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도 이제 늙었는갑다. 수지같은 애(?)들이 순수하게 이뻐보이니깐 말이다. 그리고 얼굴 뜯어먹으면서 사는 (본인들은 부정하고 싶겠지만!) 축복받은 인생들이 부러우면서도 인터뷰를 똑 부러지게 하는 것을 보면 뜨는 애들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트나 힘든 스케줄 때문에 힘들면서도 웃으면서 방송하는 것을 보면 작은 일 하나도 싫어하며 우중충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진정 연예인은 감정노동이 많은 직군임에는 분명하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게 행복해 보이는 이들. 참 부럽다. 운전까지 잘한다니.. 특히 어린 나이에 그걸 찾아서 더 부럽고. 요즘 연예계에 별 얘기가 많은데 수지는 이상한 일 안 저질렀으면. 괜히 응원하고 싶다.
2. 전 제주지검장 김수철.. 정말 이게 왠 망신이냐. 그를 보며 놀랬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당연히 벌을 받아 마땅하긴 하지만 사건 후의 어리숙한 대응,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지 못하는 그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범죄임에 분명하지만 또 정신적인 병이기도 하니까. 물론 선처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바바리맨의 추억'이라고 하면 나도 조금은 있다. 미션 스쿨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꼭 예배시간 전에 성스러운 음악과 함께 나타나던 그들.. 모두가 다른 사람이었던 거 같고 딱히 분출할 데 없는 에너지를 소리지르는데 썼다. 지금 생각하면 미쳤지.. 정신 이상한 놈들을 더 부추긴 결과가 됐다. 미션 스쿨이라 보수적이어서 모르쇠로 일관하던 선생님들은 특단의 조치로 CCTV를 설치했는데 잡아야되는 바바리맨은 못 잡고 땡땡이 치는 기집애들만 피해를 보는 결과가 되었었다.
나는 일대일로 당한 것이 없어 그냥 추억(!)처럼 얘기하지만 성범죄가 진화되는 것을 보면 웃을 일이 아니다. 게다가 풍문으로는 학교 바로 옆에 붙어있던 지방에서 올라온 엘리트를 위한 기숙사에서 출몰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워낙 모범생 집단이어서 그랬는지(그 놈의 미래가 '창창' 하니까!) 뭔가 쉬쉬하면서 소문이 퍼졌는데 내가 이 설을 가장 믿는 이유는 그들이 평소에 자기 감정을 억누르고 살았을 가능성이 커서이다.
전국 모의고사가 끝나면 1-2 자리대의 등수로 평균화 지역의 아이들에게 좌절감을 팍팍 주는 그들이지만 그만큼 평소에는 놀고 싶은 욕구를 참고 기대에 부응하려는 압박은 말도 못하겠지.
평소에 억눌려 있는 사람이라도 짐을 나쁜 방향으로 푸는 건 안될 말이다. 이왕 망신당한거 제대로 고치시길 바란다.
3. 비욘세와 제이지가 이혼할 거라는 기사를 봤는데 금방 애정전선에 이상없다는 행보를 취하는 그들 부부를 보면서 역시 연예인은 아무나 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들은 '쇼윈도 부부'라고 판명이 났다. 하지만 기사는 묻는다. 결혼이 비지니스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특히 그들은 어마무지막지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부부. 연예인 한 명 뒤에는 또 같이 먹고 사는 사람이 어마어마할 거에다 미리 짜여진 공연을 생각하면 선뜻 이혼할 수도 없을 것이다. 비욘세는 스캔들도 거의 없이 엄청난 프로의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가수라는 커리어는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하긴 누가 이혼을 쉽게 하냐만은.
낭만적인 연애 결혼은 20세기의 산물일 뿐이고 원래 결혼이라는 건 사회적 계약이라는 생각에 동의하는 나로써는 그들 부부의 선택이 이해가 간다. 정이든 동료로서의 인정이든 둘 중에 하나가 끝난다면 완전히 끝날 것 같기는 하지만...
다만 그들의 선택에 의해 행복 코스프레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좀 씁쓸하긴 하다.
4. 김태훈의 칼럼에 옳소 옳소 하는 날이 오다니. 매체에서 비춰지는 김태훈 칼럼리스트의 모습은 내게는 그저 '말만 잘하는 남자' 였다. 인간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이다.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보니 역시 글은 잘 쓰긴 하는데 이번 칼럼은 평소 내 생각과 일치했다.
그래, 성형이 뭐가 어때서!!
우선 나는 자연(미)인이라는 것을 밝힌다. 김태희처럼 생기지는 않아서 나도 내 외모에 완전 만족하고 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성형 수술은 정말 무섭다... 불과 일주일 전에 축농증 수술하고도 이렇게 갖은 엄살을 부리는 나라는 사람은 이 얼굴로 늙게 될 것 같다.
나도 한 때는 진한 쌍커풀과 오똑한 진주알 코를 꿈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튜닝을 마친 친구들이 있었고 틈만 나면 그런 소리를 해댔다.(이건 약간 폐해이긴 한 듯) 미모가 여성의 큰 무기인 것은 계속 말해야 입만 아프지. 사실 나는 나보다 능력있고 똑똑한 여자보다 예쁜 여자한테 더 큰 질투를 느끼니깐. 친구들끼리 돌아가며 마구 견적을 잡았고 결국 한국은 인구 대비 '성형 1위'의 기념을 토했다.
주변에 성형한 사람을 꼽으라면 10명은 거뜬이 댈 수 있는 도시 여성이라 그런지 '성형 1위' 같은 기사를 보면 시큰둥한 반응을 했다. 꼭 통계를 내야 아나? 같이.. 하지만 그 밑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단지 성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왜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성괴'니 '강남언니'니... 따지고 보면 불법도 아니고 의료 산업에 기여하는데다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나라에서 고군분투하며 사는 걸로 예쁘게 봐줘야 맞는 게 아닐까? 그것도 나름 후천적으로 얻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성형 수술을 비용을 위해 돈을 벌고 마취주사 맞아가며 고통도 감해내야 하는데... 작은 수술이라도 해 보고 나서야 존경심까지 든다.
댓글 중에 열받는 포인트는 2개. 여자와 외국인의 시선. 요즘 성형은 생각보다 남자도 많이 한다 이 자식들아!!! 하긴 뭐 성형 뿐만 아니라 일베를 위시한 남성 커뮤니티의 여성 혐오는 워낙 광범위 하니까 특별할 것도 없지.
특히, 외국인들한테 부끄럽다는 의견을 마구 내보일 때 좀 의아하다. 그리고 성형비율 1위 했다고 비난하는 외국애들한테도 나는 만날 때마다 '누구도 그 사람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바로 얘기한다. 논리적으로 틀리지는 않으니까 바로 수긍하기는 하는데 그냥 감정적으로 싫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면 막 욕이나 못하지.
가끔 외국에서 만난 애들-특히 일본애들이나 동남아에서 온 애들이- 한국이 성형 국가 이미지임을 굳이 표현하려고 할 때도 꼭 말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동남아, 일본 등지에서 특히 성형 관광을 많이 온다고.
성형 비율 1위는 부끄러워 할 거라기 보단 오히려 자랑스러워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대비 훌륭한 기술로 외국인까지 끌어들이고 있는데 부끄러워할 이유가 무엇일까. 무슨 마약을 팔아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성형은 고급 의료 서비스이다. 하이테크놀로지에 물가 상승률 대비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진 의료 상품을 왜 끌어내리지 못해서 안달일까.
물론 매스컴에서 쉬쉬하는 성형부작용이나 획일적인 미의 기준까지 물개 박수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성형인에 대한 혐오는 무서울 정도다. 뭐 유전자에 대한 생각 때문에 손해보는 것 같은 기분도 이해못할 건 아니지만.(누가 손해를 좋아한다냐!) '예쁜 여자'로 살기로 결심만 하면 가능한 세상이지만 나는 차마 성형에 대한 생각도 하지 못한다. 김태훈의 말 대로 그들은 '세기의 변화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위대한 종족'일 수도 있겠다.
사족. 근데 이런 거 다 의미없다.. 오프라인에서는 성형미인이든 자연미인이든 미인은 어찌됐든 대접받는다.
5. 'SNS 징징이'는 싫어.
임경선의 칼럼을 보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에 이렇게 말 시원하게 하는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막말을 하는 독설과는 다르다. 그녀의 돌직구를 읽으면 사이다를 머금은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Facebook 에서 팔로잉을 안 하는 친구들이 좀 있다. 쓸데 없는 정보를 뿌리는 헤비업로더와 얼굴만 알고 친구인 애들, 그리고 내 기 다빨아 먹는 '기 도둑'님들.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그 친구의 팔로잉은 안 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기 빨리는 포인트는 다 같은가 보다.
SNS의 게시물을 보면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 나를 포함해서 대체로 즐거운 일만 올리는 부류가 많다. 아니면 럭셔리, 팬시한 곳에 가서 찍은 사진, 제품만 올리는 사람도 있고. 이런 것 때문에 자기 인생과 비교를 하게 되서 SNS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 더 불행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곤 한다. 그래도 가장된 행복이 꾸밈없는 슬픔보다는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적어도 행복을 가장할 정도면 어느 정도 필터는 거치고 올려진 사진이라 거부감이 드는 경우는 잘 없다.
문제는 징징이들. 비련의 주인공 역에 빠진 사람은 미안하지만 정말 꼴 사납다. 다행히 그런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작위적으로 해석하지만.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면 계속 징징이 짓을 할 수 없다.)
학교도 자주 나오지 않고 남자한테 빠져살았던 동기 K는 얼굴책에 자기 연애질을 무려 처음과 끝까지 게시해댔고... 그 연애의 비참한 결말은 K와 거의 교류도 없었던 동기언니한테 듣게 되었다. 동기언니도 건너 건너 들은 얘기였는데 그걸 전해준 친구도 막상 K와는 친하지도 않았다. 나는 팔로잉을 끊은 바람에 루머에는 못 끼게 되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진짜 남자들처럼 욕을 하면서 돈독해진 사이라면 시크하게 댓글 하나 남기고 총총했을텐데... 안물안궁! 이렇게 말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분개하는 이유는 그녀들의 게시물을 보고 괜히 우울감을 얻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차저차하여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지만 지금도 이유없이 어리광부리고 싶고 징징거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쨌든 법적으로 성인인 이상 감정은 조금 컨트롤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가감없이 드러내고 애기짓을 하는 애기들은 정말 떼찌해주고 싶은 심정.
그리고 우울감을 '자존감 부족'으로 돌리는 세태에 대해서도 아니꼽게 본다. 정말 100% 동의한다. 갑자기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생겨서 모든 문제의 발로는 '자존감 부족'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자존감이 충만한 인간은 아니기에 한 때 심리학 서적도 엄청나게 읽어대기도 했다. 근데 원인을 아는 것으로 자존감이 충족되는 건 진짜 아니다. 괜히 부모에 대한 원망이 늘기만 했었지..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 많다. 애정결핍이나 외모고민으로 자존감이 유리처럼 약한 사람들. 근데 그 문제를 모두 낮은 자존감의 탓으로 돌려버리면 정말 해결책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라는 생각은 없이 그저 자존감 타령을 하는 사람을 보고나서 자존감 타령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자존감 타령도 슬슬 피로해지기 시작했으니깐. 고통을 나눠지면 편하다는데 우울감을 전염시키는 사람은 우울감이 좀 덜 해질까. 깊은 우울함이 아니라면 작은 것 정도는 자기가 삭혀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는 전염시킨 수 있는 사람도 주변에 안 남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