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분노해야 하는가 -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 한국 자본주의 2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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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장하성 교수를 한국의 토마 피케티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한국은 1997IMF이후로 급속히 불평등이 악화되었다. 불평등은 재산 불평등소득 불평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은 재산불평등보단 버는 것의 격차,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

 

2014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8,000천 달러를 넘었다. 그런데 왜 너도 나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을까. 분배가 불공정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노동자의 몫을 착취했다.

 

전 세계에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는 비정규직.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상황이니 한국에선 고용 안정성이란 게 있을 수 없다. 노동자 세 명중 한 명은 1년 안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야 되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노동자 회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고용 불안정성의 척도) 거의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 이후 지난 10년 이상 항시 1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대기업 임원들이 거리로 나가 해고 유연성을 높여달라고 애원하며 국민들로부터 서명을 요구하기 바쁘다.

 

노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0.1%. OECD 회원 국 중 31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서 중소기업 노동자는 88.1%. 중소 기업 중 노동조합이 결성된 기업은 전체 5.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대기업, 언론 등은 툭하면 노조를 빨갱이로 몬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노조 가입률이 높은 OECD 30개 국은 전부 빨갱이 나라냐?!

 

한국은 재산 불평등이 가장 빠른 속도로 악화된 나라다. 전 세계 2위 국가다. 지금의 불평등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원천적 분배재분배를 교정해야만 한다. 원천적 분배는 기업이 한다. 원천적 분배가 불평등한 경우 정부가 나서서 재분배를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어처구니없게도 정부가 재분배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기업의 이익을 높이는데 발 벗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 세금 줄이는데 여념이 없었고 박근혜 정부는 직접세를 손대는 대신 서민에게 부담이 가는 담배세와 같은 간접세를 인상했다.

 

저자는 지금의 불평등한 원천적 분배의 시작이 재벌 대기업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정경유착이나 재벌연금보다는 더욱 근본적으로 재벌 집착증재벌 공포증’.

 

재벌 집착증이란 재벌 덕분에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 재벌이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 재벌이 잘되어야 한국 경제가 잘된다, 그래서 재벌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연쇄적 논리 구성으로 생긴 증상 이다. 재벌 공포증은 재벌이 안되면 한국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우려, 재벌이 망하면 한국 경제가 망한다는 협박, 재벌에게 밉보여서 좋을 것 없다는 보신, 한국 기업을 외국인 투기꾼들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애국형 등 복합적이다.

 

재벌 집착증을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은 연쇄적 논리 구성에서 한국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재벌이 를 먹여 살리고 있다, 재벌이 잘되어 도 더 잘살게 되었다, 그래서 재벌은 의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가?

 

- P276. <왜 분노해야 하는가>

 

재벌이 망하면 한국 경제가 망할까? 외환위기 때 30대 재벌 기업 중 16개가 망했다. 그래서 한국이 망했나? 임금은 시장이 결정하지 않는다.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 결정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재벌이 공정한 임금을 책정하겠는가. 때문에 정부가 규제해야만 한다.

 

국가의 목적이 무엇인가? 소수만의 풍요를 위해 국민 대다수를 빈곤으로 고통 받게 하는 게 국가의 존재이유인가? 피에르 르장드르는 국가의 목적이란 재생산 = 번식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아타루는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국가의 형식이야말로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은 단지 일본의 사례일 것이라 짐작했다. ‘사토리 세대라는 일본 젊은이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75%의 일본 젊은이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젊은이 행복도 조사 결과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 ‘행복감이 보통 이상이라고 답한 20대와 30대의 비율은 62.9%, 64.2%였다.

 

‘88만원 세대는 이제 30대가 되었다. 20대는 흔히 오포 세대혹은 ‘n포 세대로 불리운다. 이들이 지금 행복하다니! 저자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청년 유니온과 알바노조의 출현은 희망적이다. 청년 유니온이 거둔 단기간의 성과는 눈부실 정도다. 그들은 배달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던 ‘30분 배달제를 폐지시켰다. 또한 커피전문점들의 노동자에게 유급 휴일 수당을 지급토록 만들었다.

 

저자는 청년 세대가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 참여가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비정규직 폐지, 인턴 폐지, 임금 차별 폐지, 보육의 국가 책임, 알바 최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야 한다. 단지 청년 세대뿐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살아갈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국가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밑줄 그은 문장

 

p402.

개미 방아(ants mill)’라는 현상이 있다. 군대 개미는 수 만 마리가 군집을 이루고 있어서 부족한 먹이를 찾아 일정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하는 유목 개미다. 대부분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 개미인데, 뒤따르는 개미는 앞서가는 개미가 남긴 페로몬의 자취를 따라간다. 그러다 맨 앞에 가는 개미가 방향을 잃고 원을 그리게 되면, 뒤 따르는 개미는 앞서가는 개미의 페론몬을 맡아 따라가고, 그 뒤의 개미는 또 바로 앞선 개미를 따라가면서 결과적으로 다 함께 집단적으로 원을 그리며 맴돌게 되는 것이다.

 

한번 개미 방아가 만들어지면, 군대 개미들은 지쳐서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원을 돌다가 종말을 맞게 된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미들이 목적이나 정해진 방향 없이 바로 앞에 있는 개미만 무조건 따라가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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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6-03-21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이 특히 개미 방아적이라고 생각하니 이건 공포영화는 비교도 우리가 살고있는 지옥도라고 연상됩니다. 장씨 형제분들의 번갈아 연타가 그치는 그런 날이 오긴 할런지

시이소오 2016-03-21 13:15   좋아요 1 | URL
개미방아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는데 인용문만 보고 척하니 알아 들으시네요^^

2016-03-22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3-22 00:09   좋아요 0 | URL
어구야, 제가 이분들과 비교가 되나요^^; 아무튼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모든 국민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2 10:13   좋아요 0 | URL
저도요. ^^

룰루라떼 2016-03-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머낫~구입하면서 보니까
장하준 교수님이 아니셨네요~하핫!
제가 순간 착칵했어요.워낙에 장하준교수님을 존경하다보니...ㅎ
그래도 빨리 배달되길 기대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2 23:09   좋아요 0 | URL
이름이 비슷하시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