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형제 - 비행의 선구자들 - 어제의 과학자 오늘의 과학
엘리자베스 매클라우드 지음, 미세기 편집부 옮김 / 미세기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6학년 쯤의 초등학생 이상이면 권하고 싶은 괜찮은 인물이야기 책을 만났다. 아주 얇은 두께에 실제로 손으로 들어보아도 가벼운 책이다. 크기는 프린트용지 정도이다.  '어제의 과학자, 오늘의 과학' 시리즈인데, 과학과 인물을 동시에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책의 무게만큼 내용이나 문체도 간결하며 가볍다. 거의 절반의 내용은 소액자에 담긴 사진들과 큰 판형의 사진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원리에 대한 설명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 

인물의 이름이 책의 제목으로 나와있지만, 보통의 인물이야기처럼 인물을 여러각도로 보여주면서 그 인물의 삶을 조명하기보다는, 그 인물의 과학적 업적과 그것의 진화과정에 촛점을 둔다. 빠른 서술방식으로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고 내용의 전개도 일목요연하다. '라이트 형제는 누구인가'에서 '한계는 없다' 까지를 목차로 하는데 과거의 인물이 자신의 열정만으로 이룬 업적이 오늘날을 거쳐 미래에까지 어떻게 상상치도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놀랍다.

이 책은 실제의 인물 사진과 당시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험을 거듭한 글라이더를 담은 사진 그외 보충자료가 될 만한 사진까지 적절히 배치해서 보여준다. 기존의 과학인물이야기보다 어렵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줄기를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형 윌버는 추진력이 있고 동생 오빌은 발명에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꿈꾸는 듯,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한 눈에도 멋쟁이로 보이는 수트를 입고 있는 이들은 쌍둥이처럼 생각하는 것이 비슷했다고 한다. 비행장치를 함께 만들면서도 동시에 같은 곡을 흥얼거리기도 했다고 적어놓은 작은 글자가 딱딱하기 쉬운 본문의 내용에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군데군데에 있는 만화의 말주머니도 그렇다.

오빌이 한 말 중에 '나는 하늘을 날 때보다 그 이전에 침대에 누워 비행에 대한 상상을 할 때 더 짜릿함을 느낀다' 라는 말이 있다. 오빌은 상상력이 무척 풍부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해  낼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가 아닐까.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동력과 조종장치를 단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직후, 사람들은 이들이 지금 이뤄낸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윌버와 오빌은 재능뿐만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와 끈기, 남다른 상상력으로 인류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발명품이 전쟁의 무서운 살상무기가 되었을 때 가장 큰 슬픔을 느꼈다고 오빌은 술회하고 있다.

이 책은 단지 라이트 형제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다. 그 이전의 궤적과 그 이후, 앞으로의 우주시대까지 살짝 짚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행기 모양의 장치를 스케치한 후로 베르누이의 정리,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조지 케일리 경의 글라이더를 거쳐 결정적으로 라이트형제에게 자극이 되었던 오토 릴리엔탈까지를 비행의 선구자들이라 부를 수 있겠다. 1997년 미국이 발사한 카시니 호는 2004년 토성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진보를 해온 비행의 역사가 미래에는 어떤 발전을 가져올지, 아이들의 상상력에 기대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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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이가 적녹색약이란 걸 알게 된 건 2학년 때 학교에서 하는 신체검사 때였다. 그러니까 3년 전, 신체검사 후 무슨 용지를 가져와서 내게 주었다. 적녹색약으로 검사결과가 나왔으니 조만간에 가까운 안과에 가서 전문의의 소견을 정확히 받아와서 학교에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아이들 아빠가 적녹색약이긴 해도 여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잠재인자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던데 희원이는 좀특이한 경우였다.

그 때 안과에서 하는 검사를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내 눈엔 보이는 숫자들이 희원이 눈에는 안 보이는 것이었다. 적색과 녹색 계열의 점들이 불규칙하게 섞여있는 가운데에 있는 숫자가 전혀 안 보이는 모양이었다. 이공계나 산업디자인 같은 쪽으로는 진학을 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했다. 평상시에는 전혀 어려움도 없고 불편도 없다.

이번에 학교 신체검사 결과, 또 적녹색약이니 안과에 가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희원인 이 일에 대해 좀 과민하게 반응했다. 반에서 자기만 그렇다며, 남자아이들이 알면 또 놀릴 거라며 숨기려들었다. 며칠 전 안과에 가서 검사를 하고 의사의 확인서를 받았다. 근데 양쪽의 시력이 0.4 차이가 났다. 난 이게 더 걱정되어 물어보니, 별로 걱정할 바 아니란다. 의사선생님은 꽤 털털해 뵜다. 어쨌든 불편하다고 안경 쓰기를 싫어하는 희원이에겐 다행이다. 2학년 때도 지금이랑 시력검사결과가 꼭 같았는데, 큰일 났다싶어 안경을 당장 두 개나 해서 끼고 다니게 했었다. 원시에 한 쪽만 시력이 안 좋으니, 안 좋은 쪽만 렌즈를 하고 다른 쪽은 돗수가 전혀 없는 안경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불편하다고 안 끼기 시작하더니 그 안경 다 어디갔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안과에 간 김에, 희령이도 적녹색약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사를 해 보니 역시 그랬다. 아빠의 인자가  두 딸에게 다 나오다니. 그래서인지, 희원이도 희령이도 더 어릴 때 연두색을 노란색이라고 해서 나를 의아하게 했다. 안과를 나오며 투덜대는 희원이에게 난  "그래도 색맹이 아닌게 어디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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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6-0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울 신랑도 적녹색약인데... 증세가 어떤 거죠?
우리 딸이 숫자랑 색은 월령에 비해 굉장히 빨리 익혔는데, 이상하게 보라색만 못 익혀요.
불안 불안 불안...

프레이야 2004-06-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색계열과 적색계열이 섞여있으면 두 색의 구분이 안 되는 거에요. 따로따로 있을 땐 아무 이상 없구요.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근데 마로가 보라색만 못 익히는 건 아직 어려서일 거에요. 마로는 잠재인자이면 좋을텐데...

nugool 2004-06-07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적녹색약이 의외로 꽤 있군요... 정말 신기하네요... 따로 있을 땐 이상없는데 섞여 있을 때만 구분이 안되는 것... 그럼 신호등은요?

프레이야 2004-06-07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호등은 괜찮아요. 따로 있잖아요. ^^ 근데 우리 신랑, 오래 전에요, 벽돌색 면바지보고 카키색 바지 갖다달라고 해서 절 완전히 혼란에 빠뜨린 적 있어요.^^

nugool 2004-06-07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행이네요.. 아~ 벽돌색이 카키색으로 보이는 거군요... ^^;;;

조선인 2004-06-0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좀 안심이 되네요.

프레이야 2004-06-07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새벽별을 보며님, 전 아마 아닐걸요. 그렇다면 저의 아버지가 색약이어야 하는데요.^^
제 남편은 카키색과 벽돌색 바지 헷갈려요. 처음엔 무척 놀랍더군요.

다연엉가 2004-06-0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으니 참 다행이네요.
 
 전출처 : 아영엄마 > 미리보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기획] 미리보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맥스무비 2004-06-07 00:11]

전 세계가 기다려온 호그와트의 아이들이 올 여름 다시 돌아왔다. 지난 5월 31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뚜껑을 연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하루만에 503만 파운드(106억)를 넘는 입장수익을 기록하며 영국 박스오피스의 역사를 다시 작성했다. 영국 영화사상 개봉 첫날 입장수입이 500만 파운드를 초과한 것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처음이다.

1억 3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3학년이 된 해리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해리의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마법사 시리우스 블랙(게리 올드만)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캐릭터는 다양해지고, 전 연령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까지 일취월장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판타지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른 작품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오는 7월 16일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새로운 감독이 만든 ‘해리포터’가 선사하는 마법의 색깔은?

국내에서도 전국 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해리포터> 1, 2편. <해리포터> 성공신화의 주역인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3편의 연출을 포기했다. 크리스 콜럼버스의 뒤를 이어 3편의 메가폰을 잡게 된 감독은 멕시코계 출신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 (처음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는다는 루머가 떠돌았지만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는 남미 특유의 이국적 풍취를 할리우드에 접목하여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할리우드 입성작 <소공녀>는 ‘해리포터’의 원작자인 조앤 K.롤링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였다. ‘사랑의 기억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감성적 수채화 <위대한 유산>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춘들이 섹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랑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투마마>는 피보다 진한 데킬라의 향취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런 감독이 만든 ‘해리포터’는 어떤 색깔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감독의 교체가 불러온 ‘해리포터’의 변화는 낯설지 않고, 오히려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메가폰을 잡아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은 것은 영화 <이투마마>의 촬영을 막 끝낸 직후였다. 다른 감독 같으면, 바로 연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겠지만 그는 달랐다. 이 작품에 연출 제의를 받아보기 전까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그는 이 작품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해리포터’ 팬들은 그런 그에게 연출을 맡게 한 영화사 워너브라더스의 행동에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를 보기 전의 일이다. 극장 문을 나설 때면, 관객들은 ‘해리포터’가 가진 매력을 스크린 가득 담아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연출에 매료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스티브 클로브스의 시나리오와 원작소설을 읽은 후에야 이 작품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마법과 신비한 괴물에 대한 이야기처럼 비쳐질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전개되는 주제는 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고 현 시대와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어보였다.” 지난 27일 런던 방케드홀에서 열린 기자 회견장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군더더기 없는 직설화법으로 당시를 회고했다. 그리고 나서 “‘해리포터’ 시리즈엔 성장, 자아 정체성, 친구들과의 관계, 부모 없이 성장해야 하는 아이의 외로움, 사회적 계급, 인종주의 등과 같은 다양하고 보편적인 문제들이 녹아있다”고 덧붙였다.


'해리포터' 1,2편의 메가폰을 잡았었고, 3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선 제작자로 참여한 크리스 콜럼버스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연출 방식에 대해 흡족해했다. “그는 젊은 배우들과 호흡이 매우 잘 맞는다. 이 영화에선 그 점이 특히 중요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현존 감독 중 비주얼에 가장 강점을 가진 감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스토리 텔링에도 특별한 감각을 갖고 있다.”

세트와 배우 기용 등이 이미 대부분 결정돼있다는 사실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겐 하나의 혜택이었다. 그만큼 극의 줄거리와 스타급 출연진의 연기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기 때문. 이번 작품은 이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두 가지의 도전을 안겨주었다. 하나는 아역 캐릭터에서 청소년으로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의 연기 스승이라 할 크리스 콜럼버스가 빠진 촬영장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전엔 내 미숙한 연기력으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에 출연할 수 없었겠지만,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밑에서 연기지도를 받은 지금은 그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다.”고 말한 ‘해리포터’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밉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 헤르미온느 역을 연기한 엠마 왓슨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을 통해 ‘캐릭터에 감정을 불어넣는 법’을 배워 나갔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원작소설을 읽어본 사람은 모두 수긍하겠지만, 전편에 비해 이번 편은 분위기가 휠씬 어두워지고 화려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의 우울한 분위기는 폭우 속에서 진행되는 퀴디치 시합 장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어둡고 괴기스런 하늘을 배경으로 해리를 위협하는 디멘터들의 위압적 모습은 관객들에게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다.

알폰소 쿠아론은 스토리 속에서 호그와트를 좀 더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캐릭터들의 성장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와이드 앵글 렌즈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스토리 텔링의 도구로 클로즈 업을 사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와이드 앵글을 활용하여 먼 거리에서 그들의 몸짓의 의미까지 화면에 담아냈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

조앤 K. 롤링의 다른 ‘해리포터’ 시리즈가 그렇듯,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는 수많은 상상속 동물들과 마법 변신술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 새로이 등장하는 상상속 동물들을 나열해 보면, 반은 말이고 반은 독수리인 ‘벅빅’ (일명 히포그리프), 루핀 교수의 또 다른 얼굴인 늑대인간, 그리고 유령처럼 나타나 영혼을 빨아들이는 아즈카반의 간수 ‘디멘터’등이 있다.

그 외에도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또 다른 볼거리로는 야간 구조 버스라 불리는 마법의 자동차와 해리의 분노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지 아줌마, 그리고 론의 생쥐 스캐버스와 헤르미온느의 고양이 크룩생크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전편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신기술을 보여준다. 진짜 새처럼 움직일 때마다 섬세하게 흩날리는 벅빅의 깃털은 예전 영화들 속의 CGI 작업에선 볼 수 없었던 첨단 컴퓨터 그래픽의 산물이다. 벅빅 못지 않게 제작자들의 고심을 안게 한 것은 루핀 교수를 사나운 늑대인간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이었다. 무수한 공포영화에서 수없이 등장한 캐릭터 늑대인간과는 차별화된 늑대인간을 만들고 싶었던 제작진은 종래의 털 달린 늑대인간에서 벗어나 털 없는 늑대인간을 만들어 냈다.

롤링의 원작소설에서 생생히 묘사된, 이 영화에서 어쩌면 가장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를 디멘터를 창조하는 작업도 물론 만만치 않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디멘터가 극중 다른 생물체들과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특수효과팀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요구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기 위해 6개월을 매달렸다. ILM의 특수효과팀, 의상 디자이너 재니 테마임(디멘터의 모습과 동작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출해줄 의상 소재 개발)까지 총동원되어 창조한 디멘터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감독에게 대단한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사진제공: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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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4-06-07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폰소 쿠아론의 전작들에 비추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엄청 기대가 큽니다. 기발함과 가벼움, 동화적인 요소 대신에 감성이 내재한 무거움과 슬픔을 맛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도 시리즈 중에서 3편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프레이야 2004-06-0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즈카반의 죄수 편은 기대가 되네요. 어서 개봉하면 좋겠어요. 여름방학선물로 아이랑 보러가게요.
 
 전출처 : 밀키웨이 > [퍼온글] 헥토르

얼마 전, 영화 <트로이>를 봤습니다. 제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린 사람은, 아킬레스로 분한 브래드 피트도 파리스로 나온 올랜도 블룸도 아니었습니다. 그 전까지 이름도 몰랐던 헥토르 역의 에릭 바나가 가장 멋졌습니다.  헥토르야 말로 사나이 중의 사나이, 남자 중의 남자! 옵빠ㅡ 꺄악! >0<

문제의 근원은 파리스가 금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준 것이겠지요.


크레티,  파리스에게 황금사과를 건네는 헤르메스   올랜도 블룸과 약--간 닮았나요?

제우스의 명에 따라 헤르메스는 이다 산에 있는 목동 파리스에게 사과를 가져갑니다. 물론 세 명의 여신과 함께죠. 파리스는 원래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인데, 그를 임신했을 때 그의 어머니가 태몽으로 불길한 꿈을 꾸게 되고, 그로 인해 트로이가 멸망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다 산에 버려져 자랐고, 커서는 님프 오이노에와 살며 양을 키웠죠. (영화에선 그저 이 여자 저 여자 집적거리면서 왕궁에서 잘 살고 있었지만.)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문구가 새겨진 황금 사과를 파리스는 과연 아테나와 헤라와 아프로디테 중 누구에게 줄 것인가. 세 여신은 각각 로비를 하죠.


루벤스 <파리스의 심판>

헤라는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영광과 공명을,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아시다시피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선택하지요. 어리석은 것... 쯧쯧..  


헨드리크 발렌 <파리스의 심판>

투구를 쓰고 신조 올빼미와 같이 있는 여신이 아테나,  가운데에 공작과 같이 있는 여신이 헤라, 에로스(큐피드)와 같이 있는 여신이 아프로디테지요.


다비드 <파리스와 헬레네>

    트로이 전쟁의 가장 중요한 여인 헬레네는, 어릴 적부터 빼어난 미모로 소문이 자자했고, 12살에 이미 아테네 영웅 테세우스에게 납치되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신랑감을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다니.. ㅡ.,ㅡ  신랑감 후보들은 후에 헬레네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싸울 것을 다짐하도록 동맹까지 맺지요.  이쁘면 장땡...

헬레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돕기로 했던 동맹은 오뒤세우스의 머리에서 나온 꾀였습니다. 헬레네의 아버지 틴다레오스는 어느 한 사람의 신랑을 선택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 결투를 벌이게 될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해결해준 댓가로 오뒤세우스는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를 데려갔지요. 좌우간 지혜로운 사람은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는 법이라나요. 결국 그녀의 아버지는 헬레네의 신랑감으로 메넬라오스를 선택합니다.

    메넬라오스와 백년가약을 맺은 헬레네가 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파리스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보호를 받으며 스파르타로 가게 되고(영화에서는 신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파리스를 정중하게 대접했습니다. 당시 주인과 객 사이에는 결코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엄격한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리스는 이 관습을 깨뜨리고, 메넬라오스가 외조부의 장례식으로 크레타에 가 있는 동안,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헬레네를 설득하여 함께 트로이아로 도망갔지요. 남의 부인을 탐하지 말라 하였거늘..  이 때 헬렌에게는 9살 난 어린 딸이 있었다고 하네요(영화에선 아님). 게다가 집안에 있던 보물까지 다 챙겨 갔다니, 참 대단하지요?

   이렇게해서 동맹을 맺었던 연합군이 결성이 되지요. 그녀로 인해 트로이는 십 년 동안,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은 멸망하게 되지요. 신탁대로군요. 후에 파리스가 전쟁 통에 죽게 되었을 때, 그녀는 파리스의 형제인 데이포보스(영화에선 이런 사람 없었는데..)와 또 한 차례 결혼을 한답니다. TㅂT 잘 한다...

  트로이 패망 후, 전 남편 메넬라오스는 그 동안 그녀를 증오해 단칼에 베어버리려 했지만, 막상 그녀를 보자  그 동안의 분노는 사라지고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무릎을 꿇는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역시 이쁘면 다 용서되는 것인가.. ㅡ.,ㅡ  생각해 보니 그녀의 잘못도 아닌듯 했다고....(얼씨구)

  그리하여, 다시 헬레네는 메넬라오스를 따라 그리스로 향하지요. 10년간의 전쟁이 막을 내리자, 당연히 그리스군들의 원성은 대단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그 모든 것은 헤레네의 죄악 탓이었으니...  하지만 정작 그녀가 반라(왜지?벗으면 용서되나?)의 모습으로 그리스 군대를 지나가게 되자, 그리스군의 불만과 노여움은 눈 녹 듯 사라져 버렸다.  이봐이봐.. ㅡ_ㅡ;;


프랑수아 델로메 <파리스를 꾸짖는 헥토르>

    헥토르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로, 파리스의 형이죠.  헥토르는 그리스어로 <지탱하는 자>, <저항자>라는 뜻이라는군요. 그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트로이의 총사령관으로 활약한 트로이 제일의 용사입니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로, 솔직하고 지혜와 용기를 겸비하고 있는 이상적인 영웅이었답니다. 집에서는 선량한 아버지이고 다정다감한  남편이었다고 합니다. 옵빠ㅡ >0<

  그는 전세가 기운다 해도 절망하지 않았으며, 유부녀인 헬레네를 납치한 파리스에게 분노(그림)했고, 헬레네를 돌려줄 것을 제안했지요. 그러나 일단 그 일로 인하여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되자, 그는 선두에 나서서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던 헬레네에게도 극진한 배려를 했다고 하니, 정말 남자다운 멋있는 사람이라고 밖에는.... 허나 결국은  아킬레우스에게 목숨을 잃고 말죠. 으흑...TㅁT


다비드<헥토르를 애도하는 안드로마케>

사랑하는 아내 안드로마케와 아들 아스티아낙스를 두고 떠나가버린 헥토르... 그러나 헥토르가 죽은 후 바로 트로이가 함락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동맹자들의 원조를 받아 항쟁을 계속했지요. 하지만 결국은 트로이의 목마로 인해 함락되고, 이로써 고대국가 가운데 가장 튼튼하게 건축된 곳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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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의 모팻 가족 웅진책마을 11
엘레노어 에스테스 지음,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다섯 살이나 터울이 나는데도 늘상 말로 토닥거리는 우리집 두 딸 때문에 어떨 땐 내가 무얼 잘 못 보이고 있나,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서로 양보하고  예쁜 말 쓰며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도 그 때 뿐이다. 넉넉함은 조금 모자람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모팻가족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만나며 내 마음이 이리 따스하고 가벼워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가족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동화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란 집의 모팻가족>에는 특별함이 있다. 옮긴이의 글에서처럼 일상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보석처럼 빛을 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작가 엘레노어 에스테스는 미국인이다. 1941년에 나왔다는 이 동화는 공간적 배경이 우리 독자들에게는 낯설다. 시간적으로도 타임머신을 타고 약간 날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인다. 

세월을 살아오다보면 누구나 몇가지쯤 작은 사물 하나에도 정겨운 기억이 서려있기 마련이다. 여기 첫장부터 사소하지만 주의를 끄는 것은 노란 집 앞의 쇠말뚝이다. 말고삐를 매두는 쇠말뚝은 주인공 제인이 잘 앉아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다. 이 쇠말뚝은 마치 노란 집이 모팻가족의 집이란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증표와도 같다. 적어도 제인에게는 그렇다. 나중에 노란 집에 눈독을 들이며 제인의 그 쇠말뚝에 턱하니 앉아 밉상을 떠는 머독씨의 딸을 사이비(?) 최면술로 쫒아버리는 제인과 루퍼스의 합작공연은 배꼽을 잡게 만든다.

뒤로 갈수록 미국사회의 변화하는 모습도 조금씩 볼 수 있다. 가령, 옷을 마추어 입던 시대에 싸고 좋은 기성복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재봉일로 생계를 책임지는 제인 엄마의 일손이 줄어든다. 이 대목만으로도 4남매가 엄마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얼마나 어루만져주고 싶어하는지 느껴지는 문체다. 행간마다 이상한 기운으로 따스한 노란 색이 스며있는 것 같다. 그냥 감상적이거나 피상적인 따스함이 아니라 힘 있고 여유로운 유머가 느껴지기 때문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전차가 새로 생겨 길을 가로 질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충돌할 뻔하는 장면은, 아이들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전차 모험'을 하는 것 같이 유쾌하다.

이외에도, 집안의 벽난로를 피울 석탄을 사러 추운 겨울날 썰매를 끌고 심부름을 두번이나 갔다오는 조와 제인, 집안의 어둠을 밝힐 램프의 유리보호막을 닦고 새로 불을 피우는 제인, 성홍열이 난 막내 루퍼스를 위해 온 가족이 하는 일들을 보면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에서 각자 필요한 몫이 무엇인가, 새삼 생각하게한다. 그리고 일상의 작은 일을 무슨 의식처럼 충만한 감정으로 해내는 이들 남매와 넉넉한 눈과 가슴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엄마는 노란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생활을 시작하여도 변함없는 기쁨으로 생을 엮을 사람들이란 믿음을 준다.

이야기는 모두 열두 장으로 나뉘어있다. 뉴달러 거리의 노란집에 "팝니다"라는 표지판이 걸리는 날로부터 그 집이 머독씨에게 팔려서 모팻가족이 이사를 가는 날까지의 이야기이다. 한 장의 이야기에는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가 소개되는데, 이것들을 엮으면 서로 잘 어울리는 하나의 보석목걸이가 된다. 하나의 장을 아무 곳에서부터 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참 재미나다. 특히 '세일러스 혼파이프 춤'에서 강아지 슈가와 조의 멋드러진 콤비네이션이란!  독자에게 예측불허의 기쁨과 놀라움을 이런 식으로 주다니!  

<노란 집의 모팻가족>은 아이들의 순진무구함과 장난기, 아이다운 두려움, 그리고 아이다운 자존심을 살려주는 대목들, 이런 것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서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살아가는데 조금 가난한 것은 아무런 걸림이 되지 못하게 한다. 이들은 가난 때문에 비탄에 잠기지도, 우울해하지도 않는다.

이 동화는  장점이 생각보다 많다. 인물들의 성격묘사뿐만 아니라 풍경이나 장면, 상황의 묘사가 세심하다. 부드럽게 안기는 문체로 인물도 풍경도 참 매력적으로 그려보인다.  밝고 선명한 인상의 삽화도 이야기를 더 활기차게 한다.  무엇보다 모팻남매의 건강함이 읽는 이를 무조건 기쁘고 뿌듯하게 한다. 끝부분에서는 죽은 아빠를 그리워하는 엄마와 제인의 심리가 '울먹울먹'하며 그려진다. 그러다 제인은 나중엔 돌아오지 못할 유년시절의 소중함을 어렴풋이 느낀다. 이 부분은 아홉살 제인이 그럼직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성인이 된 작가의 그리움이 묻어나면서 잔잔한 울림을 준다.

- 제인은 자기도 나이가 들어서 길을 뛰어다니지도 못하고 전차를 따라 달음박질도 못하게 되는 날을 생각해 보았다. ...... 그러자 오늘 식구들이 노란 집을 떠나는 것만큼이나 분명하게, 시간이 흐르면 자신은 많은 즐거움을 빼앗기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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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6-10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읽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그런데 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어렸을 적 작은아씨들을 읽으면서 행복했던 시간이 그리워지네요.
이 책 읽으면 그때 그 작은아이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