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 공황과 번영, 불황 그리고 제4의 시대
로버트 라이시 지음, 박슬라.안진환 옮김 / 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불알의 힘, 그리고 명품에 대한 옹호
神 이 저지른 최대 실수는 " 인간을 만들었다는 데 " 있다. 무엇보다도 남자에게 < 불알 두 짝 > 을 선사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뼈아픈 실수'다. 천박하게 말하자면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불알은 힘의 원천이니, 맨스플레인mansplain 이나 맨플레쉬manplash 현상은 " 불알의 힘 " 에서 비롯되었다. 여자보다 남자가 힘이 많다 보니 여성을 윽박지르는 것. 건강한 사회(국가)는 이러한 불균형을 제도적 장치로 바로잡는다. 성평등 우량 국가일수록 행복 지수는 성평등 불량 국가'에 비해 높다.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의 << 진화심리학 >> 이라는 책을 보면 인구 구성비'에서 30세 이상 연령대보다 15세~ 29세 남성 연령대가 높을수록 동맹 집단적 공격성 수준이 더 높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 동맹 집단적 공격성 수준이 높다 " 란 말은 폭동이나 전쟁 따위'가 일어나기 쉽다는 말이다. 이 연령대는 말 그대로 < 이유 없는 반항 > 인 것이다. 그래요...... 이때야말로 " 불알의 리즈 시절 " 입니다. 불알은 이 시기가 되면 미친듯이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한다. 불알 부서에 소속된 노동자는 야근은 물론이고 " 새벽 별 보기 운동 " 까지 하면서 테스토스테론을 과잉 생산하게 된다. 24시 풀가동 시스템인 셈이다. 문제는 쓸데없이 많이 생산해서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점! 오죽했으면 < 몽정 > 이라는 이름으로 한밤에 과잉 생산된 테스토스테론을 몰래 내다버릴까.
실제로 미국에서 발생한 살인 희생자 비율을 보면 15~29세 연령대'가 가장 높다. 이러한 현상을 < 젊은 남자 증후군 > 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신체적 능력이 절정에 다다르고 질병으로 죽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연령대'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폭력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가장 높은 연령대'이다.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해 " 잠재적 범죄자 " 라고 규정하는 데에는 내 몸에 달린 불알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내 불알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이런, 니미럴 ! 불알은 힘을 낳고, 이 힘은 폭력(권력)을 낳고, 권력은 차별을 낳는다. 그렇다, 이 모든 차별과 불균형은 불알에서 시작된 것이다. 불알은 인격이 없다. 그 아무리 윤리적 인간이라 해도 불알은 오로지 본능에 충실할 따름이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승승장구하는 유명 인사들이 불알 때문에 추풍낙엽처럼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그것이야말로 불알의 힘이란 생각이 든다. 불알은 이성을 잠식한다. 그렇기에 세느강은 좌우로 흐르지만 불알에는 좌우가 없다.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진보 좌파(혹은 자신을 진보적 인간이라고 생각하는)의 불알이 보수 우파의 불알'보다 윤리적일까 ? 자신을 진보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은 흔히 보수를 늙다리 멍텅구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도긴개긴이다. 대한민국 진보는 정치에 대해서는 민감하면서 경제'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와 경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도 말이다. 한때 이명박의 손주가 몇 백만 원짜리 옷을 입었다고 해서 진보 진영으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은 적 있다. 피식, 웃음이 났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지적질'에 웃지 않을 수 없으니까. 이런 엉터리 비판은 " 경제 " 를 잘 모를 때 나온다. 만약에 대한민국 부자들이 모두 자린고비형 인간이어서 손주들에게 99,900원짜리 유니클로 옷만 입힌다면 어떻게 될까 ? 경제는 돈이 돌 때 건강한 상태가 된다. " 경기 침체는 부자들이 나머지 사람들에 비해 너무 잘살기 때문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너무 적게 소비하기 때문에 일어난다(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로버트 라이시 61쪽) "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지금의 세계 경제 불황은 부자들이 돈을 물 쓰듯 쓰지 않아서 생긴 것이란 말입니까 ? 제트 비행기를 사고, 100억짜리 시계를 사며 부를 과시하는 부자들이 넘쳐나는 데 말입니다. 대답해 보십셔 ~ "
여기서 중요한 것은 100억짜리 시계를 사는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100억짜리 시계를 사는 부자의 재정 상태'에 있다. 재산이 600억인 사람이 100억짜리 시계를 사는 것은 과소비라 할 수 있지만, 재산이 100조인 사람이 100억짜리 시계를 구매했다면 이 행위는 과연 과소비일까 ? 소득이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소수 부자들은 아무리 돈을 물 쓰듯 써도 결과적으로 보면 구두쇠'가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야 돈 쓰는 재미가 있지 이건희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에게는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없다. 돈을 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들은 재산에 비해 너무 적게 소비한다. 결국 전세계 최상위 1% 부자가 자린고비 생활로 경제를 망치는 것이다. 오히려 그날 벌어서 그날 쓰는 도시 빈민이 경제에 이바지하는 공이 크다.
그렇기에 돈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1% 부자에게 돈이 몰리는 것보다는 99%의 시민에게 돈이 몰리는 게 건강한 경제를 낳는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중산층이 소비의 주체이기에 그렇다. 달리 생각하면 < 명품 > 은 명품 나름대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명품이 아니었다면 세계는 늘상 불황에 시달릴 것이 아닌가. 이런 시스템도 모른 채 대한민국 진보는 이명박 손주가 몇 백만 원짜리 옷을 입었다고 침을 튀기며 비판을 하고 자빠졌다. ( 내 입에서 이명박을 옹호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만... ) 부자에게 서민의 삶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절약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부자는 흥청망청 돈을 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희의 럭셔리 생활을 지지한다. 대한민국 진보 세력이 욕을 먹는 이유는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서 경제를 등한시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진보 세력은 새롭게 짜여져야 한다. " 의협심 강한 불알들의 동맹 " 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불알후드들이 스스로 좆도 아닌 불알의 가치를 인정하고 반성할 때'다.
- 2015-09-22 좆도 아닌 놈이 씀
- 이 책 굉장히 재미있다
- 문학은 항상 < 스무살 > 을 낭만적으로 접근하는데 그럴 때마다 비웃고 싶다. 그때가 가장 순수했다는 믿음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 나이 육십에 몽정을 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질 못했다.
- 명품은 부자들의 재산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는 측면에서 유익한 상품이다. 명품은 부의 과시'라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사실은 경제를 건강하게 만드는 좋은 상품이다.