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 경제학고전선, 개역판
존 메이나드 케인즈 지음, 조순 옮김 / 비봉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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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경제학자가 쓴 불멸의 고전. 경제학원론,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은 물론 화폐금융론까지 수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쉽지만은 않은 책이었지만, 케인즈의 혜안이 도처에서 섬광처럼 빛나는 불후의 명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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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동서문화사 월드북 87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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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다 금년에 와서야 온전히 다 읽은 `올해 만난` 최고의 과학 고전. 다윈은 이 책을 통해 마침내 창조론을 뒤집었지만, 이 책 속에는 우리 세계에 대한 훨씬 더 근원적이고 심오한 생각들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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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지금 그렇게 하시는 것을 방해하고 있습니까?
세상을 보는 지혜 동서문화사 월드북 27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권기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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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착각

가장 심각하고 흔히 저지르는 어리석음은 '삶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든 마찬가지다. 이런 준비를 시작하며 사람들은 완벽한 삶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완벽한 삶에 이르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그 계획에 비하면 삶은 너무나 짧다. 그런 계획을 실행하는 데는 짐작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그런 계획은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 자주 좌절을 겪고 장벽에 부딪혀 목표한 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게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미처 생각지 못한 결말을 맞이한다. 사람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고 무엇인가를 하거나 즐길 수 있는 능력도 전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온 생애를 바쳐 정성을 기울여 얻은 것을 노년에 이르러 즐기지 못하게 된다. 또는 그토록 어렵게 다다른 지위인데 감당할 처지가 못되는 것이다. 요컨대 그런 것들은 너무 늦게 사람을 찾아온다. 아니면 반대로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 특별한 성과를 거두려 했을 때는, 사람이 그 목표에 너무 늦게 도달한다. 시대의 취향과 기호는 이미 달라졌으며, 새로운 세대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다른 이들은 더 빠른 길로 앞질러 와 있다.

무엇을 위해 너는 네 정신을 힘들게 하는가?
영원한 계획을 따르기에 네 정신은 너무도 미약하건만.

                                          호라티우스《카르미나》

이러한 잦은 실책은 자연스러운 착각에서 생긴다. 출발점에서는 삶이 무한히 길어보이고, 종착점에서는 말할 수 없이 짧아보인다. 물론 이러한 착각에도 장점은 있다. 이런 착각이 없다면, 위대한 일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87쪽)

 * * *


'잠정적'인 상태로만 살아간다

삶의 지혜는 대부분 현재와 미래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알맞은 균형상태를 이룰 때만 얻을 수 있다. 경박한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현재 속에 파묻혀 산다. 불안과 근심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미래에만 매달려 산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적다. 끊임없이 무엇인가 추구하며 미래 속에 사는 사람은 늘 앞을 보며 살아간다. 그들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무엇인가를 향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서둘러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를 즐기지 않는다. 현재는 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그 곁을 지나쳐갈 따름이다. 이처럼 그들은 죽을 때까지 미래를 향해 줄곧 '잠정적'인 상태로만 살아간다.

현재의 평온함이 불확실한 불행, 또는 확실하다 해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행으로 깨뜨려져서는 안된다. 틀림없이 겪게 될 불행, 그리고 언제 겪을지 분명한 불행은 매우 적다. 불행은 대부분 가능성으로만 존재한다. 아마도 그렇게 되기 쉬우리라고 생각될 뿐이다. 틀림없이 겪을 수밖에 없는 나쁜 일들도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들도 언제 일어날 것인지는 확실치 찮다.

우리가 이 같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우리는 잠시도 평온한 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불확실하거나 언제 생길지 불분명한 불행 때문에 평생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그런 불행이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거나 적어도 지금 일어날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25쪽)

 * * *

생활에 쫓기지 마라

나날의 생활에 쫓겨 악착같이 살지 마라. 앞을 내다보며 분별있는 삶을 살도록 하라. 휴양없는 인생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그것은 여관에 묵지 않으며 오랜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다양한 지식은 인생에 기쁨을 가져다준다. 훌륭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통해 지난 시대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좋다. 사람은 지성을 키우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책은 인간을 진정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성실한 길잡이이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책을 통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라.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자신과의 대화다. 철학적인 사색에 빠지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이다.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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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9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9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외워야 할 포스트입니다.^^;;

oren 2011-12-20 10:34   좋아요 0 | URL
섬님의 댓글을 보니 문득 오래 전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의 담임 선생님이 문득 떠오르네요. 그 분께서는 하루 수업이 다 끝날 때마다 종례시간에 `오늘의 명언`을 꼭 한가지씩 들려주시고 노트에 받아 적게 하셨거든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도 `매일` 좋은 글 하나씩 포스팅을 해서라도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었답니다.
 



호수는 하나의 경관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한 지형이다. 그것은 대지의 눈이다. 그 눈을 들여다보면서 사람은 자기 본성의 깊이를 잰다. 호숫가를 따라 자라는 나무들은 눈의 가장자리에 난 가냘픈 속눈썹이며, 그 주위에 있는 우거진 숲과 낭떠러지들은 굵직한 눈썹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고요한 9월의 어느 오후, 동쪽 물가의 매끈한 모래사장에 서서 호수를 바라보면 맞은편 물가는 엷은 안개로 인해 어렴풋이밖에 보이지 않는데, '유리 같은 호수의 수면'이라는 표현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박아 머리를 거꾸로 해서 보면 호수의 수면은 계곡에 걸쳐놓은 섬세하기 짝이 없는 한 가닥의 거미줄처럼 보인다. 멀리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반짝반짝하면서 수면은 대기를 두 개의 층으로 갈라놓고 있다. 맞은편의 산까지 물에 젖지 않고 수면 밑으로 해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호수 위를 스치듯 나는 제비들이 수면에 앉을 수도 있을 듯한 생각이 든다. 사실, 제비들은 때때로 착각이라도 한 듯 수면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다가는 깜짝 놀라 다시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호숫물은 액체 상태로 녹아 있던 유리가 식기는 했으나 아직 굳지 않은 것과 같으며, 그 속에 떠 있는 몇 개의 티눈은 유리 속의 불순물처럼 차라리 순수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9월이나 10월의 이런 날 월든 호수는 완벽한 숲의 거울이 된다. 그 거울의 가장자리를 장식한 돌들은 내 눈에는 보석 이상으로 귀하게 보인다. 지구의 표면에서 호수처럼 아름답고 순수하면서 커다란 것은 없으리라. 하늘의 물. 그것은 울타리가 필요없다. 수많은 민족들이 오고갔지만 그것을 더럽히지는 못했다. 그것은 돌로 깰 수 없는 거울이다. 그 거울의 수은은 영원히 닳아 없어지지 않으며, 그것의 도금을 자연은 늘 손질해준다. 어떤 폭풍이나 먼지도 그 깨끗한 표면을 흐리게 할 수는 없다. 호수의 거울에 나타난 불순물은 그 속에 가라앉거나 태양의 아지랑이 같은 솔이, 그 너무나도 가벼운 마른걸레가 쓸어주고 털어준다. 이 호수의 거울에는 입김 자국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입김을 구름으로 만들어 하늘로 띄워 올리는데, 그 구름은 호수의 가슴에 다시 그 모습이 비친다.

 * * *


○ 일시 : 2011-11-07 오후 4:06:28 ∼ 오후 5:16:31
○ 장소 : 일산동구 마두동, 장항동 호수공원

(사진을 클릭하시면 조금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키 큰 나무 그늘 탓에 아직도 푸른 단풍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06:28


2. 홀로 햇살을 다 차지한 키 큰 나무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08:13


3. 동네 꼬마 녀석들....'가을'인 줄도 모르고.....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16:51


4. 귀가(歸家)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22:52


5. 물감을 풀어 놓은 듯......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27:00


6. 동네 앞 가을 단풍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29:33


7. 호수공원의 세콰이어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52:39


8.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에 덮혀서......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5:03:47


9.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5:16:07


10. 깊고 푸른 가을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5:16:3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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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1-11-0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지네요.. 페북에서 자주 뵙고는 있지만 여기서 보니 좀 더 선명합니다.. ^^

oren 2011-11-08 14:5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사마천님도 예전엔 알라딘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SNS의 중심축이 페북으로 많이 넘어간 듯싶습니다. ㅎㅎ

pjy 2011-11-0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은 지난해에도 있었고, 또 오겠지만 오렌님 덕분에 이번 가을은 유난히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oren 2011-11-08 14:5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오늘이 입동이라는데 말이죠. 올해 가을은 정말 유난히도 길고 또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비로그인 2011-11-0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히 아름답네요... 사진들 잘 보고 갑니다 ^^

oren 2011-11-08 14:53   좋아요 0 | URL
자주 찾아 주셔서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stella.K 2011-11-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사진 정말 멋져요!! 어떻게...ㅠㅠ

oren 2011-11-08 14:58   좋아요 0 | URL
어제는 일찌감치 서둘러 퇴근했다가, 늦은 오후의 가을 햇살에 빛나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시금 카메라를 챙겨 들고 집 밖으로 나섰답니다.

yamoo 2011-11-0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든...어제 도올 중용 강의에서 도올이 소로우의 삶과 사상에 대해서 짧게 소개해 주더군요~ 노자-호돈-소로우로 사상적 계보가 이어진다구요.. 들어보니 맞는 거 같기도 해요~ㅎ
호돈과 소로우가 살던 지역, 그 지역이 호돈의 <주홍글씨>의 배경이 됐던 지역이래요. 거기에 함석헌 선생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사진이 너무 이쁘네요! 기필코 저 일산 호수공원에 한 번 가봐야 겠어요. 이번 주말 비가 안오면 기필코!

oren 2011-11-09 10:31   좋아요 0 | URL
2009년 봄에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잠시 메사추세츠 주를 거쳐간 적이 있었는데, '월든' 호수를 가보지 못한 게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다음에 다시 그 주변을 갈 기회가 생기면 기필코 '월든' 호수를 꼭 들러 소로우의 흔적들을 직접 살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도 좀 담아서 제 페이퍼에도 좀 올렸으면 싶구요.

일산 호수공원에 가실려면 꼭 날씨가 좋은 때를 살펴서 가시기 바랍니다.
(괜히 그저 그런 날씨에 가시면 실망하실지 몰라서요....)

페크pek0501 2011-11-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렌님의 여성적인 섬세한 글솜씨를 감상하네요. ㅋ 시 쓰는 친구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런 글을 쓰더라고요. 거기에 비하면 제 글은 좀 드라이하고, 그저 실용적이죠. 하지만 시적인 글의 매력은 알아요. 그들을 닮고 싶어 하는데, 그래서 시도 많이 읽었는데, 그거 잘 안되더라고요.

사진에 번호를 붙이신 게, 저를 위한 것 같다는 착각질합니다. 덕분에 편히 쓰겠습니다. 사진8과 사진9가 가장 맘에 들어요.
요 제목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는 멋지십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가을 단풍'을 구경하러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니곤 한다.

정확히 언제부터 '가을 산행'을 시작했는지는 자세히 기억할 수 없지만, '매년 가을에 떠나는' 정기적인 산행 덕분에 전국의 '큰 산'들을 두루 가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해마다 가을이 점점 다가오면 틀림없이(?) '산행'을 떠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좋고, 산행을 다녀오는 즉시 내년 '산행 계획'을 미리 일찌감치 잡아 놓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동안 가을 산행을 다녀온 곳을 꼽아보니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청옥산, 덕유산 등이 떠오르는데, 올핸 (이미 작년 가을부터 미리 정해 놓았던) 전남 영암의 월출산을 1박2일로 다녀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주말에 찾아온 '남부지방의 비' 때문에 급히 산행 목적지를 강원도 인제의 '방태산'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금요일 아침에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잠시나마 업무를 보고 나서, 오전 11시에 약속 장소인 여의도에서 일행 4명이 만나 차 한 대로 '가을 여행'을 나섰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올라 타니 가을 날씨가 너무나 화창했고 휙휙 지나가는 도로변의 산들은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곱디곱게 물들어 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 덕분에 금새 한계령 휴게소에 다다랐고, 잠시 차에서 내려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흘림골과 등선대를 '간단하게' 올라 갔다가 내려온 뒤 다시 차에 올라 양양을 거쳐 '단골횟집'이 있는 주문진의 바닷가에 도착하여 숙소를 예약하고 오후 5시부터 이른 '저녁시간'을 가졌다.

도심의 일상으로부터 훌쩍 벗어나서 맑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안 바닷가에서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국내여행'을 떠날 경우 십중팔구 동해안을 찾게 되는데, 올해 가을엔 전남 영암으로 갈려던 계획이 예기치 못한 '가을비' 때문에 결국 출발 하루 전에 급변경되어 또다시 동해안으로 넘어 오게 되었지만, 일행 중 누구 하나 특별한 '불만'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일행이 자주 찾는 단골횟집은 언제나 한결같이 맛이 좋고 바닷가 풍경 또한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단골횟집이 있는 풍경, 2009년 5월에 찾았을 때 찍었던 사진들)









얼큰하게 취하도록 술잔을 주고 받으며 배불리 저녁식사를 마친 뒤, 우리 일행은 식사하기 전에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본격적인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대학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난 선후배 사이인 우리 일행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날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주앉아' 고스톱을 즐겨온 사이였으므로,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락을 앞두고 머뭇거릴 여유가 별로 없었다. 밤 12시를 넘긴 이후로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전 룰미팅 약속'도 어겨 가며 밤늦도록 고스톱을 즐긴 후 우리 일행은 '비가 내리는 동해 바닷가'를 얼마간 산책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빗줄기는 쉽사리 그칠 기미가 없었다. 황태해장국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서 '양양읍내'에 들러 '산에 가져갈 먹거리들'을 구입한 후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가을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몰랐으나 '고운 단풍'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진동계곡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 마신 후 방태산 자연휴양림까지 차를 몰고 갔으나, 내리는 빗줄기를 보아하니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또다시 행선지를 바꿔 '비가 내리지 않는' 춘천의 오봉산을 가기로 하고 내비게이션을 다시 설정하였다. 광치터널을 지나고 양구읍내를 지나 새로 뚫린 여러 개의 터널들을 통과한 끝에 낮 12시가 조금 넘어 청평사의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날씨도 화창하게 좋았고 또 단풍도 참으로 고왔다.

행선지를 두 번씩이나 바꿨지만 올해도 기대했던 대로 '가을 산행'은 즐겁기만 하였고, 일산에 도착해 보니 누적 주행거리는 딱 555km였다. 애당초 계획했던 월출산으로 다녀 왔더라면 왕복 주행거리가 1,000km에 육박했을 텐데 날씨 덕분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다 싶기도 했다. 사실 영암의 월출산은 1박2일로 다녀 오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래서 내년에는 아예 2박3일 일정으로 월출산과 그 인근을 두루 포함해서 다녀 오기로 계획을 잡았다.

 * * *

○ 일시 : 2011. 10. 21(금)
11:00 ∼ 10. 22(토) 21:30
○ 이동 경로 :
여의도 → 한계령휴게소 → 흘림골 → 등선대 → 양양 → 주문진(1박)
                       주문진 → 양양 → 조침령터널 → 방태산 자연휴양림 → 내린천 → 광치터널 →오봉산 → 청평사 → 일산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 이동 경로



2. 한계령 휴게소



3. 흘림골 초입에서 바라본 설악산 서북주능



4. 칠형제봉




5. 여심폭포(女心瀑布)



6. 구름이 내려앉은 한계령



7. 차량으로 붐비는 한계령



8. 비 내리는 진동계곡



9. 청평사의 단풍



10. 오봉산 등산로 초입



11. 오봉산 중턱에서 바라본 소양호



12. 고요한 호반



13. 배치고개 도로



14. 청평사의 가을




15. 오봉산 계곡의 단풍



16. 가을 햇살에 붉게 빛나는 단풍



17.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18. 단풍보다 더 붉은......



19. 청평사



20. 구성폭포



21. 낙엽이 수북한 폭포



22.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햇살(2011-10-22 오후 4:58)




23. 막배는 5시에 떠나네......(2011-10-22 오후 5:0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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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10월, 가을산행에서 만난 풍경
    from Value Investing 2012-11-04 23:40 
    해마다 가을이면 오색창연한 단풍을 찾아 '가을산행'을 다녀오곤 하는데, 작년과 올해엔 연거푸 예상치 못한 '가을비' 때문에 산행 목적지가 바뀌었다. 작년엔 영암 월출산을 가기로 했다가 남부지방에 비가 많이 온다는 소식 때문에 결국 강원도 방태산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방태산 등산로 초입에서 '그치지 않는 가을비' 때문에 또다시 발길을 돌려 춘천의 오봉산을 다녀 왔었다.올해도 애시당초엔 영암의 월출산을 오를 참이었으나, 토요일(10/27)엔 전국에 비가
 
 
Bflat 2011-10-2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행을 저도 같이했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글 덕분에요^^

oren 2011-10-26 10:39   좋아요 0 | URL
Bflat님의 댓글과 함께 따라 온 '가을 단풍'이 너무 환상적이네요.
저런 단풍은 대체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 싶고, 지금 당장이라도 찾아 나서고 싶네요.

마녀고양이 2011-10-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빨간 단풍잎이 정말 곱네요... 갑자기 가슴이 쿵 했는걸요.
거기다, 여심 폭포, 이거 너무.............. 그럴듯 하잖아요!

고스톱 하시고, 돈 많이 따셨어요?
부러운 여행입니다.

oren 2011-10-26 10:46   좋아요 0 | URL
올해 단풍이 유난히 고운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새빨간 단풍은 참으로 고혹적이더라구요.

한계령 휴게소를 지나자 말자 나타나는 '흘림골'은 저도 이번에 처음으로 가 본 곳인데, 저렇게 솜씨좋게 빚어 놓은 폭포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답니다. 북한산 송추계곡에 있는 여성봉과 견줄 만한 걸작(?)이 아닐까 싶더군요.


stella.K 2011-10-2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멋지군요.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oren 2011-10-26 12:59   좋아요 0 | URL
청평사에는 1982년쯤 대학 다닐 때 친한 친구들 예닐곱명이서 '이맘때쯤' 배를 타고 들어 갔다가, 막배를 놓치는 바람에 무지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배도 끊어지고 육상 교통편도 끊어져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을 묵어야 했는데, 이미 민박집조차 구할 데가 없어서 '민박집 마당'에서 밤을 꼬박 새웠답니다. 가을밤이 깊어지면서 새벽으로 넘어갈수록 정말 춥더군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밤새도록 모닥불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 온갖 얘기들도 나눠봤지만, 모닥불이 타들어 갈 때마다 땔감이 바닥나서 산자락을 헤매 다니며 '나뭇가지'등을 주워 오는 일은 정말 고역이더군요.

아무튼 길고도 추운 밤이 마침내 다 지나가고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 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고, 그 햇살이 점점 더 따스하게 덥혀지면서 느꼈던 '안온함과 나른함'은 정말 잊기 어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yamoo 2011-10-2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진 사진들입니다!!!! 오레님은 멋진 곳만 찾아다니시는 거 같아, 마구 부럽다는^^ 사진 넘넘 잘 봤습니다~

oren 2011-10-26 12:23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pjy 2011-10-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하면 단풍이지요^^ 정말 사진 좋습니다! 제가 오렌님 덕분에 눈보신합니다~

oren 2011-10-26 17:15   좋아요 0 | URL
단풍도 고운데 단풍보다 더 고운 사람들(?)을 '단풍과 함께' 사진 속에 담을 수 없었던 게 좀 안타까웠습니다. 함께 간 일행들은 모두 선배분들이고 (제 생각에는) 참 좋은 분들인데, 사진 속에 담기는 걸 좋아하는 분이 아무도 안 계셔서 말이지요. ㅎㅎ

페크pek0501 2011-11-0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두 번째 사진 - 빨래가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 풍경에 잠시 마음이 머물고,
네 번째 사진 - 지금 이 시간에도 몸부림치고 있을 파도에 잠시 마음이 머물고,

비 내리는 진동계곡과 배치고개 도로는 한번 걷고 싶어지고,
붉은 단풍엔 마음까지 붉게 물들고 싶어지고,
구성폭포에 나도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지고,
청평사의 연인은 달콤한 속삭임이 들려오는듯 행복해 보이고...

아, 좋고 좋고...

덕분에 잘 보고 가염. ^^^

oren 2011-11-07 14:05   좋아요 0 | URL
여러 사진들에 대해 구구절절 좋은 감상들을 남겨 주셨군요.
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