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 W.B 예이츠 정영목 VS 김용규

 

필립 로스의 소설 <죽어가는 짐승>은 예이츠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3행의 시 구절에서 따온 제목이다.

 

정영목 역자는 소설말미에 <비잔티움의 항해> 전문을 번역했다.

 

어느 벽의 황금 모자이크 속에 있는 것처럼

, 신의 거룩한 불 속에 서 있는 현자들이여,

소용돌이치듯 맴을 돌며 거룩한 불에서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선생이 되어다오.

내 심장을 살라다오, 욕망에 병들고

죽어가는 짐승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어

이 심장은 자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니. 그렇게 나를

영원의 작품 속으로 거두어다오.

 

- W.B 예이츠, <비잔티움으로 가는 배에 올라> 3

 

그런데, 김용규의 <데칼로그>를 읽다 또 다시 이 시를 접했다.

 

, 벽에 걸린 황금 모자이크처럼

신의 불길 가운데 서 있는 성인들이여

소용돌이치는 성스러운 불길에서 걸어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스승들이 되어주오.

내 심장을 불태워주오. 욕망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육신에 매달려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니, 나를 거두어

영원한 세공품으로 만들어주오.

 

<데칼로그> P145. 김용규.

 

이렇게 되면 궁금해진다. 과연 어느 분의 번역이 더 정확할까?

원문은 이렇다.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Come from the holy fire, perne in a gyre,

And be the singing-masters of my soul.

Consume my heart away; sick with desire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저도 한 번 해석 해볼까요?

 

벽에 걸린 황금모자이크 속에 서 있듯이

, 신의 거룩한 불길 속에 있는 현자들이여,

소용돌이치듯 맴도는 성스러운 불속에서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스승이 되어주오.

욕망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짐승에 매달린

내 심장을 불살라주오.

심장은 자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니

나를 영원한 예술작품으로 거두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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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 얘기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도 이 시가 등장하죠. 그 나라 지도처럼. 그 번역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

시이소오 2016-03-25 13:11   좋아요 0 | URL
아, 1연 첫구절이죠
그 번역도 궁금해지네요 ^^

박현진 2016-03-2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이소오님 네이버 블로그는 없으신가요~~?

시이소오 2016-03-25 18:22   좋아요 0 | URL
네이버블로그 있어요^^

21세기컴맹 2016-03-2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에 몸서리쳐지는 것에 세공품이란 단어가 더 불가항력적인 울림이 있네요 아주 적합합니다. 여기 와서 읽는 것이 참 좋네요,

시이소오 2016-03-26 14:29   좋아요 1 | URL
세공품, 그런가요? 좀 더 구체적인 느낌이 들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