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았다. 머리싸매고 심각하게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가벼운 느낌에 이 책을 선택했다.

가볍지만 무거운... 그냥 우리네 일상적인 이야기다. 껄껄껄 ^ ^  기발한 표현들 하며, 인터넷 어디 싸이홈피나 블로그에서나 볼 법한 표현들... 문법 과괴현상.  뭐 문학적 가치 어쩌고 저쩌고 하면, 이 책은 좀 고려 대상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갑자기 가슴이 찡하다.

꼬맹이때부터 아나운서는 내 선망의 대상이었다. 내가 중고등학생때, 연예인 사진 코팅하거나, 책겉풀로 쓰는 게 유행이었는데, 난 여자 아나운서들의 사진을 썼다. 그것 참 특이하다는 말을 들어가면서. 왜냐구? 그들은 프로의 이미지를 주니깐. 난 저들처럼 되야 하니깐.

지금 난? 그냥 그저 그런 학벌의 대학을 나왔고,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사람들이 많은 회사에 입사해, 그들보다 잘하기 위해서 줄기차게 열심히 일했다.  그렇다고 내가 프로인가?  어떤 정신나간 중학생이 내 사진을 책상 유리 아래 끼워주겠는가 말이다.

씁쓸하다. 나 또한 내 인생의 멋진 홈런 한번 못쳐봤고, 그나마 안타도 없었다.  너무 아둥바둥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왜 꼭 어떤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렇게 되려고 기를 쓰는지. 작가는 좀 쉬엄쉬엄 편히 살라고 하는데, 27살 내 나이. 너무 깊이 고정관념이 박혀서인가. 그러고 싶지도, 아니, 솔직히 그럴 용기가 없다. 난 아직 갈 길이 멀고, 내 인생의 멋진 홈런을 한번 때려야 하니깐.

그런데, 홈런을 치고 나면 어떤 생각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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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그린세상 2004-05-0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20대에 이 작가처럼 편히 살려고 한다면 마음을 좀 비워야 하지 않을까요? 욕심도 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