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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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엘이 말한 글을 쓰는 네 가지 이유는 하도 여러 책에서 자주 접하다보니 이제 저절로 암기가 되고 말았다.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유시민은 정치적 목적을 가장 중요시한다. 정치적 목적이란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를 뜻한다. 정치적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작가는 조지 오웰일 것이다.  조지 오웰은 심지어 이렇게 말했다.

 

내 작업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 소리에 현혹됐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 ”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유시민 역시 글쓰기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장 중요시 한다. 나는 주로 순전한 이기심으로 글을 쓰곤 하지만, 점점 더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글을 쓰고 싶긴 하다. 그러기 위해선 더 배워야 하겠지.

 

유시민은 이런 질문을 자주 접한다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왜 만날 싸우나요?” 정말 멍청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남자든 자신의 눈앞에서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강간범에게 강간당할 위기라면 강간범이랑 안 싸우겠는가


 "저기.....외람된 말씀이오나 제 여자 친구인데. .....강간은 쫌..."하면서 예의를 갖춰야 할까?  국회에서 정부여당은 재벌과 기득권을 위해 99%의 수 천만 명의 국민들을 강간하려는 정책들을 입안하려고 한다. 그럼 오늘날의 야당처럼 먼 산 쳐다보듯 가만히 있어야 한단 말인가

 

유시민의 말처럼 여당과 야당이 안 싸우면 이상한 거다. 흔한 말로 야합이라 한다. 제발 둘 다 싸우니까 똑같은 놈이라고 하지 말자. 절대로 똑같은 게 아니다. 강간범이랑 강간을 막으려는 사람이 어떻게 똑같은 범죄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독자가 감정 이입을 하기 좋게 글을 쓰는 유시민 만의 노하우

 

1. 텍스트 자체만 읽어도 뜻을 알 수 있도록 쓴다.

2. 텍스트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데 필요한 콘텍스트를 텍스트 안에 심어둔다.

 

유시민은 안도현 시를 예로 든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유시민에 따르면 위 시는 의사소통의 도구로는 폭망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써야 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더러워진 골목길 네가 치울 거냐

 

, 논리적으로 소통하고 싶은 글을 쓸 때에는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할 수 있게 써야 한다고.

 

 


전두환은 멋져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정신나간 정훈이를 제 정신으로 돌려놓은 책은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이 책을 계기로 정훈이는 현대사를 공부했고, ‘김대중은 빨갱이라고 믿었던 경상도 청년의 왜곡된 상식이 무너지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직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숱한 국민들을 고문하고 살인하고 강간한 독재자를 멋지다고 외치는 정신 나간 것들이 있다. 누군가 저런 것들을 붙잡아다 책을 읽히면 어떨까


우매함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p48.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에서 두 가지 도덕법을 밝혔는데, 다들 아시는 정언명령 1번과 2번입니다. 정언명령 1번은 스스로 세운 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그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고 2번은 자기 자신이든 타인이든 사람을 수단으로 삼지 말고 언제나 목적으로 대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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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0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정치인들의 행보, 특히 여당에 불만이 많지만, 여당 정치인을 강간범으로 비유한 문장은 과도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간은 폭행으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억압하는 행위입니다. 옛날 남산 안기부 시절이라면 국가의 폭력을 강간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여당과 야당은 각자 자신들의 밥그릇이 걸린 정책 문제 앞에서는 욕설과 주먹을 주고받으면서 싸웁니다. 소속 정당이 다를 뿐 개인의 이익을 사수하려는 정치인들은 도긴개긴입니다.

시이소오 2016-08-05 12:23   좋아요 2 | URL
기득권들은 국민드이 도긴개긴이라고 생각하길 바라죠.

국가보안법 통과시키려는 당과 몸싸움으로 막으려는 당이 어째서 똑같나요? 절대로 똑같지 않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 다고 차선이 아니라 최악을 선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리고 꼭 육체적인 폭력만을 강간이라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들 멋대로 사드 배치 결정하는건 폭력이 아닌가요?

강간은 한 사람의 피해겠지만 잘못된 정치는 수천명을 지옥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기도 하구요.

루쉰P 2016-08-05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의 표현의 기술은 너무나 좋죠 ㅋㅋ

시이소오 2016-08-05 13:22   좋아요 0 | URL
저는 표현의 기술이 없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