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러 갔다. 더운 여름 워터파크나 계곡에 발을 담그는 것이 최곤데, 물도 없는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썩 반갑지 않았다. 그런데, 맑은 공기와 함께 한 여행은 나름 운치가 있었다. 

부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당일코스로도 무리 없을 듯하다.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였다. 들어가니 해설 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다른 분들 설명 듣는데 옆에 서서 들었다.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문자가 없었던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우리나라 자연 환경을 추측해볼 수 있는 증거가 되는 반구대 암각화를 직접 찾아 나서 보기로 했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발견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물에 잠기지 않았다고 한다. 가뭄의 덕이다. 관광지에 가면 돈 500원을 넣고 사용할 수 있는 망원경이 공짜라는 사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사진으로 잘 보이는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이 이 성능좋은 망원경으로 보아도 좀체로 찾기가 어렵더라는 사실. 다른 이들은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못 찾겠더라. 이 곳으로 가는 대나무 숲길은 참 좋았다. 박물관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15분에서 20분 정도의 거리.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 식사 후, 살살 걸어가면서 숲의 기운을 맘껏 누렸다.

 

 

천전리 각석이라는 곳에서도 암각화를 볼 수 있는데, 그곳에는 청동기 시대로 추정되는  추상적인 도형 그림 이외에 사연이 담긴 신라시대의 한자들도 볼 수 있다.

천전리 각석의 맞은 편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마침 그곳에 서니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더라는.

 

돌아오는 길에 만난 복숭아밭에서 산 복숭아는 달고 맛있었다.

어머님께서는 깊은 산 속에서 키운 복숭아라서 더 좋다하셨다. 천전리 각석은 숙소(박물관 근처의 집청정 팜스테이)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간단히 1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고 했지만, 경치도 구경하고, 물에 발도 담그고, 그리고 복숭아밭에도 들르니 시간이 많이 가더라.

 

 

이색적인 체험 둘.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동네 사람들만 간다는 숲 속 아래 계곡을 안내해 주셨다. 길은 딱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길이며 아래는 낭떠러진데, 숲에서 걸어나오신 아저씨들이 뱀이 나오니 아이들은 조심해야 한다하셔서 잔뜩 긴장했다. 독사가 나온다고 하시는데, 겁먹은 찬이를 보며 농담인듯 진담인듯... 애매하게 말씀 하셔서... 정글 탐험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곳에 아무도 없어서 미지의 세계에 들어간 기분이 들었지만, 위험해 보여서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뱀은 만나지 않았지만,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온갖 곤충들을 만날 수 있는 숙소에서 우리는 진짜 뱀을 만났다. 우리 숙소로 들어가는 입구 신발장에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뱀 한 마리가 스르륵 기어가더라는. 텐트를 치고 야영 하는 사람들도 있다하던데, 뱀조심 해야 할 듯.

가을에는 이곳(집청정팜스테이)에서 작은 영화제도 열린다고 놀러오라 하신다.

이곳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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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8-1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할아버지댁이 울산인데도 저희는 아직 못 가봤네요.

희망찬샘 2013-08-23 06:35   좋아요 0 | URL
좋던데요. 한 번 가 보세요. 선선할 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