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리 데인저러스 - 우리가 잘못 알아 온 음식, 건강, 환경에 대한 100가지 지식들
제임스 콜만 지음, 윤영삼 옮김, 전창림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WHO에서는 1군 발암물질에 가공육을 포함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이기는 하지만, 1군 발암물질이 대단히 위험한 것인것 처럼 잘못알려진 문제도 크다.

 

책을 보다 보면 발암물질로 크게 다섯가지를 든다.

  •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
  • X선이나 자외선 같은 전리방사선
  • 바이러스나 세균
  • 발암성 화학물질
  • 우리 몸속에서 합성된 발암 물질 (155쪽)

사실상 우리가 먹는 야채과 과일을 포함한 모든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모든 천연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천연 화학 물질이든 인공 화학 물질이든 동물에게 다량으로 주입하는 실험을 해 보면 거의 절반 이상이 발암 물질이다. 다만 이러한 실험에서처럼 우리는 발암물질을 다량으로 섭취하지 않을 뿐이다. 아무리 발암물질이라 하더라도 적은 양을 섭취할 경우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159쪽)

 

천연 식물성 화학 물질들 중 절반(64가지 중 35가지)은 동물에게 많은 양을 투여했을 때 발암 물질로 작용했다.

 

뜻밖이다. 천연은 안전한 줄 알았는데, 저자의 글에 따르면 식물 조차도 안전하지 않다. 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천연살충제를 만들어낸다. 사람이 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살충제를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독성물질이 나온다.

독성 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양'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 만약에 훈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고기 안에 들어 있는 기생충이나 세균 같은 위험한 유기체들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54쪽)

 

친환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유기농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어떨까?

합성 화학 비료를 사용해 키운 농산물보다 짚을 썩힌 퇴비를 사용해 키운 유기농 식품이 실제로 우리 몸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식품과학자들도 있다. 자연 비료를 쓸 때 동물의 배설물에 든 치명적인 세균들이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약 잔류물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은 여태껏 한 명도 보고된 적이 없지만, 음식을 통한 세균 감염으로 죽는 사람은 질병 통제 센터에 매년 수백 명씩 보고된다. 예를 들어 '이콜라이O157:H7'과 같이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치명적인 대장균은 사망자 250명과 환자 2만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48쪽)

 

유기농 기술을 통한 식량 재배가 거듭될수록 천연 발암 물질의 함유량도 높아진다. 식물들은 몇 세대를 걸쳐 더욱 강한 농도의 천연 살충제를 만들어 분비한다.(51쪽)

 

저자의 지적이 일리가 있긴 하지만, 친환경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유기농이 과학적으로는 기존 식품에 비해서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농사 방식의 다양성, 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대안 농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거나,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든 영양소라도 우리 몸속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세포에 흡수돼야 한다. 알약으로 비타민 하루 권장량을 채우려고 하는 경우에는 세포에 흡수되는 양이 음식으로 섭취할 때 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복용량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여라 가지 물질이 우리 몸 속에 같이 들어갈 경우 서로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양이 많은 쪽이 적은 쪽의 영양분 흡수를 막는다.

철 흡수량이 높아지면 아연 흡수량은 낮아진다. 아연과 구리 또한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 (101쪽)

 

이 뿐만 아니라, 방사선, 온난화 등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자의 지적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천연이라고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건강정보를 종합해보면 아기들에게는 꿀을 먹이지 말라는 등, 천연이라도 금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천연이면 그냥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생각을 깨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과학적 진실과 대중적 인기 사이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공공 정책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 뒤에는 언제나 복잡한 과학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대중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해로운 독성 물질을 규제하고 생태 환경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는 생명 활동에 꼭 필요한 물질이라 하더라도 다른 상황에 처하면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자연적인 것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뿌리 깊은 환상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대중들이 갖는 화학 물질에 대한 공포심은 잘못된 정보와 이해, 그리고 과학적 선동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니다. 노출된 양, 그리고 물질의 형태와 시간을 고려해 위험성을 판단해야 한다. 100% 좋거나 100% 나쁜 물질은 없다. 어떤 물질이든 언제나 효용성과 위험성을 비교하고 분석해 봐야 한다.(295쪽)

 

아래 사례는 우리 생각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한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무색무취한 화학 물질인 '일산화이수소'가 매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복합 물질은 심각한 수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게 하고 구토를 일으키며 기체 상태에서는 심각한 화상을 입히기도 한다. 또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히 흡입했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물질은 말기 암 환자의 종양에서도 발견됐고 땅을 침식시키며 산성비의 주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서 50명의 학생들에게 이 화학 물질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달라고 했을 때 43명이 흔쾌히 서명했다. 그리고 6명은 결정을 보류했으며 단 한 명만이 반대했다. 단 한 명만 그 화학 물질이 바로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설명이 안 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건강정보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특히 첨가물의 경우 그 첨가물이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빼고, 부작용들만 보여준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