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모임) 등과 같이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아키에서는 수두를 일부러 걸리게 해 자연스럽게 면역을 갖게 하는 일명 '수두파티'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비슷하게 하는 듯 하다. <면역에 관하여>를 읽다보면 미국에서도 '수두파티'가 있다.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을 보면 이들은 자연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요즘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백신 없이 <자연적으로> 감염성 질병에 대한 면역을 발달시키도록 만든다는 발상에 매력을 느낀다. 그 매력은 백신이 본질적으로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믿음에 의지한 바가 크다. (66쪽)
나는 그들(수두 파티 하는 사람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나 또한 유혹적으로 느끼는, 산업 사회 이전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에 탐닉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175쪽, 면역에 관하여)
작금의 자연 의학 운운하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니 전통이니 하는 좋은 말들이 하나의 도그마가 된 듯한 느낌이다.(스켑틱7 호 중)
아마도 현대 산업사회와 자본주의 문제 때문인 듯 하다. 자연은 옳고, 인공은 나쁜가? 그런데 이 질문은 잘못됐다. 인간은 오랜기간 동안 자연속에서 생존을 위해 많은 것들을 만들어냈다.
자연상태에서의 인간은 어떤가? 인류가 지금의 수명을 갖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인류는 오랜기간 동안 평균수명 20세를 지내왔다. 위생과 백신의 개발로 영유아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개선이 평균수명 연장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안아키나 이런 사람들은 이런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한다.
백신은 완벽하지 않다. 실제 항체가 생기는 확률이 높지 않은 백신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백신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집단면역을 통해 특정 전염병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왔는데, 백신 거부자들이 많아질수록 집단면역체제가 무너진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잘못이해하거나, 지금은 해결된 과거의 사례를 지적한다고 한다. 이들이 백신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백신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라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이 판단할 수 없는 영유아의 백신을 부모라는 이름으로 거부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게다가 안아키 내부에서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애들을 보내면서 예방접종 현황에 대해 개인정보라는 이름으로 거부하라는 비윤리적인 조언들까지 있다.
백신을 거부하는 것은 자유라고 할지라도, 안아키 모임의 자녀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예방접종 사실을 숨기고 등원하는 것은 반대한다.
공교롭게도 <안 안쓰고 아이 키우기>와 <예방 접종이 오히려 병을 부른다>의 출판사가 같다. 문제가 있는 출판사다. 게다가 <예방접종이 오히려 병을 부른다>의 저자는 50여세의 나이로 2-3년전에 사망했다. 현대 의료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이였는데,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고인지, 질병인지. 그런데 최근에 이런 책을 냈다. 편집자들의 문제가 심각해보인다.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등 병원에 대해 비판적인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허현회씨는 작년에 사망했다. 심각하지 않은 당뇨합병증이었다고 한다.
이런 류의 책들을 피해야 할 이유다.
(가뜩이나 한의사들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의 저자도 한의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