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혁명 - 지구별 여행 중 길을 잃은 그대에게
김재진 지음, 정일모 그림 / 프리뷰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음표 혁명김재진 지음, 정일모 그림 / 프리뷰

 

1. 철학의 근본은 물음이다. 정답은 못 찾아도 좋다. 그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2. ‘마침표형 삶이 있는가 하면, ‘물음표형 삶이 있다. ‘마침표는 더 이상 물음을 원하지 않는다. 그 생각 그대로 끝까지 밀고 가겠다는 의지만 살아있다.

 

3. “우리의 삶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마침표. 이제 우리를 가두고 있는 마침표에서 벗어날 시간이다. 그 마침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여러분의 삶의 혁명은 시작된다.”

 

4. 이 책의 지은이 김재진은 시골 초등학교 교사이다. 아이들과 함께 물음표 꽂기 놀이를 하고 있다. 틈날 때마다 손에 책을 들고 하루도 빠짐없이 낯선 것과의 조우를 통해 이성이 시작된다.’는 하이데거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5. “머리에도 마침표, 가슴에도 마침표를 찍으며 기계처럼 살 것인가? 머리에는 물음표, 가슴에는 느낌표가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6. 지은이는 기계문명의 발달로 첨단시대를 살고 있지만, 정신문명은 퇴보되고 있다고 염려한다. 생각하지 않는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신경생리학자인 폴 맥린의 삼위일체 모델을 근거로 뇌간, 대뇌변연계(혹은 대뇌구피질), 대뇌신피질을 이야기한다. 대뇌신피질 중 전두엽 이야기에 공을 들인다.

 

7. “전두엽은 인간 진화의 성과가 집약된 곳으로 의식적 인식의 중추이며 사람만이 가진 특성이 발휘되는 곳이다.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학습할 때 최초로 관여하는 곳이다. 전두엽이 활발할수록 의식이 깨어나기 때문에 충동적 행동과 반응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진다.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드는 과정에 불이 켜지기 때문에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게 된다.”

 

8.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지극히 공감한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의 정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의식을 만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내 안에 다른 이를 초대하는 것이다. 시간나면 읽어야지 하는 마음보다 시간을 내서 책을 읽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독서를 통해 가 바뀌면 가 바뀐다.

 

9. 지은이는 생각 뒤에 마침표를 찍는 습관을 버리고, 물음표를 꽂아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7일간의 포로젝트내최프:내 생애 최초의 프로젝트를 시작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6학년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중고생~20대 후반의 일반인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꿈꾸는 작은 씨앗 7
록산느 마리 갈리에 글, 에릭 퓌바레 그림, 박정연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록산느 마리 갈리에즈 지음. 에릭 퓌바레 그림

                                 박정연 옮김 / 씨드북

 

 

1. 아이들에게 죽음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다. 하긴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긴 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기다리던 존재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 처음엔 웬일인가?’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찾는 회수가 많아지면 그때서야 주변의 어른들은 멀리 가셨다또는 하늘나라 가셨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2. 첫 장을 열면 전망대가 멋진 집 한 채, 바다가 보이는 언덕과 푸른 하늘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계절을 준비했단다. 여느 해처럼 봄 다음엔 싱그런 여름이 찾아올 거야.” “정원은 걱정 말으렴. 늘 꽃들이 피어날 테니까. 좋은 이웃이 잘 돌봐줄 거란다.” 마치 할아버지가 먼 여행을 떠날 것처럼 그렇게 아이에게 당부하신다.

 

 

 

3. “언제나 구름이 떠 있을 거야. 널 태양으로부터 살짝 가려줄 테지. 그리고 비도 뿌려 줄 거야. 네가 신나게 첨벙 놀이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치곤 당부말씀이 이상하다. 계절, 구름, 비도 보내주신다니 좀 의아하다.

 

 

 

 

 

 

 

 

 

4. 네 입술과 뺨엔 언제나 미소가 떠있을 거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널 비출 거란다. 걷다보면 돌멩이에 걸리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미소를 잃지 말길, 어둠의 날에도 하늘에서 별을 찾아보며 희망을 갖고 살기를 당부한다. 혹시 삶의 길을 걷던 중 넘어지는 경우에도 너무 낙심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라는 염려의 마음이 담겨있다.

 

 

 

5. “난 바람 속에 있단다. 이젠 내 몸이 훨씬 가벼워졌단다. 매 순간 여행을 할 수가 있지.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아이에겐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하다.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할아버지의 메시지는 사뭇 철학적이다. 아이는 이 뜻을 지금은 이해 못할지라도 커가면서 어쩌면 속 깊은 뜻을 이해할 것이다.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6. “난 너를 붙잡을 수 없을 거야! 나를 붙들어 둘 수도 없을 거야. 하지만 눈을 감아보렴. 언제나 날 느낄 수 있을 거란다.” 눈을 감고 느낄 수 있다면,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질 것이다.

 

 

 

 

 

 

 

 

 

 

 

7. “약속해주렴, 약속해주렴. 펑펑 울지 않겠다고, 네 눈에 바다가 가득한 건 싫단다. 약속해주렴. 내 웃음을 생각하겠다고, 가끔 내가 즐거울 수 있도록 말이다.” 소년의 울음은 할아버지의 염려로 바뀐다. 소년의 웃음은 할아버지의 기쁨으로 바뀐다.

 

 

 

8. 산들바람이 네 머리카락을 간지럽게 하면 할아버지를 떠올려주렴. 너무나 재미있던 이 할아버지를, 영원히 너를 사랑할 이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참 애틋하게 따뜻한 그림책이다. 책 판형이 비교적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하염없이 더 확장된다. 바다, 하늘, 나무 그리고 바람이 한껏 느껴진다. 소년이 자라 어른이 된 후 이 땅을 떠날 때가 되면 아마도 할아버지의 이 메시지를 반복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 손자, 손녀에게 이렇게 남기련다. 바람으로 떠나고 바람으로 아이들에게 다녀가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레나타 살레출 / 후마니타스

 

1. 페이스북의 테스트 프로그램 중 당신의 정신 연령은 몇 세입니까?’라는 것이 있다. 지인의 타임라인에서 본 뒤 나도 한 번 따라가 봤다. 이런 덧 질문이 붙어 있다. ‘때때로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과 공통점이 없다고 느끼십니까?’

 

2. 문항은 9개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유혹한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간단한 듯 복잡하다. 9개 문항 중 4번째쯤 되어서 촉이 왔다. 보나마나 90세 이쪽저쪽이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정신연령은 88 세로 나왔다.

 

3. 질문은 이렇다. 어떻게 생일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가요? 1) 선물 2) 파티 3) 생일 같은 건 없는 게 낫다. 멋진 야간 영화 감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1) 팝콘과 탄산음료

2) 맥주와 감자 칩 3) 질 좋은 레드와인과 보청기.

 

4. 참고로 나는 영화감상과 관련된 질문에서 레드와인과 보청기는 안 찍었다. 아직 잘 들린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려고 해서 그렇지 청력은 아직 좋다. 재미삼아 설문지를 마친 후 느낀 생각은 정신연령을 낮추기 위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살아야겠구나.’였다.

 

5. 경우만 다를 뿐 우린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 수많은 선택이 결국 나를 만든다. 삶과 죽음도 때로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 우리는 사지선다형 질문지를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 내가 제대로 선택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미혹됨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있다.

 

6. “우리가 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생각은 왜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는 불안하고 탐욕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지은이는 선택의 자유가 개인의 불안과 죄책감, 상대적 부족감을 유발한다고 한다.

 

7. 지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그토록 선택의 관념(나의 자유의지라는 착각)에 매달리고 있는가? 우리는 이로 인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된다. 이런 물음들에 대해 정신분석학적 분석을 통해 소비주의나 긍정 이데올로기에 대한 현상적 분석을 넘어서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인간 조건에 일어난 근본적 변화를 이야기한다.

 

8. 자수성가/자기계발 이데올로기의 역습 : 선택이 낳은 불안은 우리의 영혼을 다운시킨다.

미국의 잡지 편집자 제니퍼 니슐라인은 각종 자기계발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2년간 다이어트, 집안 정리, 좋은 부모와 아내 되기, 내면의 평정심 유지하기 등 철저히 자기계발서에 조언에 따른 삶을 산다. 하지만 2년 후 오히려 그녀는 자기가 이룬 그 어느 것도 즐기지 못한 채 심각한 공황 발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한다.

 

9.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해있는 선택 이데올로기는 마치 해방구로 보인다. 빛이 들어온다. 문을 열고 나가면 살 것 같다. “선택 이데올로기의 역설은, 끊임없이 더 나은 선택을 부추기면서 각자의 선택과 그 결과에 엄청난 무게를 지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인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죄책감과 불만,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을 떠안게 되고, 현실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실패에 대해서도 자기 잘못이라 치부하게 된다.

 

 

10. 지은이 레나타 살레출은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적 라캉주의 계열의 철학자로 소개된다. 1980년부터 라캉주의 정신분석학과 독일 관념론 및 비판이론의 철학적 유산을 결합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와 관련을 맺기 시작했다.

 

11. ‘선택과 불안이라는 챕터 외에 타인의 시선으로 하는 선택,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강제된 선택 등에 대한 나름대로 독특한 그녀의 생각을 펼쳐나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라와 나 신나는 새싹 8
키아라 발렌티나 세그레 글, 파올로 도메니코니 그림 / 씨드북(주)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롤라와 나키아라 발렌티나 세그레 외/ 씨드북

 

 

1. 참 따뜻한 책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은 대단한 반전이다. 처음부터 다시 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 다시 본다는 것이. “나는 시골에서 가족들과 정답게 살고 있었어요. 학교생활도 성실했고요. 하지만 롤라는 몸도 약하고 외로워 보였어요. 그런 롤라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영원히 롤라 곁을 지키기로 마음먹었어요.”

 

 

2. 시각장애인 소녀와 개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롤라는 늘 우울하다. 멍하니 하루 종일 소파에만 앉아있다. 밖에도 잘 안 나간다. 잘 놀래고 잘 움츠린다. 길을 걷다가 자동차가 빵 경적을 올리고 지나가기만 해도 바닥에 주저 않아 바들바들 몸을 떤다.

 

 

 

 

 

 

 


 


 

 

 

3. 그래서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걷는 연습을 한다. 첫날엔 가까운 사거리까지, 그 다음 날엔 공원 입구까지, 그 다음 날엔 빵집까지..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롤라는 조금씩 두려움을 몰아냈다.

 

 

4. 이젠 혼자서도 막 달려간다. 따라잡으려면 숨도 안 쉬고 달려야 한다. 나와 롤라는 취향이 다르다. 나는 클래식 음악이 좋은데 롤라는 시끄러운 밴드 음악만 들으려고 한다. 나는 육즙이 배어나는 두툼한 스테이크가 좋은데, 롤라는 생선만 좋아한다.

 

 

 

 

 

 

 

 


 

5. 그러나 둘 다 공통점도 많다. 옷가게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은 옷가게에 가서 크게 사고를 친 적이 있다. 새로 들어온 옷들이 걸린 옷걸이를 들이받아서 옷이랑 모자들이 여기저기 마구 날아다녔다.

 

 

6. 난 살라미 소시지 피자를, 롤라는 채소가 듬뿍 올라간 피자를 좋아한다. 피자는 취향이 달라도 다행히 좋아하는 영화는 서로 비슷하다. 토요일 밤에 텔레비전 영화를 보다가 싸울 일은 없다. 그러다 둘이 기대고 소파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처음부터 소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암시해주진 않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밝고 섬세하다. 그리고 든든하다. 네가 곁에 있기에..  

 

* 이 책은 IBBY 2015 국제 어린이 도서평의회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박사 (천줄읽기) 지만지 천줄읽기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도박사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마침내, 나는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우리 일행이 룰레텐부르크에 머문 지도 벌써 사흘째다. 나는 그들이 내가 돌아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여기 등장하는 지명 룰레텐부르크는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지어낸 가상공간이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는 룰렛마을정도이다. 라스베거스 정도는 못 되지만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서 는 알렉세이 이바노비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25세의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이다. 가난한 러시아 귀족 청년이다. 장군 집에서 어린 두 아이의 가정교사를 하고 있다. 장군의 양녀인 폴리나 알렉산드로브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폴리나 덕분에(도박장에서 돈을 따오라는 부탁을 받고)도박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박중독이 된다.

 

 

이 소설엔 러시아인, 프랑스인, 독일인, 영국인이 등장한다. 화자에 의해 각기 다른 이미지로 그려진다. 마치 한 사람의 외국인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것처럼, 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그 나라의 국민성을 나타낸다. 모스크바식으로 표현되는 러시아는 돈이 생기면 바로 써버려야 한다. 돈 한 푼 없다가도 목돈이 생기면 곧장 요란뻑적지근하게 만찬을 벌이는 것이다. 화자의 눈에 비친 외국인 중 호감도가 높은 영국인 애스틀리 덕분에 영국에 대한 점수는 후한 편이다. 소설 속 프랑스인은 비열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차 없이 남을 해친다.

 

 

말수가 적고 진실하며 부유한 영국인 애스틀리는 장군의 양녀 폴리나를 흠모한다. 화자도 폴리나를 짝사랑한다. 그러나 실제로 폴리나는 고리대금업자인 드 그리외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사기꾼은 폴리나가 큰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폴리나를 유혹한다. 그러나 유산 상속이 물 건너가자 폴리나에게 빚만 잔뜩 지게하고 떠나버린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는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난다. 돈 때문에 만나고, 돈 때문에 떠난다. 돈 때문에 정신이 들고, 돈 때문에 정신이 나간다. 폴리나의 부탁으로 처음 도박장을 들어설 때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곧 자기 정당화를 시킨다. “도박장에 들어선 순간, 온갖 탐욕과 탐욕의 온갖 추악함이 내겐 오히려 더 친근하고 걸맞게 느껴졌다. 서로가 격식을 차리지 않고 솔직하게 흉금을 털어놓을 때가 가장 기분 좋은 법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가식을 떨겠는가? 부질없고 쓸데없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 도박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사적인 도박이고, 다른 하나는 천박하고 탐욕스런 도박으로 불한당 같은 패거리의 도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도박은 도박이다. 돈을 잃고 따는 과정 중 결국 무일푼 상태가 되었지만, 작가는 소설 중에 제법 큰 손 할머니(재산이 꽤 있는 장군의 인척)를 등장시켜 큰돈을 따기도 또 큰돈을 잃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화자인 청년은 도박판에선 피라미라는 이미지를 준다. 이 또한 (작가의)자기정당화?

 

 

이 소설의 내용보다도 이 소설이 쓰인 전후사정이 더 흥미롭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이 소설을 집필하기 직전에 직접 경험했던, 생생한 현실이기도 했던, 도박 중독과 또 중독 같은 사랑이야기다. 도박도 사랑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1866도박사를 쓰기 3년 전에 작가의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질긴 운명적 사랑이었던 아폴리나리야 수슬로바와의 만남과 그 애증관계에서 작가가 느껴야 했던 사랑과 열정, 열등감, 굴욕, 비참, 증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일어났던 도박과의 만남, 첫 승리, 제어할 수 없는 중독이 리얼하게 그려있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보다 실제 작가의 삶과 가깝고 작품의 인물들 역시 작가의 삶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매우 닮아있다.

 

 

도스토옙스키는 평생 동안 돈 걱정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더러 돈이 생겨도 경제관념이 희박해서 돈이 그의 주머니에 남아 있지를 않았다) 이 작품을 쓰게 된 것도 미리 당겨 쓴 돈 때문이었다. 돈이 절실히 필요해진 작가는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구상을 나열하며 여러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선금을 요청한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고, 오직 출판업자 스텔롭스키로부터 3,000루블이라는 선금을 제안 받는다. 작가가 다른 출판사에 요구한 선금이 100~200루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그러나 이 출판업자는 작가의 영혼까지도 접수하는 악덕업자다. 도스토옙스키도 크게 당할 뻔 했다. 그러나 작가에게 천사처럼 다가온 여인이 있었다. 러시아 최초의 속기사 중 한 명인 스무 살의 안나 스닛키나의 등장은 작가의 삶의 전환점이 된다. 작가는 안나와 함께 26일간 작업을 하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26세나 어린 안나는 작가가 갖지 못한 많은 면들, 즉 현실성, 결단력, 추진력, 경제관념, 실행력 등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의 한 달 가까운 낮과 밤은 이듬 해 결혼으로 방점을 찍는다. 독자는 안나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느낀다. 안나는 도스토옙스키와 14년간의 결혼 생활 동안 도스토옙스키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하며, 현실적인 조력자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9-06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 2015-09-07 14:17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 ..감사히 받습니다~!!
평안하신 오후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