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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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저자를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릴레이 강연회에 이주은이라는 이름이 있어 먼저 책부터 읽어봤다. 그림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의 관찰력도 좋은 분이고, 글도 잘 읽혀져서 다 읽고 나니 참 뿌듯하다.

그 중에서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 중에 p91 우리 둘 모두 기존에 지어놓은 자신의 틀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 틀 속에 상대방을 꼭두각시처럼 데려다놓으려 했던 것이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연에 적응하면서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융통성 있는 규칙을 창조해가는 결혼생활을 계획했어야 했다. 이 부분. 참 적절한 표현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처럼 각종 블로그에 단골로 등장하는 낯익은 그림도 있었고, 리카르드 베리의 '북유럽의 여름 저녁'처럼 처음 보는 그림이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그림도 있었다. 저자는 사랑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그림을 보여줬다.

사실 얼마전에도 미술관에서 그림 전시를 봤지만, 뭐 딱히... 어떻게 봐야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림 옆의 제목과 간략한 설명을 보고 지나갈 뿐인데, 한 개의 그림을 통해서 일상을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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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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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상품에서 회원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건 포인트 적립이 목적이 아니라 개인정보 수집이란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급 호텔에서 화장실이나 수건 등에 있던 종이띠는 그냥 종이띠였을 뿐이다 있다는 건 첨 알았다. 이렇게 속고 속이고 알면서 속아주고 몰라서 당하고....

아래 내용에 체크해보니, 나는 총 5개!  

o 1. 모바일 쿠폰으로 종종 물건을 구매한다.

o 2. 마트나 특정 브랜드의 포인트 적립 카드가 있다.

3. 책이나 음반, 화장품을 살 때 베스트셀러인지 확인한다.

4. 물건을 살 때 지인의 추천에 의존하는 편이다.

5.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게 재미있다.

6. 80~90년대 음악을 틀어주는 술집이나 카페를 좋아한다.

7. 아이에게 성인 브랜드의 키즈 라인옷을 사준 적이 있다.

8. 신종 플루가 유행할 때 손 소독제를 샀다.

o9. 물건을 살 때, 맨 앞에 진열된 상품은 사지 않는다(더러울까 봐)

10. 어릴 적 쓰던 제품을 커서도 쓰고 있다.

11. 유명인이 쓰는 제품을 검색하거나 구입한 적이 있다.

o12. 블루베리, 석류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산 적이 있다.

13. 비싼 화장품이 아무래도 효과가 좋을 거라 믿는다.

o14.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사면 좋은 일을 한 것 같다.

근데 여기 하나도 체크 안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내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질문을 했더니 해당사항 없다는 사람이 없었다.

 

아래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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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수 있는 권리 - 개정판
폴 라파르그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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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 졸업때까지 지각도 결석도 휴학도 없이 다녔다.

그리고 15년을 꼬박 회사를 다녔다.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째 백수생활을 하며, 스멀스멀 죄책감이 올라올 즈음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이 최근 나온 책이 아니라는 게 놀랍다.

그 옛날에도 일에 중독되어 있는 것을 비판했다니.

우리 사회가 미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얘길 많이들 한다. 영어유치원 다니고, 초등학생부터 과외에 시달리고, 고등학생들은 입시에 잠못이루고, 대학생은 스펙쌓기, 알바에 치이고, 직장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쳇바퀴가 계속 굴러간다. 역시 숨쉴만한 사람은 백수밖에 없다.

돈을 벌고 있지 않음에 대한 조급함이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좀 누그러졌다. 나는 내가 꽤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나도 백수해보니 소파에 드러눕는 거 좋아하고, 낮잠자는 거 좋아하고.... 참 게으르다는 걸 알게 됐다.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게을러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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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어로 말하라 - 2535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비즈니스 공용어다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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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강사 유수연이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토익이 영어에 도움이 되냐, 문법은 필요없다 이딴 소리 그만하고, 그냥 닥치고 토익점수부터 따두라고. 독설가로 유명한 이 여자가 이 말을 한 이유는 본인도 학벌로 뭣도 없어 세상 밖으로 나오기 넘 힘들었다고. 그런데 뭐가 어찌됐든 세상에 자신을 들이밀어 넣으려면 토익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른 이유는 솔직히 이 책이 굉장히 불쾌한데, 그래도 어쨌든 내가 회사라는 또는 남자들이 많은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남자어"라는 것이 필요하니까.

내가 살아남아 남자들이 "여자어"를 배우는 그 날까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솔직히 이 책에서 맞는 말도 한다. 나도 여자지만 여자 직원들 비 오는 날 지각이 잦다. 그리고 지각하면 비 와서 길 막히고 그래서 당연하다 생각한다. 또 커피를 타야 하는 상황이 오면 내가 왜 커피를 타야 하냐고 난리다. 그러면서 저자의 말처럼, 명절 선물 세트 돌릴 때는 남자들이 당연히 해야 한다 생각한다.

딱 10년 전만 해도 이런 류의 책이 불티나게 팔렸을 것 같다. 조직 생활을 잘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가 그런 거. 그런데 요즘은 이런 책이 상당히 껄끄럽다.

왜? 남자어에 맞춰서 조직생활해서 어쩌라고... 그래서 개인의 나는 행복한가?

그렇게 모국어인 남자어 쓰는 남자들도 곧잘 명퇴당하는 판국에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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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쇼크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한집에 산다고 가족일까?
EBS 미디어 기획.EBS 가족쇼트 제작팀 지음, 이현주 글 / 윌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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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충격적이다.

1부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에서는 어느 집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와 너무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프랑스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2부 세월호 가족의 이야기와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읽는 내내 정말 펑펑 울었다. 늘 얼굴 보고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미워할 때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사람이 떠난다? 생각만해도 마음이 쓰리다. 여기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언젠가는 누구나 겪게 될 가족의 이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 그리고 있을 때 잘하자,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3부 고독사에 대한 사례에서 또 한번 가슴이 시렸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몇 십년을 산다해도 결국 혼자 죽을 수도 있겠다 하는 그런 허무함도 있고. 8주에 걸쳐 전혀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끼리 밥을 먹는 실험은 참 흥미로웠다. 앞으로 우리의 가족의 형태는 꼭 혈연만은 아닐 것이다. 출생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이런 저런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더 그럴거고.

4부. 한국의 이주 노동자들의 결혼 이야기와 키리위나의 공동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1부에선 함께 살면서 서로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였는데, 2부, 3부, 4부는 함께 있지 못해 마음 저리는 이야기다. 가족은 그런건가? 함께 있으면 힘들고, 떨어지면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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