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비자림 > [퍼온글] 아이를 빛나게 하는 금쪽같은 말

서울간 길에 고속버스터미널의 영풍 문고에 들러 아이책 몇권과 함께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 “아이를 빛나게 하는 금쪽 같은 말”. 다고 아키라 라고 하는 일본의 노장 심리학자의 책인데 200쪽이 채 안되는 분량에, 요약 정리식으로 된 책이라서, 서울에서 유성 오는 버스 안에서 다 읽고도 남았다. 아이에게 해주어 빛나게 할 말들, 그 중 몇 가지만 적어보자.

 

l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렴

l       같은 입장이었다면 기분이 어땠겠니?

l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단다

l       잘못을 했으면 바로 사과하자

l       어디 한번 해볼까?

l       실패했으면 다시 하면 돼

l       모든 것이 호박이라고 생각해 보렴! (사람들 앞에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l       남의 비웃음에 신경쓰지 말아라

l       잘했어!

l       “안녕”,”잘자” 하고 인사를 나누자

l       이번엔 엄마(아빠)가 졌어

l       한번 해보자

l       끝까지 마무리하니 좋구나

l       엄마(아빠)에게도 꿈이 있단다

l       엄마(아빠)도 처음엔 서툴렀어

l       괜찮아!

l       맞서보면 어떻게든 해결된단다

l       힘들면 도와줄께

l       함께 걷자

l       네 안에 보물이 있어

l       보렴

l       참 행복하구나

l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중에 특히 맘에 드는 말은 “괜찮아!” 이다. 내가 우리 부모님으로부터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일까.

 

참고로, 우리나라 이 면우 박사의 자녀교육 10계명도 다시 적어보자 (우리 집 냉장고문에 예~전부터 붙여놓고 막상 잘 보고 있지도 않은 ^ ^).

 

1.       자녀를 깍듯이 예우하라

2.       고집센 자녀를 지원하라

3.       칭찬을 해도 남과 비교하지 말라

4.       사소한 성공을 칭찬하지 말고 큰일에 실패한 자녀를 격려하라

5.       선택의 자유를 반복 훈련하라

6.       사람이 주는 상을 탐내지 말고 하늘과 역사가 주는 상을 탐내게 하라

7.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다

8.       외로움을 극복하도록 가르쳐라

9.       전문가가 되도록 당부하라

10.   부모는 최후의 안식처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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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05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젤 안지켜지는 계명 1.자녀를 깍듯이 예우하라. 모든교육서에도 나와있잖아요. 아이를 소유물로 여기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라고..전그게 젤 어려워요..

프레이야 2006-06-05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를 들었다 놓았다 마구 그래요.. 최대한 절제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말이죠 ㅎㅎ

치유 2006-06-06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행복하구나..네가 있어 참 행복하구나..
제가 젤 잘 써 먹는 약이에요..후훗~!

소나무집 2006-06-06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나도 이렇게 말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못 하는 말들입니다.

프레이야 2006-06-07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저도 그 약 작은딸에게 종종 쓰죠. 근데 정말 마음이 그래요.. ㅎㅎㅎ
소나무집님, 속이 부글댈 땐 하기 어려운 말들이죠^^
 
 전출처 : 실비 > 민들레



민들레

槿岩/유응교

너는
조선 천지
기름지고 좋은 땅
다 놔두고
그렇게도
척박하고 험한 곳만 골라
피어나느냐.

작열하는 지열 속에
너는 길고 긴 여름날을
동학의 농민들이
삼지창을 들고 일어나듯
네 주위를 포진 시키고
무엇이 두려워
노랗게 떨고 있느냐.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가진 것 더 가지려하고
있는 자리 더 지키려고 안달이 나는데
너는 나이가 들수록
그렇게 모두 털어 버리고
미련 없이 멀리 멀리
떠나가느냐.

희망의 작은 씨앗들
눈부신 하늘아래
흩뿌리며
그동안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축제의 하얀 폭죽으로
최후를 영접하며
너는
오늘도
바람 앞에 서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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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 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알한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힌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게 눈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 안도현의 내가 사랑하는 시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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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0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시를 읽으니 TV에 하는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나네요. 거기서도 이리 나이들어 서로 보듬으며 살아온 부부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늘 부러움에 몸서리쳤는데,,, 우리도 언젠가느 저리 늙어가고 있을테지.라고 희망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야클 2006-06-0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가사를 듣는 듯한 느낌이네요. 마음이 짠~ 합니다.

소나무집 2006-06-03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1년 읽었던 이 시집 속에 이런 시가 있었나 싶어 얼른 펼쳐 보니 있군요.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가슴에 와 닿는 걸 보니.
 
내일 날씨는 어떻게 알 수 있지? 호기심 과학 그림책 2
누리아 로카 지음, 로사 마리아 쿠르토 그림, 곽영직 감수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호기심 과학 그림책 시리즈 중의 하나로, 날씨와 관련된 것들을 알 수 있는 저학년 그림책이다. 과학책이지만 그림책답게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션이 멋지다. 친근하고 밝은 인상을 주는 그림이 내용과 어울려 딱딱한 내용을 부드럽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먼저 날씨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는데 날씨 관련 용어들을 일부러 쉽게 바꾸려하지 않고 써서 실용적인 지식이 될 것 같다. 계절, 바람, 물의 변화, 물방울의 여행, 구름, 번개와 천둥, 무지개, 안개, 눈, 이슬 그리고 기상학자에 이르기까지 날씨와 연관하여 궁금한 것들을 꼭지별로 설명한다. 간단하면서도 저학년 아이들의 집중시간을 놓치지 않는 정도로 글의 길이를 조절한 것 같다. 각 꼭지의 제목들도 과학책답지 않게 시적이다. 예를 들어 "거미줄에 매달린 은구슬", "하늘 위의 솜사탕" 같은 것이다.

저학년 그림책이지만 혼자서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엄마가 함께 보며 약간의 설명을 곁들여주면 훨씬 도움이 되겠다. 기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지구본을 옆에 두고 위도, 남반구, 북반구 같은 용어를 말해주면 좋겠다. 공기의 움직임이나 물의 여행 같은 것으로 돌고도는 세상을 함께 생각할 수도 있고 번개와 천둥은 같은 출발선에서 뛰지만 번개가 달리기를 더 잘하므로 우리에게 먼저 도착하는 거라는 식으로 쉽게 설명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간결하지만 많은 내용을 말하고 있어 과학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기초적인 배경이 되어주기에 좋다. 단지 조금 어려워보이는 부분은 어른들이 보조설명을 곁들여주면 더욱 효율적일 것 같다.

'호기심' 과학그림책답게 책표지에 쓰인 책제목이 옆으로 누워있어 의아해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지구는 원이며 돌고있다는 걸 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의도 같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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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 -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인문 그림책 3
캐스린 래스키 지음, 임후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미래 출판사에서 인문그림책 시리즈로 나온 그림책이다. 책표지에는 어떤 남자가 손바닥에 지구를 가볍게 들고 있다. 이 사람이 누굴까? 여기서 이 그림책에 대한 호기심은 출발한다. 지구둘레를 쟀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의 직업은 도서관 사서, 게다가 아주 오래 전, 2천년 전에 살았던 인물이라는 점이 알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이 그림책은 연령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영역이 달라 고학년까지도 보면 좋을 듯하다. 과학, 수학, 역사, 인물에 이르기까지 독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건드린다. 지구 둘레를 재는 과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도 나오므로 생소하지만 오히려 흥미롭다. 책의 뒷장에 용어설명란으로 한 장을 할애해두었다.

에라토스테네스라는 인물에 대한 아주 적은 기록만으로 작가는 2천년을 훌쩍 넘어 생동감 있게 인물을 그려냈다. 인물의 성격, 특히 어릴 때부터 질문과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했던 인물, 학문에 대한 열망 같은 것들이 잘 느껴진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사서로 있을 당시 지구 둘레를 재는 큰 일을 하였는데 그 과정을 멋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보여준다. 오렌지와 지구를 대조적으로 그려두고 부채꼴 모양으로 나누어 놓은 그림에서 간단해보이지만 아무도 생각해내지 않은 생각을 한 인물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된다.

작가는 에라토스테네스를 '훌륭한 질문가'로 이름짓는다. 그는 목록을 만드는 일에 열심이었다.  목록은 정보를 모으는 좋은 방법이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려보기에도 편리했다. 그리스 역사에서 중대한 일이 일어난 일도 목록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연대기'라고 한다. 작가는 이런 식으로 객관적인 기록의 중요함도 말하고 있다. 이렇게 기록을 하여도 공란이 있기 마련이다.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은 한 인물을 따라가서 그 시대와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 사는 방식 그리고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의 힘을 작가의 멋진 '상상력'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낯선 분위기를 잘 그리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폭신하고 톡톡한 질감과 색감이 깊은 인상을 준다.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여 위대한 인물을 만나고 온 것 같다.

지식은 축적되는 것이다. 지식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고 상상력의 공간도 늘 비워져있기 마련이다. 그곳에 들어가 어떻게 채우느냐는 아이들의 몫이라고, 에라토스테네스처럼 그 질문이 옳든 그르든, 늘 질문을 던져보라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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