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 – W.B 예이츠 – 정영목 VS 김용규
필립 로스의 소설 <죽어가는 짐승>은 예이츠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3행의 시 구절에서 따온 제목이다.
정영목 역자는 소설말미에 <비잔티움의 항해> 전문을 번역했다.
어느 벽의 황금 모자이크 속에 있는 것처럼
오, 신의 거룩한 불 속에 서 있는 현자들이여,
소용돌이치듯 맴을 돌며 거룩한 불에서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선생이 되어다오.
내 심장을 살라다오, 욕망에 병들고
죽어가는 짐승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어
이 심장은 자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니. 그렇게 나를
영원의 작품 속으로 거두어다오.
- W.B 예이츠, <비잔티움으로 가는 배에 올라> 3연
그런데, 김용규의 <데칼로그>를 읽다 또 다시 이 시를 접했다.
오, 벽에 걸린 황금 모자이크처럼
신의 불길 가운데 서 있는 성인들이여
소용돌이치는 성스러운 불길에서 걸어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스승들이 되어주오.
내 심장을 불태워주오. 욕망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육신에 매달려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니, 나를 거두어
영원한 세공품으로 만들어주오.
<데칼로그> P145. 김용규.
이렇게 되면 궁금해진다. 과연 어느 분의 번역이 더 정확할까?
원문은 이렇다.
O sages standing in God's holy fire
As in the gold mosaic of a wall,
Come from the holy fire, perne in a gyre,
And be the singing-masters of my soul.
Consume my heart away; sick with desire
And fastened to a dying animal
It knows not what it is; and gather me
Into the artifice of eternity.
저도 한 번 해석 해볼까요?
벽에 걸린 황금모자이크 속에 서 있듯이
오, 신의 거룩한 불길 속에 있는 현자들이여,
소용돌이치듯 맴도는 성스러운 불속에서 나와
내 영혼의 노래 스승이 되어주오.
욕망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짐승에 매달린
내 심장을 불살라주오.
심장은 자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니
나를 영원한 예술작품으로 거두어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