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나눌 수 없는 것
진리는 없다. 단지 주관적인 해석만 있을 뿐이다
ㅡ 니체
요즘 시쳇말로 말하자면 : 사도세자'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자식'이다. 그를 단순하게 특권층이라고 말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그는 상위 20%도 아니요, 그렇다고 1% 부류도 아니며, 0.1% 부류도, 0.0001% 부류도 아니다. 그는 영조의 유일한 아들(왕후의 아들이었던 효장세자는 병으로 사망했다)이니 왕위를 계승할 사람은 그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유일 존재이자 완전체인 순혈 < 1 > 이다. 그 높고 높고 높은 0.1% 도 1 앞에서는 오징어'가 되나니, 숫자 < 1 > 앞에 모든 백분율은 무릎 꿇고 경배하여라. 유아인은 전작 << 베테랑 >> 에서 최상위 1% 인 재벌 3세'를 연기했다.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은 범(汎)SK 가문의 후손인 빠따 최철원 선생'이시었다. 그는 이 빠따 저 빠따 막 (휘두르는) 찐따였다.
파업하는 노동자를 사무실로 불러내 야구방망이로 두들겨 팬 후 맷값'이라며 천만 원 쥐어준 인물. < 1% > 부류도 이 지랄인데 하물며 절대값 < 1 > 인 경우는 말해서 무엇하랴. 공교롭게도 유아인은 올해 1% (영화 베테랑에서 재벌 3세)와 1(영화 사도)을 동시에 연기한 배우가 됐다. 1%에서 1로 신분을 " 업로드 " 했으니 계급 장벽을 뚫고 왕자가 된 캐릭터라고나 할까 ? < 사도 > 는 단순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궁궐 내 9급 공무원을 수없이 죽인 장본인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100명 넘게 죽였다고 한다. 이 숫자의 규모에 대해 가감은 있을 수 있지만 그가 무고한 백성을 홧김에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가 뒤주에 갇혀 죽은 것은 비극이지만 한편으로는 죽을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사학자 이덕일은 사도를 어질고 총명한 인물로 당쟁의 희생양으로 주장했지만, 그렇게 어질고 총명한 인간이 사람 목숨 귀한 줄 모르고 가을 무 밑동 썰듯이 사람 모가지를 벨 수 있을까 ? 0.1%도 아닌 절대값 < 1 > 은 무한한 권력을 가진다. 권력 또한 나눌 수 없다는 점에서 숫자 1이다. < 1 > 은 치외법권의 영역이며, 말이 법이고, 내가 곧 국가'인 존재다. < 1 > 이라는 숫자는 본디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소수'이다. 그런 환경과 밥상머리 교육이 되물림되다 보니 이기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시다바리들이 하나에서 백까지 시중드는 환경에서 자란 인간'이 인간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싼 똥을 날마다 혀로 맛을 보는 직책을 가진 부류도 있었다. 건강을 체크하기 위한 수단이란다. 장금이 흉내 낸다고 " 제 입에서는.... 똥냄새가 났는데, 어찌 똥냄새가 나느냐고 하시면 그냥... 똥냄새가 나서 똥냄새가 난다고 한 것이온데...... "
라고 말했다가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박근혜는 < 1 > 이다. 왕이라는 호칭은 대통령으로, 궁궐은 청와대로 바뀌었으나 1를 중심으로 권력이 작동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1 옆에 붙어서 이득을 보려는 0.1% 부류가 있고, 0.1% 부류에 빌붙어서 콩고물을 주워먹으려는 1%가 있으며, 1%에게 동조하는 10%가 존재한다. 그렇게 다수는 확장된다. 대한민국은 말이 좋아 민주주의 체제이지 1인 독제 공화국이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는 모두 박근혜의 입만 쳐다본다. 어미 입만 바라보는 어린 새끼 새처럼 말이다. " 분부만 내리십셔 ! " 그들은 < 완장 > 에 < 죽창 > 을 들 준비를 마친다. 토, 토토토토토 다는 놈은 종북, 친북, 빨갱이'다. 대대로 견제를 상실한 절대 권력은 썩게 마련이다.
이번에도 권력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수많은 백분율은 박근혜 가문을 위해 용비어천가를 바칠 모양이다. 문제는 용비어천가가 역사 교과서라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교과서가 뉴라이트 논조를 대부분 수용할 것이란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뉴라이트 역사관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 착한 제국주의 > 다. 그런데 이 말은 " 착한 연쇄살인범 " 이라는 표현과 다를 것이 없다. 이 세상에 착한 제국주의는 없다. 나쁜 제국주의'만 있다. 독단에서 오는 오류가 아니다. 제국주의의 본질은 침략과 자원 강탈이다. 니체는 말했다. " 진리는 없다. 단지 주관적인 해석만 있을뿐이다. " 여기서 니체의 말을 왜곡하면 안 된다. 이 말을 다른 식으로 풀어서 해석하면 " 진리는 하나다. 하지만 해석은 다양하다 " 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 역사 > 는 하나의 팩트'를 가지고 있지만 그 팩트에 접근하는 해석은 다양하다. 검인증 교과서가 국정 교과서'보다 건강한 구조'다. 앤디 워홀의 실크 프린트 작품 중에 < 1보다 30'이 낫다 > 란 제목이 있다. 국정 교과서 1권보다는 다양한 검인증 교과서 30권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