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쉬운 게 없다지만, 요즘은 좀 많이 어렵네...

 

할 일은 산더미인데 자료가 다 안 와서 진도도 안 나가고 기일은 정해져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은데 일에 잡혀서 아무것도 못하고..ㅠㅠ

 

오늘도 텅 빈 사무실에 앉아서 밥버거 먹으면서 목운동 좀 하다가 신세한탄...

 

낮에 날씨가 참~ 좋던데.. 잠시 걸으니 봄이 온 것만 같더라.

 

이왕 이렇게 쉬는 김에 좀 더 주저리주저리 해보자면...

 

꼭 가고 싶은 콘서트가 있는데, 오늘이 예매일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열 일 제쳐두고 '참전'했다가 비참하게 패배했다.

 

바쁜 와중에 하고 싶은 일 하려니 아침부터 밤까지, 주말에도 일하는데!!

 

왜 티켓팅을 성공하지 못하는가.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은 다 뻥이었어!!!

 

  불확실성 시대를 사는 개인들의 불안이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이 분의 말이 참 와 닿았다.

 

  컵이 흔들려 물이 찰랑거리면 컵을 붙잡으면 되지만, 컵이 놓인 탁자가 흔들리면 컵만 잡아서는 안된다고...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운다.

 

  문득, 일 하느라 지치고 티켓팅에 실패한 내가 우울해졌다가 -이 분에 따르면 불안은 미래를 걱정해서, 우울은 과거의 나를 통해 현재의 나를 규정하다보니 생기는 거라고- 급 밝아졌다.

 

좋은 자리 표를 사지 못한 건... 내 탓이 아냐. 응?

 

이렇게 나를 읽어가다 보면, 내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난다.

 

나는. 남 탓을. 엄청. 잘 한다는 것.

 

어릴 때부터 겪어왔던 일들 때문인지, 나랑 동생들은 모두 남 탓 하는 병을 가지고 있다.

 

미치도록 싫은데, 가끔 나도 모르게 남 탓을 하고 만다.

 

어느 정도 고쳤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좀 더 수양이 필요한 듯 하다.

 

아니야...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내가 가진 남 탓은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완벽하지 않으면 칭찬받지 못하니까.

 

하지만 굳이 꼭 칭찬을 받아야 할 필요도 없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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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쟁 치열한 공연 경우, 티켓팅 고수들에 의하면 카드결제 노노노~ 무통장입금으로 빨리 표를 확보하고 이후 고객센터 통해서 할인되는 카드결제로 바꾼다고 하더라는^^...
요즘은 할인 많이 되는 조기 예매 시스템으로 세팅된 게 많아 정말 피곤합니다^^;

꼬마요정 2017-03-22 01:00   좋아요 1 | URL
일단 무조건 무통장으로 해야 빠르죠. 다음날 자정까지 입금 안 하면 취소 되는데, 각 사이트마다 이 취소표 잡는 경쟁도 치열하답니다. 취켓팅이라고 하죠. 인기 공연은 피 터진다고 피켓팅이라고 하구요. ㅎㅎ 근데 이번 콘서트는 플미충이라 불리는 암표상들도 개입해서 표가 순식간에 사라졌어요ㅠㅠ 십만원은 더 얹어서 팔더군요. 안 사야 없어질텐데ㅜㅜ 이들이 매크로를 이용해 표를 쓸어가니 제가 건질 표가 없었던거죠ㅜㅠ 손도 느린데ㅜㅜ

다락방 2017-03-22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은 결국 자기객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걸요. 아, 내가 이런 사람이지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요. 칭찬받지 않아도 되고 칭찬을 받을 필요도 없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파악하고 단점을 고치려 애쓰는 부분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며 칭찬 받아 마땅하다 생각됩니다. 꼬마요정님께 칭찬 오백개 드려요. (쓰담쓰담 궁디팡팡)

꼬마요정 2017-03-22 10:30   좋아요 0 | URL
꺄악~ 어느 누가 그랬지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ㅎㅎ 다락방님의 엄청난 칭찬에 저도 모르게 맘보 춤이 나온다는 ㅎㅎㅎ 아침부터 이렇게 기분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ㅎㅎ 힘을 내서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너무 떨려서 방송이고 뭐고 못 보다가 동생의 탄핵인용! 카톡에 그제서야 크게 숨을 내 쉬었다.

한 걸음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기분에 행복하다.

오늘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싶다. 길이 길이 기리도록.

이 노래가 생각난다.

정의는 반드시 살아있다.
비록 감춰져있을지라도~
함께 싸우자 하나 되어~

뮤지컬 <삼총사> 중에서 ‘우리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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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10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주말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습니다. ^^

꼬마요정 2017-03-10 13:10   좋아요 1 | URL
아.. 정말입니다. 촛불 집회 못 가던 주말은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쉴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책을 보면서 눈물이 난다는 건...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 하고, 작가가 글을 너무 잘 써서일까...

아니면

내가 삶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큼 나이가 든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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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타 볼프의 카산드라가 나왔다. (나온 지는 쫌 됐지만 어쨌든) 그녀의 <메데이아>를 너무 너무 너무 가슴 떨리게 읽어서 이 책 역시 기대가 된다.

트로이 전쟁의 희생양인 그녀를 어떻게 그렸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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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7-03-0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년 전에 작가정신에서 나온 카산드라 있어요. 메데이아도 카산드라도 정말 좋습니다.

꼬마요정 2017-03-03 17:41   좋아요 0 | URL
역시 하이드님도 좋아하셨군요~ 내일 경건한(?) 마음으로 읽어야겠어요. 너무 기대됩니다^^
 

어릴 때부터 무협을 좋아했다. 무협만 좋아한 건 아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한 책은 <영웅문>이었고, 아주 아주 나만의 이유로 <의천도룡기>를 제일 좋아한다. 왜냐... 비디오 20개로 보아버렸으니까. 양조위가 열연한 장무기를. 그 눈빛 반짝이는 순수하고 정의롭지만 정 많은 바람둥이인 그를.  화질은 정말 별로다. 집에 있는 비디오 테이프랑 같다.

 

 

 

 

 

 

 

  갑자기 무협 이야기가 나온 건... 그저께 텔레비전에서 이 영화를 틀어줬기 때문이다. 강렬한 빛깔이 놀라웠고, 사막의 모래 바람이 서글펐고, 빨간 천들 사이의 감정이 격정적있던 영화.

 

중국의 중화사상이 지나치게 드러나는데다, 전쟁이 없는 것이 제일 좋다고 '천하'라는 말로 미화하지만 말이다. 전쟁 때문에 백성들은 힘들고, 전쟁이 없을 때도 백성들은 힘들다. 춘추전국 시대 때 엄청난 사상가들이 쏟아져 나온 것과 무수한 인재들이 등용된 것을 돌이켜보면, '천하'라는 것이 누구를 위함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나는 이 영화를 파검과 비설 때문에 보지만.

 

"왜 피하지 않았지?" "그래야 믿을테니까." 찰나의 그 때 파검은 웃으며 검을 놓는다.

 

 

양조위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영화.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많은 사람들이 안 본 영화다. 내가 재미있다고 같이 보자고 했던 나의 절친, 애인, 가족들 모두... 모두... 잠들어버렸다. 어째서 왜!!!!!

 

가슴 아프지 않은가. 제대로 사랑해보지도 못하고 이별을 연습해야 했던 그들을... 상대가 없는 수화기 너머로 같이 가자고 하면 갈거냐고.. 묻던 그와, 그가 없는 호텔에 앉아 나에게 자리가 있다면 내게 올건가요..라고 묻던 그녀가 말이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서로를 느꼈던 그들은 서로를 추억하며 희미하게 사라져갔다. 앙코르와트의 작은 구멍 속으로.

 

화양연화를 보고 감동 받아 보았는데.. 이 영화는 음악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던 저우. 끝내 수리전을 잊지 못하고 방황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울하고 불안하다. 홍콩이 완전히 중국에 귀속되는 때가 2046년이라 홍콩인들의 불안감을 그렸다는데... 정말 격하게 공감이 간다.

 

 

 

 

 

 

 

  이 영화의 첫 부분이 참 좋다. 그 청량한 푸르름, 물기 가득한 땅, 사각거리는 바람 소리. 첫 장면만 계속 돌려봤다. 그 아련한 기분이 좋아서.

 

애정 결핍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한다. 아비와 루루의 사랑은... 보는 내가 힘들 정도로 감정 소모가 너무 심했다. 난 저렇게는 못 만난다..쿨럭

 

마지막에 양조위가 다음 편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었지만... 강렬하게 자신의 존재를 심어주었는데.. 다음 편은 없다.

 

누군가는 화양연화와 2046이 후속이라는 데..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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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2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아니지만, 제가 제일 좋아했던 무협물이 <판관 포청천>입니다. 제가 초딩이었을 때 조금 늦은 밤에 방영되었는데, 그거 다 보고 늦게 잤어요. 역시 미남 스타일에 날렵한 액션을 선보인 전조가 짱이었죠. 에피소드를 못 보면 부모님이 VTR로 녹화해줬어요. 그러고 보니 VTR도 추억의 물건이군요. ^^

꼬마요정 2017-02-28 21:31   좋아요 0 | URL
아앗 포청천 오랜만입니다. 이마에 초승달 무늬를 가진 명판관과 날렵하고 멋진 전조. 참 좋아했습니다. 아직도 개작두, 호작두, 용작두가 생각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