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욕과 노역 사이다
지금 대전은요 ?
위대한 수령 지도자 동지'는 수첩에 메모를 한다. 사회적 지위로 보아 메모 내용'은 단순한 < 낙서 > 가 아니라 중요한 < 단서, 기록, 실행 의지 > 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오야붕은 수첩을 근거로 꼬붕에게 명령을 내린다. 코드명 : 현정화는 라면만 먹고도 육상에서 금메달을 세 개나 땄다네. 이 잘못된 명령에 대해 임춘애입니다, 라고 지적하는 가신(家臣)은 없다. 오야붕에게 찍히면 죽으니까. 종종, < 토 > 를 다는 놈이 발생하지만 결과는 숙청이다. 두목이 청기 올리고 백기 내리라고 할 때 청기 내리고 백기 올리는 부하는 배신, 배반, to부정사'다. " 배신자에게는 몽둥이질이 최고지요, 지금 대전은요 ? "
ㅡ 여기까지 읽고 오야붕이라는 인물을 박근혜라고 추론했다면 당신은 내가 짜놓은 잔꾀에 속은 것이다. 독수리(한화 이글스)를 병아리'로 만든 장본인, 김성근'에 대한 이야기'다. 속을 만하다. 김성근을 보면 박근혜'가 보이니까. 그들은 자신과 다른 견해를 보이면 적이라고 생각하는 근본 없는 " 근성 " 을 닮았다. 한화 이글스는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선수 연봉이 가장 높다. 다시 말해서 우수한 선수를 제일 많이 보유한 구단이라는 것. 정근우, 이용규, 로사리오, 로저스, 김태균, 김경언, 정우람'이라는 이름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국가대표급 에이스 투수(로저스), 국가대표급 테이블세터(정근우, 이용규), 국가대표급 4번 타자(김태균), 국가대표급 마무리 투수(정우람). 면면을 보면 스타 군단이라 할 만한 필모그라피'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혈통 좋은 종마 (種馬)의 씨를 받아 애지중지 키웠더니 비루 먹은 당나귀'어라. 꼴찌의 대명사'였던, 슈퍼스타는 한 명도 없었으면서도 팀명은 < 슈퍼스타즈 > 였던 삼미'보다도 낮은 승률'이다. 스펙이 가장 화려한 정치 엘리트 집단'이 패악질을 일삼듯이, 가장 화려한 스포츠 엘리트가 모인 한화 구단이 보인 성적은 최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타 구단에서는 " 치킨을 뜯을 기회 " 만 노리고 있다. 이글(eagle)거리는 그릴 바베큐 치킨이 가장 맛있제 ~ 김성근 감독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하여 < 남 탓 > 을 하고 있는 중이다. 꺼지지 않는 불꽃, 한화 이글스 파크는 야간 경기가 끝나고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 유명한 김성근 식 심야 특타'가 시작된 것이다.
남들은 다 알고 있으나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이 결과를 초래한 괴뢰 도당은 게으른 선수들이 아니라 감독 자신이라는 점을 말이다. 김성근은 팀 성적'을 선수들의 노력 부족 탓으로 돌리는 듯하다. < 노력 > 이 부족하니 < 노오력 > 을 요구하고, 노오력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반등하지 않으면 다시 < 노오오오오오력 > 을 강요한다. 안 되는 일 없단다. 노오오오력하면은, 쨍 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 김성근 식 훈련법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가 < 노력 > 과 < 노역 > 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과연 한화 선수들은 심야 특타 훈련을 < 노력의 과정 > 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시대 착오적인 인물(김성근)이 연출한 < 노욕의 결과 > 라고 생각할까 ? 여기저기서 새어나오는 팀 분위기를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노력은 미덕'이다. 이 가치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노력이 미덕이라고 해서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게 되면 수용자 입장에서는 노역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김성근은 깨달아야 한다. << 김성근 월드 >> 는 대한민국 기득권이 가지고 있는 병폐의 축소판'이다. < 그 > 는 하면 된다는 박정희 식 교조주의자'다. < 몸빵의 몰빵 > 이 미덕이 되는 시대는 지났으나 여전히 늙은 기득권은 젊은 세대에게 몸빵의 미더덕을 가르치려고 한다. 시대착오적 계산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의 그 유명한 어록. " 지금, 대전은요 ? " 뒤늦은 대꾸이지만 이렇게 전하련다. " 지금 대전은 2승 11패입니다, 각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