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낸시 마이어스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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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되었던 영화를 조금 늦게 봤다. 좀 그런 편이다. 하물며 좋아하는 감독 낸시 마이어스 작품이었는데도. 모험을 못하는 통에 영화 선택마저 느리다. 평이 좋았던 만큼 비꼬는 마음만 없다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이니까 가능한 일인건가..."라는 식의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걸로 안다. 나도 영화 보는 내내, 이거 영화라서 이런거 아니야?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했던지. 내용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동화같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40년 동안 일을 하고 부사장으로 지낸 사람이나 되어야 젊은 이들과 섞여 '인턴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인지... 조금은 씁쓸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와 인턴에 대한 의식차는 있을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사회가 팍팍하다 보니 패션부터 시작해서 따뜻함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할머니가 만들어 준 것 같은 따뜻하고 소박한 니트, 친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밥이나 한 번 먹자의 킨포크 스똬일 등등. 나만해도 거의 매일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침을 흘리면서 보고 있으니.



70세가 된 벤은 직장을 은퇴하고 무료한 생활중에 구인 전단지를 본다. 60대 이상에 정리 정돈을 잘 하는 인턴을 구한다는 것. 지원서는 자신의 동영상을 찍어서 유투브에 업로드 하라는 조건이 있고 파일은 avi 형식이니 뭐니 같은 알 수 없는 조건을 적어 놓았다. 벤은 출근할 수 있는 어딘가가 있다는 걸 순수하게 기뻐하는 인쇄기업의 전 부사장. 게다가 정리 정돈은 자신이 있으니 자신에게 적격이라 생각했다. 꿋꿋하게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간다. 멀끔한 수트를 입고 찾아간 곳은 30대 젊은 CEO가 운영하는 의류업체. 자신있는 태도와 튼실한 체력을 가진 벤은 금방 합격한다.


부서는 비서실. 창업 1년만에 2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한 사장은 보기보다 까탈스럽다. 하지만 전 관리직으로 있었던 벤에게는 깊은 통찰력과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무사히 넘어간다. 하루는 운전기사 술을 마시는 걸 보고 그걸 무마하면서 이제 픽업기사로 까지 있게 되어 사장의 개인사까지 속속들이 알게 된 벤. 


일에서 완벽하고 똑똑한 여자들이 대부분 그렇듯(!!) 줄스도 사업 성공으로 인해 유능한 마케팅 담당자였던 남편이 가정주부로 있으면서 죄책감을 갖거나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전업주부들한테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면서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식에 사로 잡혀 있다. 거의 아빠 나이인 벤은 명쾌하게 충고도 하고 그녀를 도우면서 신뢰를 쌓아간다.


특히 젊은 여자 CEO를 믿지 못하는 주주 때문에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게 되면서 남편 대신 벤과 줄스는 다른 주까지 출장을 떠나고 줄스는 남편이 바람피는 사실을 고백하며 고민상담을 한다. 하지만 전 주에 이미 줄스의 딸을 데려다 주면서 밀회를 목격한 벤은 줄스의 고백에 한 시름 놓고 줄스에게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말라며 위로한다. 그리고 사별한 부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털어 놓으며 더 가까워진다. 정말 인상 깊은 대사는 "그녀는 정말 인생의 모든 일을 쉽게 했어요." 그러면서, 혼자 묻힐 것을 두려워 하는 줄스에게 자기 부부의 자리 옆으로 오라는 제안까지 한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이라도, 출장에서 아무리 나이 든 남자라도 호텔방에서 대화하는 건 아니겠지? 것도 한 침대에서!! 이것은 영화니깐.. 영화니깐 그런 상황인 거겟지?)


줄스가 가정과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결국 줄스는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물론 새 삶을 시작한 벤도 예쁜 맛사지사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관전 포인트는 역시 개그 에피소드.


1. 일하는 중에 벤을 상대로 영업하는 적극적이고 섹시한 맛사지사와 배려돋는(!) 동료들의 에피소드.  

2. 동네에서 끼를 부리는 부인("늦으면 안되요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어요~")과 맛사지사 사이에서 곤란한 벤. 그리고 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쪽의 화끈한 의사 표시도 짱웃김. (힌트 : -_-ㅗ)

3. 첫 데이트를 장례식장 참석으로.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에서 관계 후 혈압 체크부터 하던 사랑스러운 커플이 떠올라서 빵터졌다. 물론 웃을 일은 아니지만. 


로버트 드니로의 멋진 할아부지 간지가 나는 수트 패션과 고풍스러운 필기구를 정돈하는 모습도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다. 이러니 후줄한 20대들도 이 멋진 할아버지한테 패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따름이다.


한 때의 부사장에서 인턴으로, 이게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긴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훈훈하고 재밌는 이야기 한 편을 볼 심산이라면 추천한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재미로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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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6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뽈쥐님, 좋은 토요일 저녁 되세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6-01-16 21:0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님도 주말 풍요롭게 보내셔요! *^^*
 
마리 앙투아네트 - 아웃케이스 없음
소피아 코폴라 감독, 제이슨 슈왈츠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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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공주병은 있었는데 막상 실제하는 공주, 왕비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책 한 줄 안 읽었던 나에게 처음 마리 앙투와네트를 접했던 것은 그 유명한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였다. 머리가 원체 맹했던 나는... 사실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누가 만화가 쉽다고 했지?!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당연히 남자보다 멋있는 오스칼과 그 옆에서 간드러지게 웃어대는 일라이자 머리를 한 철없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왜 공주라고 생각했을까?) 베르사이유나 마리 앙뚜와네트 같은 희안한 이국의 언어에 매료되어 조금 열심히 봤지만 워낙 어두운 내용에다 왕가라는 것 자체에 이해가 없어서 내용 자체를 크게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딱히 마리 앙투와네트라는 여자를 미워하지 않았다. 한편으론 슬픈 이야기다. 왜 이렇게 이해력이 떨어졌는지.. 엄마가 걱정했던 이유를 알만도 하군.


커스틴 던스트가 딱히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영화에서는 꽤 매력적이다. 몸매도 훌륭하고. 마리 앙투와네트가 실제로 주걱턱이 심하긴 했지만 꽤 미인이었다고 하던데 그걸 재현할 수 있는 헐리웃, 아니 서양 배우가 있을까. 워낙 다들 반듯반듯 예쁜데.


별 기대를 안 하고 본 영화를 홀리 듯 보았다. 여자라면 홀릴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꽃이든 과일이든 썩기 전에 가장 향기롭고 달콤하듯이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 귀족의 사치는 엄청 났다. 비용을 대는 쪽이 죽을 맛이지 쓰는 입장에서야 신이 나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서 주인공이 명품을 접하고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거나 미드 [섹스 앤더 시티] 에서 캐리가 옷방을 뒤지며 옷을 찾는 장면에 한번도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라면 별로 일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영화, 소설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 여인에게는 생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 오스트리아 출신의 공주가 대국 프랑스의 왕비가 되면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뻣뻣한 프랑스 귀족들은 지위상으로 아랫 것(?)들이지만 상대적으로 촌뜨기 외국 여자애를 은근히 무시하고 깔보며 대한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호박씨를 까면서 텃세를 부리고 심지어 시할아버지의 첩까지 어린 마리의 복종을 요구한다. 아침마다 아래 사람들에게 속살까지 보여야 하고 편이 없이 발가벗겨진 것 같은 궁중생활은 화려한 드레스와 요란한 음식과는 달리 몹시 힘겹다.


우유부단한 남편인 루이 16세는 가장 중요한 생산(?)적인 활동에는 관심이 없고 사냥에만 정신이 팔려서 젊은 여자 마리를 힘들게 한다. 후손을 잇지 못하면 왕비의 자리도 위태해지므로 마리의 어머니는 걱정이 된다. 본인이 제일 힘들테지만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는 끊임없이 닥달의 편지를 보내고 루이의 여동생이 먼저 후손을 낳는 등 마리의 궁중생활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자신에게 도통 관심이 없는 남편에게 지친 마리는 다른 방면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한다. 요즘 (있는) 여자들이 카드를 팍팍 긁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요건이 갖춰진 궁전에서 원없이 온갖 치장을 하는 철없는 왕비. 초콜릿과 빵, 스위트 와인까지 마시면서 생각없이 그저 해피해피한 쇼핑 친구들과 감각적인 게이(?) 디자이너까지 갖췄는데 어떻게 이런 생활을 포기할 수 있을까. 만나면 즐거운 친구들과 생활하던 마리는 온갖 쾌락을 좇는다. 겜블링, 멋진 파트너와 파티에서 썸타기 등등. 


역시 너무 조급해하고 매달리는 것 보다 다른 것에 힘을 쏟는 게 시공을 막론하고 연애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마음 놓고 즐거운 궁중생활을 즐기던 마리에게 다행히 딸이 생기고 또 아들이 생긴다. 딸이 생긴 마리에겐 이제 사치 대신 정원을 가까이 하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 사치 후의 정원에 심취하는 건 많은 연예인들이 그렇듯이 물질로 채울 수 없는 내면을 채워 주는 것을 찾아 도달한 최종점 같은 것이다. 정원에서 양과 닭을 키우고.. 화려한 옷 대신에 가볍고 부드러운 흰 면 드레스를 입고 딸과 함께 뛰어다니는 그림을 보고 있자니 너무도 유명한 그녀의 말년이 생각나 슬프기도 했다.


좀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남편으로나 왕으로서나 별로였던 루이 16세는 성난 군중을 가족과 함께 맨 몸으로 맞이하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식사를 한다. 


마리 앙투와네트의 인생은 유명해서 영화 줄거리를 요약할 필요는 없지만 한 인물을 그리는 데는 그리는 사람의 시선은 중요하다. 영화는 소녀에서 여자로, 공주에서 왕비로 변하는 동안을 여자의 시선, 아니면 마리 앙투와네트의 시선에서 그린다. 어린 자신에게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자신을 욕하는 여자을 보는 마리. 문화 차이와 직급이 높아져서 개인적인 행동 하나 하나에 해석하는 이국의 사람들. 자신을 여자로 대하지 않는 어린 남편. 그 때문에 임신이 안 되자 닥달하는 어머니와 고소하다는 듯 보는 사람들.. 더구나 양국에 문제가 생기면 어디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자신은 어디 편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고 복잡한 정체성의 혼란까지. 힘든 생활에 지쳐 쾌락에 심취하게 되는 보통 여자로서의 마리 앙투와네트를 그렸다.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그녀가 실제로는 말하지 않았던 말로 군중을 화나게 했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안이한 대응은 더 큰 비극을 불러왔다. (강하게 변호했다면 운명이 달라졌을까?)


벌써 2년 전 처음 갔던 유럽 여행에는 파리가 끼어 있었다. 당연히 베르사이유 궁을 방문했던 나는 이것이 진짜 1700년대 후반의 궁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2000년대에 사는 나는 그 방 중 하나보다도 무지막지하게 심플하게 살고 있는데! 역시 시대를 잘 타고나는 것보다 탯줄인가.. 같은 생각도 잠시 했다.  


이렇게 사치가 심하니 시민 혁명이 일어난 게 수긍이 참 많이 갔다. 하지만 여자라 그런지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도 한 번은 화려하게 살아 볼 만은 하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기도 했다. 평생 아무 드라마도 없이 죽는 평범남녀도 많은데.


흔히 프렌치 시크라는 검정, 하양, 무채색의 스프라이트 대신 영화에서는 마카롱 같은 파스텔 컬러와 밝은 민트색과 핑크, 새하얀 실크같은 그저 소녀스럽고 행복하기만 한 밝은 색으로 화려한 그녀의 생을 그려낸다. 잔잔한 꽃 무늬, 여기저기 번쩍이는 금장식, 레이스, 깃털, 프릴, 힐, 뮬,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마카롱, 초콜렛, 떨어질 듯한 샹들리에, 여백없는 화려한 벽지.....  만으로도 눈요기는 충분하다. 


가끔 마리 앙투와네트와 친구들이 치장을 하는 장면만 돌려 볼 때도 있다. 감독이 유명한 스타일리스트라는데 스타의 리얼리티쇼를 보는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먹방을 보는 것과 비슷한 심리라고 해야할까.


프랑스 역사를 보면 참 통쾌한 순간이 있다. 바로 시민혁명. 그건 알다시피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그로인한 부작용도 있긴 했지만. 루이 16세는 능력없는 왕 같지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깔끔하고 멋있게 포장 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마리 앙뚜아네트도. 가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모로코와 네덜란드의 왕실의 막장 스토리를 보고 있으면 전혀 상관없는 나도 부아가 치미는데.. 차라리 그들이 운명에 저항하지 않고 꼿꼿이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야 말로 그들은 멋있게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리 앙투와네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 여자로서 그녀의 일생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내가 당시에 버는 족족 세금으로 쪽쪽 빨리고 있던 시민이었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졌겠지?(지금의 신분(!)으로선 이게 더 현실적이다.)


내 일생을 적으면 소설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인이 많다. 하지만 진짜 자기 일생을 기록으로 남겼을 때 소설이 되는 여인은 드물다. 고귀한 출생, 아름다운 외모, 애정없는 결혼, 타지에서 외로이 시작된 결혼 생활,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 물질적인 풍요로움, 달관, 일생의 사랑, 천한 것(?)들의 역습, 꼿꼿하게 왕녀의 품위를 지키고 먹은 왕실에서의 마지막 식사, 단두대에서 마감하는 삶까지. 이것이 고작 38년을 살다간 여인의 삶이 계속 회자되는 이유가 아닐까.      



사족 : 그나저나... 옛날에는 무조건 얼굴과 가슴으로 쇼부를 봐야했던가. 다리가 예쁜 여자들은 참 억울하기는 했겠다...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얼굴이 너무 중요하니까 몸매만 좋은 숙녀는 사냥같은 걸 할때 사고(바람,, 낙마 등의)를 빌미로 치마를 훌렁 넘겨서 자기의 예쁜 다리와 엉덩이라인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참 남자 유혹하는 건 진짜 힘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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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2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5-01-02 19:35   좋아요 0 | URL
원작 소설이 따로 있었군요. 알라디너가 이렇게 정보력이 느려서야..ㅠㅠ
아마 요 영화는 여성 취향인 것 같아요. 옷, 구두 쇼핑을 좋아하신다면 눈이 막 호강하는 영화에요.ㅎㅎ

역시.. 아직도 다리보다는 얼굴하고 가슴인가요..? 씁쓸해라..ㅎㅎ

야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 자주 뵈어요^^
 
[수입] Our Idiot Brother (아워 이디엇 브라더) (한글무자막)(Blu-ray) (2011)
Starz / Anchor Bay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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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난 자막이 있는 걸로 봤다. 심심하던 차에 IP 티비가 제공하는 공짜 영화를 감상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적당히 훈훈하고 재밌어서 기분 전환용으로 딱이다. 정말 쉬운 단어의 번역이 더 어렵다고 하는 걸 실감한다. 영어 제목을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머리를 굴려보는데 적절한 답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바보 오빠 or 남동생.. 형제라고 하면 무슨 종교같기도 하고.. 차라리 이 부라더의 이름으로 '바보 네드' ??  스스로도 너무 후진 답안이라 민망하다.


네드가 진짜 바보는 아니고 우리 말로 하면 좀 얼뜬 사람 정도 된다. 농장을 갖고 있는 여자친구와 개 '월리 넬슨'과 행복한 동거를 하다가 경찰한테 대마초를 팔고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형량을 지고 나오자 여자친구는 네드와 비슷하 새 남자친구를 들이고 그를 쫓아낸다. 개도 주지 않은 채.


네드는 하루 아침에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어 엄마네 집으로 향한다. 네드에게는 위아래로 여자 형제 3명이 있다. 큰 누나 리즈는 결혼생활에 지쳐 생기없는 아줌마가 되어가고 둘째 누나 미란다는 직장에서 승승장구할 야심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기자 생활을 한다. 막내 동생 나탈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양성애자로 순간의 감정을 조절 못 해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네드는 마약 갱생 프로그램(?) 같은 걸로 때때로 정부에 보고를 하며 자매님들의 집을 전전하게 된다. 큰 누나 리즈는 남편의 눈치가 보여 처음부터 반기질 않았지만 어린 조카는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삼촌 덕에 신이 난다.  예술 대신에 유도, 아이처럼 놀고 싶은 조카와 삼촌은 신이나서 작은 사고를 친다. 매형의 일도 도우며 사람 구실을 해가나 싶던 네드는 매형의 불륜 현장을 적나라하게 목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리즈의 가정을 깨게 된다.


사고를 쳤으니 둘째 누나에게로 간다. 냉혈한 둘째 누나는 하필 그때 운이 좋게도 전남친X끼한테 섹스비디오를 유출당한 재벌여성을 취재할 기회가 생긴다. 운전기사 노릇만 해주던 네드는 따뜻한 마음씨로 재별녀의 말을 들어주고 훈훈한 기운을 불러일으켜  둘째 누나 미란다에게 인터뷰 기회를 제공한다. 출세지향의 미란다는 당연히 인간적인 매너 따윈 지킬 생각이 없고 스쿠프를 따기 위해 열심히 사생활을 까발리려 혈안이 된다. 당연히 기대처럼 되지 않지만 미란다에게는 사람 좋은 네드가 있다. 네드의 편안함에 재벌녀는 마음을 열고 사생활을 술술 말하고 미란다는 스쿠프를 한쿱 크게 올린다. 


하지만 못된 미란다는 여전히 외롭다. 이 야망찬 여성에게 남자들은 다 별볼일이 없다. 그래도 하나 있는 편안한 친구만이 미란다를 받아주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에는 확신이 없는 상태다. 네드는 그 사이를 끼어들어 서로를 이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계속 불편해지는 그들... 네드는 또 사고를 치고 막내 동생네 집으로 향한다.


나탈리는 막내의 전형으로 사랑스럽고 대책없이 사랑이 넘친다. (나도 막내라서 잘 아는데) 대부분의 막내들과 같이 책임감 보다는 유희와 쾌락에 더 심취해 있기도 하다. 암수 구별없이(!) 사랑하는 나탈리는 능력있는 레즈비언 애인이 떡하니 버티고 있지만 술이 떡이 되어 예술가 친구(남자)와 정신없는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을 덜컥 해버리고 만다.


당연히 오빠 네드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상황을 어찌 수습할지 고민하는 나탈리.(어찌나 미국스러운지) 네드는 솔직하게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교과서적인 조언을 하고 막내 동생을 납득 시키는데 용기 없는 나탈리는 말을 계속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네드는 나탈리의 능력좋은 변호사 여친과 함께 개 윌리를 찾으러(훔치러)간다. 당연히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던 네드는 나탈리의 임신 사실을 그 사이 훌훌 불어버리고 개 도둑질도 실패하고 만다.


여자 형제 3명은 모여서 네드를 씹는다. "우리 인생에 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잖아!! 문제는 날마다 사고 치는 그 놈이야!!" 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여성 3명은 급기야 서로를 씹고.... 원래 자기들 인생의 문제를 직시한다.


가벼운 코메디 장르의 영화라 그런지 비교적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혼한 누나 리즈는 생기를 찾고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유도를 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엄마로 거듭나고 미란다는...기억이 잘 안 난다(ㅠㅠ). 막내는 애인에게 용서를 받고 애를 낳아 키우기로 결정하고. 무엇보다 착한 네드는 전여친의 현남친(!)의 도움으로 개 윌리를 찾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 개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다.


남 탓 하며 '정신 승리' 하는 습관이 있는 나한테는 그저 재밌게 보고 웃어 넘기기엔 좀 무거운 영화였다. 밝은 내용에 웃다가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어수룩하고 착해보이는 약자에게 비난을 마구 가하면서 내 문제를 날려버리는 요 나쁜 자매들은 미운 내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따뜻한 내용만큼 영상도 잔잔하게 예쁘고 음악도 듣기 편하다. 원망도 책망도 안할테니 내 옆에도 내 얘기 잘 들어주는 편안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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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치코와 리타
페르난도 트루에바 외 감독, 에만 소르 오냐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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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하면 몇 가지 키워드로 기억될 것이다. 시가, 춤과 음악, 체 게바라... 쿠바를 여행해 본 적은 없지만 쿠바를 여행한 사람들이 쓴 에세이를 읽으면 저렇게 멋진 키워드와 빈곤의 나라로 묘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철저한 이방인의 입장에서 묘사된 쿠바는 낭만의 땅, 아니면 연민의 땅이다.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쿠바와는 다른 생생한 쿠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정치 혁명이 사람들한테 미친 영향이나... 아무래도 그들이 그린 자신들의 모습만큼 생생하게 그리긴 힘들 것 같다.



영화는 거리에서 구두를 닦으며 살아가는 노인이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회상에 빠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피아노 선율에 맞춰 늙은 손을 움직이는 이 노인은 왕년에는 반짝반짝 빛났던 천재 피아니스트 치코다. 노년의 치코는 쿠바의 이웃들이 집 안에서 싸우는 소리까지 들리는 빈민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가 만든 음악 '리타'와 함께 그의 젊고 화려한 인생이 시작된다.

젊은 날의 치코는 천재 피아니스트에 야망있고 매력적인 남자였다. 여자를 꽤나 울리고 다녔지만.. 리타가 노래하는 순간 치코는 알게 된다. 리타는 자신이 옛날부터 기다려온 사람이라는 걸. 열정적인 남녀답게 뜨거운 밤을 보내고 리타를 위한 노래도 작곡하지만 역시 여자 문제를 일으킨다. 미치게 쿨한 건지 둘은 다시 서로 공연도 하게 되고 행복한 나날을 잠시 보내지만 매력적인 리타에게는 뉴욕에 가자는 제의가 따른다.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지만 1960년대는 뉴욕에서 쿠바의 음악과 맘보, 콩가가 대세여서 치코에게도 뉴욕에 갈 수 있는 길이 펼쳐진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와 미국 뉴욕의 차이만큼 갈라진 치코와 리타는 서로에게 다른 길이 펼쳐진다. 전형적인 이민자의 길을 걷게 된 치코. 화려한 뉴욕 주류 사회에서 인정 받은 리타. 뉴욕에서 '리타 라 벨'로 세련되어 진 리타는 치코를 버린다. (근데 여자 입장에서는 100% 이해가 된다. 누가 바람 피래?) 리타는 후원자(아주 떳떳한 사이는 아님) 의 지원으로 승승장구하게 되고 야망과 리타를 쫓아 뉴욕까지 온 치코는 부자들의 연회에서나 피아노를 연주하게 된다.  


리타는 이제 '양키'가 다 되어 백인 주류사회에서나 라틴계 이민자들 사이에서나 어색해져버렸지만 여전히 강낭콩을 좋아하고 치코를 마음에 품고 있다. 화장실, 출입구까지 따로 써야하는 인종차별이 만연한 1960년대 뉴욕에서 그들은 라틴계 이방인으로서 서러운 일을 겪기도 한다. 결국 치코와 리타 사이를 질투한 후원자 론의 음모로 치코는 마약 밀매의 누명을 쓰고 쫓겨나고 리타는 술을 마시고 무대에서 인종 차별에 대해 서러워 하는 발언을 하고 예술가로서의 삶이 끝나게 된다.


이런 일을 다 모르고 조용히 쿠바로 돌아온 치코는 정권이 바뀌면서 재즈 음악을 연주하기 힘들게 되고 음악과는 상관 없는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그의 음악을 아는 젊은 예술가의 요청으로 그토록 꿈에 그리던 뉴욕에서 승승장구 하게 되는 노년의 치코. 그 사이 그의 친구 몬티는 이미 고인이 되어 뉴욕에 묻혔다. 치코는 수소문을 해서 리타를 찾는다. 그리고 노년의 리타와 치코는 47년만에 재회한다.



대사는 스페인 문화권답게 직접적이고 로맨틱하다. 재즈가사는 청승 맞아서 더 좋다. 남자를 상대로 몸싸움을 하는 라틴 언니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굵은 선으로 간단하게 표현한 그림과는 달리 계속 엊갈리는 운명이 좀 슬펐다. 이래도 가난이 죄가 아니라고..? 저런 일생의 사랑이란 게 진짜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뜻밖의 해피엔딩에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 얼마 전 유행한 '비긴 어게인'도 그렇고 한때 국내에서 매니아층을 양상했던 '원스' 성공을 보면 이야기에 음악이 녹아들어간 영화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연인의 이름을 딴 곡을 만드는 이야기를 어찌 안 좋아할 수 있겠는가!


* 스페인 문화권이 불타는 사랑만을 옹호하는 느낌인 것 같지만.. 마르케스도 그렇고 [치코와 리타]도 그렇고 47년 만에 완성되는... 노년이 되어서야 완성되는 사랑도 은근 많은 것 같다. 모두 용기 있어 보이는 라틴 사람들이라도 사랑은 참 힘든가보다. 


* 영화 [봄날이 간다]에서 유지태가 엄청나게 찌질한 표정으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같은 대사를 날릴 때 몇 년 전의 나는 어떻게 저렇게 찌질한 대사를 던지지? 라고 뜨악 하면서 소설 [한달 후 일년 후]에서 연인 베르나르가 그런 식의 대사를 날렸을 때 조제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요. 그럼 미쳐버리게 되요."라는 말을 했을 때 현명하다고 박수를 쳤었다. 여전히 조제가 현명한 것은 맞지만....... 이제는 왜 사람들이 유지태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가 명대사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봄날이 간다]는 참으로 많은 명대사를 남겼구나. 


정말 한달 후, 일년 후면 사랑도 사람도 다 변하는 구나.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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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트 가드너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랄프 파인즈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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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와 함께 돌아온 불면의 밤. 오랜만에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하는 더빙 외화를 편안한 기분으로 봤다. 더빙 영화는 인위적인 성우 목소리가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들어서 별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공중파에서 바로 쏴주는 영화를 거부할 이유는 없지. 게다가 한 번 보기 시작하니까 그만 보기가 힘들었다.


레이첼 와이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참담한 내용이라도 아프리카의 이국적인 풍경에도 맘을 확 뺏겼다. 특히 아프리카의 붉은 빛이 나는 흙 색깔은 언제봐도 좋다. 자원이 많아서 오히려 더 불행한 아프리카가 배경인 이 영화는 제약회사의 음모와 그와 손잡은 정치인의 비리를 밝혀내다 희생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잘못된 교육중 하나라 생각하는데 편식하는 아이들한테 '아프리카의 굶어죽는 아이들을 생각하라'며 가르침을 주는 엄마들이 있다. 그 중에 울엄마도 끼어있었다. 가르침보다는 죄책감을 심어주기만 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왠지 모를 죄책감이 있었는데 얼마전 다큐멘터리를 보니 왠지 모를 죄책감은 아녔다. 요 몇 새에 미친 듯이 마시는 커피, 대형 옷 브랜드가 파는 옷이 세탁되는 과정, (특히 유럽에서) 특별한 행사를 위해 사용되는 아름다운 관상용 꽃... 이 모든 것이 아프리카에 빚지고 있다. 얼마전 본 다큐멘터리에서 선진국의 '물 발자국(water footprint)' 의 크기는 어마어마 했다.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백신이 없는 까닭이 백신 구매력이 없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졌었기 때문이라는데 모든 것이 신자유주의의 생각으로 지배되는 세상이 참 무섭고 삭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구 진행도 전쟁에서 세균전으로 사용될까 두려워서 미국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게 전부라고 하니.. 차가운 심장은 에볼라 바이스러만큼 무섭다는 생각이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처럼 이렇게 어떻게.. 흑흑 이러다 말겠지. 나도 아주 적은 돈을 기부하는 거 말고는 사실 아프리카를 위해 하는 일은 하나도 없으니 나도 제약회사가 야속하니 뭐니 할 말이 없다.


(약간 스포 있음)


열렬한 인권운동가 테사는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식물같은 성격의 외교관 저스틴과 논쟁을 벌이다 사랑에 빠진다. 저스틴이 케냐에 발령이 났을 때 테사는 프로포즈를 받아내고 케냐로 같이 떠난다. 케냐에서는 국제적인 대형 제약회사가 아프리카인들을 상대로 비윤리적인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테사는 신혼부부는 임신과 함께 행복한 나날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지만 테사가 무리하게 조사를 한 탓인지 부부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는 유산으로 끝나고 만다. 뼈속까지 인권 운동가인 테사는 백인 의사가 없는 열악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유산을 했어도 남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그 순간에도 조사를 멈추지 않는다.

테사를 곱게 볼 리 없는 정치인은 그녀의 동료와 함께 죽이고 대충 무마시키려 한다. 아내가 남겨놓은 쪽지로 단순한 죽음이 아님을 직감한 저스틴의 싸움은 시작된다. 온전히 사랑의 힘과 주위 선한 이들의 도움으로 제약회사와 정치인의 비리를 밝혀내는 저스틴. 하지만 그의 말로 또한 테사와 다르지 않다.


마지막 그의 명대사.. "당신이 원했던 거는 내가 집으로 돌아가길 바랬던 거지? 당신이 내 집이야..."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신= 내 집'이라는 것은 정확하게 들었다. [콘스탄트 가드너]를 보면서 계속 다른 영화가 생각났다. 데자뷰라 해도 좋을 만큼 겹치는 영화는 [잉글리쉬 페이션트]였다. 주연도 랄프 파인즈에다, "나는 그녀가 죽었을 때 이미 죽었소." 같은 명대사를 날린 먹먹한 영화. (희안하게 진짜 좋았던 영화는 리뷰 쓰는 게 엄두가 안 난다.)


두 대사가 다 엄청나게 여심을 자극하는 코 끝 찡-한 대사지만 맥락은 비슷하다. 주인공에게 그녀들은 사랑이 시작되고 끝난 장소였다는 것. 랄프 파인즈란 배우의 얼굴은 주관적인 느낌으로 잘생겼지만 인상이 왠지 모르게 안 좋다는 거 였는데 영화 2-3편을 보고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 완전 멋있어..ㅠㅠ


외모는 결벽증이 있을 것처럼 샤프하고 신경질적이게 생긴 남자가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거는 역이 묘하게 더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연기 변신 안 해도 된다는 게 속좁은 내 의견.


그래도 참 씁쓸한 것은 관객을 엄청 속 시원하게 했던 [테이큰]같은 류의 영화에서 위안 받는다는 것. 역시 사랑하는 사람, 가족밖에 없구나..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제목 번역에 관해.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그대로 옮기면 '영국인 환자'쯤 될 것이다. 별 느낌은 없지만 아주 나쁘지는 않을 거 같다. 언어에도 운치라는 게 있다면 깔끔하고 운치 있는 제목인 거 같기도 핟고. 뭐 영어권 사람들이 보기에도 저 뜻이지 않을까. 영국인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인터넷에 찾아보니 어떤 기사에 '충실한 정원사'로 번역이 되어있다. 나는 '영원한 정원사'정도로 생각했는데 충실한이 더 맞는 표현인 것도 같다. 하지만 '정원사'라는 말은 우리말임에도 좀 생소한 느낌이 든다. 가드너 보다야 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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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5-01-0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3년인가 4년 전에 본 영환데, 정말 수준 높은 걸작이지요. 레이첼 와이즈의 연기가 단연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명작을 꼽을 때 언제나 꼽을 수밖에 없는 멋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5-01-28 21:39   좋아요 0 | URL
가끔 주말의 명화에서 느끼한 성우 목소리로 더빙된 영화가 더 좋을 때도 있어요. 특히 이렇게 남자 주인공이 멋진 영화는 더 그래요^^
레이첼 와이즈.. 참 예쁜 배우죠. 얼굴도 예쁜데 연기력도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