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지금 읽고 있거나 읽었던 책 중,  나누고 싶은 첫 문장을 주세요. 어떤 책이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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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부터,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처음 읽은 건

2009년 1월 9일이었다.

다시 읽게 된 건 <은교>를 읽고, 아니 보고 나서였다.

이적요, 박범신 그리고 마르케스...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이었던 것 같다.

 

이런 글귀도...

 

늙는다는 것의 매력 중 하나는 우리를 용도 폐기된 존재로 여기는 젊은 여자 친구들이

도발적인 말과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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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문장
    from ♪새벽비가 주룩주룩 얼굴을 적시네~ 2012-05-15 11:45 
    프레이야님 덕분에 정리해봅니다. 최근에 읽은 소설의 첫문장.. 엔더들은 항상 소름끼치는 존재였다. 처음엔 실수로 시작되었다. 강 건너 들판 끝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똥주한테 헌금 얼마나 받아먹으셨어요. 칠 년 전, 나는 동화작가로 떡! 등단을 했다. 읽기 전에, 그야말로 처음 책을 폈을때 읽는 첫문장과이렇게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읽는 첫문장의 느낌이 정말 정말 다릅니다.
  2. 그 소설의 첫문장
    from 유리동물원 2012-05-16 00:56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잊혀진 책들의 묘지'로 나를 처음 데리고 갔던 그 새벽을 기억한다.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 &l
  3. 첫 문장을 드립니다
    from 어느 푸른 저녁 2012-05-16 22:04 
    요즘 열광하면서 읽고 있는 책은 이 책이에요. 서문과 목차를 지나 첫 페이지엔 이렇게 써 있지요. 진실은 어떤 신화보다, 미스터리보다, 기적보다 더 마법적이다. 이 책은 정말 읽기 가슴 뛰는 책이에요. 리처드 도킨스가 쓰고 데이브 매킨이 그림을 그렸어요. 신화와, 그 신화보다도 더 마법같은 과학적인 사실을 한 가지씩 얘기해 주지요. 도킨스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얘기해요. ... 세 번째 '시적 마법'은 내가 이 책의 제목에
  4. 봄과 여름 사이
    from 빨간바나나의 서정시대 2012-05-19 02:16 
    올해의 독서계획 중 하나는 세계문학 읽기였다. 이번 달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책장에 꽂혀 있는 세계문학 중 두 권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 한 권이었을 뿐.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문장을 읽는데 뭔가가 툭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형제의 결혼으로 가족이 된 사람이었고 스치듯 두어 번 만났을 뿐이라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다. 들은 바로는 그는 생에 대한 열망이 아주 강한 사람
 
 
blanca 2012-05-1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 이거요! 로맹가리 <새벽의 약속>의 "끝났다." 너무 짧은가요? 그래도 너무 강렬했어요.

프레이야 2012-05-15 22:30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언젠가 기억나요. 그 페이퍼^^
끝났다!!! 너무나 강렬하고 두근대는 문장이에요.
호호~ 고마워요 선물^^

oren 2012-05-17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케스와는 다소 어긋나는 발상일지 몰라도, 아무튼 제가 기대하는(?) '늙는다는 것의 매력 중 하나'를 '책 속의 글을 빌려와' 덧붙여 봅니다.

* * *

노인의 경우에는 쾌락의 쑤석거림 같은 것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예 바라지도 않는다네.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없지. 이미 노쇠기에 소포클레스는 아직도 성생활은 즐기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멋지게 대답했다네.
"이런 맙소사! 거칠고 포악한 주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처럼, 거기서 빠져나오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는 중이오."
· · · · · ·
노년에, 말하자면 육욕과 야망, 투쟁, 적대감, 그리고 온갖 욕망에 대한 복무 기간이 끝나, 마음이 스스로 만족하는, 이른바 마음이 자기 자신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정말 연구와 학문이라는 양식이 얼마든지 있다면, 한가한 노년만큼 즐거운 것도 없다네.

- 키케로, 『노년에 대하여』 中에서

프레이야 2012-05-17 22:32   좋아요 0 | URL
온갖 욕망에 대한 복무 기간이 끝나고 마음과 자신이 하나 되는,,
마르케스 할배와는 욕망에 대한 생각, 그걸 다루는 내용이 극과 극 같이 들리지만
극과 극은 통하듯, 하나로 귀결되는 이야기 같기도 하구요.
늙음에 대한 참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외부에서 바라는 것 없이 자족하는, 내적 충만감의 삶, 그런 게 제대로 오면 좋을텐데요.


마녀고양이 2012-05-1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을 주세요....

언니, 저는 이 문장 자체로도 가슴이 뛰어요, 가장 아름다운 첫 문장인걸요. 시작과 나눔을 주는.

프레이야 2012-05-17 22:34   좋아요 0 | URL
'첫'이라는 말이 대개 설렘을 주지요.
이 문장 뒤로는 마고님이 이어주세요~~ ^^

맥거핀 2012-05-18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취지와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지만, 저는 이상하게 힘든(그리고 무시무시한) 첫문장들이 기억에 남네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간다. 달리 말해, 내 모든 것이 나와 더불어 간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갔다. 사실 내 것은 아니었다."- 헤르타 뮐러 <숨그네>

"아내는 알암이의 돌연스런 가출이 유괴에 의한 실종으로 확실시되고 난 다음에도 한동안은 악착스럽게 자신을 잘 견뎌 나갔다."- 이청준 <벌레 이야기>

이후에 이어질 힘든 이야기들.

프레이야 2012-05-18 09:53   좋아요 0 | URL
숨그네, 저 문장 정말 무시무시한걸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간다." 역설이겠지요.
벌레이야기,는 저도 읽은 책인데, 저 문장 이후 정말 힘든 이야기가 이어지지요.
영화 '밀양'의 모티프가 된 거라 영화 본 이후 읽었답니다.
<숨그네> 고맙습니다. 전에 패스한 책인데 아무래도 다시 담아요.^^

글샘 2012-05-2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법을 가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강신주, <김수영을 위하여>의 첫 문장입니다. 이성복 시인 말이라네요. ^^ 멋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