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록산느
마리 갈리에즈 지음.
에릭
퓌바레 그림
박정연 옮김 /
씨드북
1. 아이들에게
‘죽음’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다.
하긴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긴 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기다리던
존재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
처음엔
‘웬일인가?’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찾는 회수가 많아지면 그때서야 주변의 어른들은 ‘멀리
가셨다’
또는
‘하늘나라
가셨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2.
첫
장을 열면 전망대가 멋진 집 한 채,
바다가
보이는 언덕과 푸른 하늘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계절을
준비했단다.
여느
해처럼 봄 다음엔 싱그런 여름이 찾아올 거야.”
“정원은
걱정 말으렴.
늘
꽃들이 피어날 테니까.
좋은
이웃이 잘 돌봐줄 거란다.” 마치
할아버지가 먼 여행을 떠날 것처럼 그렇게 아이에게 당부하신다.
3.
“언제나
구름이 떠 있을 거야.
널
태양으로부터 살짝 가려줄 테지.
그리고
비도 뿌려 줄 거야.
네가
신나게 첨벙 놀이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치곤 당부말씀이 이상하다.
계절,
구름,
비도
보내주신다니 좀 의아하다.
4. “네
입술과 뺨엔 언제나 미소가 떠있을 거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널 비출 거란다.
걷다보면
돌멩이에 걸리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미소를 잃지 말길,
어둠의
날에도 하늘에서 별을 찾아보며 희망을 갖고 살기를 당부한다.
혹시
삶의 길을 걷던 중 넘어지는 경우에도 너무 낙심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라는 염려의 마음이 담겨있다.
5.
“난
바람 속에 있단다.
이젠
내 몸이 훨씬 가벼워졌단다.
매
순간 여행을 할 수가 있지.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아이에겐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하다.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할아버지의
메시지는 사뭇 철학적이다.
아이는
이 뜻을 지금은 이해 못할지라도 커가면서 어쩌면 속 깊은 뜻을 이해할 것이다.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6.
“난
너를 붙잡을 수 없을 거야!
나를
붙들어 둘 수도 없을 거야.
하지만
눈을 감아보렴.
언제나
날 느낄 수 있을 거란다.”
눈을
감고 느낄 수 있다면,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