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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진화 1 - 생명의 별을 만든 대충돌
고바야시 타츠요시 지음, 서현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 텔레비전에서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방영한 내용을 만화책으로 냈다. 청소년 과학 필독서라는 작은 글이 보이는데 우리집 2학년 딸아이는 통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아이부터 읽게 하고 리뷰를 쓸까 해서 기다렸는데 아직은 관심이 가지 않는 분야인가 보다. 만화형식을 빌긴 했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저학년에는 무리이고 4학년 이상은 되어야할 것 같다. 대상연령이 좀 애매하게 편집된 것 같아 약간 아쉽다.
1편 <지구 대진화>는 생명의 별, 지구가 만들어진 과정을 가상 시뮬레이션과 여러가지 연구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물론 흑백톤의 만화로 그려져있지만, 미생물이 살아서 번식하고 있는 암석 등 실제 사진을 삽입해두어 생생한 느낌이 든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렸지만 전문가들의 실제 조사 작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과장되어 보이지 않고 과학적인 계산으로 보인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흔적으로 보이는 실제의 거대한 구덩이 사진을 바탕으로, 운석이 실제로 태평양에 떨어졌을 때를 가상하여 보여주는 모니터를 보면 여기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놀랄 수밖에 없다. 지름 400km의 운석이 거대한 인력을 지닌 지구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다. 사실은 놀라운 속도로 덤비는 운석이지만 하도 먼 거리 때문에 서서히 오는 것처럼 보인다. 바다에 운석해일이 이는 장면을 상상해보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바다가 아닌, 우주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재미나다. 운석이 떨어지면서 우주의 생명체가 지구에 붙박였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과학적인 조사결과를 가지고 여러 가설을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들 나름대로 많은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책의 앞 장에 있는 컬러사진들이 그런 상상을 부추겨줄 것이다.
이야기 중간에 '과학노트'를 별도로 마련하여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둔 꼭지도 있고 책의 가장 뒷장에는 이 책에 나온 생물용어와 과학용어들을 가나다 순으로 찾을 수 있게 목록으로 두었다. 고학년이라면 이런 용어들을 다른 자료에서 좀더 찾아보고 내용을 심화해두면 도움이 되겠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박테리아와 공생을 통해 서로 사이좋게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생명체들의 이야기는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다. 에필로그에서는 지구와 생명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진지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잠시 준다. 물론 만화로 정리하여 답답하지 않게 배려했다. 지구와 생명의 관계는 '인자한 어머니와 연약한 아기'에서 '엄한 아버지와 씩씩한 아이'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이다. 엄한 아버지 '지구'는 버릇없이 구는 아이를 호되게 회초리로 칠지도 모른다. 이렇게 지구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면 그날이 언제일런지, 푸른별 지구에서 생명을 누리는 우리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