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형제 - 비행의 선구자들 - 어제의 과학자 오늘의 과학
엘리자베스 매클라우드 지음, 미세기 편집부 옮김 / 미세기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6학년 쯤의 초등학생 이상이면 권하고 싶은 괜찮은 인물이야기 책을 만났다. 아주 얇은 두께에 실제로 손으로 들어보아도 가벼운 책이다. 크기는 프린트용지 정도이다.  '어제의 과학자, 오늘의 과학' 시리즈인데, 과학과 인물을 동시에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책의 무게만큼 내용이나 문체도 간결하며 가볍다. 거의 절반의 내용은 소액자에 담긴 사진들과 큰 판형의 사진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원리에 대한 설명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 

인물의 이름이 책의 제목으로 나와있지만, 보통의 인물이야기처럼 인물을 여러각도로 보여주면서 그 인물의 삶을 조명하기보다는, 그 인물의 과학적 업적과 그것의 진화과정에 촛점을 둔다. 빠른 서술방식으로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고 내용의 전개도 일목요연하다. '라이트 형제는 누구인가'에서 '한계는 없다' 까지를 목차로 하는데 과거의 인물이 자신의 열정만으로 이룬 업적이 오늘날을 거쳐 미래에까지 어떻게 상상치도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놀랍다.

이 책은 실제의 인물 사진과 당시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험을 거듭한 글라이더를 담은 사진 그외 보충자료가 될 만한 사진까지 적절히 배치해서 보여준다. 기존의 과학인물이야기보다 어렵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줄기를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형 윌버는 추진력이 있고 동생 오빌은 발명에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꿈꾸는 듯,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한 눈에도 멋쟁이로 보이는 수트를 입고 있는 이들은 쌍둥이처럼 생각하는 것이 비슷했다고 한다. 비행장치를 함께 만들면서도 동시에 같은 곡을 흥얼거리기도 했다고 적어놓은 작은 글자가 딱딱하기 쉬운 본문의 내용에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군데군데에 있는 만화의 말주머니도 그렇다.

오빌이 한 말 중에 '나는 하늘을 날 때보다 그 이전에 침대에 누워 비행에 대한 상상을 할 때 더 짜릿함을 느낀다' 라는 말이 있다. 오빌은 상상력이 무척 풍부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해  낼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가 아닐까.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동력과 조종장치를 단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직후, 사람들은 이들이 지금 이뤄낸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윌버와 오빌은 재능뿐만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와 끈기, 남다른 상상력으로 인류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발명품이 전쟁의 무서운 살상무기가 되었을 때 가장 큰 슬픔을 느꼈다고 오빌은 술회하고 있다.

이 책은 단지 라이트 형제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다. 그 이전의 궤적과 그 이후, 앞으로의 우주시대까지 살짝 짚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행기 모양의 장치를 스케치한 후로 베르누이의 정리,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조지 케일리 경의 글라이더를 거쳐 결정적으로 라이트형제에게 자극이 되었던 오토 릴리엔탈까지를 비행의 선구자들이라 부를 수 있겠다. 1997년 미국이 발사한 카시니 호는 2004년 토성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진보를 해온 비행의 역사가 미래에는 어떤 발전을 가져올지, 아이들의 상상력에 기대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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