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꿈꾸는 작은 씨앗 7
록산느 마리 갈리에 글, 에릭 퓌바레 그림, 박정연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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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록산느 마리 갈리에즈 지음. 에릭 퓌바레 그림

                                 박정연 옮김 / 씨드북

 

 

1. 아이들에게 죽음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다. 하긴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긴 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기다리던 존재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 처음엔 웬일인가?’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찾는 회수가 많아지면 그때서야 주변의 어른들은 멀리 가셨다또는 하늘나라 가셨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2. 첫 장을 열면 전망대가 멋진 집 한 채, 바다가 보이는 언덕과 푸른 하늘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계절을 준비했단다. 여느 해처럼 봄 다음엔 싱그런 여름이 찾아올 거야.” “정원은 걱정 말으렴. 늘 꽃들이 피어날 테니까. 좋은 이웃이 잘 돌봐줄 거란다.” 마치 할아버지가 먼 여행을 떠날 것처럼 그렇게 아이에게 당부하신다.

 

 

 

3. “언제나 구름이 떠 있을 거야. 널 태양으로부터 살짝 가려줄 테지. 그리고 비도 뿌려 줄 거야. 네가 신나게 첨벙 놀이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치곤 당부말씀이 이상하다. 계절, 구름, 비도 보내주신다니 좀 의아하다.

 

 

 

 

 

 

 

 

 

4. 네 입술과 뺨엔 언제나 미소가 떠있을 거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널 비출 거란다. 걷다보면 돌멩이에 걸리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미소를 잃지 말길, 어둠의 날에도 하늘에서 별을 찾아보며 희망을 갖고 살기를 당부한다. 혹시 삶의 길을 걷던 중 넘어지는 경우에도 너무 낙심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라는 염려의 마음이 담겨있다.

 

 

 

5. “난 바람 속에 있단다. 이젠 내 몸이 훨씬 가벼워졌단다. 매 순간 여행을 할 수가 있지.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아이에겐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하다.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할아버지의 메시지는 사뭇 철학적이다. 아이는 이 뜻을 지금은 이해 못할지라도 커가면서 어쩌면 속 깊은 뜻을 이해할 것이다. “떠나는 것, 돌아오는 것, 참 재미있단다.”

 

 

 

6. “난 너를 붙잡을 수 없을 거야! 나를 붙들어 둘 수도 없을 거야. 하지만 눈을 감아보렴. 언제나 날 느낄 수 있을 거란다.” 눈을 감고 느낄 수 있다면,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질 것이다.

 

 

 

 

 

 

 

 

 

 

 

7. “약속해주렴, 약속해주렴. 펑펑 울지 않겠다고, 네 눈에 바다가 가득한 건 싫단다. 약속해주렴. 내 웃음을 생각하겠다고, 가끔 내가 즐거울 수 있도록 말이다.” 소년의 울음은 할아버지의 염려로 바뀐다. 소년의 웃음은 할아버지의 기쁨으로 바뀐다.

 

 

 

8. 산들바람이 네 머리카락을 간지럽게 하면 할아버지를 떠올려주렴. 너무나 재미있던 이 할아버지를, 영원히 너를 사랑할 이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참 애틋하게 따뜻한 그림책이다. 책 판형이 비교적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하염없이 더 확장된다. 바다, 하늘, 나무 그리고 바람이 한껏 느껴진다. 소년이 자라 어른이 된 후 이 땅을 떠날 때가 되면 아마도 할아버지의 이 메시지를 반복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 손자, 손녀에게 이렇게 남기련다. 바람으로 떠나고 바람으로 아이들에게 다녀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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