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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텔링 한국사 연대표 - 한눈에 펼쳐보는
이상화 지음 / 이미지텔링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힘든 과목 중에 하나가 역사가 아닐까. 지식을 얻을 방법이 오로지 책과 학교밖에 없던 예전에 비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빠른 검색이 가능하고 유용해진 시대에 살고 있긴 하지만, 빠른 정보가 주는 폐해, 즉, 여유와 인내심의 결여 양산, 정보화된 얕은 지식이라는 엄청난 부작용에도 노출된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공부라는 것이 검색과 암기로만 가능하다면 투자하는 시간에 비례할 수 있겠지만, 통찰적인 사고력과 분석 비판 능력, 냉철한 논리와 철학, 풍부한 독서량 등을 필수로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어쩌면 모든 과목을 아우르는 최상위의 그것이어야 하고, 평생에서 가장 필수적인 학문이므로 어릴 때의 바른 생각과 공부 방법이 바른 역사관의 방향성을 좌우한다.
사람마다 기억의 방식과 용량이 다르고, 좌뇌형이니 우뇌형이니 구분 등에 따라 현상을 인식하는 태도에 차이를 보인다. 여러 가지 접근 방법에 개방되어 한 가지 목적에도 다양하게 접근 가능성이 열려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아직 현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방법과 제도 안에서는 경도된 역사관과 피동적 가치관 양상에 많은 부분 노출이 되어 있다. 더군다나 교과과정 시간표에서 역사 과목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형편에야 말할 것 없다. 아쉽지만, 사회적 제도와 인식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사적으로라도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원래 어려운 과목이라는 선입견을 품게 된 아이들에게 흥미를 놓지 않게 효과적 공부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게 우리 의무가 되어 버렸다.
당장 시험을 앞둔 딸이 역사 공부의 어려움을 토로하는지라 부랴부랴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가 눈에 확 띄는 보물 발견.
한눈에 펼쳐보는 이미지텔링 <한국사 연대표>.
책 소개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중학교 아이의 역사 공부를 같이 도와주는 아빠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인데, 역사책을 직접 만들기까지...
부모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지만, 자식 사랑에는 불가능이라는 건 없다는 걸 보여준 저자에게 한없는 존경의 마음이 생긴다. '아빠와 같이 공부하는 한국사'라는 부제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더더욱 믿음이 가는 것이, 카이스트를 나온 수재이기도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 저자의 약력이다. 학창시절 자신의 공부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연구했을 그의 수고 덕분에 자신의 아이에게는 물론, 우리 아이 역사공부에 이렇게 효과적인 도움을!
외국에서는 여러 분야에 인포그래픽을 접목하고 있고 이미 익숙해져 있다. 필요하고 절실하지만, 방대한 분량과 깊이를 가진 역사 분야에 감히 인포그래픽과 이미지텔링을 접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책 소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연대에 따른 중요한 사건과 인과관계가 한눈에 들어오고 우리의 머리에 효과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군다나 사진이 아닌 삽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저자의 꼼꼼하고 깨알같은 감각이 살아있는 부분이라 보인다.
아, <한국사 연대표>를 나의 학창시절로 잠깐만 데려가고 싶다. <한국사 연대표 1>이라고 표제를 달았으니 아마 <세계사 연대표>도 나오고, 아니라면 각 나라별로 연대표가 나올 수도 있겠거니 기대를 해본다.
다른 과목도 기대해 본다면 욕심이 너무 지나친 걸까.
멋진 아빠를 둔 저자의 아들이 이 순간만큼은 제일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