커텐을 쳐서 우아한 분위기가 감도는 친구의 부모님방문 앞을 지나 피아노랑 이층 침대가 있는 햇살 들어오는 친구 방에서 놀고 온 기억이 평생 따라다닙니다. 친구 방에는 읽을 책들이 가득했었고, 친구 어머니가 너무나 우아했었는데(미인인데다가 서울말을 쓰셨던^^) 친구집에 놀러가면 꼭 동화책을 몇 권씩 저에게 빌려 주셨었어요. 친구네집 분위기가 넘넘 부러웠었던지 지금도 한 번씩 어린시절 꿈에 친구네 이층집이 나와요ㅋㅋㅋ
계급의 차이라고 하니 갑자기 어린시절 부의 차이가 나서 늘 동경했었던 친구네 집이 떠올랐네요.
성인이 되어 이성으로 만나는 계급의 차이는 사랑으로 극복하기 힘든 문제이지 않을까?싶은데 책이 더욱 궁금하네요.
다음 달에 주문해봐야겠어요.
아..살았다. 내 허벅지ㅋㅋㅋ

잠자냥 2022-09-20 17:27   좋아요 3 | URL
계급이란 게 ‘계급’ 딱 이런 단어를 쓰면 왠지 존재하는 것 같지 않고, 난 경험해 본 적 없는 거 같은데, 책나무 님이 말씀하신 그런 부분이 결국 미묘한 계급(층) 차이 아닌가 싶어요. ㅎㅎ 이 책 꼭 읽어보세요, 담달에

Falstaff 2022-09-20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피하고 싶은 얘기를 기어코 꺼내는 잠자냥 님. 흑흑흑......

잠자냥 2022-09-20 20:34   좋아요 2 | URL
자, 문트도 어서 풀어놓아 보거라~

그레이스 2022-09-2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영화를 보고 있나요?^^

잠자냥 2022-09-20 23:18   좋아요 1 | URL
그 영화 제목은 <마틴 자냥> 인가효 ㅋㅋㅋㅋ

coolcat329 2022-09-21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좋지만 이번 리뷰는 더 절절한 느낌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도 생각나고 잠자냥님의 그 묘한 심리는 <깊은 강>의 순수한 신학도 오쓰를 유혹한 미쓰코도 생각나게 하네요. ㅋㅋ

잠자냥 2022-09-21 11:52   좋아요 2 | URL
미쓰코 잠자냥!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9-23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번 리뷰도 역시나 멋집니다!! 개인사를 많이 곁들여주시니 더 확 와닿아요. 계급이라는 게, 부 자체도 그렇지만 거기서 오는 여유로움, 누리고 자란 문화적 풍요로움 등에서 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망가뜨리고 싶어진다니 ㅋㅋㅋ 잠자냥님 진짜 ㅋㅋㅋ 저 꼭 채운 단추 풀어버리고 싶다는 부분에서 야한 생각 했다는 걸 고백합니다..(솔직히.. 잠자냥님도 쓰면서 그런 생각 안 하신 거 아니쥬?)

잠자냥 2022-09-23 10:58   좋아요 1 | URL
ㅋㅋ 아니 그 당시 진짜로 그런 생각을 했어서... ㅋㅋㅋㅋ 야한 생각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이 정말 답답하리만치 그렇게 꼭 잠그고 다녀서 와 진짜 저거 하나만 확 뜯어버리고 싶다 뭐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근데 저렇게 쓰면 분명 야하게 읽을 사람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게 괭님일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10-07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제 적립금을 털어간 ㅎㅎ 새파랑님과 자냥님 글 읽고
마틴에덴을 샀지요. 그리곤 스노우맨 읽고 있어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2관왕 한 집사들이겐 츄르도 주고 막 그러면 좋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2-10-08 10:05   좋아요 1 | URL
마틴 에덴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읽으세요~ ㅎ 안 그래도 저는 츄르 사냥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