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돌아보면 난 꽤 운이 좋은 편인 것 같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대학시절에도
난 필요한만큼의 돈이 항상 생겼다.
등록금 모자란 것, 교재비, 심지어 술값까지...
그래서 난 술까지 먹어가며 대학을 다녔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그런 내가 신기하다고 하셨다.
"넌 요상한 복이 있다"
그건 나 역시 신기할 뿐이였다.

심지어 음악에 심취해 오디오가 갖고 싶던 그때
딱 오디오 살 돈이 또 생기더라. ^^
뛰어나거나 잘 살거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갖고 싶은 건 항상 가질 수 있었다.
심지어 변변한 남자친구 한 번 못사귀던 내가
혼자 사는 게 너무 심심할 무렵
결혼할만한 착한 남자까지 나타나주고
저번 일요일 김치하기 싫어서 뒹굴었더니
마침 배추를 뽑으신 어머니께서
김치까지 담궈주시는 사태마저 발생한 것이였다.

내 인생인데도 요상하다. 정말 요상해.
이러다가 늙으막엔 바닷가가 보이는 언덕 위에
아담하고 이쁜집까지 짓고 사는 건 아닌지...
음홧홧홧홧~!!! 지금 나의 소원은 빵이다.
남편아, 빵 사들고 퇴근해라~ 이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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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자를 보내면 운이 아니옵니다...음홧홧홧홧~!!!
운을 믿어 볼랍니다...크하하하
아 이러다 빵 구경도 못하는 건 아닌지...
문자가 나으려나?? ^^ㆀ

건우와 연우 2006-10-2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이 기합 넣어드릴까요, 빵빵빵!!!

비로그인 2006-10-2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화수분 같은 복을 타고나셨군요 ^^

카페인중독 2006-10-2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 연우님 힘이 솟습니다...크흐흐흐
고양이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큰 복은 아니라도 자잘하게...
근데 자잘한 복이 더 좋더이다...복도 질보다 양이라서...ㅋㅋ

토트 2006-10-2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그런 운이 있으면 좋겠네요.ㅋㅋ 저녁에 빵이 꼭 와야할텐데요.^^

카페인중독 2006-10-2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이 왔습니다...크하하하
남편의 핏줄이 더 더욱 의심스럽습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 슈낙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아름답다. 그래서 서글프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오랜 기억상실증에서 회복된 느낌이다. 이렇게 마음이 일렁거린 수필은 그 얼마만이던가. (사실 오랫동안 나는 그 일렁거림을 내 스스로 싫어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 가끔 예전에 모아놓은 책들을 읽으며 사실 조금 청증맞기도 한 그 유치함이 참을 수 없이 싫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마음에 가뭄이 든 것마냥 단비처럼 느껴지니 그 동안 나는 얼마나 무미건조했던 걸까? 아님 단지 가을 탓인지도...

참 섬세하다. 맨드라미 꽃의 생김새 하나 하나 떠오르게 만드는, 그 손에 닿던 촉감을 선명하게 되살려 주는 그의 수필은 마치 세밀한 정물화가 이어진 아주 커다란 풍경화 같다. 라일락향기가 품어져 나올 것만 같고, 건초향이 느껴지기도 한다. 놀랍고 아름다운 묘사다. 지난날을 그렇게 생생히 추억하고 사진처럼 선명하게 우리 앞에 내어 놓다니......

그러나 그의 추억엔 반드시 자연이 함께 한다. 개구장이 짓거리에도 꽃황새냉이며 수영의 줄기, 개암나무, 물버들......이건 우리의 어린시절과도 비슷하다. 우리의 어린 시절도 자연으로 가득 차 있지 않던가? 사루비아 꽃을 따먹고, 분꽃 씨를 빻아 흰가루를 내어 소꿉장난을 하고,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던 개울가에서 가재를 잡고......자연을 벗어난 추억이 있던가? 사실 이 수필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결국 자연과 함께 했던 우리의 추억 탓일지도 모르겠다. 글로 되새겨 다시 그 희미한 기쁨과 평화의 자락을 잡고 흐믓해 할 수 있기에 이렇게나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진정으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정원 한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아니라 그런 슬픔따윈 알지도 못할 빠듯이 지어진 건물들 틈에 있는 우리 자신인지도 모를 일이다. 가을이라 그런가? 청승맞다고 싫어했던 이 기분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던 건? 가을 햇빛이 유리알처럼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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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10-30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기쁨과 평화의 자락을 잡고 흐뭇할 수 있기에 이렇게 좋은지도..
맘에 와 닿아요..아무리 밑바닥으로 가라앉았던 마음도 다시 숨을 쉬며 웃을 수 있기에..자연과 함께 한다는것은 참 좋은거지요??

카페인중독 2006-10-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풀도 벌레도 다 너무 이뻐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 슈낙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11월
구판절판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데 사랑하는 이의 발길은 끊어져 거의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쪽

거울처럼 잔잔하게 잠든 호면에서 보트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 보라. 끌어올린 노에서 이따금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구원의 물방울. 알아보기도 힘든 자디잔 물체와 들릴 듯 말 듯한 소음. 그것은 은빛으로 반짝이며 스러져 가는 것이다.
-.쪽

무엇보다도 이삭처럼 원통형의 꽃차례를 가진. 더부룩하니 솜털이 나 있는 가냘픈 줄맨드라미, 어린 고사리손은 이 꽃이 만발할 때면 위에서 아래로 꽃차례를 따라 더듬어 보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었다. 만개했을 때 그 꽃은 흡사 빨간 여우 꼬리처럼 보였고, 초록빛 솜털 외투를 입고 딱딱해져 있는 조그마한 꽃의 표면은 어린이의 손가락에 구리빛 꽃가루를 묻혀 주는 것이었다.
-.쪽

이 나무는 우리의 인생보다 더 위대한 거다. 이 나무의 고향은 거대하고 말없는 자연이란다. 자연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야. 자연은 이런 나무들이 심어진 모든 대지와 더불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또한 자연은 모든 도시를, 프랑크푸르트와 아샤펜부르크를, 뷔르쯔부르크와 뮌헨을 가로질러 흐르는 따스하게 끓어오르는 강물과 함께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이 돌아오면 불현듯. 그야말로 야생으로 돌아간 친구들이 대문 앞에 서서 창문 안으로 돌팔매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쪽

건초의 향내 속에서, 이미 죽음에 의해 베어지고 망각의 세계에 묻혀 버린 그 옛날의 풀을 베던 무리들이 아물아물 부동해 온다. 온통 햇볕에 그을러 거무튀튀한 얼굴의 기다란 사슬. 교회의 축성일이면 클라니넷을 불었던 그들. 나무 껍질의 담배통에서 흙 묻은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냄새 맡는 담배를 집어올리던 그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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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웟~!! 며칠 아팠더니 빨래가 장난이 아니다.
빨래바구니에서 넘쳐난다.
게다가 집안은 온 먼지가 봉기를 일으킨 것 같다... 음...
설겆이 통은 가득하여 물컵 또 없다...또 사발에 커피 타 먹어야하나?
그래도 난 아프다구...버팅겨 본다.
아...눈에 보이지만 버팅길련다...
깨끗하다...우리집은 무진장 깨끗하다. 깨끗하다굿~!!!  ㅡㅡ;;

아니지...남편은 언제 올까나?
차라리 눈에 팍 띠게 더 어질러 놀까??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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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6-10-2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팅기길 잘하셔야 인생이 편합니다..^^
쫌만 더 참으셔욧! (좋은거 가르친다...=3=3=3)

건우와 연우 2006-10-2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신가요?
아플땐 개기는게 장땡입니다. 그냥 푹 쉬세요.^^

카페인중독 2006-10-2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설겆이와 아침밥만요...^^
몸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며칠 편하게 지내다 보니...
음...꾀병을 부려볼까 생각도 ^^ㆀ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라틴여성문학소설선집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 난 저 책 제목에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분명 여성의 삶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을 저 책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위대한 어머니상으로 대변되는 남성이 추앙하는 끊임없는 희생의 여성상도 어이가 없었지만 사랑엔 옹색하고 자아발견과 그 실현만을 외치는, 소위 페미니즘적 여성상도 적잖이 싫었다. 시작은 남녀평등이라는 당연한 요구였으나 어느새 남성들과 같이 자신의 권익을 도모하며 자신의 상처를 내세우는 그녀들이 도무지 불편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도대체 부인과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쳐 헌신하고 희생하는 남자는 또 어디 있으며, 반대로 그 넘의 사랑은 중요치 않다며 자아발견과 그 실현만을 위해 살아가는 남성은 또 몇이나 있을까 싶었다. 우리 역시 어느 날은 가족 사랑에 올인하고 싶지만, 내일은 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다만 비난의 대상에서 벗어난 남성과는 달리 양쪽이 품고 있는 그 잘난 위대한 여성상 때문에 그 어느 선택에서도 여성은 비난을 피할 길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였다. 어쨌든 여성은 그렇게나 많고 그렇게나 다양한데 분명 그 여성 속엔 내 아이, 내 가족이 자신의 이상보다 더 소중한 사람도 있을테고, 내 가족만큼 나 자신의 길이 중요한 사람도 있을테고, 내 꿈이 너무 중요해 가족이 거추장스러워 독신을 택한 사람도 있을테고, 내 꿈이 너무 커 가족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실 이제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가치을 비난과 죄책감없이 따를 수 있는 환경 아닐까 싶다.

어쨌든, 그런 찜찜한 기분으로 읽었던 이 책은 사실 참 유쾌했다. 라틴 여성작가들의 단편을 모아놓은 것일뿐 그것은 여성의 삶에만 한정되어 있지도 않았고, 세상의 불합리함이 깜찍한 촌철살인적 한마디나 은근한 비유에 녹아 묘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물론 그 쾌감의 절정엔 할머니와 황금다리가 있다. 딸랑 두장이지만 혁명의 그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고 유쾌하게 자신이 할 일을 다 하는 할머니는 정말 탄성을 자아냈다. 눈 하나 깜짝 않고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나 광주리 밑에 파쇄 수류탄, G-3 총알 카트리지, 81박격포탄을 숨기고 태연하게 다니는 그 모습에선 실소를 금할 길 없었다. 이 작가의 다른 글들이 정말 궁금했다. 독립 영웅에서는 영웅상보다 그를 태운 말이 더 거만해지는 어이없는 상황이며 영웅상의 하루 나들이를 통해 현 남미의 문제점을 담담히 그리고 있어 거부감 없이 남미의 단편을 엿볼 수 있었다. 또 훌륭한 어머니처럼에서는 우리나 그들이나 어머니라 일컬어지는 위대한 여성상이 사실 얼마나 이루기 힘든 꿈인가를 적날하게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 보여 준다. 그것은 강한 비판보다 오히려 더 가슴 뜨끔했다.

그래서 송병선의 후기 중 '이제 여성작가가 쓴 우리의 작품들도 페미니즘 문학이 아닌 문학이 되어야 하고, 또 그런 관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공감할 수 있었지만 또 심히 유감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애초부터 희생적인 여성상이 그렇게나 강요되지 않았다면 페미니즘도 그런 모습으로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미니즘적 담론의 씨가 되었던 남성만의 몽상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또 그렇게 비난의 화살은 정작 여성작가에게로만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해졌다. 여성의 삶을 제한하는 위대한 여성상도 없어지고 여성이 그 많은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와진다면 저절로 우리도 '페미니즘 문학'이 아닌 '문학'을 갖게 되지 않을까?  어쨌든 재미있게 읽고 이 따위 이야기나 쓰고 있다니 정말 마음 한구석이 싸할 뿐이다. 또 내가 보기에도 여전히 자기만의 문제로 코가 석자라 실질적 약자에 대해선 여전히 무관심할 수 밖에 없는 그녀들도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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