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점검을 받는 날이었다.
꾸물딱 거리지 않고 빨리 퇴근을 해야 코디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집에 왔다.
차를 타면서 들어가는 길에 아파트 입구에서 야채 파시는 할머니께 잔파를 좀 사야지~ 하고 맘 먹었다.
가방이 무겁다.
집에 가방 두고 나와야지 했다.
찬이가 따라 나오겠다고 했다.
그러던지~
그리고 나와서는 나온 김에 학원에 들러 학원비도 드려야지! 했다.
찬이가 새로 생긴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를 사 달라 했는데, 대기자가 많다.
이리저리 한참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걸려 온 전화 한 통~
"고객님~ 어디세요?"
그래서 어제 점검을 못 받았고, 오늘 또 출근을 서둘러야겠다. 덕분에 꾸물거리지 않고 집에 오니 더 좋을 수도!!!
동학년 선생님 두 분이 이번에 큰 일을 당하셨다.
남편 분이 큰일 날 뻔했던 것.
한 분은 등산갔다가 쓰러지셔서 헬기를 타고 내려 오셨고, 그게 뉴스에 나왔단다.
또 한 분은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가서 시술을 했다고 하신다.
두 분 다 조금만 늦었으면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봐라, 우리 남편이 원래 좀 착했는데, 이번에 이 일 당하고 나서는 진짜 더 착해진 거 있재?"하신다.
새로운 삶, 날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새롭다고 느낀다면 내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할 수 있겠고, 그들 또한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할 수 있겠다. 내 주위의 사람들부터 더 잘 챙겨야겠다.
모임에 갔더니 동기들 중 유방암 수술을 한 아이들이 몇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언니도 가슴에 몽우리가 져서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데, 건강검진 중 그 이야기 하니까 아무 문제 없다고 이런 경우는 일 년에 한 번이면 된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다가 이번 검사에 가서 몽우리가 많이 생겼다고 왜 이제 오느냐고 야단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직 검사를 했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심란할 수가 없다. 울 언니는 엄마없는 내게 친정엄마 같은 사람인데 말이다. 더군다나 집에는 언니의 손길만을 기다리는 세 남자가 살고 있는데...
엄마는 어떤 이유에서든 아파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다.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 엄마는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 다행히 언니가 별 일 없다고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한 권 나온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는 책인데, 절판이 되어 안타깝던 차에 아는 출판사 사장님께 이 책 좀 출판해 달라고 부탁 드렸다.
날 믿고 출판해 주신 사장님을 위해 홍보대사로 뛸 생각이다.
책 제목은 비밀~ (곧 공개 됩니다.)
오랜만에 비가 온다.
어제 반가운 비 소식이 있었는데, 정말 아주 잠깐 내려서 후끈 거리는 땅의 열기를 싣고 올라온 공기에 오후에는 더욱 더웠다.
그리고 지금 또 비가 오고 있다.
비는 참 좋은데 운전길이 걱정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내가 운전 무사히 잘 하도록 비가 오지 말라고 빈다.
근데 우짜냐, 기도빨이 약했나 보다. 오늘은 아침부터 주룩주룩이다.
오랜만에 비가 와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