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가을 단풍'을 구경하러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니곤 한다.

정확히 언제부터 '가을 산행'을 시작했는지는 자세히 기억할 수 없지만, '매년 가을에 떠나는' 정기적인 산행 덕분에 전국의 '큰 산'들을 두루 가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해마다 가을이 점점 다가오면 틀림없이(?) '산행'을 떠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좋고, 산행을 다녀오는 즉시 내년 '산행 계획'을 미리 일찌감치 잡아 놓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동안 가을 산행을 다녀온 곳을 꼽아보니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청옥산, 덕유산 등이 떠오르는데, 올핸 (이미 작년 가을부터 미리 정해 놓았던) 전남 영암의 월출산을 1박2일로 다녀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주말에 찾아온 '남부지방의 비' 때문에 급히 산행 목적지를 강원도 인제의 '방태산'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금요일 아침에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잠시나마 업무를 보고 나서, 오전 11시에 약속 장소인 여의도에서 일행 4명이 만나 차 한 대로 '가을 여행'을 나섰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올라 타니 가을 날씨가 너무나 화창했고 휙휙 지나가는 도로변의 산들은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곱디곱게 물들어 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 덕분에 금새 한계령 휴게소에 다다랐고, 잠시 차에서 내려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흘림골과 등선대를 '간단하게' 올라 갔다가 내려온 뒤 다시 차에 올라 양양을 거쳐 '단골횟집'이 있는 주문진의 바닷가에 도착하여 숙소를 예약하고 오후 5시부터 이른 '저녁시간'을 가졌다.

도심의 일상으로부터 훌쩍 벗어나서 맑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안 바닷가에서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국내여행'을 떠날 경우 십중팔구 동해안을 찾게 되는데, 올해 가을엔 전남 영암으로 갈려던 계획이 예기치 못한 '가을비' 때문에 결국 출발 하루 전에 급변경되어 또다시 동해안으로 넘어 오게 되었지만, 일행 중 누구 하나 특별한 '불만'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일행이 자주 찾는 단골횟집은 언제나 한결같이 맛이 좋고 바닷가 풍경 또한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단골횟집이 있는 풍경, 2009년 5월에 찾았을 때 찍었던 사진들)









얼큰하게 취하도록 술잔을 주고 받으며 배불리 저녁식사를 마친 뒤, 우리 일행은 식사하기 전에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본격적인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대학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난 선후배 사이인 우리 일행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날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주앉아' 고스톱을 즐겨온 사이였으므로,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락을 앞두고 머뭇거릴 여유가 별로 없었다. 밤 12시를 넘긴 이후로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전 룰미팅 약속'도 어겨 가며 밤늦도록 고스톱을 즐긴 후 우리 일행은 '비가 내리는 동해 바닷가'를 얼마간 산책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빗줄기는 쉽사리 그칠 기미가 없었다. 황태해장국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서 '양양읍내'에 들러 '산에 가져갈 먹거리들'을 구입한 후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가을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몰랐으나 '고운 단풍'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진동계곡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 마신 후 방태산 자연휴양림까지 차를 몰고 갔으나, 내리는 빗줄기를 보아하니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또다시 행선지를 바꿔 '비가 내리지 않는' 춘천의 오봉산을 가기로 하고 내비게이션을 다시 설정하였다. 광치터널을 지나고 양구읍내를 지나 새로 뚫린 여러 개의 터널들을 통과한 끝에 낮 12시가 조금 넘어 청평사의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날씨도 화창하게 좋았고 또 단풍도 참으로 고왔다.

행선지를 두 번씩이나 바꿨지만 올해도 기대했던 대로 '가을 산행'은 즐겁기만 하였고, 일산에 도착해 보니 누적 주행거리는 딱 555km였다. 애당초 계획했던 월출산으로 다녀 왔더라면 왕복 주행거리가 1,000km에 육박했을 텐데 날씨 덕분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다 싶기도 했다. 사실 영암의 월출산은 1박2일로 다녀 오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래서 내년에는 아예 2박3일 일정으로 월출산과 그 인근을 두루 포함해서 다녀 오기로 계획을 잡았다.

 * * *

○ 일시 : 2011. 10. 21(금)
11:00 ∼ 10. 22(토) 21:30
○ 이동 경로 :
여의도 → 한계령휴게소 → 흘림골 → 등선대 → 양양 → 주문진(1박)
                       주문진 → 양양 → 조침령터널 → 방태산 자연휴양림 → 내린천 → 광치터널 →오봉산 → 청평사 → 일산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 이동 경로



2. 한계령 휴게소



3. 흘림골 초입에서 바라본 설악산 서북주능



4. 칠형제봉




5. 여심폭포(女心瀑布)



6. 구름이 내려앉은 한계령



7. 차량으로 붐비는 한계령



8. 비 내리는 진동계곡



9. 청평사의 단풍



10. 오봉산 등산로 초입



11. 오봉산 중턱에서 바라본 소양호



12. 고요한 호반



13. 배치고개 도로



14. 청평사의 가을




15. 오봉산 계곡의 단풍



16. 가을 햇살에 붉게 빛나는 단풍



17.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18. 단풍보다 더 붉은......



19. 청평사



20. 구성폭포



21. 낙엽이 수북한 폭포



22.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햇살(2011-10-22 오후 4:58)




23. 막배는 5시에 떠나네......(2011-10-22 오후 5:0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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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년 10월, 가을산행에서 만난 풍경
    from Value Investing 2012-11-04 23:40 
    해마다 가을이면 오색창연한 단풍을 찾아 '가을산행'을 다녀오곤 하는데, 작년과 올해엔 연거푸 예상치 못한 '가을비' 때문에 산행 목적지가 바뀌었다. 작년엔 영암 월출산을 가기로 했다가 남부지방에 비가 많이 온다는 소식 때문에 결국 강원도 방태산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방태산 등산로 초입에서 '그치지 않는 가을비' 때문에 또다시 발길을 돌려 춘천의 오봉산을 다녀 왔었다.올해도 애시당초엔 영암의 월출산을 오를 참이었으나, 토요일(10/27)엔 전국에 비가
 
 
Bflat 2011-10-2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행을 저도 같이했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글 덕분에요^^

oren 2011-10-26 10:39   좋아요 0 | URL
Bflat님의 댓글과 함께 따라 온 '가을 단풍'이 너무 환상적이네요.
저런 단풍은 대체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 싶고, 지금 당장이라도 찾아 나서고 싶네요.

마녀고양이 2011-10-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빨간 단풍잎이 정말 곱네요... 갑자기 가슴이 쿵 했는걸요.
거기다, 여심 폭포, 이거 너무.............. 그럴듯 하잖아요!

고스톱 하시고, 돈 많이 따셨어요?
부러운 여행입니다.

oren 2011-10-26 10:46   좋아요 0 | URL
올해 단풍이 유난히 고운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새빨간 단풍은 참으로 고혹적이더라구요.

한계령 휴게소를 지나자 말자 나타나는 '흘림골'은 저도 이번에 처음으로 가 본 곳인데, 저렇게 솜씨좋게 빚어 놓은 폭포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답니다. 북한산 송추계곡에 있는 여성봉과 견줄 만한 걸작(?)이 아닐까 싶더군요.


stella.K 2011-10-2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멋지군요.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oren 2011-10-26 12:59   좋아요 0 | URL
청평사에는 1982년쯤 대학 다닐 때 친한 친구들 예닐곱명이서 '이맘때쯤' 배를 타고 들어 갔다가, 막배를 놓치는 바람에 무지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배도 끊어지고 육상 교통편도 끊어져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을 묵어야 했는데, 이미 민박집조차 구할 데가 없어서 '민박집 마당'에서 밤을 꼬박 새웠답니다. 가을밤이 깊어지면서 새벽으로 넘어갈수록 정말 춥더군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밤새도록 모닥불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 온갖 얘기들도 나눠봤지만, 모닥불이 타들어 갈 때마다 땔감이 바닥나서 산자락을 헤매 다니며 '나뭇가지'등을 주워 오는 일은 정말 고역이더군요.

아무튼 길고도 추운 밤이 마침내 다 지나가고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 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고, 그 햇살이 점점 더 따스하게 덥혀지면서 느꼈던 '안온함과 나른함'은 정말 잊기 어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yamoo 2011-10-2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진 사진들입니다!!!! 오레님은 멋진 곳만 찾아다니시는 거 같아, 마구 부럽다는^^ 사진 넘넘 잘 봤습니다~

oren 2011-10-26 12:23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pjy 2011-10-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하면 단풍이지요^^ 정말 사진 좋습니다! 제가 오렌님 덕분에 눈보신합니다~

oren 2011-10-26 17:15   좋아요 0 | URL
단풍도 고운데 단풍보다 더 고운 사람들(?)을 '단풍과 함께' 사진 속에 담을 수 없었던 게 좀 안타까웠습니다. 함께 간 일행들은 모두 선배분들이고 (제 생각에는) 참 좋은 분들인데, 사진 속에 담기는 걸 좋아하는 분이 아무도 안 계셔서 말이지요. ㅎㅎ

페크(pek0501) 2011-11-0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두 번째 사진 - 빨래가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 풍경에 잠시 마음이 머물고,
네 번째 사진 - 지금 이 시간에도 몸부림치고 있을 파도에 잠시 마음이 머물고,

비 내리는 진동계곡과 배치고개 도로는 한번 걷고 싶어지고,
붉은 단풍엔 마음까지 붉게 물들고 싶어지고,
구성폭포에 나도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지고,
청평사의 연인은 달콤한 속삭임이 들려오는듯 행복해 보이고...

아, 좋고 좋고...

덕분에 잘 보고 가염. ^^^

oren 2011-11-07 14:05   좋아요 0 | URL
여러 사진들에 대해 구구절절 좋은 감상들을 남겨 주셨군요.
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