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켑틱10호에는 <누가예방접종을 가로막는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류는 예방접종으로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홍 역 등 수많은 전염병을 박멸하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지난 십 년 동안 사라졌던 질병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백일해와 홍역의 재등장이 골칫거리다. 2014년 캘리포니아에는 백일해 환자가 거의 1만 명이나 발생했는데, 이는 1947년 이후 가장 많은 발생 건수다. 입원 환자중 200명 이상은 태어난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 은 영아다, 2014년 12월, 캘리포니아 남부 디즈니랜드에서 발생한 홍역은 캘리포니아를 넘어서 미국 전체를 휩쓸었다. 전염력이 강한 홍역 바이러스는 심각한 뇌 질환, 경련, 귀나 흉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질병은 예방접종률이 낮아지면서 집단면역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캘리포니아뿐 만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예방접종 거부율 이 상승하면서 어린이에게 질병이 발생하는 빈도도 증가했으며, 종종 어린이에게 심각한 장애나 치명적인 결과를 남기기도 했다. 디즈니랜드 홍역 사태를 분석한 MIT와 보스턴 소아병원 과학자들 은 홍역에 노출됐던 집단의 예방접종률이 50~86%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보고했다. 이는 집단면역이 성립하는 데 필요한 95~99%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13쪽)


우리나라에서도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모임)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반응이었지만, 최근들어서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안아키 모임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들을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상당하고, 잠잠하던 부모들이 주정부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기사는 민주주의라는 키워드로 문제를 풀어간다. 정부에 의한 예방접종 강제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반대 논쟁의 장이 마련되었다.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몇 몇 제약회사들에 대한 백신 독점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런데 과연 이런 논쟁을 민주주의라는 틀에서 볼 수 있을까?


예방접종과 자폐증의 상관관계는 몇 십년 째 지속되고 있는 문제이다. 특정 예방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던지 하는 문제는 사실 아직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이다. 발병율이 백신 때문인지 백신과 상관없이 주사라는 접종형태 때문인지가 밝혀지지 않았고, 통계라는 것이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중에 자폐증 발병율만을 따지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중에서의 자폐증 발병율은 통계적으로 없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에 대한 통계정보가 상대적으로 아주작기 때문에) 


또한 제약회사의 독과점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제약회사의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는 많은 예방접종이 국가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이 이슈는 적은 편이다. 그래서 차라리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정부의 관리 및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준이 그저 다수의 시민이 참여하는 것이라면 캘리포니아 예방접종 논쟁은 확실히 민주주의의 기준을 충 족한다. 하지만 여기에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혹은 최소한 잘못된 정보를 가지지 않은 시민이라는 부가적인 충족요건을 덧붙이면 캘리포니아 사태는 민주주의의 기준에서 다소 벗어나게 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예방접종의 위험성에 대한 거짓 정보의 전파, 과학적 증거의 거부, 극단적인 양분화 현상이 폭력적인 위협으로 번지는 상황은 신중함을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의도와는 어긋난다. (16쪽)


게다가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예방접종에 의한 집단면역에 무임승차하는 것이고, 알레르니나 희귀질환으로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해당 전염병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남의 생명을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주주의적 방식이라고 보기 힘들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집단면역이 깨질 때 전염병이 확산된다. 집단면역은 면역소외자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기도 하다. 집단면역율이 99%이고, 해당집단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99명은 면역을 가지고 있고, 1명은 면역이 없다. 이 한명은 희귀질환으로 예방접종을 할 수 없거나, 주사 알레르기 혹은 백신의 특정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고 인해 예방접종을 할 수 없는 이다. 이때 다른 99명이 예방접종으로 면역을 형성해 이 1명에게 해당 전염병이 전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집단면역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예방접종 거부자들은 이런 집단면역체계를 해친다.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자신들의 자식 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예방접종을 할 수 없는 이들의 자녀들을 심각한 위험에 노출시킨다. 


완벽한 것은 없다. 예방접종 또한 완벽할 수 없다. 그렇지만 백신이 지금의 인류가 유아사망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기여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팩트다. 예방접종에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부작용 보다는 사회전체의 안전망 확보에 기여가 더 크다. 그렇다면 예방접종을 부정하기 보다는 예방접종 부작용을 줄이는데 힘을 쏟는게 타당해 보인다. 


그리고 내 가족의 예방접종으로 예방접종에서 약자들에게도 사회적 안전망의 테두리를 쳐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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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백신백과>는 주요 백신에 대해 대상 전염병 및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효과를 내는지가 잘 설명되는 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한권씩 가지고 있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은 판단보류다. 


 저자인 시어스박사는 의사인데, 밥선생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활동을 많이 한다. (옛날 그림을 쉽게 그리는 법을 소개했던 밥을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밥을 알 정도면 40대 이상이 아닐까 싶다. 최근 광고에 잠깐 등장하기도 했지만) 


 저자는 백신에 대해 맹신하는 사람과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사이에서 서로 잘 해보자는 입장이다. 이런 백신은 반드시 맞아야 한다. 하지만 어떤 백신은 백신을 맞추는 시기를 조절하거나, 굳이 맞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즉, 사실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지만, 의사로써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부분이 있다. 


몇년전에 미국에 홍역이 유행한적이 있다. 그 때 심각하게 공격을 받았던 이가 바로 이 시어스 박사다. 시어스 박사는 홍역 예방접종을 권하지만 꼭 맞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시어스 박사를 주치의를 두는 사람들이 생겼다. (미국은 주치의제도인데, 대부분의 의사들이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이들을 환자로 삼기로 거부하면서 홍역 예방접종에 다소 느슨한 기준을 적용했던 시어스 박사의 병원으로 몰렸던 것)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시어스 박사의 고객(환자라고 해야하나) 중 하나가 홍역에 걸려서 시어스 박사의 병원에 방문했다. 그리고 그날 병원을 방문했던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총 8명이 홍역에 감염되었고, 지역전체로 퍼져나간 것이다. 


책은 점점 많아지는데, 책을 읽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정작 자신은 자기 책 처럼 하지 않아서 망했다던 스티븐 코비같은 사기꾼들이 넘쳐나고, 이미 전문서적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판명된 경영이론을 자신의 회사에서 이렇게 적용했다고 써대는 국내 저자들의 경영서적들이야 그냥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끝이지만,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나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예방접종이 오히려 병을 키운다>와 같이 생명과 관련된 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모임에서는 수두파티를 한다. 수두에 걸린 아이의 수건을 돌린다던지. 수두야 감기정도의 증상만 나타나니 수두에 걸리고 항체가 형성되는 게 맞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심각한 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한번 수두에 걸리면 나중에 대상포진 등에 쉽게 노출된다고 하는데.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의 저자 허현회씨는 병원 치료만 받으면 별 문제가 없는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예방접종이 오히려 병을 부른다>의 저자 역시 몇 해전 50여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사망이유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저자들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이런 책을 펴내는 출판사 편집인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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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도종환 의원의 역사관이 문제다. 


한겨레와의 인터뷰 중 재야사학과의 연계가 문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이 재야사학이라고 하면 진보주의 사학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야사학에 대해서는 역사교과서 문제에 천착했던 김한종 교수의 책 <역사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다.   (관련기사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97721.html )


전두환 정권의 국풍과 붙어먹은 자들이다. 이들은 민중사학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고, 역사 고증에 열심인 실증사학을 식민사학이라 비판한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만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지도 않았고, 찬성한 이들도 상당하다. 자신들의 사이비 역사관, 고대사를 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야사학자들은 이와는 반대로 극단적 민족주의와 반공사상을 내세우는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두환정부가 들어선 1980년대에는 정치권과 연결하여 국사 교과서의 상고사 내용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했다.그러나 한국사학계는 이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있다. 이들이 전거로 내세우는 사료들은 역사학의 기본인 사료 비판을 전혀 거치지 않은 후서에 조작된 위서이거나, 그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253쪽)

1982년에 간행된 국사교과서에서는 단군신화가 고조선 건국과정의 역사적 사실과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을 밝혀준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며, 한군현의 위치를 생략하였다. 단군신화를 '신화'로 취급하는 것은 식민사관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한군현이 한반도에 위치하지 않았다는 이들의 주장이 어느정도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들어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이 이전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 것은, 당시 사회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1980년 ... 이들은 강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어서, 역사적 사실의 근거와 상관없이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에 호기심을 보였다. .. 재야사학자들은 국사 교육이 국민을 무장시키는 정신교육이 되어야 하며, 강력한 민족주의, 심지어 국수주의를 통해서라도 국민을 정신무장시켜야 공산주의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군이래의 최대 숙정작업이 일어나고 있는 이 때야 말로 국사를 식민사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숙정작업이란 전두환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사회개혁의 명분을 내세워 자행한 정치규제, 언론숙청, 삼청교육 등 일련의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12,12 군사정변과 5,18 광주항쟁의 무력진압으로 정통성에 커다란 약점을 가지고 있던 전두환 정부에 참여한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것이었다. (257쪽, 역사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

 

프레시안에 이를 아프게 꼬집은 기사가 실렸다. 

( 도종환 역사관, 문재인 정부와 안 맞는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0342&ref=daumnews )


'확고한 역사관'이야말로,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의 산물이다. 역사관, 즉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걸 확고하게 통일한다는 발상. 누구나 알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사 국정 교과서를 만들었던 의도, 그리고 그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같은 시도를 했던 의도와 정확히 겹친다. '확고한 역사관'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


'유사역사학'의 해로운 건, 그게 엄밀한 실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로지 사실(史實, 역사적 사실)이 아니란 점만 문제라면, 그저 역사학계가 감당할 몫이다.


하지만 그 폐해는 역사학계 바깥에서 나타난다. 1990년대 한국 노동운동 약화를 거든 게 '다물민족연구소'의 활동이다. 전두환 정부 시절 보안사령부 정보처에서 일했던 강기준 씨가 설립한 이 연구소는 대기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내용 가운데 핵심이 '동이족의 위대한 역사'였다. '동이족 선조들이 이토록 찬란한 역사를 썼는데, 후손인 우리가 서구 유물사관의 영향을 받은 노동조합 활동 따위나 해서 되겠는가'라는 식이다. 이른바 '산업 의병론'을 주장하면서 노사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무조건 싸우기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노동 현장에 분명히 있는 문제를, '고대사의 영광' 같은 감정적 언어로 덮자고 하는 태도는 잘못이다. 


.....


정말 안타까운 게 바로 이 대목이다. 도 후보자의 역사 인식에 경악하는 이들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역사 교과서 도입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다. 역사는 권력의 도구가 아니며, 역사 해석은 다양해야 한다는 신념이 국정 역사 교과서와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사역사학 저술가들이 국정 교과서 문제에 대해 침묵했었다. 국정 역사 교과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좌파'로 몰려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이들이, '식민사학자' 낙인과 함께 새로운 '블랙리스트'에 기록된다?    


        


도종환 의원은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다. 역사교육, 국정교과서,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하는 가야사하고 관련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문화체육부 장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정부가 운영하는 문화재단, 박물관을 모두 관장한다. 문화행사, 박물관 등이 사이비 역사에 동원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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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와 관련된 글을 며칠전에 올릴 적이 있다. (자연이라는 환상 http://blog.aladin.co.kr/rainaroma/9363690 )

페이스북 페친으로 계신 강병철 선생께서 스켑틱에 기고했던 글을 올려주신 덕에 가지고 있던 책에서 찾아봤다. 

( 무엇이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는가 -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비판 http://blog.naver.com/skepticmgz/221014596673 ) http://blog.naver.com/skepticmgz/221014596673http://blog.naver.com/skepticmgz/221014596673http://blog.naver.com/skepticmgz/221014596673


Yes24는 거의 안들어가는데, 강병철의 글이 채널예스에 연재가 되길래 몇 개의 글을 같이 읽어봤다. 


안아키의 교훈? 명의요 그런 거 없습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3557?Ccode=000_005_001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과학에 대한 불신입니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정부)에 대한 불신, 자본에 대한 불신, 의사에 대한 불신 등도 딱히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한데 엉켜 있는 것 같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탐욕,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막지 못한 정부, 약장사와 별 다를 바 없는 의사도 많다는 등의 예를 들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백 번 동감입니다. 나쁜 사람들이 많지요.

...

그런데 주의할 게 있습니다. 과학은 자신이 없어 하고, 말을 자주 바꿉니다. 우리는 자신 있게 주장하고, 자신의 주장을 초지일관하는 사람을 믿습니다. ‘이럴 가능성도 있지만 저럴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것 같지만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은 어딘지 켕기거나 비겁하게 발을 빼는 것처럼 들립니다. 한때는 폐경 후에 여성호르몬을 써야 한다더니, 몇 년 지나자 여성호르몬을 쓰면 암이 생기니 쓰지 말라고 하고, 또 얼마 후에는 복잡한 조건들을 달면서 이런 경우에는 써도 된다고 합니다. 의사들도 헷갈린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그런데요, 사실은 이게 과학의 힘입니다. 과학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기존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꿉니다. 진정한 권위를 위해 권위를 버리는 겁니다. 과학은 권위를 위해 진리를 희생하지 않습니다. 신의 권위를 위해 천체의 운동에 눈을 감지 않습니다.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달마를 만나면 달마를 죽이는 것이 과학입니다. 물론 조사와 달마의 어깨 위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감사합니다. 과학도 모르는 게 많지 않느냐구요? 물론입니다. 과학의 멋진 점은 모르면 모른다고 한다는 겁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로션을 바르면 폐가 나빠진다는 둥, 피부에 열이 쌓인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놓지 않습니다.


강병철은 세가지를 추천한다.

첫째, 환상적인 것을 찾지마라.

둘째, 너무 완벽하게 키우려고 하지 마라.

셋째, 옳은 것에 너무 매달리지 마라. 


강병철은 너무 완벽하게 키우지 말라고 하면서 인간은 너무 복잡한 존재라고 말한다. 아직 인간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단정지어서 말하는 사람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나는 확률과 통계의 발견은 과학,수학에서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정규분포를 자주 거들먹거린다. 우리가 사는 많은 곳에서 확률과 통계의 원리가 발견된다. 예를 들어 백신의 경우도 모든 이들이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면역이 생기는 확률이 낮은 백신도 있고, 거의 모든이가 면역이 생기는 백신도 있다. 정규분포를 생각해보면 된다.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이는 왼쪽 끝이나 오른쪽 끝에 위치할 수 있다. 심지어 심장의 위치가 다른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치료라는게 몇몇은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이들에게는 대안치료가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안치료를 일반화되는 것은 위험하다. 백신역시 마찬가지다. 어떤이들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그 전염병에 노출되었다가 면역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예방접종을 거부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이들은 그 행위가 생명이 위험하고, 상처부위가 오랫동안 남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백신백과>라는 책이 있다. 백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백신에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고, 수은이 들어가 있는 백신 문제도 지적한다.* 그럼에도 백신은 필요하니, 백신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를 소개한다. 백신이 영 꺼림칙하다면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보다는 <우리집 백신백과>를 읽는편이 낫다. 다만 저자의 생각은 빼고, 저자는 홍역을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데, 몇년 전 미국 홍역 전염의 기원지가 저자의 병원이었다. (홍역 예방접종을 안 맞아도 된다고 하는 의사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꺼려하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주치의 병원으로 삼았고, 홍역 항체가 없던 저자 병원 환자들이 집단으로 홍역에 걸려 홍역을 퍼뜨렸다.)


*요즘은 수은이 들어간 백신이 거의 없어진 걸로 알고 있으니, 예방접종 전 의사에게 확인할 필요는 있다. 애들 예방접종시 그 문제를 이야기했더니 대안 백신들이 나오고 있다고 의사에게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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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부터 6개월 동안 산 책들이다. (오른쪽 편) 회사가 바뀌는 등 주변 환경의 변화로 마음이 번잡해 못읽고 있는 책들이다.

(왼쪽 편 책들은 http://blog.aladin.co.kr/rainaroma/9376447 )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수학>은 과학책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승산의 책이다. 수학관련 책들도 천천히 모으고 있다. EBS 다큐 <문명과 수학>을 비롯해 이언 스튜어트의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 <생명의 수학>, <교양인을 위한 수학사강의> 등 여러 책들이 있는데, 읽는 시기를 보고 있다. 


작년 연말에 나온 물리학자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와 <암흑물질과 공룡>은 물리학 관련 책인데, 암흑물질을 다룬 <암흑물질과 공룡>은 흥미로울 것 같아서 구매했다. 저자의 다른책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 


김대식 교수의 책들이 출간될 즈음부터 '뇌과학'도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때 기본적인 읽기를 했다면 이제 기본서들을 읽을 시간이 아닌가 싶다. 박문호의 두꺼운 책들도 두 권 이미 있고, 라마찬드란 박사의 책도 있으니, 이제 읽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카이스트 명강시리즈 <1.4킬로그램의 뇌, 우주>와 렉처사이언스 시리즈 <뇌>는 살짝 읽어봤는데, 기본서로 활용하면 좋을 책들이다. 


카이스트 명강시리즈 중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복잡계, 통계물리학을 다루는 책인데, 재미있다. 다른 책은 <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인데, 수학을 주제로 읽을 때 같이 읽을 생각이다. 렉처 사이언스는 최근에 나오는 책인데, KAOS 재단에서 나온다. <기원> <빛> <뇌> <지구>인데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양과학서라 생각한다. 


<과학을 읽다>는 과학에 대한 윤리적, 사회적 성찰을 해오는 정인경의 책이다. 과학책에 관심있는 분들이 호평을 하고 있는 책인데, <뉴턴의 무정한 세계>도 이미 준비했으니 읽기만 하면 되는데..


<다윈의 정원>은 장대익교수의 다윈시리즈 삼부작 중 마지막 책이다. 카오스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점 북파크에서 출간 기념 강연에 다녀왔고, 저자 사인도 받은 책이다. <다윈의 서재> <다윈의 식탁>과 함께 읽을 계획인데, 


<물고기는 알고 있다>는 어류에 대한 과학책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어류에 대한 지식을 전해준다. 요 근래 <곤충연대기> <새의 감각> 등 주제가 과학책들이 노승영, 양병찬 등 전문과학자들에 의해 번역되고 있다. 그 흐름에 있는 책들에 모두 관심이 있다. 


과학철학자인 홍성욱 교수의 책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이다. STS는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과학기술학인데, 홍성욱 교수가 이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글을 써오고 있다. 최근 출간된 이종필 교수의 책 <과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 등 STS 관련 책들과 같이 읽을지, 유명한 과학철학자인 장하석의 <온도계의 철학>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와 엮어서 읽을 지 고민중이다. 


작년 연말에 나온 <면역에 관하여>는 번역되자 마자 구매했는데, 어디 두었는지 못찾다가 최근에야 찾았다. 요즘 안아키의 백신거부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트럼프 정부에 백신거부자들이 들어오면서 백신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니 읽어봐야 겠다. 대충 읽어보기는 했지만


서민의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서민교수의 해학으로 넘치는 칼럼이 빨리 책으로 엮여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두 권의 몇달의 차이를 두고 연달아 나왔다. 게다가 <서민적 정치>에는 전봉준 에코백이 함께 온다. 솔직히 전봉준 에코백 때문에 구매 안 할 수가 없었다. 칼럼을 필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종종 권석천의 <정의를 부탁해>를 추천하는데, 추천하면서 토를 다는 것이 다른 성격의 서민의 칼럼도 같이 필사해보라고 한다. 


<좌익축구, 우익축구>는 영국축구 EPL이 끝나기 전에 읽으려고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 잠시 야구에 관심을 두고 가을 EPL이 시작될 때 쯤 진화학자 <데즈몬드 모리스의 충구종족>과 닉 혼비의 <피버피치>와 함께 읽어야 겠다. 승리에만 관심있는 감독을 우익, 승부보다는 축구 자체에 관심있는 감독을 좌익으로 분류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벵거와 펩은 좌파로, 싫어하는 무리뉴는 우파라는게 참 묘하다. 축구성향마저 좌파라니...


지그문트 바우먼과 존 버거가 별세했다. 바우먼 입문으로 <희망, 살아있는자의 의무>를 구매했는데, 액체근대를 다룬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존 버거는 옛날부터 벼르고 있었고, <본다는 것의 의미>와 <사진의 이해>는 이미 있기 때문에 그의 대표작<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주문해 구색은 맞춰놨다. 읽기만 하면.. 더불어 제프 다이어의 책도 준비는 해뒀다. 


금민철의 책 <모든 요일 ~ >을 읽다가 그가 몸담고 있는 광고회사 TBWA로 확장하면서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등의 책을 읽었는데, TBWA는 카피라이터 박웅현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창의력 이야기가 나오길래 강창래의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를 같이 구매했다. 강창래의 <책의 정신>도 아직 손 때 묻지 않은 상태에서 책꽂이에 꽂혀있다. 


일본 근대 작가 나가이 가후의 <게다를 신고 어슬렁 어슬렁>은 순전히 <도쿄이야기> 때문이다. <도쿄 이야기> 서문이 나가이 가후에 대한 찬가로만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5월초 도쿄를 다녀온 경험을 되살려줄 독서가 될 것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최근 출간된 이다혜 기자와 김혜리 기자의 책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와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를 구매했다. 두 기자 모두 글에 대핸 팬들이 상당하다. 나는 팬은 아니고, 그 팬심들이 궁금해서. 


유유출판사의 책들은 가볍게 사는 편인데, 특정한 주제를 가볍게 잘 다루고 있다. 


<쿠마몬>은 네컷 만화를 다룬 만화책이다. 일본 규슈 쿠마모토현의 마스코트인데, 쿠마모토랑은 이상하게 연이 닿지 않는지, 두번이나 예약했다가 취소한 곳이다. 그 사이 지진이 있었다. 아직 완전 복구는 안된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역을 살리자는 의미로 쿠마몬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마자 애들이 들고 가버렸다. 음...


마음의 번잡함을 좀 들어내야 아무래도 책읽기가 수월할텐데, 그대로 회사 짤릴때까지 열심히 책을 사는 걸로. 어차피 내 또래 사람들은 골프에 쓰는 돈이 상당하니, 골프에 관심이 없는 나는 그 돈으로 책 사면 된다. 그런데 골프 안치는 내가 일찍 짤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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