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호랑이 꼬불꼬불 옛이야기 4
김용철 글.그림, 윤옥화 구술 / 보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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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호랑이에게 잡혀서 홀라당 목구멍 속으로 넘어간 소금장수!

위기를 만나면 우리는 쉽게 좌절하는데,

이 멋진 소금장수는 그곳에서 위기를 통쾌하게 요리한다.

주머니 칼로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간, 허파, 콩팥 등을 베어서는

둘레둘레 둘러보니 먼저 잡아 먹힌 숯장수가 있더란다.

소금장수 표정은 스마일

숯장수 표정은?

숯불을 피워서는 소금을 술술 뿌려 구워대니 연기가 모락모락, 굽는 냄새가 솔솔~

먼저 잡아 먹혔던 옹기장수, 엿장수, 나무꾼... 모두모두 와서 한바탕 배불리 먹었더란다.

호랑이 뱃속 잔치가 열린 거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토닥토닥 고기를 썰어 주시는 할머니

저 끝에서 염주를 들고 등장하시는 스님까지!

아, 나도 한 점 먹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다.

뱃속에서 이 난리가 났으니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쿵~

요동치던 호랑이 때문에 정신을 잃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보니호랑이 똥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더란다.

소금장수가 담뱃대로 호랑이 꼬리를 걸어서 똥구멍을 잡아 당기니

많은 사람이 달려들어 당기고당기고당기고...

그리고는 어떻게 되었을까? ㅎㅎ~

호랑이 굴에 잡혀 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더니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 같다.

모두들 호랑이 가죽을 나누어 가진 모습도 참 보기 좋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 호랑이 뱃속을 뒤집은 이라면 세상도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궁리해 보면 무언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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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은희 샘이 이 책 서평 쓴 것 보고나서
음~ 아직 난 그림책 보는 눈이 멀었구나! 생각했어요.
호랑이를 권력자로
호랑이에게 잡힌 자들을 민중으로 보며 책을 해석하시잖아요.
호랑이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해지더군요.

희망찬샘 2013-12-02 06:10   좋아요 0 | URL
우리 모임에서도 최은희 선생님이 이번에 내신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답니다.
 
엄마가 만들었어 -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여름방학 추천도서,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바람그림책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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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그림은 세련되지 않았다.

그런데 묘한 끌림이 있다.

그 끌림은 글솜씨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쉽다.

그가 쓴 글은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꼬맹이들도 나처럼 이런 경험을 한다.

앞서 읽은 <<내가 라면을 먹을 때>>를 보며 느꼈던 그 기분과 비슷한 여운이 남는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서 읽어주고 싶다.

그들이 보이는 반응이 궁금하다.

가끔씩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웃는 아이가 있다.

감상 포인트를 잘못 잡는 아이들.

아이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표현에 주목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웃긴다고 할까? 슬프다고 할까?

 

나는 이 책을 사실 웃으면서 보았다.

이 엄마, 완전 대박이야! 하면서

그리고 응원의 박수를 막 쳤다.

아빠 없이 아이를 잘 키워 내려면

요시후미 엄마처럼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가야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후미는 세상 어디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그런 멋진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재봉틀로 옷 만드는 일을 하는 엄마는 청바지를 사고 싶다고 하는 요시후미에게 검도복 바지를 만드는 천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주신다.

친구들이 말한다.

"그게 뭐야? 청바지 같은데 청바지가 아니네?" 그러고는 모두 웃는다.

체육복 웃도리가 두꺼우니 얇은 천으로 만들어 주시겠다는 엄마는 와이셔츠 천으로 체육복을 만들어 주신다.

"그게 뭐야? 회사원 아저씨 같네. 체육복 같은데 체육복이 아니네?" 친구들은 또 웃는다.

친구가 든 멋진 가방이라면 엄마도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엄마는 가방 한가운데다 요시오라 새겨 버린다.

친구들은 또 웃는다.

"그게 뭐야? 요시오라니. 네 이름은 요시후미잖아. 요시후미 같은데 요시후미가 아니네?" 하고.

(이름이 바뀐 데는 사연이 있다. 아빠가 돌아사지가 친척들은 이름이 안 좋아서 그렇다면 아이의 이름을 요시오로 바꾸고는 집에서는 그렇게들 부르는 거다.)

아빠 참관수업 안내문을 받아든 엄마가 학교에 오시겠다고 하자. 요시후미는 오지 말라고 한다.

아빠 대신이라시며 꼭 가겠다는 엄마에게 요시후미는 아빠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뭐든지 만들 수 있는 엄마니까 아빠도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엄마가 조금 슬픈 얼굴로 말했다.

"미안하다. 엄마 재봉틀로 아빠는 만들 수 없어."

밥에서 모래 맛이 났다.

 

요시후미는 엄마에게 쏘아 붙이고는 엄마에게 미안했던 거다.

그리고 아빠 참관 수업날,

수업이 시작되고 뒤를 돌아보던 요시후미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는데...

이유가 뭘까?

 

요시후미 엄마의 눈부신 활약에 빵 터진 후,

그리고 깊이 슬퍼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하게 차 오르면서

세상을 살아갈 용기 한 줌을 쥐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참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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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12-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 내놓은 책 가운데 '아이가 태어나는 이야기' 담은 책이 있어요.
아주 멋지답니다.
다만, 맨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상상력이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이만큼 보여주는 그림책작가도 드물어요.

희망찬샘 2013-12-02 06: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함께살기님.
말씀하신 책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작가들은 아주 멋진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하는지 놀랍습니다.
 
워거즐튼무아 알맹이 그림책 30
마츠오카 쿄오코 글, 오오코소 레이코 그림, 송영숙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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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후배랑 책벌레 모임을 같이 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같이 하고 싶었는데 요일이 토요일로 정해지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우리 모임 요일이 월요일로 바뀌어서 같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모임에 들어오고 싶은 분이 많이 계셔서

(각 학교에 돌아가셔서 모임을 자랑하신 선생님들이 많으신 거다.)

10분까지는 허용하자는 원칙에 따라 다른 회원님들의 동의를 얻어 몇 분을 더 모시게 되었다.

 

그 후배가 이 책을 소개해줄 때부터 책 제목이 입에 달라 붙었는데,

책을 읽고 났더니 마치 주문처럼 이 말이 입에 달라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책은 작아서 손 안에 쏘옥 들어와서 금방 읽을 수 있겠다 싶지만,

글밥이 많아 꼬맹이들은 시간 투자를 좀 해야 겠다.

 

뚱보 아줌마가 부엌을 청소하다 찬장 구석 틈에서 작고 까만 씨 하나를 발견한다.

무슨 씨앗일까?

지나가던 아저씨는 나팔꽃 씨라고 하고, 동네 아줌마는 수박 씨라고 한다.

그래서 아줌마는 널뻔지 조각에

나팔꽃일지도몰라

수박일지도몰라

아무튼즐거워

라고 적는다.

하지만 방향을 거꾸로 적는 바람에

라몰도지일꽃팔나

라몰도지일박수

워거즐튼무아

라고 읽히게 되더라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나라의 왕이 될 아이였다.

훌륭한 왕이 되기 위한 수업은 쉽지 않았다.

어느 날 왕과 왕비가 이웃 나라 결혼식에 다녀오느라 한 달 동안 여행을 가게 되었다.

왕자님의 양육 담당자를 불러 엄히 명하시기를

"짐은 한 달 가량 성을 비우게 되느니라. 그 동안 왕자를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노라. 짐이 없다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 하게 해서는 안 되느니라. 만약 짐이 돌아왔을 때, 왕자가 지금까지 배워서 알았던 것들을 하나라도 잊어버린다면, 그대는 당장 쫓겨날 것이니라." 라고 하셨다.

왕비님 또한,

"그뿐 아니라, 왕자의 건강에도 신경을 써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만약 내가 돌아왔을 때, 왕자가 지금보다 야위어 있거나 지금보다 안색이 나쁘거나 하면, 대신 당신은 해고예요."

하시더라는...

양육대신이 왕자를 어떻게 돌보았을지 상상을 해 보시라.

 

항상 궁에서만 갇혀 지내던 왕자가 유일하게 바깥 바람을 쐬는 곳은 성을 한 바퀴 도는 것이었는데

왕자는 그 때 뚱보 할머니의 집 앞을 지나가면서 이 이상한 글을 보고 또 보았다.

임금님과 왕비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자에게는 더 숨통 막히는 수업이 계속 되었고,

왕자의 스트레스는 계속계속 올라가게 되었다.

임금님과 왕비님이 돌아올 때가 다가오는데,

왕자님은 갑자기 공부도 싫다 밥도 싫다 하시는 비상사태가 돌발하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을 먹고 싶냐는 요리사의 말에

"라몰도지일꽃팔나

라몰도지일박수

워거즐튼무아"

라고 자기도 모르게 대답하게 되었다. (이 말이 은근 중독성이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런 음식을 어디에서 구한단 말인가!

대신은 그 뜻모를 물건을 구해오라 명령하고 소문을 들은 한 아이가

그것이 있는 곳을 안다고 안내한 곳은 바로 뚱보 아줌마네 호박밭이었다.

나팔꽃도 수박도 아닌 호박이 주렁주렁 열린 모습에도

아줌마는 "워거즐튼무아"였다.

맛있어 보이는 호박 세 덩이를 따서 아줌마는 바구니에 넣고 성으로 향하는데

왕자님 앞에서 호박을 하나씩 꺼내고는

각각의 이름이 라몰도지일꽃팔나, 라몰도지일박수, 워거즐튼무아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호박 요리를 먹을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라몰도지꽃팔나를 먹을 때는 시냇물 가의 풀밭에서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외의 장소에서는 목구멍이 막혀 죽게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말.

라몰도지박수를 먹을 때는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 목이 짧은 구두를 신지 않으면 배탈이 나서 죽게 될 거라고도 한다.

워거즐튼무아를 먹을 때는 혼자 먹어서는 절대로 안 되고 동갑내기들과 함께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주문을 한다.

왕자님 병의 시작은 꽉 차여진 스케줄과 갇혀 지내는 생활에 있다고 본 거다.

뚱보 아줌마의 말대로 했더니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 것임을 가르쳐 주신 뚱보 아줌마 만세다.

 

 

너 만의 주문을 외워보라며 후배가 1학년 꼬맹이들과 함께 만든 워거즐튼무아 책갈피.

아이들과 한 번 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독서교육 포럼에 참석하러 대구에 다녀왔는데, 기차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

포럼은 워거즐튼무아였더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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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학 가는 꼬마에게 이 책 선물해야겠네요. 담아 갑니다.

희망찬샘 2013-12-02 06:13   좋아요 0 | URL
전학가면서 책도 선물 받는 아이들, 전학을 가고 싶어 하겠는걸요. ^^
 

처음에는 내가 배를 지휘하는 선장인 줄 알았다.

내가 좋은 책을 소개하고 선생님들께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책들을 찾아 읽고...

그런데, 아니다.

확실히 선생님들은 달랐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깨우치는 영특한 학생들처럼,

이미 받았던 다른 연수들을 통해 더 나은 것들을 매번 만들어 내셨다.

이번 모임에서도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주 간단한 북아트를 통해 독후활동하는 것도 배웠는데, 저런 거 꼭 한 번 해 봐야지 하고 맘 먹었다.

종이를 반으로 접고 또 반대방향으로 반 접고, 그리고 또 반대 방향으로 반 접은 후 가위집을 살짝 내어 안쪽으로 밀어서 입체기능을 넣어준다.

제일 앞에 보이는 곳에는 제목, 작가를 적는다. 제목은 크고 굵게 적는 것이 좋겠다.

입체 기능을 넣은 부분에는 자기가 그리고 싶은 책 속 인물을 그려서 붙인다.

그리고 그 입체 인물의 바로 뒤에는 작품의 배경을 그린다.

뒤로 넘겨서 이 책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적도록 한다. [독후활동]

그리고 마지막 제목과 반대편에 있는 부분에는 기억하고 싶은 책 속의 한 마디 적기까지.

탁상 달력처럼 책상에 올려 둘 수 있어서 전시효과도 좋고, 작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겠다.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면서 독후활동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기말에 꼭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에 우리가 읽은 책은 <<동화가 재미있는 이유>>다. 작가가 안내 해 둔 책들은 생소한 책들이 많았는데, 몽땅 사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기심을 일게 한다. 이 책을 읽을 당시, 작가의 말에 혹해서 <<세상이 아직 어렸을 때>>를 샀던 기억이 있어 찾아 보았더니 있어서 후배에게 빌려 주었다.  이 책 읽으면서 동화창작의 씨앗을 많이 품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칼라 삽화가 예쁜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 그래서, 그래서 어쨌다고? 하는 말을 하겠지만, 김서정님의 말처럼 이 책이 가진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모임을 위해서 <<동화가 재미있는 이유>>를 한 번 더 읽어보려 했는데, 중간밖에 읽지 못했다. 그런데 한 번 읽었던 이 책이 이렇게 새롭게 다가오다니, 내 기억 속에서 깡그리 지워지고 생소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소개 된 책들이 낯설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뒷 부분에 가면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쓰신 유은실 작가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고 한다. 유은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한참 나누었다.

 

 

 

 

 

 

 

 

아는 책이 절반, 모르는 책이 절반이다.

 

 

 

 

 

다섯 작가가 쓴 <<다섯 손가락 이야기>>도 궁금하다. 말썽꾸러기 녀석이 재미있게 들었다고 하니 다음 수서 때 참고해야겠다.

최은희 선생님이 연수에서 소개 하셨다는 <<사슴아 내 형제야>>는 권장 연령이 유아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초등 고학년용이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준다.

<<지각대장 존>>과 느낌이 닮았다는 <<어리석은 판사>>는 지금 당장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그냥 듣게 하고는 등장인물들이 소개하는 괴물들을 상상해서 그려보라고 했단다. 그리고 작가가 그린 괴물을 짜잔~ 하고 보여 주었다고. 이 책은 반의 아이가 읽어달라고 들고와서 읽어주셨다는데 독서 지도를 하다보면 이렇게 자기 책을 가지고 오는 아이들이 생긴다.

<<밥 안 먹는 색시>> 관련 두 가지 책도 모두 사서 읽어주고 싶다. 아이들은 엽기 호러물에 더 꽂히더라는 말씀.

 

 

 

 

 

 

 

 

 

 

 

 

 

아주 재미있는 만화책도 소개 받았다. 이것도 사고 싶은 생각이...

 

 

 

 

 

 

 

 

 

 

 

 

 

 

요즘 한창 가부와 메이 이야기를 읽어주고들 계신데, 그 이야기에 젖어드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솔솔했다. 개구쟁이 일학년 녀석들이 가부 흉내를 낸다면서 "아우~아우~" 한다는데...

 

글밥이 많아서 읽어줄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며 우리에게도 들려준 이야기 <<워거즐튼무아>>는 도서실 책으로 사 두어서 이제 곧 들어올 예정인데, 함께 한 책갈피 만들기도 재미있어 보인다. 지끈을 이용해 꽃처럼 펼쳐 둔 모습도 너무 예뻤다. 거꾸로 글을 써서 책 속 주인공처럼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주문처럼 외워보자고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훔쳐 와 본다.

 

 

 

 

이번 만남도 워거즐튼무아였다. (아무튼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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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1-2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거즐튼무아>도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마실을 통 안 오셔서....^^

희망찬샘 2013-12-01 06:47   좋아요 0 | URL
이 말이 주문처럼 입에서 맴도네요.
 

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 시집가요. 시간 되시면 와 주세요. 하고 말이다.

먼 곳에서 하니까 못 오셔도 괜찮아요. 그래도 청첩장은 드리고 싶어요. 한다.

그렇게 해서 어제 몇 명의 아이들과 번개 만남을 가졌다.

두 번째로 시집가는 아이다.

너희들이 몇살이니? 물으니.

28살이요. 한다.

내가 그 즈음에 이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너무 늦게들 가는 거 아니야? 했더니, 엄청 빨리 가는 거예요. 한다.

요즘은 우리 때보다도 더더 늦어지나 보다.

남보다 늦게 교대를 들어갔고,
그렇게 늦게 졸업했고,
제자를 빨리 갖고 싶다는 생각에 중간 발령 난 다음 해에 6학년을 자원해서 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머리 큰 6학년은 그 때도 다들 안 한다는 분위기여서,
자원한 내가 학교에서는 참으로 고마웠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참으로 재미있었지만,

눈물도 많이 쏟았다.

미숙한 나로 인해 어쩜 인생이 잘못 풀린 아이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자책을 한 적도 있다.

심각한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을 바로잡아 주기에는
나의 교직 경험이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졸업 이후, 해마다 꼭꼭 찾아오는 아이들,
내 결혼식 때는 중학생이 되어 찾아왔고,
희망이가 태어났을 때는 고등학생이 되어 찾아왔다.
군대간다고 한 번 모였을 때는 유치원생 희망이 보고
귀엽다고 옆에 끼고 앉아서 바라보면서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던 아이도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자라서 이제 시집, 장가 갈 나이가 되었다.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오니, 한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아시겠어요?

그리고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선생님 목소리가 왜 그렇게 젊으신 거예요. 이상해요. 한다.
사회 생활 좀 했다고 접대성 멘트도 잘 날리는구나!

몇 년 전 제자의 결혼 소식을 듣고, 다른 친구들도 온다고 해서  
오랜만에 아이들 보고 싶은 맘이 들어 결혼식에 갔다가
아무도 오지 않은 결혼식에서 나 혼자 뻘쭘했던 기억이 있어,
울산에서 한다는 이번 결혼식에 가는 것은 더더욱 망설여 졌는데,
아이들이 다른 곳에서도 내려온다고 그 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때 그 아이는 생전 연락도 안 하다가 자기 결혼한다고 연락해서 괘씸해서 안 갔지만,
이번 친구는 평소 연락하며 지내던 친구라서 참석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그러고 보니 결혼식에 찾아갔던 내게 와 주셔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해 주어서 조금 섭섭한 마음이 있어 아이도 낳았다는 소식을 카톡 상태 메시지를 보고 알고 있지만, 축하한다는 말도 안 하게 되더라는... 다른 아이들도 이 아이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구나!)

세월이 흐르니 꼬맹이들이 자라고 자라, 이제 나랑 함께 나이를 먹는구나.

우리 학교 신규 선생님 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제자들이 꼬맹이의 추억을 안고 나를 찾아오니, 나 또한 그 시절로 되돌아가 설렌다.

그 때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노라 이야기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를 한다는 것이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우리 친구들은 반모임을 하면서 초대한 담임 선생님을 썩 반가워하지 않던데,
우리 반 아이들은 진심 나를 반가워해주고, 좋아해 주어서 정말 다행이다.

안타까운 소식 하나는 지난 번 모임, 그러니까 바로 작년이었는데,
취직했다고 찾아온 제자들이랑 만났을 때
공부한다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소식만 전했던 아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시험에 합격했는지 궁금해서 잘 지내고 있냐고 물었더니,
뇌종양 수술을 받고 지금 회복중이라는 것.
곱고 예쁜 우리 00가 아파서 힘들다고 하니 걱정이지만,
그래도 목소리도 밝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이 있어 위로가 된다.
빨리 완쾌하기를 빌어본다.

이렇게 하나둘씩 시집 장가를 가면서 그 아이들의 아이를 가르치게 된다면
나는 나이를 점점 많이 먹겠지!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가만히 그려 보았다.
추억이라는 거,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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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1-2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학년을 해야 제자가 생긴다는 말이 맞아요.
해마다 찾아오는 제자들 보면 교사로서 보람이 느껴지죠.
다들 대견하네요.
전 결혼한다고 찾아온 제자는 아직 없네요.

희망찬샘 2013-11-26 07:05   좋아요 0 | URL
다들 잘 지낸다 싶으니 마음이 좋은데, 또 다 좋은 일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가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