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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호텔 - [초특가판]
빔 벤더스 감독, 멜 깁슨 외 출연 / (주) 인피니티 엔터테인먼트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보는 내내...
톰톰의 역할을 했던...제레미 데이비스의
나직하고...덤덤한...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별 상관이 없다는 듯한...관조적인...독백...
바보같은 그의 실제 대사와는 정반대인...
내면을 꽤뚫고 있는듯한 그의 독백이...
계속 내 마음의 바닥에 가라앉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느낌이 지금도 너무나 선명하다...

U2의 사운드...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영화가 주는 울림을 더욱 증폭시킨다...
그 나른하면서도 애처롭고...깊은...상념들...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유리같은 영혼...
그것을 부정함에 대한 진지한 사색...

추락과 마지막 독백...
'삶이  내게서 떠나려 할 때, 삶이 완벽하다는 걸 깨달았다...'

어쩐지 휭하니 허전한 것이 가슴 한켠을 떼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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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들 - [할인행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안소니 홉킨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을 처음 접한 것은 전망 좋은 방을 통해서였다.
그 아름다운 영상과 깔끔한 카메라 구도, 정과 동의 완벽한 조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 후 한참을 잊고 지내왔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남아 있는 나날들’이란 영화에 그의 이름이 있는 걸 보았고
난 주저 없이 그 영화를 선택했다.
기대를 하며, 하지만 또 그에 대한 환상 때문에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맘으로
영화를 보았는데 역시 제임스 아이보리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더 깊어진 그의 연륜과 세상에 대한 관조의 여유가 느껴졌다.
전망 좋은 방에서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사랑의 설렘이 있다면
이 영화에서는 시작할 수 없는 사랑의 간절함과 소중함이 있었다.
그 간절함과 소중함이 그의 영상과 만나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그 때문에 단 한번의 사랑을 놓쳐버린,
(어쩌면 표현하는데 서툴렀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고집과 고뇌를 앤서니 홉킨스는 너무도 잘 소화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도 파티준비를 해야했던
그의 고뇌가 꽉 다문 입에서 느껴졌다.
기차역에서 서로 각자의 갈 길로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은,
그 오랜 세월동안 잊지 못하면서도 또 그렇게 그 마음을 접어두고
다시 자신의 길로 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슬퍼서 아름다웠다.

사랑이 난무하여 그 색이 퇴색해 가는 요즈음 한번 더 보고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더 깊어지는 그 사랑의 깊이를 다시 한번 느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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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히로스에 료코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철도원을 봤습니다.

맘 한 귀퉁이가 먹은 것이 체한 듯
답답한 것이....어쩐지 영화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더군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며
그의 자리를 그렇게 지켜 가는 주인공....
하얀 눈발이 나리던 역에 우뚝 서 있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가족의 임종의 시간조차 함께 할 수 없었고
딸과 부인 모두를 잃고 남은 건 역과 기차뿐인데....
그렇게 한 평생을 바쳐오던 삶과 같은 것이었는데...
역이 철거되고 기차가 골동품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허무해지면서 인생사가 다 귀찮아 지는 것이
아무래도 전 ’空手來 空手去’라는 말을
처음부터 이해조차 하고 있지 못했나 봅니다.

사실 너무나 미화된 면이 없지 않아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그 감동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아버지의 세대도 어쩌면 그런
가족보다는 일에 충실하라는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요구받았던 세대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언친 듯 갑갑했고
과장된 장면들 때문에 산뜻한 기분이 들진 않았지만
아무튼 제게는 많은 걸 느끼게 했던 영화였기에
오래도록 기억 될 것 같네요.

어쨌든 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준
소중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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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 : 수퍼비트 [dts] - 할인행사
앤드류 니콜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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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 - 그 미니멀리즘의 극치

(여기서 미니멀리즘이란 내러티브가 없다는 영화적 의미는 아니다.
다만 화면이 그렇게 깨끗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너바나등 고도의 문명 발달이 가져온
암울한 미래를 다룬 영화는 많다.
그리고 그런 영화에서의 스토리 구조는 너무도 뻔하다.
암울한 미래 그것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
주인공의 성격도 인간적이고 성실한 한없이 모범적인 스테레오타입, 천편일률적이다.

카타카, 이 영화도 역시 그런 전형적 구조를 띠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미니멀리즘의 작품을 대하는 듯한
절제된 영상 미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매력적인 주인공들 때문만도 아니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린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등급이 매겨지는 세상을 접하게 된다.
몇 가지 검사로 이 아이는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몇 퍼센트이며
위염에 걸릴 확률이 몇 퍼센트이며 평균수명이 어떻게되며,
수학에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고 등등.....
바로 과학과 확률의 세상이다.

비 과학과 직관이 철저히 무시되는 세상...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 비 과학과 직관이다.
과학과 확률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변화는 사람을 위함이다.
목적과 수단이 바뀐 세상, 영화는 가끔 그것을 이야기하려하는 듯하다.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하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고 색다르다.
스릴러의 형식도 빌리고 있다. 영상 미도 또한 한 몫을 한다.
그리고 에단 호크와 우마써먼 매력도... (그들의 눈빛은 너무도 멋지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 모든 것이 합쳐짐으로써
그냥 그 요소들의 단순한 혼합물이 아닌
멋진 영화를 만들어 냈다.
블레이드 러너처럼 우울하지만도 않고 너바나처럼 환상적이지도 않지만
깨끗한 그 영상의 여백처럼 비워진
표현하기 어려운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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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레드 라인 - 할인행사
테렌스 멜릭 감독, 숀 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인트로부분부터 나를 압도하던 아름다운 독백은 바다위에서 넘실거리고....
그 바다만큼 깊고 눈부신 감동을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존재의 가벼움만큼 깊어지던 그들의 생각과 갈등에 대한 세심한 묘사,
전쟁이라는 한계상황에서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끝없이 되묻게 했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렇게 담담히 보여줄 뿐인데도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숨조차 쉴 수 없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이념때문에 아카데미에서 외면 당해왔고,
뒤늦게 인정 받고도 반쪽의 기립박수만을 받았던 감독,
하지만 정말 멋진 감독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 역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

함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봤는데 비교를 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영웅을 만들 수도 없고,
알량한 이념을 지키기 위한 것이 될 수도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몇몇 권력구도를 바꾸기 위해
인간의 영혼을 황폐화 시키고 그들의 존재를 너무도 가볍게 만들어
그 많은 생각의 무게들이 중력을 잃어 허공으로 흩날리게하는게 전쟁이란걸
그렇게 잘 묘사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씬레드라인이라는 제목처럼 얇은 삶의 한계속에서
그들이 보여 주었던 모습들이 너무도 아름다워 오히려 더 애절하게 느껴졌다.
마치 바람이 불면 모두 떨어져 버릴 꽃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내용없이 무거운 상념으로 잠못이루는 밤이면
끝없이 펼쳐지던 아름다운 영상과
너무도 담담해서 오히려 더 절망적인 그의 미학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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