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 비긴 어게인 >> 이라는 JTBC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내놓아라 _ 하는 가수들(이소라,윤도현,유희열)이 해외에서 거리 공연을 하며 " 음악 " 으로 지구촌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줄거리로,
" 음악은 만국 공통어 " 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방송이다. 시작부터 의문이 든다. 한국에서 성공한 뮤지션으로 일가를 이룬 < 이 > 가 굳이 영국이라는 머나먼 타관에서 가난한 가객이 되어 " 길거리 악사 " 흉내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초심을 찾기 위해서 ?! 허, 허허허허허허허허.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서 ??! 카메라는 노래하는 버스커에게는 그닥 관심이 없다. 카메라가 포착하고 싶은 얼굴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낮선 뮤지션이 부르는 노래에 반응하는 영국인의 얼굴이다. 이소라가 자기 노래도 아닌 'Moon River'를 부를 때나 윤도현이 U2의 'With Or Without You'를 부를 때는....... 아, 민망하여라.
한국을 대표하는,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가진 일류 뮤지션이 고작 영국에 가서 " - 존심 " 도 없고 " - 부심 " 도 내팽게친 채 그들 곡이나 부르는 것이 뭐가 그리 떳떳한가 ?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훈훈한 방송에 딴지를 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기도 하지만, 이 방송은 서구라는 대타자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동방 식민지의 사대주의 근성을 자극한다. 꼭 호부호형을 요구하는 홍길동을 보는 것 같아 민망하다. 비빔밥이 자랑스러운 한국 문화가 되는 순간은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먹으며 엄지 척'을 들 때 작동할 때 발생한다. 마이클 잭슨이 아니었다면 비빔밥은 그까이꺼 그냥 그렇고 그런 한국 음식이었을 것이다.
음식을 가지고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름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 뉴욕에서 김치를 먹으면서 문화적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대한민국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먹으면서 일본에 대한 문화적 열등감을 느껴야 한다. 오앗, 오뎅이 대한민국 곳곳을 정복했다니 !!!!!!!!!!!! 또한 카레를 먹으면서 위대한 인도에 감탄해야 한다.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내가 보기에 이 방송은 불고기를 외국인에게 선보이고는 그 맛에 감동하는 그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같아 닭살이 돋는다.
한마디 첨언하자면 : 한국의 위대한 식문화 유산인 불고기여서 특별히 맛있는 것이 아니라, 고기는 그냥...... 다, 맛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