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메종 드 히미코 SE (2disc) - (일반 킵케이스)
이누도 잇신 감독, 오다기리 죠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이누도 잇신 감독의 팬이 되었다. 정말 현실적인 영화 였다고나 할까. 그 영화 얘기는 나중에...

[메종 드 히미코]는 영화의 제목이자, 히미코가 만든 게이 실버타운이다. 사오리가 그 곳으로 간 이유는 아버지인 히미코의 연인, 하루히코의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아서다. 히미코는 갑자기 커밍아웃을 하고 가정을 버렸고 사오리는 그가 밉다. 그러나 그녀는 빚이 있다. 어머니의 암은 당신의 죽음과 딸에게 빚을 남겼다. 그녀는 그 곳으로 간다. 돈을 벌려고.

히미코도 암에 걸려 거의 다 죽어간다. 사오리는 그가 벌을 받은 거라 생각하고, 그의 동료들도 멸시의 눈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그들의 순수하고, 편견과 싸워온 내공, 그것을 이긴 힘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나보다. 결국 그녀는 마음의 문을 연다. 아버지에게도. 그의 연인 하루히코에게도.

아버지와 대화도 하게 된 그녀.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아버지에게서 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다.(난 이상하게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어쩌면 사랑한다는 말보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감동스럽고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끝까지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며 죽는다.

 

그녀는 정말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다만, 그녀가 그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전에는 원망과 증오의 마음이 주 였다면, 그 곳에 간 이후로는 사랑하는 감정도 생겼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애증(愛憎)의 감정. 아버지를 모두 다 이해하고 용서를 했다면 그건 너무 일차원적이고 만화적인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게이에 대한 영화이지만 [로드무비]처럼 우울하지 않다. 코미디적 요소도 적절히 섞여있다. 비극적인 것이 어쩌면 더 희극적일 수도 있듯이. 특히, 여장을 좋아하는 게이 아저씨가 여자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며 감격하는 순간의 떨림. 우습기도 하면서 불쌍하기도 하고.... 어쩌면 남들보다 대단한 일을 못 이루는 것 보다, 남들은 평범하게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못하는 것이 더 슬픈 일일 것이리라.

사오리와 하루히코는 미묘한 감정이 싹트는데, 아시다시피 하루히코는 그녀의 아버지 히미코의 연인. 그는 게이인 것이다. 자려는 시도는 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난다. 변죽만 실컷 울려대고. 사오리는 비참한 심정으로 말한다. '만지고 싶은 곳이 없는거지?' ........ 흥!

그러나 하루히코는 사오리를 꽤 좋아했고, 자고 싶었던 것이다. 본능, 속성이 안 따라줬을 뿐.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재밌고,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오랜 편견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 긍정적인 에너지로 살아가는 그 게이들에게 박수를. 짝짝짝!!! 그들은 캡 유치하고 어린애 같은 짓을 많이 했지만, 실로 귀엽고 멋있었다.  특히, 여자들이 입는 옷이 잘 어울리지 않지만 죽으면 그런 것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죽는게 두렵지 않다는 게이아저씨. 박수!

영화를 보고 있는 내가 그들에게 우정을 느낄 정도 였다. 그래서 결국 사오리도 그들에게 갔던 것이 아닐까.

p.s 영화를 보는 내내, 이상하게도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 얘기도 다음에...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팻걸 - [할인행사]
카트린느 브레이야 감독, 아르시네 칸지앙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팻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히 갈리는 쪽이다. 나는 엄밀히 말하면 호(好)에 가깝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여자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열등감과 우월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영화를 꽤 좋아하지만,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영화도 상당히 좋아한다. 황당무계한 해피엔딩은...싫어.) 

불호(不好)인 입장의 사람들은 말한다. 역겹다고. 맞다. 이 영화는 달콤한 영화는 절대 아니다. 처음엔 소녀들의 발칙한 성장영화인줄 알았다. 그러나... 물론 나도 역겹고 화나는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영화 개봉 당시, 남녀의 체모와 성기가 노출되었다고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영화를 찍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논란이 되는게 아이러니하다.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말 맘에 안 들었던 것은 "잔 것은 언니지만... 느낀 것은 나였다." 란 헤드카피. 정말 역겹다.

언니인 엘레나는 정말 예쁘고 말랐다. 자신의 외적인 가치도 잘 알고 있다. 반면에 동생인 아나이스는 뚱뚱하다. 어릴 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은 경험이 있었는지, 매우 현실적이다. 특히 사랑에 대해서. 아나이스는 '첫 경험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해야 한다.'라고 굳게 믿고 있다. 너무 슬펐다. 영화 전반에서 아나이스도 사랑을 갈구하는 소녀일 뿐이다. 현실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또 먹게 되는거고. 쩝.

엘레나는 아나이스를 무시한다. 심지어 자신의 애정행각에 이용하기도 한다. 그 근거는 아나이스가 외적으로 아름답지 못하기 때문. 제 3자의 입장에서 엘레나는 악녀일 뿐이지만, 사실은 엘레나와 아나이스는 둘다 나르시시즘의 굴레에 갇혀있는 피해자다. 그녀들이 그렇게 된 것은 그녀들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엘레나는 아름다운 외모로 그들의 가치를 드높이는 착한 아이일 것이고, 아나이스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도 자매들은 서로를 경멸하면서도 또 사랑하고, 자신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인생은 다르기에, 엘레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첫 경험을 하는데, 잔인하게도 아나이스는 그 현장에 있다. 그래서 그런 역겨운 카피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럽은 극단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다. 차를 운전하던 엄마는 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데, 괴한이 나타나 엄마와 엘레나는 바로 죽음을 당한다. 아나이스는 도망치다 숲에서 성폭행을 당한다. 충격, 충격, 충격... 한참 멍해져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마지막에 한방을 먹였던 아나이스의 한 마디. 그녀를 구조한 경찰들이 정말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정말 아무일도 없었어요. 믿지 않으셔도 좋아요....'

아, 누가 소녀를 이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마지막 장면에서 어깨에 힘이 풀려 버렸다. 무엇이 이 소녀에게 사랑에 대한 피학적이고 가학적인 환상을 심었는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여자를 두번 죽이는 영화라고 한다. 그럴 수 있다. 내가 근래에 심리학 책을 안 읽었다면 나도 기분이 나빠졌을 것이다. 지금과 다른 시각이 었을 것도 같다. 그럴만큼 영화는 내내 역겹고 찝찝한 기분을 준다.

소녀들은 자신들을 서로와 동일시 했다는 점에서 볼 때, 엘레나는 여성 내면의 우월감을 나타내고, 아나이스는 여성 내면의 열등감을 나타낸다.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외모에 대한 태도로만 보자면 그렇다. 이 영화가 욕먹었던 이유는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이런 태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과한 것은 아니한만 못하다. 정말로!)

[팻걸]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만들었다. 거기는 여자들의 몸매에 관대한 사회가 아니었어?? 라는 나의 환상도 무참히 깨졌다. 흑. 나 이제 어디서 살아야 하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ㅇㅇ 2012-02-0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카톨릭 문화권이라서 다른 유럽에 비해서 남성우월주의적인 면이 많은 나라입니다. 쇼프로 보면 특히 이태리 같은경우 한국인이 보기에도 좀 눈쌀치푸릴정도로 여성의 외모를 중요시하고 섹시한 여성을 내려다보는 시각을 가진 쇼가 많아요..
기후때문인지 여성들은 다른유럽지역보다 체구가 작은반면 몸이 굴곡지고 남성들은 짙은 머리와 눈색을 가지고있으며 섹시한 남성의 대명사로 여겨지지요. 또 그만큼 사회적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도 많으며 특히 프랑스여성은 다른유럽여성들 사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잘 유지하고 외모관리 잘하는걸로 부러움을 산다고 합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2-02-04 18:10   좋아요 0 | URL
오... 그래서 이런 극단적인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거군요.
여기나 저기나 세상은 예쁘고 날씬한 여자들의 편이네요!ㅎㅎ
참 씁쓸합니다. 좋은 정보와 댓글 감사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