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 서구 문명은 왜 마녀를 필요로 했는가
주경철 지음 / 생각의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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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을 지키기 위해 최악의 악을 ‘발명’해야 했던 시대. 한낱 소수의 권력을 위해 무지한 다수가 휩쓸렸던 시대. 마을에서 이웃 사이에 서로 돕던 부조의 전통이 흔들리자,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요청을 무시한 사람들의 죄책감이 대상을 정한다. 니더(개미나라)나 인스티토리스(말레우스)에 따르면 여성이 불완전해서 악마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계층에 여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마녀가 여자는 아니고, 밤베르크에서의 경우처럼 시장이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기도 한다.

정말 어이없이 마녀가 되고 마법사가 된다. 의자에 매달고 물에 빠트렸을 때 떠오르면 마녀이고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니다. 떠오르면 화형이고 가라앉으면 익사다…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자백하면 마녀이고 견디면 악마가 도와줘서 견디는 것이라 마녀다…

마녀 사냥은 끝나지만 현대에도 그 양상을 볼 수 있다. 나치에게서, 파시스트에게서, 소련에게서, 우리에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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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D] 갱스 오브 뉴욕
다니엘 데이 루이스 외 출연 / 기타 (DVD)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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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극장에서 본 영화다. 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때문에 이 영화 본 사람 많을텐데(나!), 극장을 나올 때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만 떠올랐던 듯 하다.

넷플릭스에서 12월 1일부터 볼 수 없다고 하길래, 다시 봤다. 거의 20년 전에는 정말 잔인하다 생각했는데, 지난 시간 살아온 동안 잔인하고 어이없는 것들을 많이 봤는가보다. 생각보단 덜 잔인했고, 생각만큼 부끄러운 과거(나 말고 뉴욕이)를 그리고 있었다.

파이브 포인츠, 이민자가 토착민이라고 유세를 떨며 뒤이어 오는 아일랜드인들을 무시한다. 결국 두 세력은 맞붙고 빌 부처가 이끄는 토착파가 승리하고 아일랜드 이민자를 이끌던 사제의 아들인 암스테르담은 복수를 다짐하는데…

결말이 예상과 달랐고 마음에 들었다. 멋있게 싸우다 죽었으면 뭔가 미화되고 결국 강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게 정당화될 것 같았는데, 시대의 흐름이 그들의 운명을 선택한 느낌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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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1-30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때문에 봤었어요. 그리고 카메론 디아즈! 제가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명;;; 다니엘 루이스는 많은 영화에 출연해주면 좋았을텐데 어쩌면 많은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서 더 그의 연기가 보고 싶은 것 같기도 해요. 그의 영화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17년인데,, 의상에 대한 영화라서 참 재밌게 봤는데,,,, 그때도 바느질 하는 장면이었나?? 암튼 너무 소름끼치게 바느질을 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은데,, 어쩌면 제가 만들어낸 기억일 수도 있어요. ^^;; 하지만 영화는 정말 좋았는데 인기가,, 암튼, 갱스 오브 뉴욕 저도 다시 봐야겠어요!!^^

꼬마요정 2021-11-30 23:30   좋아요 0 | URL
저도 카메론 디아즈 좋아요^^ 그러고보니 나잇 &데이 이후로 본 영화가 없긴 하네요ㅠㅠ 다니엘 데이 루이스 진짜 진짜 진짜 연기 너무 잘하지 않나요!!! 레오도 잘하는데 우와 여튼 여기선 진짜 빌 부처가 찐주인공이었죠. 라로님이 말씀하신 영화가 ‘팬텀 스레드’인가봐요. 이 영화도 꼭 보겠어요!! 완전 기대돼요 ㅎㅎ 갑자기 갱스 오브 뉴욕 땡겨서 봤는데 잘 만들긴 했더라구요 ㅎㅎㅎ
 
[eBook] 조선 민담집 5 조선 민담집 5
임방, 이륙 / 유페이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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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귀, 입이 있어도 마음이 없다면 선악 판별이 안 되어, 있으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도 좋았다. ‘절개’라는 게 스스로가 정한 것을 위해 스스로의 의지로 지키는 거라면 남녀 구분 없이 멋진 듯 하다. 그런 확신이 멋지다.

조선 사람들도 지금 우리랑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옷차림이 허름하다고 무시하다가 혼쭐 나는 선비나, 까치가 정남향에 둥지를 지으면 승진한다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이나, 꾸준히 노력하여 달인이 된 임성정이나 모두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로 바꾸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 하다.

제임스 스카스 게일에게 고맙다. 그가 <천예록>이나 <청파극담>의 이야기들을 번역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렇게 편하게 보지 못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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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선 민담집 4 조선 민담집 6
임방, 이륙 / 유페이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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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재미있다. 그런데 관우가 한 번씩 나와서 한양도 구해주고 그러는데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원군을 보내서 그런걸까.

옛날 사람들도 귀신 이야기를 참 좋아했나보다.

"이야기의 허물을 찾지 말고, 그 교훈을 배우라."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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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주막 기담회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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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들을 각색하기도, 새롭게 만들기도 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어느 시대든 사연 없는 이가 있겠냐만은 평범하다고 여긴 이들의 사연일수록 더 기구한 듯 하다. 게다가 어린 아이를 주술의 도구로 이용하는 건 정말 천벌 받을 짓이다. 어린 아이를 대나무통에 넣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배고픈 아기가 강렬한 젖 냄새에 팔을 뻗을 때 그 팔을 잘라 도구로 삼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열녀문 역시 마찬가지. 슬프게도 어디든 약하고 약한 상대를 짓밟는 짐승 같은 것들이 있다.

굳이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사회상을 보여주거나 듣는 이가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네가 그린 그림들을 보니 하나같이 기이하거나 괴기스러운 이야기뿐이구나. 주막에서 일하면 보고 듣는 것이 많을 텐데 어째서 특별히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끌린 건지 물었다."
"그, 그건…."
선노미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순 없었다. 일상에선 좀처럼 볼수 없는 매우 특별한 이야기,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는 언제나 선노미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거나 그리고 있을 때면 주막집 허드렛일을 하는 자신의 신분도, 매일같이 반복되는 고된 노동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네가 그린 이야기는 지식을 알려주지도, 충효를 가르쳐주지도 않 - P357

는다. 백년 묵은 여우나 처녀 귀신 같은, 어찌 보면 황당하고 뜬구름잡는 얘기지. 왜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거지?"
선비는 선노미를 질책하는 것 같지 않았다. 얼굴에 순수한 호기심이 어려 있었다. 거기에 용기를 얻은 선노미가 간신히 대답했다.
"저는 어떤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을 할 때 사람들은 울고 웃었습니다. 저도 먼발치서 이야기를 엿들으며 속으로 같이 기뻐하고, 화를 냈습니다. 그러니 황당하고 뜬구름잡는 얘기라도 얕잡아볼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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