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리 데인저러스 - 우리가 잘못 알아 온 음식, 건강, 환경에 대한 100가지 지식들
제임스 콜만 지음, 윤영삼 옮김, 전창림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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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WHO에서는 1군 발암물질에 가공육을 포함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이기는 하지만, 1군 발암물질이 대단히 위험한 것인것 처럼 잘못알려진 문제도 크다.

 

책을 보다 보면 발암물질로 크게 다섯가지를 든다.

  •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
  • X선이나 자외선 같은 전리방사선
  • 바이러스나 세균
  • 발암성 화학물질
  • 우리 몸속에서 합성된 발암 물질 (155쪽)

사실상 우리가 먹는 야채과 과일을 포함한 모든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모든 천연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천연 화학 물질이든 인공 화학 물질이든 동물에게 다량으로 주입하는 실험을 해 보면 거의 절반 이상이 발암 물질이다. 다만 이러한 실험에서처럼 우리는 발암물질을 다량으로 섭취하지 않을 뿐이다. 아무리 발암물질이라 하더라도 적은 양을 섭취할 경우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159쪽)

 

천연 식물성 화학 물질들 중 절반(64가지 중 35가지)은 동물에게 많은 양을 투여했을 때 발암 물질로 작용했다.

 

뜻밖이다. 천연은 안전한 줄 알았는데, 저자의 글에 따르면 식물 조차도 안전하지 않다. 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천연살충제를 만들어낸다. 사람이 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살충제를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독성물질이 나온다.

독성 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양'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 만약에 훈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고기 안에 들어 있는 기생충이나 세균 같은 위험한 유기체들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54쪽)

 

친환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유기농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어떨까?

합성 화학 비료를 사용해 키운 농산물보다 짚을 썩힌 퇴비를 사용해 키운 유기농 식품이 실제로 우리 몸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식품과학자들도 있다. 자연 비료를 쓸 때 동물의 배설물에 든 치명적인 세균들이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약 잔류물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은 여태껏 한 명도 보고된 적이 없지만, 음식을 통한 세균 감염으로 죽는 사람은 질병 통제 센터에 매년 수백 명씩 보고된다. 예를 들어 '이콜라이O157:H7'과 같이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치명적인 대장균은 사망자 250명과 환자 2만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48쪽)

 

유기농 기술을 통한 식량 재배가 거듭될수록 천연 발암 물질의 함유량도 높아진다. 식물들은 몇 세대를 걸쳐 더욱 강한 농도의 천연 살충제를 만들어 분비한다.(51쪽)

 

저자의 지적이 일리가 있긴 하지만, 친환경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유기농이 과학적으로는 기존 식품에 비해서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농사 방식의 다양성, 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대안 농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거나,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든 영양소라도 우리 몸속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세포에 흡수돼야 한다. 알약으로 비타민 하루 권장량을 채우려고 하는 경우에는 세포에 흡수되는 양이 음식으로 섭취할 때 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복용량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여라 가지 물질이 우리 몸 속에 같이 들어갈 경우 서로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양이 많은 쪽이 적은 쪽의 영양분 흡수를 막는다.

철 흡수량이 높아지면 아연 흡수량은 낮아진다. 아연과 구리 또한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 (101쪽)

 

이 뿐만 아니라, 방사선, 온난화 등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자의 지적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천연이라고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건강정보를 종합해보면 아기들에게는 꿀을 먹이지 말라는 등, 천연이라도 금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천연이면 그냥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생각을 깨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과학적 진실과 대중적 인기 사이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공공 정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 뒤에는 언제나 복잡한 과학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대중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해로운 독성 물질을 규제하고 생태 환경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는 생명 활동에 꼭 필요한 물질이라 하더라도 다른 상황에 처하면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자연적인 것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뿌리 깊은 환상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대중들이 갖는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심은 잘못된 정보와 이해, 그리고 과학적 선동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니다. 노출된 양, 그리고 물질의 형태와 시간을 고려해 위험성을 판단해야 한다. 100% 좋거나 100% 나쁜 물질은 없다. 어떤 물질이든 언제나 효용성과 위험성을 비교하고 분석해 봐야 한다.(295쪽)

 

아래 사례는 우리 생각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한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무색무취한 화학 물질인 '일산화이수소'가 매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복합 물질은 심각한 수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게 하고 구토를 일으키며 기체 상태에서는 심각한 화상을 입히기도 한다. 또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히 흡입했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물질은 말기 암 환자의 종양에서도 발견됐고 땅을 침식시키며 산성비의 주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서 50명의 학생들에게 이 화학 물질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달라고 했을 때 43명이 흔쾌히 서명했다. 그리고 6명은 결정을 보류했으며 단 한 명만이 반대했다. 단 한 명만 그 화학 물질이 바로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설명이 안 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건강정보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특히 첨가물의 경우 그 첨가물이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빼고, 부작용들만 보여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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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발견 -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하상도 지음 / 북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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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편의 등장으로 음식과 건강에 대한 프로가 너무 많다. 음식만 제대로 먹으면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핵심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이 그러하듯 약과 독은 양으로 결정한다. 많이 먹어서 독이 되지 않는 식품은 세상에 없다.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성분이라 적절하게 섭취해 부족 또는 과잉으로 인한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31쪽)

 

다만 식품첨가물과 관련된 규정들이 미흡한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미국의 밀가루 등 식품 원조와 수입에 의존하던 시기에 미국의 기준을 따르고 경제적 여건 등 현실적으로 허용해야만 했던 모든 식품첨가물의 안정성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46쪽)

 

하지만 과도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시민보다는 기업을 위한 안정장치 일 수 있다. 정부에서 정한 가이드라인만 지킨다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워진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건강기능식품을 정부가 인정해 주지도 않고 식품의 안정성을 사전 관리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PL법(제조물책임법), 회수제도가 시작된 나라로 이 제도가 활성화돼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도가 완비돼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의 자율성을 기업에 넘겨주는 대신 모든 책임을 지게 한다. 정부가 인정이나 승인을 준다는 것은 정부가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인증제(HACCP), 품질인증, 건강기능식품 등 정부가 나서서 인정해 주다보니 문제 발생시 책임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기업입장에서는 정부 인정을 받기 위해 서류, 시간, 예산을 투입해야만 해 귀찮은 일이겠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오히려 보험 역할의 고마운 면이 있다.(72쪽)

 

역사적으로 살펴 보면 사실 식품첨가물은 인류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었다. 보다 안전한 음식을 오랫동안 먹기 위해서 발견, 혹은 개발된 것이다.

 

냉장, 냉동고가 없거나 보편적으로 보급되기 전 상온에서 고기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먹던 소시지가 한때는 우리 식탁에서 간편한 단백질원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는데, 요즘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고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이라 정크푸드라고도 하고, 보존료, 발색제인 아질산염이 첨가돼 안전성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소시지와 햄의 어두운 면만 생각하지 말고 이런 형태의 가공식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과학이 발전하기 전 먼 옛날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06쪽)

 

사람들은 냉장고의 성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냉장실, 냉동실에 있으면 무조건 안전할까?

저온저장(냉장/냉동)은 살균과는 달리 식품 중 오염된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오염된 균이 성장하지 않고 그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성장속도를 늦춰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즉, 온도를 낮춤으로써 생명체의 화학적, 미생물학적, 효소적 반응속도를 늦춰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는 원리이다. 일반적으로 0~10℃로 보존하는 것을 냉장이라고 하며, 0℃ 이하로 동결시켜 보존하는 경우를 냉동이라고 한다.

식약처에서 제시한 식품별 보관법을 보더라도 냉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생물은 저온일수록 증식속도가 느리지만 저온균(psychorotorph)은 냉장온도에서도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Listeria monocytogenes)는 냉장고 등 저온에서도 잘 자라 냉장식품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결은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할 뿐이지 살균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냉동식품이라도 장기간 무한정 보존할 수 없으며, 위생적으로 절대 안전하지도 않다.(119쪽)

 

건강프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너무 집착하지는 말아야 한다. 선후가 바뀐 말들이 너무 많으니까.

식기에 묻은 음식 찌꺼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 만에 하나 오염될 수 있는 식중독이나 전염병을 일으키기 위해 미생물의 증식을 오히려 돕게 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이치는 공평해 반드시 비용과 편익, 이익과 손해가 있다. 주방세제의 사용도 예외가 아니다. 위해 인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익과 잔류하는 물질을 섭취한다는 안정성 측면의 손해가 있다.

식기와 음식에 잔류하는 세제의 위해성을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고, 세척에 의한 위해 인자의 예방은 매우 중요해 주방세제의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생각해야 한다.(132쪽) 

 

유기농제품의 높은 가격은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보증이 아니라 자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생태계와 환경 보존을 위해 유기농법에 지불하는 비용이라 생각해야 한다.(179쪽)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영양유래 질환'은 유전성을 포함한 내적요인과 식사와 같은 외적요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후자의 위해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유래 외적요인은 식품 자체의 위해 가능 영양성분 함량, 섭취하는 식품의 총량, 식품의 섭취 형태 등 '식품 자체의 위해성'과 '식생활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영양유래 질환이 주로 영양 불균형 식품에 의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있고 이런 여론이 식품안전정책, 영양정책에 반영돼 국각의 산업 규제정책의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양면을 갖고 있다. 절대 좋은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 식품도 없다. 예를 들면,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 젓갈 등 원재료가 갖는 영양소와 발효시 생성된 유산균, 유기산, 비타민 등이 풍부해 너무나 좋은 식품이다.

반면 소금함량이 높아 나트륨 과잉섭취의 원흉이 되고 있고 발효시 에틸카바메이트, 니트로사민 등 발암성 물질이 생성돼 문제 식품이라 볼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어 먹어야 할지 말지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194쪽)

 

 

식품첨가물 과연 잘못된 것으로 몰아세워야 할 대상인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식품첨가물은 고대로부터 식품의 맛과 기능을 향상시키고 저장성을 얻기 위해 사용돼 왔다. 기원전 3,000년부터 고기를 절이는 데 소금이 이용된 기록이 있고 기원전 900년까지 염과 연기의 사용이 이미 오랜 전통이 되어 있었다. 중세의 초석의 형태로 시작된 아질산염은 염과 연기의 저장효과를 증진시키고, 보튤리즘(보톡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며 풍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육류에 첨가되어 왔다.

그러나 모든 첨가물이 유익하게 사용되어 온 것은 아니다. 예전에 냉장, 냉동시설이 없어 밀가루, 차, 와인, 맥주 등이 쉽게 오염되고 변질되었다. 독성이 강한 첨가물을 줄이도록 입법화했을 정도로 보존료가 널리 사용되기도 했고, 수은, 비소, 납과 같은 중금속을 색소로 사용한 시대도 있었다.

결국 식품첨가물의 역사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식품저장의 증진과 식도락에 기여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식품이 실제보다 더 나은 질을 가졌다고 생각하도록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측면 때문에 소비자는 식품 첨가물을 두려워한다.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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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의 진실
명승권 지음 / 왕의서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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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도발적이다. 그리고 저자는 메타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의학적 사실이 사실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을 혹은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의학에서 어떤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이 어떤 질병에 효능이 있는지 혹은 특정 요인이 어떤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는지 알아보려는 연구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실험실 연구, 동물실험, 환중 중례 보고, 환자군 연구, 단면적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임상시험, 메타분석이 대표적이다.(101쪽)

...

같은 주제로 시행된 연구라도 개별 연구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 개별 연구결과를 통계적으로 모두 종합해 양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연구방법을 메타분석이라고 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연구대상자의 수가 많을수록 더욱 믿을만하다"는 논리다.(105쪽)

 

비타민C 보충제에 대한 설명이다.

  • 고혈압 치료제. 임상근거 명확하지 않음, 일반 생활습관 개선보다 낫다는 근거 없음
  • 막힌 망막 혈관을 낫게 했다. 메타분석결과 효과 없음
  • 뇌졸중. 임상근거 없다.

종합비타민에 대한 메타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논문의 결과는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복용하는 종합비타민제에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가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며,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98쪽)

 

오메가-3역시 다르지 않다. 생리활성 기능 2등급이란 단순히 가능성일 뿐 실제 효과는 검증된 바가 없다.

현재 오메가-3 지방산 제품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등급은 혈중중성지질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생리활성 기능 2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등급은 중성 지방의 수치를 떨어뜨린다거나, 혈액순환을 좋아지게 한다거나, 기억력을 좋게 하는 기능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 뿐이며 결국 그 기능이 확실하게 임상적으로 확립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46쪽)

 

여기서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연구비가 어디냐에 대한 문제다. 사실 연구비를 지원한 곳에서의 연구결과가 의미있다는 것은 효능 자체가 신빙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 일이다. 신뢰의 문제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비 출처가 어디냐에 따라 메타분석을 따로 시행했는데, 그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글루코사민 제조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된 연구들은 글루코사민이 통증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조회사와 상관없는 비영리기관에서 연구비를 받아 수행된 연구는 통증 감소에 효과가 없었다.(155쪽)

 

하나의 연구결과만 봐서는 안된다. 칼슘보충제가 골절에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부작용도 있다.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앞선 연구를 보면 5년 동안 1,000명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경우 26명의 골절을 예방할 수 있지만 14명의 심근경색증, 10명의 뇌졸중, 13명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칼슘보충제를 복용함으로써 얻는 이득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을 예방할 목적으로 칼슘보충제를 쓸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칼슘보충제 처방은 유보되어야 한다.(165쪽)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목적으로 각종 건강기능식품, 민간요법, 보완·대체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이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그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의사, 한의사를 비롯한 전문 의료인들은 이렇게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치료법들을 환자나 일반 대중에게 권하거나 선전해서는 안 되며 지속해서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하고 근거에 기반을 둬 양심적인 진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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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맛집 가이드
tvN 수요미식회 제작팀 엮음 / 시드페이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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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쿡방이 대세이지만 그중에 관심이 가는 것은 '수요미식회'다. 많은 사람들은 맛집 정보에만 관심이 있겠지만 나는 맛집보다는 왜 맛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더 관심이 있다. 그런 관심은 미식의 기준을 삼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 날 부터인가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밍밍한 냉면을 즐겨야 미식 고수로 평가받는 이상한 공식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맛이 강하지 않고 흐릿한 평양 냉면은 대충 먹어서는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음식에 비해 맛에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모든 감각을 맛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느껴야 하기에 '평양냉면을 즐기면 맛을 아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257쪽)

 

먹는데 관심이 있다 싶으면, 평양냉면 집에 데려가 본다.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그의 입맛을 믿지 않는다. 말 그대로 초딩입맛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까.

사실 개인적인 욕심은 둘째 딸이 미각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인데, 다섯살 둘째는 두부, 묵, 평양냉면 등을 잘 먹는다. 첫째는 한입 물고는 그 다음부터는 손도 대지 않지만 말이다.

 

사실 '수요미식회'의 장점은 맛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삶과 사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중국요리를 시키면 무조건 따라 나오는 단무지! 하지만 단무지는 중국이 아닌 일본의 음식읻. 그런데 어쩌다 한국 땅에서 만나게 된 것일까? 이는 중국집이 일제강점기의 청요릿집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중국에서는 단무지 같은 반찬을 요리에 곁들이기보다 식욕을 돋우는 전채요리의 개념으로 먹는다.

또 하나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양파다. 양파가 우리나라로 처음 들어온 것은 1906년이며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창녕, 무안 등지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생겨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중국 요릿집이었다. 이렇게 한국 중국집에서 중국의 요리와 일본의 단무지, 서양의 양파가 만나게 된 것이다. 요즘은 김치도 함께 놓이고 있으니, 밥상의 세계화를 중국집에 느낄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반찬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중국집에서 조차 단무지와 양파를 반찬으로 해서 먹는다. 우리 식문화와 외부 음식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로 어우러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몇 십년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100년. 일제시대, 한국전쟁시기를 거치면서 먹을 것 자체가 부족했던 우리나라가 식문화를 갖는 것은 사치였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달리 왠만한 것들이 근래의 것들이다. 근현대 산업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식문화이다.

 

1970년대 초중반 이후, 저국의 시장에서 우후죽순으로 통닭골목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식용유의 보급과 큰 관련이 있다. 1971년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식용유 공장이 크게 생겼고, 이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식용유가 공급됐다. 식용유를 짜고 남은 옥수수와 콩 찌꺼기는 닭의 사료가 되므로 더불어 닭의 생산량도 급증했다. 식용유 공장이 지어지면서 저렴한 기름과 사료가 확보되어 닭을 대량으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자 여기저기 '통닭골목'들이 생겨난 것이다.(13쪽)

 

1970년대 들어와서야 미국에서 오는 값싼 곡물로 돼지를 많이 키우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 잉여곡물인 옥수수는 보관기간이 짧아 그 해 생산량을 모두 소비해야 한다. 따라서 옥수수가 대량으로 저렴한 가격에 들어왔고, 옥수수 기름을 짜 식용유를 만든 뒤 나머지는 모두 사료로 사용됐다. 이렇게 돼지고기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김치찌개와 돼지고기의 찰떡궁합 역사가 시작되었다. (33쪽)

 

1970년대부터 길거리 음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전까지는 길거리 음식의 주재료인 밀가루나 기름, 설탕이 귀해서 음식을 팔기 어려웠지만, 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느라 길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된 것이다. 이때 국화빵, 당면순대, 붕어빵, 김밥과 같은 길거리 음식의 종류도 늘어났다.(124쪽)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 정서와 짜장면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반찬도 단무지 하나면 끝나니까 산업화 시대의 전투식량이었던 셈이다. 게다가 1960년대부터 분식장려운동이 일어나면서 밀가루 소비를 권장했는데 그 중에서도 짜장면이 특히 사랑받았다. 그동안 전쟁을 겪으면 굶주리던 사람들이 짜장면의 단맛과 기름 맛의 조화에 급격하게 빠져들었던 것이다.(150쪽)

 

우리의 식문화가 대체로 1970년대 산업화 이후에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그전에는 음식 자체가 부족했으니까.

 

음식을 통해서 아픈 사회현실을 돌아볼수도 있다. 삼겹살의 대중화가 그렇다.

삼겹살이 국민고기로 자리잡은 약 35년 동안 끝없는 진화를 계속해왔는데 가장 큰 계기가 바로 1997년에 발생한 IMF였다. 1980년까지만 해도 삼겹살은 가끔 먹는 별미 정도였는데,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삼겹살 식당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전만 해도 외식하면 소갈비로 통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갈빗집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소고기의 가격도 비싸지면서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되었고, 그 대안의 3분의 1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삼겹살을 찾았다. 또한 당시에 명예퇴직자들이 창업 아이템으로 기술이 크게 필요없는 삽겹살집을 선택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렇게 삼겹살집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다 보니 차별화가 필요했고, 이때부터 이색삼겹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215쪽)

 

이런 음식문화를 만들어낸 우리 내면은 어떨까? 우리의 굴곡진 역사가 만들어낸 음식문화,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아주 결정적인 이유는 문화적 차이다. 파스타를 이탈리아에서는 코스 요리 중 하나로 먹지만 한국에서는 단품으로 먹는다. 그러다보니 메인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파스타에 집중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또 이탈리아 사람들은 매끼마다 파스타를 먹기 때문에 한 가지 재료에 집중해 본연의 맛을 즐기지만, 한국인들은 어쩌다 한 번 타스타를 먹기에 여러가지 맛을 한번에 느끼려다 보니 점차 변형된 것이다. 이런 우리의 입맛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쳐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제대로 먹을 만한게 없었다. 좋은 재료에는 소금만 쳐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우리에겐 겨우 먹을 수 있는 만큼의 재료만 있다 보니 배를 불리기 위해 갖가지 양념으로 양을 늘리고 국물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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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 - 제주도에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40가지 이야기
오동명 글.그림.사진 / 시대의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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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내려온 젊은이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당장 취직자리 구하기도 점점 더 힘들어지다 보니 이렇게 사회뿐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 방관해버리고 사는 젊은이들을 보게 됩니다. 더불어 이들을 알량한 혀 놀림으로 '현혹'하는 말과 글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결코 아픔이랄 수 없는 것을 아픔이라며 현혹하는 유의 거짓부렁들 말입니다.

 

소위 잘나가가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설파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런 말은 유혹을 넘어선 현혹입니다. 현혹은 거짓보다도 더 나쁜 사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는 그들의 이력만 봐도 그 말이 현혹임이 드러납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명문 대학을 나와 의사나 변호사, 대학굣와 같은 평생이 보장된 직업을 가진 기득권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이 10대, 20대 때에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그 학과나 직업을 선택했을까요? 또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학과나 직업을 저버림으로써 지금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율배반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21-22쪽)

 

 

 

문제는 제주도로 건너온 이주민들에게 있습니다. 제주도 토착민들을 왠지 하대하는 듯한 이주민들의 태도가 토착민들의 배타성을 키우기도 합니다. 이주민과 토착민 모두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서로 터놓고 소통하지 못하고, 그러니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텃세는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디에나 다 있습니다. 제주도만의 것이 아닙니다. 큰 집을 짓거나 혹은 확인 할 수 없는 과거를 떠벌려 텃세를 누르려는 심보를 버려야 합니다. 괜스레 심술궂게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려는 마음을 육지에 내려놓고 오지 않은 이주민에게 제주도는 후회의 섬이 될 뿐입니다.

....

나이가 꽤 든 사람들은 더 심합니다. 이들은 크든 적든 젊은이들보다는 많은 돈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이 돈이 이들을 더 옭아매기도 하고, 토착민과의 벽을 쌓게 하기도 합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비해 훨씬 싼 값에 땅을 사고 집을 지어 이주해 와서는, 듣기 불편한 과거를 공공연히 떠벌리며 아니 더욱더 과거에 묻혀 결국 이주민끼리 모여 삽니다. (39-41쪽)

 

 

 

부동산업자 K씨의 말을 더 들어봅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오라고 부추겼나요? 스스로 선택해놓고 제주도를 탓합니다. 그리고 제주도 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쓴 책이나 언론을 통해 제주도가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게 많습니다. 제주도를 소개한 책을 읽고서는 모든 걸 정리하고 무조건 내려왔다는 사람을 부동산 사무실에서 종종 만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얼마 못 가 집을 도로 내놓으면서 제주도를 싸잡아 욕해댑니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 잘못된 정보를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결정한 자기 자신을 먼저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는 집들은 외지인들끼리 사고파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들이 값을 올리고서는 마치 제주도 사람들이 비싸게 파는 듯이 얘기합니다. 구입한 값이나 그 밑으로 내놓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그는 도민 혜택을 받아 반값으로 골프를 치는 이들에게서 제주도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들을 때, 국제학교가 들어선 덕에 세 배나 오른 값으로 땅을 되팔아줬건만 제주도도 육지와 다를 것 없다며 실망했다는 말을 들을 때, 올레길 주변의 레스토랑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의 임대료를 시세보다 턱없이 비싸게 내놓고서는 제주도와서 손해만 보고 간다는 말을 들을 때, 이들이 왜 제주도에 왔으며 또 제주도를 욕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합니다.(101쪽)

 

 

최근에 50대 중반의 부부가 제가 사는 동네로 이사 왔습니다. 이사 왔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떡을 돌릴 때 그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아내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 한국인이고 남편은 인도네시아인입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특히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제주도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내의 고향인 안동에서 잠시 살아봤지만 곱지 않은 시선, 특히나 친척들의 눈치를 보고 사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남편과 봄철엔 고사리를 따러 산야를 돌아다니고 늦가을과 겨울엔 감귤 밭에서 함께 일합니다. 이들은 꽤 짜임새 있게 시간을 활용하며 생활합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주5일은 열심히 일하고 이틀은 만사를 제쳐놓고 쉽니다. 쉬는 날은 차를 몰고 나가 제주도 초원에서 야영을 하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나가 낚시 잘하는 남편이 잡아온 생선으로 음식을 차려 먹기도 합니다.(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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